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성경해석에 있어서
큰 그림을 찾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울타리 치는 것” 혹은 “과녁 설정하기”라고 말씀드렸는데
성경이 본래 쓰여진 목적과 의미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문맥을 파악하려면
간단하게 아래와 같은 방법을 따라 해보십시오.
1. 짧은 개관을 읽어 배경, 목적, 저자 등에 대해 알기
2. 소제목을 이용하여 간단한 문맥을 이해하기
3. 문학장르에 대한 고려
4. 누가 누구에게 쓴 것인지 파악하기
이와 같은 기본적인 틀 설정은 지극히 주관적인 성경해석, 영해, 문맥과 전혀 관계 없는 이상한 성경해석들을
막아주는 유익이 있습니다.
오늘은 본문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보는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저는 이것을 “내 위치 확인”하기라고 부르기 원합니다.
성경의 본문이 어느 시대, 어느 지역, 어떤 문화권에서 일어난 것인지 알 때,
우리는 더 명확하게 울타리 설정을 할 수 있고
본문이 담고 있는 의미를 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지도를 보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때
내 주변과 전체 그림이 잡히는 것처럼 말입니다.
1. 지도
성경에 장소 이름이 나오면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이러한 정보는 성경의 기록이 실제 사건에 대한 기록인 것을
분명히 보여줌과 동시에, 어느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는지 알 수 있어 성경의 기록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줍니다.
마치 스마트폰으로 성경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절대 알 수 없는 것을,
책으로 된 성경을 오래 읽다 보면 어떤 구절이 성경 어디쯤 나온다는 것을 위치적으로 아는 것처럼
지리적 정보에 익숙해지면 성경의 이야기가 지역적으로 정리될 수 있고 이것은 성경해석에서 참 유용합니다.
소제목:
바울과 바나바가 갈라서다
Paul and Barnabas Separate
지리적 정보:
구브로
수리아
길리기아
성경의 지리적 정보를 제공해주는 좋은 자료들이 많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성경 뒷부분에 부록으로 제공되는 지도를 살펴봐도 어느 정도 충분한 지리적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소제목이 말해주듯, 본문에서 바울과 바나바는 심히 다투었는데, 바나바는 구브로(위 지도에는 키프로스라고 나오네요),
바울은 시리아, 길리기아로 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위의 지도(ESV한영성경 뒤에 있는 지도)를 보니 시리아는 바울과 바나바가 동역했던 안디옥 교회가 위치한 곳이고,
바나바가 바다로 간 것과 달리 바울은 육로를 통해 길리기아를 통과한 것을 보게 됩니다.
길리기아에 바울의 고향 다소가 있는 걸 보니 바울에게 익숙했던 경로였을 것 같군요.
지도에는 친절하게도 바울과 바나바가 함께 했던 1차 선교여행 자료도 나오는데요,
본문에 2차 전도여행의 목적이 바로 이 1차 때 세워진 교회들을 돌아보는 것임을 알 수 있고
바나바는 1차 전도여행과 동일한 경로로 구브로를 경유하여 떠났고,
바울은 똑같은 목적으로 교회들을 돌아보기 위해 육로를 통하여 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심히 다투어 갈라졌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이 여행을 각자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정보들은 특히 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많이 등장하며
사건과 지역에 대한 정보를 함께 연결시키면 더 쉽게 성경의 내용을 기억하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서신서들이 어디에서 누구를 위해 쓰여졌다는 것도 쉽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어떻게 약속의 땅에 이르렀는지 그 경로를 추적해보십시오.
예수님의 사역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십시오.
복음이 정말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 온 땅 끝으로 퍼져나가는지 살펴보십시오.
그러므로 지역명을 간과하지 마시고 성경 뒤에 수록된 지도를 한 번 찾아보십시오.
*경고! 제발 지역에 대한 정보를 영해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려가니, 올라가매, 멀리 갔더라…”이런 지역 정보를 선교지 선택이나 직장 선택 등에 활용하지 마십시오.
성경은 마법 책이 아닙니다!
2. 역사
성경은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구약은 이스라엘의 역사,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몸된 교회의 역사를 다룹니다.
그러면서 주변국들(메소포타미아의 큰 제국들: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고 신약의 로마제국 등)의
역사와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에 대한 이해는 성경해석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어느 시대에 대한 이야기이며 어떤 시대에 쓰여진 이야기인지 알아두면 참 유용합니다.
예로 요나서를 보면 BC 760년경에 쓰여진 책인 것을 짧은 개관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북 이스라엘 왕국이 BC 722년에 멸망했으니 요나서가 쓰인 시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앗수르의 공격을 받았을 것이며
이스라엘 주요 성읍들과 백성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분열왕국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 열왕기하 15장을 보면, 소제목에 친절하게 BC 790년경이라고 나옵니다.
남 유다 왕국은 아사랴가 다스렸고, 그 동안 북 이스라엘은 여러 왕들이 세워졌는데, 27절에 등장하는 베가라는 왕은 아사랴 제 오십 이년, BC 740년경, 북 이스라엘에서 왕이 되었죠.
29절에 북 이스라엘을 치러 온 앗수르 왕 디글랏 빌레셀이 온 땅을 점령하고 백성들을 사로잡고, 앗수르로 옮긴 사실이 기록되었습니다.
요나서는 이러한 배경에서 기록된 책입니다. 이 시점에 하나님은 요나에게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향하여 외치라”고 명하셨습니다.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에 말입니다.
마치 일본이 한국을 침략하여 백성들을 노략하고 죽이며 악을 저지른 때에 한 조선인에게 일본 도쿄에 가서 복음을 전하라!고 말씀하신 것이죠.
요나는 그냥 반항아라서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하고 다시스행 배에 오른 것이 아닙니다.
조국이 멸망하고 동포가 살해되며 포로로 끌려가는 광경을 보면서 이렇게 잔인한 행위를 일삼는 앗수르가 무슨 일이라도 생겨 멸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뭔가 특별한 일이라도 일어나 수도 니느웨가 완전히 망하기를 바랬을 것입니다. 그 때, 때마침 하나님께서 니느웨에 임박한 진노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아! 드디어 원수가 멸망하는군요! 한 가지만 아니면 원수 니느웨는 분명히 망할 것입니다.
그들이 이 여호와의 경고를 듣고 회개하지만 않는다면요.
그렇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는 것입니다.
여호와여 내가 고국에 있을 때에 이러하겠다고 말씀하지 아니하였나이까
그러므로 내가 빨리 다시스로 도망하였사오니
주께서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음이니이다 (욘 4:2)
이처럼 역사적 상황과 배경은 성경의 본문을 이해하고 바르게 해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소제목에 기록된 연대를 간과하지 마세요.
성경을 읽을 때, 지금 이 기록이 어느 시대에 쓰인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시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전도서, 시편, 예레미야 애가 등 시가서나 지혜서에 속하는 책들도 당시 역사적 배경을 알면 더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다윗의 참회가 담긴 시편은 어떤 역사적 사건과 연결되어 있나요?
솔로몬의 전도서는 그의 인생 어느 시점에 기록되었을까요?
예레미야 애가는 슬픔의 노래입니다. 어떤 비극적인 역사를 바라보며 쓴 것일까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실 때, 아무런 죄도 없었지만 로마의 재판소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그 시대배경을 알 때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건입니다. 어떤 역사의 배경이 있을까요?
신약의 서신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바울이 어떤 상황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는지 알 때 독자에게 어떤 말투와 감정으로 글을 쓰는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3. 문화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은 문화와 관습입니다. 대부분의 신약시대 문화와 관습은 그리스-로마문화 혹은 로마제국의 법령 때문에 생겼거나
구약시대부터 내려온 율법과 관련된 문화입니다. 구약시대 문화는 고대 근동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물론 율법에 따른 문화도 구약시대 강하게 나타납니다.
그들의 문화와 관습을 이해하면 성경이 쓰인 당시의 배경을 이해하게 되고 이는 성경이 담고 있는 내용을 해석하는데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예를 살펴보겠습니다(눅 2:22-27)
소제목을 보면 “아기 예수의 정결 예식”에 대한 말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 마태는 “주의 율법에 말씀하신 대로” 이 예식이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관습을 따라 아이를 낳으면 정결 예식을 하였던 것이죠.
성경에 조그맣게 “민 3:13”이라고 써있는데요, 찾아가보면 이 관습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모세를 통해 하나님께서 처음 난 것들에 대해 하나님의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처음 태어나는 자는 다 내 것임은 내가 애굽 땅에서
그 처음 난 자를 다 죽이던 날에 이스라엘의 처음 태어난 자는
사람이나 짐승을 다 거룩하게 구별하였음이니
그들은 내 것이 될 것임이니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민 3:13)
또한, 24절 산비둘기에 “ㄷ”이 적혀있는데 성경 밑에 레위기 12장 8절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찾아가보니
그 여인이 어린양을 바치기에 힘이 미치지 못하면 산비둘기 두 마리나 집 비둘기 새끼 두 마리를 가져다가
하나는 번제물로, 하나는 속죄 제물로 삼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를 위하여 속죄할지니 그가 정결하리라
라고 말합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어린양을 드릴 정도로 부유하지 못했던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많은 문화와 관습 안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리새인과 종교인들이 만들어낸 유전도 있고,
바울이 선교하러 다닌 지역에는 헬라인 문화가 아주 강한 도시들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를 찾아내어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찾아보는 것은 성경해석을 위해 아주 중요한 일이며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줍니다.
왜 유대인들은 손을 씻고 음식을 먹었을까요?
왜 아덴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우상들을 섬겼을까요?
왜 여인은 예수님의 발을 머리칼로 씻었을까요?
왜 예수님은 발에 먼지를 털라고 하셨을까요?
성경을 읽을 때 조금 더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위와 같이, 지도, 역사, 문화의 정보는 성경이 쓰여진 배경을 이해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성경에 있는 작은 정보들을 찾아가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것도 있으며, 조금 더 시간을 요구하는 것도 있겠지만,
이러한 성경읽기는 단언컨대, 성경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 줄 것이며, 바른 해석을 하는데 필수적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십시오.
1. 어디서 일어난 일이지?
2. 언제 일어난 일이지?
3. 왜 이렇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일까? 어떤 문화가 담겨있을까?
*마지막으로 이러한 배경지식을 얻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지금까지 배운 “울타리 치는 것”과 “내 위치 찾기”를 바탕으로 마태복음 1장 18~25절 말씀을 해석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