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차례 말씀 드린 것처럼, 이 칼럼 시리즈는
일차적으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성도들을 위해 쓰여진 것으로
성경 해석의 기본적인 원리를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에 한 가지 원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긴 시리즈가 될 것 같습니다.
천천히 따라오시면서 하나 하나 성경 읽기에 적용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명탐정 되기”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성경해석의 기본은 “관찰”입니다.
사건 현장에 온 형사가 그 사건 현장과 주변 인물을 면밀히 살펴보고 단서를 찾아내는 것처럼
성경 본문의 의미도 아무런 근거 없이 우리 생각대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단서를 가지고 해석을 합니다.
문맥이 무엇을 말하는가? 문화와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가?
저자의 의도는 무엇이며 기록 목적은 무엇인가?
누가 누구에게 하고 있는 말인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였는가?
우리가 전에 살펴보았던 여러 가지 것들이 바로 이 단서를 찾는
관찰에 포함됩니다.
오늘은 “명탐정이 되는 것”과 정반대되는 “엉터리 탐정 되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명탐정 되기”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엉터리 탐정 되기는 쉽습니다.
성경에서 말하지 않은 것을 단서로 삼으면 됩니다.
“범인은 바로 너야! 왜냐고? 그냥 너야!”
예를 들어 살펴봅시다.
창세기 12장에서 여호와 하나님은 아브람을 찾아와 2~3절 말씀처럼 약속하십니다.
그 말씀을 들은 아브람은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 갔습니다(4절)
여기에 롯이 나오는데 그에 대해서는 “그와 함께 갔으며”라고 말합니다.
어떤 분은 여기서 아브람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떠났고
롯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아브람을 의지하여 떠났다고 해석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단서를 여기서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아브람이 1절에 나타난 하나님의 명령 “떠나라”에 순종하여 떠났다고 말하고
롯이 그와 함께 갔다는 사실만 전달해줄 뿐입니다.
성경 본문에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 의도, 이유, 목적에 대해 추정하는 것은
그만큼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에는 하지 않는 것이 “명탐정”의 관찰입니다.
다시 말하면 성경이 확실히 말하고 있는 부분만 대상으로 삼는 것이 올바른 관찰의 시작입니다.
아브람의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습니다.
창세기 12장 10절에서 아브람은 애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말씀에 분명하게 드러나 있듯 “기근”때문이었습니다.
기근이 심하였기 때문에 애굽에 거류하기 위해 내려갑니다.
“거류”라는 말에서 연상할 수 있는 것처럼
히브리어 원어로 “거류하다”는 단어는 외국인이나 체류자로서 잠시 머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말씀을 가리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아니하고 약속의 땅을 떠나
물질적으로 풍요한 애굽을 의지하는 나약함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그러한 단서를 여기서 찾을 수 있나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애굽과 이스라엘의 경쟁구도와
분열된 남 유다 왕국이 앗수르와 바벨론을 피해 애굽을 의지할 때 하신 하나님의 경고…
이 모든 다른 사건현장의 단서를 가지고 와서 이 본문을 해석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해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본문 자체는 우리에게 아무런 단서도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머물던 그곳에 심한 기근이 들어 애굽으로 잠시 피하러 내려갔다는 사실 외에는 말입니다.
사실 아브람은 계속해서 이동했습니다.
10절 바로 전에 이렇게 나옵니다.
점점 남방으로 옮겨갔더라(창 12:9)
아브라함이 점점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떠났다는 것을 의미할까요?
13장에서 헤브론으로 옮겼고 20장에서는 네게브 땅으로 옮겼으며
21장에서는 심지어 블레셋 사람의 땅에서 여러 날을 지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의도를 우리가 찾을 수 있을까요?
성경이 말하지 않는 것에서 단서를 추측한다면
잘못된 해석이라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성경이 말하고 있지 않은 것을 들으려고 노력하지 마십시오.
성경이 분명히 말하고 있는 것에서 단서를 찾으십시오.
아무리 훌륭하고 그럴듯한 의미를 찾아낸 것 같아 흥분되고 신이 나도
우리가 항상 잊지 말아야 할 성경해석의 핵심 원리는 이것입니다.
성경이 과연 그러한가?
다음은 “명탐정 되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