오늘은 IVP에서 나온 죠엘 그린의 <어떻게 예언서를 읽은 것인가?>를 참고 하여
예언서 해석의 일반원리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예언서라는 장르에 들어가는 성경의 각 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선지서(대예언서) – 이사야, 예레미야(+애가), 에스겔, 다니엘
소선지서(소예언서) –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요나, 미가, 나훔, 하박국, 스바냐, 학개, 스가랴, 말라기
먼저, 예언서는 어렵습니다.
예언서가 어려운 이유는 다양합니다.
1. 예언서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신약에 인용된 몇 구절이나 예언서 가운데 존재하는 이야기들 외에는
대부분 많이 읽히지 않습니다. 생소하기 때문에 더 어렵습니다.
어떤 성경학자는 예언서를 성경의 “암흑지대”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예언서의 대부분은 시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가서에서 다룬 일반원리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상징적 표현, 비유, 은유, 대구, 과장, 의인화 등 여러 문학장치들이 사용됩니다.
3. 동시에 예언서는 분명하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감정의 표현으로만 받아들이면 안됩니다.
시적 표현에 담긴 분명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읽어내야 합니다.
4. 예언서는 기록된 분명한 목적과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기록의 배경이 되는 역사와 환경, 문화,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5. 예언서에 담긴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역사적으로 이미 성취되었거나, 성취될 것입니다.
그래서 문자적으로 혹은 상징적으로 성취여부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예언서의 복잡함을 이해하지 않고 접근할 때
죠엘 그린이 지적한 다음의 해석학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1: 본문을 본문 그대로 읽지 못하는 것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관계없이 오늘날 독자의 상황에 성급히 끌어다 해석, 적용하는 오류입니다.
그린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가 처한 문화적 조건에 나타나는 모든 특징들이 일소되어 버릴 수도 없고,
해석자가 그 순간에 갖고 있는 삶의 모든 관심사와 가치 기준이 감추어질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저자의 목적을 이해하고 하는 목표를 무효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성경 해석자들은 그 목표를 추구해야만 한다(27p)
그린은 특정 구절을 문맥으로부터 고립시키면서까지 현대의 관점으로 고대 본문을 잘못 읽고
저자의 본래 의도와 목적을 파악하지 못하는 해석을 지양하라고 권합니다.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질문은 “그것이 본래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이지
”그것이 나에게 오늘 어떤 의미인가?”가 아닙니다.
문제2: 성경 외적 문제들에 대한 관심
이 문제 역시 위와 비슷한데, 보통 종말론 주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성경 외적 문제에 극한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문맥과 관계없이 성경해석에 많은 반영을 하는 경우입니다.
성경 본문에서 “666”이라는 표현 하나만을 가지고 와서
오늘날의 국제정세, 베리칩 등등에 대해 운운하며 여러 가지 이론과 원리를 성경 본문과 관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죠.
문제3: 문자주의적 해석
또 반대로 본문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해석하는 것의 문제입니다.
물론 문자적-역사적 해석은 객관적이고 올바른 성경해석의 방법입니다.
그린이 언급하고 있는 문제는 문자적인 해석이 아니라 문자주의적 해석입니다.
기록된 예언의 말씀이 상징과 비유가 많이 들어간 시의 형식을 취했는데도
그것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려는 억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자적으로 쓰인 본문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그린은 그 외에도 복잡한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만들어내는 오류나
고대 예언과 현대 해석간의 시간 격차를 인정하고
무조건 미래에 대한 구체적 예언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지양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유의점 외에도 저는 몇 가지 당부를 더 드리기 원합니다.
먼저, 신약에 분명하게 인용되지 않은 경우
예수 그리스도와 억지로 연결시키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로 요나가 삼일 간 물고기 속에 있었던 것을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해서
요나의 모든 행동과 말을 예수님과 연결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구약의 예언을 교회와 연결시키는 것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원리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율법 아래 있던 시대와 은혜 아래 시대를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이라는 소수 택하심을 입은 백성에게 특별한 시대 환경에서 하신 말씀을
교회라는 대상에게 직접 연결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메시아가 오시기 전, 그분에 대한 확실한 그림이 다 그려지기 이전과
메시아가 오셔서 분명한 그분의 뜻과 계획을 사도들을 통해 계시하신 후를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구원의 일반 교리를 예언서와 연결시키는 것에 주의하십시오.
예언서에서 구원은 대부분 포로기에서 회복되는 것이라든지
이 땅에서의 축복과 회복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적 구원과 영원한 왕권에 대한 계시가 구약 예언서에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오늘날 신약시대 완전히 드러난 구원에 대한 교리와 억지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가령 예언서에 기록된 회복, 구원을 영혼의 구원이라고 이해하게 되면
결국 예루살렘의 파괴(주후 70년)나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이
구원의 교리 안에서 어디에 맞대응 되어야 하는지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자, 그렇다면 예언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1. 먼저 쉽게 생각하세요.
앞에서 왜 예언서가 어려운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실컷 설명하고
쉽게 생각하라고요? 라고 물으실지도 모르지만,
예언서를 해석하기 위해서 먼저는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예언서도 결국은 문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글에 불과합니다.
글은 그 쓰여진 방식에 따라 읽으면 됩니다.
우리가 영국의 유명한 고전 소설을 읽을 때 혹은
아침 조간 신문을 읽을 때 신경을 바짝 써서 읽는 모드를 바꿔야 이해가 가능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장르에 따라 읽기 방식이 바뀌듯이
예언서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읽어야 합니다.
먼저, 오늘날 나에게 무엇이라 말씀하는가?라는 생각을 접어두십시오.
그리고 시의 형식을 취한 예언서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가에 집중하기 보다는 시가서를 해석하듯
결국 저자가 노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에 대해 지금 부르짖고 있는가?에 집중하세요.
예로 요엘 1장 4절을 보면 다음과 같은 말씀이 있습니다.
”팥중이가 남긴 것을 메뚜기가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을 느치가 먹고 느치가 남긴 것을 황충이 먹었도다”
이것을 해석할 때 팥중이는 무엇을 상징하는가?
메뚜기는 무엇인가? 이렇게 고민하지 마시고
결국 저자는 무엇을 말하려는가? 무엇을 애처롭게 노래하는가?
’자연적 재앙에 의해 남는 것이 하나 없이 다 사라질 것을 말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시로 쓰여진 예언서에 대한 자연스러운 접근 방식입니다.
이런 시적 표현들, 상징적 표현들에 당황하지 마시고 즐기십시오.
얼마나 생생하고 창의적이며 기가 막힌 표현들을 사용하는지
그것이 어떻게 표현되고 어떤 그림을 그려내는지 감상하세요.
상징이나 환상, 비유들에 대한 해석이 본문에 그대로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2. 배경을 이해하세요
사실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예언서는 반드시 그 시대배경을 반영합니다.
기본적으로 예언서는 그 예언을 하나님을 대언하여 전달한 선지자가 한 말입니다.
그 선지자는 특별한 배경 안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었고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각 예언서 별로 어떤 시대에 어떤 사람을 배경으로 쓰여진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은 도움이 됩니다.
1. 선지자는 북이스라엘 선지자인가, 남유다 선지자인가?
2. 선지자의 사역 대상은 주로 어디인가?
3. 선지자는 어느 왕 때 사역하였는가? 그 왕은 어떤 정치적 종교적 영향을 끼쳤는가?(열왕기서, 역대기서 참고)
4. 당시 패권을 쥐고 있는 제국은 누구였는가? 앗수르, 바벨론, 애굽, 페르시아
5. 혹시 선지자 개인의 삶에 대한 성경의 기록은 있는가?
6. 동시대 선지자는 누구이며 그의 메시지는 어떤 점에서 유사 혹은 상이한가?
배경을 이해하면 메시지의 방향성이 분명해집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의미하는 바도 더 명료해집니다.
특별히 이스라엘 백성들과 그들의 제사, 절기에 대해 많이 언급합니다.
3. 예언서의 기본 메시지를 알아두십시오
모든 예언서는 기본적으로 네 가지 주제를 갖습니다.
정죄: 대상이 하나님 앞에 저지르고 있는 죄에 대한 지적
촉구: 하나님께 돌아올 것에 대한 촉구, 회개할 것을 요구
경고: 그렇지 않을 때 찾아올 심판에 대한 경고
회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들에게 주어질 하나님의 회복과 구원의 메시지
본문을 읽으면서 과연 읽고 있는 본문이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잘 생각하면서 읽어보세요
4. 하나님의 감정을 헤아려 보세요
예언서 만큼 하나님의 감정이 잘 드러난 책도 드뭅니다.
시편과 시가서 작품들은 하나님을 경험한 사람의 감정이 잘 표현되었다면
예언서는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감정이 생생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행음하는 아내로 바라보시며 그녀를 애타게 부르는 신랑으로서 하나님의 심정을
그려낸 예언서의 여러 표현들을 보십시오.
예언서에 풍성하게 젖어있는 하나님의 깊은 감정을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5. 예언서에 드러난 하나님의 속성을 주목하세요
예언서들은 대부분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강조합니다.
열방을 통치하시고 자연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강조합니다.
특별히 우상을 섬기는 백성들에게 우상의 무능함을 이야기 하면서
반대로 하나님의 권능을 노래합니다.
또 예언서들은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합니다.
무슨 일이든지 뜻하신 바대로 이루시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드높입니다.
예언서들은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강조합니다.
특별히 약속의 백성 이스라엘과의 언약에 얼마나 신실하신지를 이야기하며
다윗과 맺은 언약,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거듭 강조합니다.
또 예언서들은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공의를 강조합니다.
심판은 단순히 하나님의 분노 표출이 아니라
세상에 선포하신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이며 거룩하신 하나님이
죄에 대해 마땅히 행하셔야 할 그분의 공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또 예언서들은 하나님의 긍휼을 강조합니다.
죄인을 끝까지 품으시고 구원하시는 은혜를 찬양합니다.
6. 예언 성취에 대해 몇 단계로 나눠 생각해보세요
일차적으로 당시 시대 독자들에게 어떻게 성취되었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들이 당한 심판과 회복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혹시 신약시대 인용되었다면
그것이 어떻게 성취되었다고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예로 베드로가 오순절에 인용한 요엘은
성령의 강림과 여러 방언, 예언에 대한 말씀이 부분적으로 성취되었지만
베드로가 인용하지 않은 그 이후 본문의 말씀인 심판에 대한 부분은
아직 성취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종말론적인 예언으로 연결시킬 때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때론 여러 가지 원리 면에서 종말론적 예언과 유사할 뿐이지
예언서 자체는 종말론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7. 마지막으로 예언서가 당시 백성들에게 요구한 것을 적용점으로 삼으세요
성경해석의 종착지는 적용입니다.
그리고 예언서는 특별한 대상에게 전달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들의 반응과 순종을 즉각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예언서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여러 가지 속성과
하나님의 깊은 사랑의 표현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하나님이 그 백성에게 요구하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적용점을 잡으려면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에게 동일하게 요구하실
하나님의 일반적인 명령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쉽게 드러나는 것은
1. 죄에서 회개할 것
2. 하나님의 사랑과 인자하심을 기억할 것
3. 하나님의 말씀에서 멀어지지 말 것
4. 이웃을 사랑하고 선을 베풀 것
5. 하나님만 의지하고 신뢰하며 다른 것을 숭배하지 말 것
6. 외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나님을 예배할 것
7. 공평과 정의로 거룩한 삶을 살 것
등이 있습니다.
두서 없이 제가 생각나는 대로 예언서 해석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이러한 원리들이 여러분이 예언서를 해석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성경 자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충분히 연구하고 묵상해보세요.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힘을 주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말씀을 사모합시다.
주님을 사모하듯 말씀을 사모합시다.
그래서 그 말씀이 무엇을 말하는지 깊은 우물에서 물을 길듯
부지런히 그리고 열심히 연구하고 묵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