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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기본적으로 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말씀이 동영상이나 음성파일로 우리에게 주어졌다면
우리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 혹은 목소리의 어조 등을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글의 특성을 잘 알아야 합니다.

글에서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알아 듣기 위해서 먼저 해야 할 일은
정확하게 저자가 무슨 말을 했고, 무슨 말은 하지 않았는지를 분명하게 아는 것입니다.

때로 우리는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중에
”네가 전에 이렇게 말했었잖아?” “내가 언제?” “나는 이렇게 말했는데?” 라고 서로 답답해하면서
”정확하게 어떤 말들을 주고받았는지 녹음이라도 해둘 걸…”이라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런데, 은 문제 없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대로 적혀 있으니까요.

성경, 특히 역사서와 같이 사건을 기록한 성경 본문을 읽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정확하게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자주 애용하는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진 2015. 1. 16. 오후 4 09 00

(참고로, 위의 성경 화면은 갓피플에서 제공하는 성경 어플입니다).

한 번 예수님이 하신 말씀에만 표시를 해봅시다.

사진 2015. 1. 16. 오후 4 09 00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은 정확하게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

입니다(어떤 성경에는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붉은색으로 인쇄하여 구분하기 쉽게 한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과부가 돈을 많이 넣었다고 칭찬하셨어.”
또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과부가 가난한데도 주위 사람보다 더 풍족하게 내셨다고 말씀하셨어.”

“과부는 자기 전 재산을 넣었기 때문에 예수님이 칭찬하신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던져야 하는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성경이 과연 그러한가?

동영상이라면 말한 사람의 표정과 몸짓이 기억에 남을 수도 있고,
음성이라면 예수님이 이 말씀을 어떤 어조로 하셨는지 알 수 있지만,
글은 적혀 있는 그대로 문맥에 따라 해석해야만 합니다. 성경이 무엇을 말하나요?

예수님은 과부를 칭찬하셨나요?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

수님은 과부가 돈을 많이 넣은 사실만 말씀하신 것뿐,
그것에 대한 어떤 평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를 들어, “잘했다,” “좋다,” “아름답다” 혹은 “상이 있을 것이다”, “본 받으라” 등등…

전후 문맥을 볼까요?
바로 앞 구절 20장 47절을 보니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서기관들에 대해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나옵니다.

“긴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원하며 시장에서 문안 받는 것과
회당의 높은 자리와 잔치의 윗자리를 좋아하는 서기관들을 삼가라.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며

외식으로 길게 기도하니 그들이 더 엄중한 심판을 받으리라”(눅 20:46~47)

흥미롭게도 예수님은 여기서 서기관들을 평가하십니다. 그들을 삼가라고 하시면서 그들에게 엄중한 심판이 있다고 하십니다.
그들은 과부의 가산을 삼키는 종교시스템을 가지고 자기 배를 불렸습니다.

그리고 21장 1~4절, 과부는 그 종교적인 율법 규율 때문에 자기 전 재산을 다 헌금함에 넣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본문에서 그 사실을 지적하신 것입니다.

5절부터 나오는 말씀은 이 종교시스템이 장악하고 있는 성전이 무너질 것에 대한 예언으로
예수님이 20장 45절부터 하신 말씀과 일맥상통합니다.

“너희 보는 이것들이 날이 이르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눅 21:6)

이렇게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누가 어떤 말을 어떻게 했는가? 어떻게 말하지 않았는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종종 성경 공부를 할 때 사건과 대화가 반복해서 나오는 경우
사건과 대화를 구분하여 표시해줍니다.
말하는 대상이 다를 경우는 말한 사람의 이름도 써 넣습니다.

사진 2015. 1. 16. 오후 4 58 16
영어성경이 이 작업에 도움이 되는데요, 대부분 대화체에 “”큰따옴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표시한 부분은 저자 누가가 기록한 각 사람들 (엘리사벳, 이웃과 친족, 사가랴, 듣는 사람)이 한 말입니다.
그래서 구분하면

57~60절 사건
60~61 말      
62 사건        
63 말  – 여기서는 서판에 쓴 문구
64~66 사건
66절

(직접 인용한 말과 구분 짓기 위해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59절과 62절에도 대화 같은 표현들이 있지만 사실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렇게 하면 누가 어떤 말을 정확하게 했는지, 안 했는지 구분하기 쉽습니다.
정말 단순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잘못된 해석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성경의 본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입니다.

또 한가지, “다이아몬드 찾기”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대화가 길게 기록되었다는 것은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도 빠르게 흘러가는 사건들 중간 중간
대화가 등장합니다. 감독은 시청자가 그 대화에 집중하기를 원합니다.

주인공이 걸어가거나 일을 하는 장면들 보다 더 가까이 와서
주인공이 어떤 생각으로 어떤 표현을 하는지 귀 기울이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성경의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정확하게 그가 혹은 그녀가(혹은 그분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하고 있는 말인가요?

누가 어떤 말을 어떤 표현으로 했나요?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떤가요?

가끔 저는 연극 대본을 쓰듯이 성경의 본문을 그대로 살려서
이야기를 정리할 때가 있는데요. 참고해보세요.


등장인물: 엘리사벳(요한의 어머니), 사가랴(요한의 아버지), 이웃과 친족,
근처와 온 유대 산골에 요한의 탄생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들

해설: 57엘리사벳이 해산할 기한이 차서 아들을 낳으니
58이웃과 친족이 주께서 그를 크게 긍휼히 여기심을 듣고 함께 즐거워하더라
59팔 일이 되매 아이를 할례하러 와서 그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사가랴라 하고자 하더니

60그 어머니가 대답하여 이르되

엘리사벳:아니라 요한이라 할 것이라”

해설: 하매 61그들이 이르되

이웃과 친족:네 친족 중에 이 이름으로 이름한 이가 없다”

해설: 하고 62그의 아버지께 몸짓하여 무엇으로 이름을 지으려 하는가 물으니
63그가 서판을 달라 하여 “그 이름을 요한이라” 쓰매 다 놀랍게 여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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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그 입이 곧 열리고 혀가 풀리며 말을 하여 하나님을 찬송하니
65그 근처에 사는 자가 다 두려워하고 이 모든 말이 온 유대 산골에 두루 퍼지매
66듣는 사람이 다 이 말을 마음에 두며 이르되

듣는 사람:이 아이가 장차 어찌 될까“

해설: 하니 이는 주의 손이 그와 함께 하심이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