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흥미를 갖고 공부하다 보면
단어의 의미에 대해 관심을 두기 쉽습니다.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히브리어나 헬라어에서 영어로, 영어에서 한글로 번역된
성경이기 때문에(때론 원어에서 직역된 성경도 있습니다만)
정확한 의미를 알기 위해 사용된 단어를
연구해볼 필요가 생깁니다.

그러나 본문에 나오는 모든 단어를 공부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래서 중심 단어가 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문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연구해야 할 단어를 고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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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디모데후서 3장 16~17절을 공부하면서
붉은 색으로 표시한 단어들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모든 성경이라고 했을까? 이 “모든”이 포함하는 것은 무엇일까?

감동으로 되었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교훈,” “책망,” “바르게 함,” “의로 교육”은 각각 무엇을 의미할까?
유사한 한 가지를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서로 다른 것을 말하는 것일까?

온전하게”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능력을 “갖춘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이렇게 본문을 이해하는데 풀어야 할 질문들이 생기면
그에 해당하는 단어들을 공부할 필요가 생깁니다.

성경이 무엇인지, 하나님은 누구인지, 유익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나님의 사람은 누구인지, 선한 일이 무엇인지…
이 모든 것의 의미를 알기 위해 사전을 찾아봐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런 단어들에 대한 연구가 쓸데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단어 연구가 효율적인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저를 가르쳐주신 교수님은
“사랑”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기 위해 구약과 신약에 사용된 예를 다 살펴보고
분석한 뒤 결국 “사랑”이라는 답을 얻는 단어공부는
투자한 노력에 비하여 얻는 것이 적은 비효율적 공부라고 하셨습니다.

본문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필수적인 단어,
혹은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단어를 골라 공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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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그 블롬버그와 제니퍼 마클리가 쓴
<신약성경 석의 방법: New Testament Exegesis>라는 책에서
유익한 제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257페이지).

먼저 1) 본문 해석자에게 문제를 일이키는 단어들,
그리고 2) 신학적으로 중요하거나 본문의 전체 의미를 좌우하는 단어들
을 연구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중요한 단어들을 반복하여
기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3) 반복되는 단어들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4) 비유에 등장하는 우리 언어체계에 친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연구하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사도행전 26장 14절에 나오는 “가시 채” 같은 단어들입니다.

단어 연구를 위해 여러 가지 유용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크게 사전, 신학사전, 성구사전이 필요합니다.

사전은 단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뜻을 말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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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사전은 그 단어가 성경 안에서 어떤 의미를 특별히 가지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특히 구약/신약/70인역 그리고 다른 문헌들에서의 용례도 설명하여 내용이 방대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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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사전은 그 단어가 성경의 다른 구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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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엔 성경 프로그램이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종합하여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래는 미션소프트에서 나온 미션디럭스 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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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히브리어는
HALOTBDB를,
헬라어는
BDAG이나 Mounce 혹은 VINE을 소개해드리기 원합니다만,
한글로 된 사전으로 헬라어는
New헬라어사전
히브리어 사전으로는
게제니우스할러데이 추천합니다.

신학사전으로는 킷텔사전(구약, 신약)이 좋을 것 같구요.
영어를 하시는 분들은 TDNT, TDOT, TWOT, NIDNTTE, NIDOTTE, TLNT, TLOT, EDNT 등
다양한 사전들이 있습니다.

TDNT: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TDOT: Theological Dictionary of the Old Testament
TWOT: Theological Wordbook of the Old Testaemnt
NIDNTTE: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of New Testament Theology
NIDOTTE: New International Dictionary of Old Testament Theology
TLNT: Theological Lexicon of the New Testament
TLOT: Theological Lexicon of the Old Testament
EDNT: Exegetical Dictionary of the New Testament

성구사전은 로고스에서 나온 스트롱 성구사전도 괜찮습니다.

사전은 우리에게 단어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범위를 말해줍니다.
좋은 사전에는 문맥 안에서 의미가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마치 영어독해를 할 때 영어 사전에서 모르는 단어의 의미를 찾으면서
사전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의미들 가운데 독해 중인 문장 안에서 어울리는 것을 찾는 것처럼
사전은 본문 안에서 그 단어가 가질 수 있는 여러 의미들 가운데
어떤 의미가 어울리는지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신학사전은 기본적인 사전적 의미가 구약과 신약에서
어떤 신학적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었는지 보다 자세히 설명합니다.
특히 70인역이나 성경 외의 문학 안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비교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신학사전은 각 단어들에 대한 연구결과를 사전의 형태로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구사전은 같은 단어가 다른 본문에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비교하고 대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때로는 주석을 보면 주석가들이 중요한 단어에 대한 명료한 설명을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칼럼 시리즈를 쓰면서 염두 한 독자들을 고려한다면
위에 제시한 여러 사전들을 아침에 성경 묵상하면서 다 같이 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분들에게 어떻게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라고 권해드릴지 고민이 됩니다.

먼저, 성경에 있는 관주를 참고하십시오.
이것이 단어의 의미를 밝혀주지는 않습니다만,
그 구절과 유사한 원리나 의미를 가진 다른 구절을 소개하여
그 단어가 포함된 문장의 의미를 더 명확하게 만들어줍니다.
이것을 통해 단어의 의미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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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본문과 근접한 본문에서 사용되었는지 확인해보십시오.

중요한 단어는 저자에 의해 반복적으로 사용됩니다.
아마도 그 단어가 중요하다면 저자는 본문 앞 뒤로
몇 차례 사용했을 것입니다.

그 단어가 그 본문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살펴보십시오.
그러면 지금의 본문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감이 올 것입니다.

스터디 바이블을 활용해보십시오.

스터디 바이블에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주석이 본문의 각 구절을 설명합니다.
단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구절의 의미를 설명하기 때문에 단어가 갖는 의미도
어느 정도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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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ESV스터디 바이블 입니다)

ESV스터디바이블이나 9월에 출간예정인 맥아더 성경주석을
활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보십시오.

개역 개정으로 읽고 있다면 새번역이나
흠정역과도 비교해보십시오.
그러면 새로운 의미를 깨닫거나
의미가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 신중하여
고난을 받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딤후 4:5) – 개역개정

그러나 너는 모든 일에서 깨어 있고
고난을 견디며 복음 전도자의 일을 행하고 네 사역을 온전히 입증하라 – 흠정역

그러나 그대는 모든 일에 정신을 차려서
고난을 참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 새번역

이렇게 비교하면,
”신중하다”는 단어가 “깨어 있다” 혹은 “정신을 차리다”와 유사한 의미를 갖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난을 “받는 것”과 “견디는 것,” “참는 것”이 말하는 의미 역시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단어의 의미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결국 단어는 그 문맥 안에서 결정 됩니다.

‘이 단어의 의미가 이것이므로 무조건 이래야 한다’는 식으로
단어에 집착하면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단어의 의미를 결정하기 보다는
단어의 미리 정해진 의미가 본문의 의미를 결정하게 됩니다.

언제까지나 단어연구는
본문이 말하는 바를 명료하게 하고 풍성하게 하며
분명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그 역할에서 벗어나 문맥을 쥐락펴락하는 역할을 하게 되면
단어연구는 본문의 의미를 마음대로 바꾸어버릴 것입니다.

이 점을 유의하고 앞에 제시된 여러 자료를 활용하거나
뒤에 제시한 일반적인 방법들을 통하여
문맥 안에서 단어가 갖는 의미를 부지런히 공부하여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더 명확하게 파악하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