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신학이라 하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굉장히 학문적이고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조직신학”이라는 표현 자체가 주는 막연함을 생각해보십시오. 조직적으로 뭔가 다 알아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신학(Theology)은 쉽게 말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라 말할 수 있으며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공부하는 것이 신학입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도 우리는 쉽게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얻습니다. 신학을 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웨인 그루뎀의 조직신학책에서 그는 조직신학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조직신학이란 주어진 주제에 관해서 “성경 전체가 오늘날 우리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연구를 가리킨다(19p)
결국 신학은 우리가 이 칼럼을 시작하면서 내내 던졌던 질문인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는 학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성경을 해석하면서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가?” 면밀히 관찰하고 혹시 본문이 다루는 주제에 대해 성경의 다른 부분이 무엇을 가르치는지 살펴봅니다. 바로 이것이 주제에 대하여 성경 전체가 무엇을 가르치는지 연구해보는 방법이며 이것이 곧 조직신학입니다.
성경을 읽다가 우리는 종종 본문이 말하는 주제에 대해 더 연구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다음을 보십시오.
우리는 이 본문을 읽으면서 “살아있고 항상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거듭난 자로서(벧전 1:25)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또한 갓난 아기들처럼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해야 한다는 것도 배웁니다. 그리고 여기 우리가 더 공부해야 할 주제를 만나게 됩니다.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소테리아)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구원에 이르도록 자란다”는 표현은 무엇을 말해줄까요? 우리의 구원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말해주나요? 바로 전에 기록된 “거듭남”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거듭남”은 이미 완료된 사건으로 기록되었는데, 그렇다면 본문이 말하는 “구원”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바로 이 때 우리는 성경의 다른 곳에서 구원이라는 주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생깁니다. 그냥 ‘신자로서 말씀을 많이 사모해야 한다’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그 목적인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함”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왜 성경을 갓난아기처럼 간절히 사모해야하는지 동기가 제대로 발휘되지 않습니다.
베드로는 성경을 통해 신자가 구원에 이르도록 자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했던 말과 유사합니다.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소테리아)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딤후 3:15)
사도바울이 빌립보 성도들에게 했던 말을 살펴봅시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소테리아)을 이루라(빌 2:12)
구원이 미래의 어느 시점까지 이르는 과정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베드로가 서신서를 시작할 때 했던 말과 유사합니다.
너희는 말세에 나타내기로 예비하신 구원(소테리아)을 얻기 위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능력으로 보호하심을 받았느니라(벧전 1:5)
성경을 연구할 시간이 충분하다면 “구원”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많은 성경 구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스트롱 성구사전을 참고하시거나 온라인 성경을 통해 검색해보셔도 좋습니다. 스트롱 사전은 원어에 근거하여 성경 구절을 제시하기 때문에 온라인 성경 검색보다는 더 정확한 구절을 제공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성경이 “구원”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연구해볼 수 있습니다. 구원이 일시적인 것을 묘사하는지, 혹은 어떤 과정을 묘사하는지, 완성되는 시점은 언제라고 말하는지, 무엇을 통해 되는 것으로 말하고 있는지, 혹은 무엇이 구원을 이루는데 요구되고 있는지, 그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인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무엇인지…구원을 이루는 주체는 누구인지…
이해하기 쉽게 도식화 해보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구원”이라는 주제는 성경의 아주 핵심적이고 중요한 주제인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사실 “하나님 나라”도 중요한 주제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성경을 읽다가 연구할 필요가 있는 주제를 따로 분류하여 성경의 다른 곳에서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지 찾아보고 성경이 가르치는 다양한 가르침을 정리해보는 것은 후에 성경을 읽을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혹은 제한적으로 이해하고 있던 것의 의미가 더 확장되고 분명해집니다. 베드로전서 2장의 구원에 이른다는 표현은 결국 하나님의 항상있고 살아있는 말씀은 죄인을 거듭나게 하는 생명있는 씨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계획하신 구원의 완성까지 이르는데 필수적인 영양분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성도가 성경을 사모하는 것은 옵션이 아닙니다. 취향의 문제도 아닙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신 구원의 전체 과정 가운데 성경은 시작부터 끝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갓난아기들이 젖을 사모하듯 갈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신학이 다루는 여러 가지 성경의 핵심 주제들을 나열하는 것으로 오늘의 칼럼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1. 성경에 대하여: 권위, 무오성, 명확성, 필요성, 충분성
2. 하나님에 대하여: 존재, 지식, 속성, 삼위일체, 창조, 섭리, 기적, 기도, 천사, 마귀, 귀신
3. 인간에 대하여: 창조, 본질, 죄
4. 언약에 대하여: 아담, 아브라함, 모세, 다윗, 그리스도
5. 그리스도에 대하여: 위격, 속죄, 부활, 승천, 직분, 이름, 역사, 인성과 신성
6. 구원에 대하여: 택하심, 부르심, 중생, 회심(회개), 믿음, 칭의, 양자됨, 성화, 성령세례(충만), 견인, 영화, 연합
7. 교회에 대하여: 본질, 목적, 권세, 정치, 예식, 은사
8. 종말에 대하여: 재림, 천년왕국, 최후의 심판, 불못, 새하늘과 새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