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사의 시제입니다.

성경을 해석할 때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
그러나 아주 중요한 것이 바로 동사의 시제입니다.

제가 고급헬라어 수업시간에 배운 헬라어 시제의 핵심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헬라어 동사 시제는 결국 문맥이 결정합니다.

물론, 과거형, 현재형, 미래형의 동사 형태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글로 설명을 드리면,
”~했다”가 동사의 과거형이고, “~하다”가 현재형, “~할 것이다”가 미래형태이듯
헬라어도 동사의 형태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신약성경의 헬라어는 고급헬라어도 아니고 서민이 사용하던 헬라어로
유대인들의 고유 문화와 언어적 특징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성경을 기록한 헬라어는 시제가 문맥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먼저, 문맥을 자세히 살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문맥에서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다면
동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형태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2015-03-25 16.05.29

 

1절에서 바울은 에베소 성도들에게 그들이 과거
허물과 죄로 죽었었다고 말합니다(“죽었던,” you were dead)

이 시점이 그들이 구원 받기 전이라는 사실은 문맥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그때에,” “전에는”

구원 받기 전의 삶은 과거형으로 묘사됩니다.

1 “세상의 풍조를 따르고”(walked)

2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3 “욕심을 따라 지내며”(lived)

3 “진노의 자녀이었더니”(were)

보시면 알겠지만, 영어성경은 시제 파악에 도움이 많이 됩니다.
한글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명확해집니다.
(물론 헬라어를 알고 있다면 더 분명하게 동사의 시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성도가 구원 받은 사건도 과거형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들은 이미 구원 받은 성도였기 때문입니다.

4 “우리를 사랑하신”(loved us)

5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made us alive together with Christ)

6 “함께 일으키사”(raised us up with HIm)

6 “하늘에 앉히시니”(seated us with Him)

 

11절에 와서야 바울은 성도들에게 현재형 명령을 줍니다.

11 그러므로 생각해라!(remember)

과거에 신자가 어떤 상태였는지,
하나님께서 그 때 어떤 일을 하셨는지
현재 기억하라는 명령입니다.

이처럼 시제를 파악하고 구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문맥을 먼저 파악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 가지 중요한 시제의 특징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먼저, 현재형입니다.
현재형은 일시적 행동이 아닌 계속적 반복적인 행동을 가리킵니다.

위의 11절 말씀에서 “생각하라”는 명령도 ‘지금 잠깐 생각해봐라’가 아니라
계속적 반복적으로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너희가 어떤 상태였었는지, 그 때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베푸시고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 계속해서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좋은 예시로 에베소서 5장 5절을 보면
하나님 나라에서 기업으로 받지 못할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에서 기업을 얻지 못하리니(엡 5:5)

어떤 자들이 그렇습니까?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하는 자 곧 우상 숭배자(엡 5:5)

영어성경에는 이런 자들의 행위에 대한 동사로 is(현재형)이 쓰였습니다.
헬라어 에스틴이 현재형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들은 성범죄를 저지른 그리스도인, 더러운 일에 빠진 성도가 아니라
음행과 더러운 일, 우상 숭배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일삼는,
그 죄가 그 사람을 특징 지우는, 삶의 패턴이 된 사람을 말합니다.
즉, 믿지 않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천국의 유업이 없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5장 8절을 보시면 더 명확해집니다.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you were)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you are)(엡 5:8)

유사한 구절이 갈라디아서에 나옵니다.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탐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갈 5:19~21)

여기서 “하다”(do)는 현재형으로 계속적 반복적으로 이런 행동을 일삼는 자들,
이러한 삶의 형태가 패턴이 된 자들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가운데 술 취한 적이 있으면
하늘나라를 소유로 받을 수 없다는 식의 엉뚱한 결론을 낼 수 없습니다.
시제만 제대로 알아도 이러한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오류는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구원론을 흔들 수 있는 무서운 오류입니다.

우리가 천국에서 기업을 이어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이며
자녀이기 때문에 상속자로서 유업을 받는 것입니다(롬 8:17).
그런데 우리의 행위가 천국을 유업으로 받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가르치면서
죄가 천국 유업을 받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가르친다면
행위구원, 율법주의,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경적인 구원론에 대한 왜곡을 낳습니다.

바울이 나열한 육체의 열매들을 삶의 패턴으로 가지고 있는 자는
구원 받지 않은 사람입니다. 바울은 정확한 시제 사용으로
그것이 믿지 않는 자의 특징이라는 것과,
그리스도인이 구원 받기 전 과거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시제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개인들 앞에서
출애굽기 3장 6절을 인용하시면서
“구약성경을 읽어본 적이 없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성경학자들을 꾸짖듯이 물으셨습니다.
성경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느냐고 책망하셨습니다.

나는(I am)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것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요 살아있는 자의 하나님이시니라(마 22:32)

출애굽기를 기록한 모세도, 그 말씀을 그대로 인용하신 예수님도
현재 시제를 사용하여 “I AM”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살아있었을 때만 그들의 하나님이셨던것이(과거형) 아니라
오늘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시다는(현재형)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과거에 죽음으로 소멸된 것이 아니라 부활하여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부활이 없다고 믿었던 사두개인들의 모든 종교적 사상적 기반이
이 현재형 시제 하나로 무너지게 됩니다.

그것도 출애굽기 말씀부터 분명히 기록된 동사의 시제입니다.
예수님은 그 말씀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느냐?고 반문하셨습니다.

 

동사의 시제는 중요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또 기억하면 좋은 동사의 시제, 완료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제 성경을 읽으실 때, 동사가 나오면 조금 더 집중하여 보십시오.
그리고 문맥을 먼저 살피고 나서, 문맥 자체가 반대하지 않는다면
동사가 갖는 특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