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 되기, 그 첫 번째 원리는 바로 자세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명탐정은 사건 현장에 와서 그 현장의 증거품들을 아주 자세히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범행 도구로 보이는 총이 있다면 그 총알은 어떤 것을 사용하며 총은 어떤 종류이며 어떤 방식으로 총알이 나가고 어떤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러한 자세한 관찰은 결국 범인이 어느 위치에서 범행도구를 사용했는지 측정할 수 있게 해주고, 탄피가 떨어진 장소와 특별한 총알을 구입한 경로등을 추적하여 범인이 행동했던 반경을 파악하기도 합니다. 자세한 관찰은 사실을 파악하는데 필수적입니다.
관찰을 하는 법을 조금더 자세히 연습해보려면 본문을 짧게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절이나 두 절에서 관찰 연습을 하는 것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아래의 베드로전서 2장 11~12절의 말씀에서 한 번 관찰해봅시다.
“자! 관찰해보세요!” 라고 한다면,
“응? 무엇을 관찰해야 하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관찰 연습을 처음 했을 때 그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명탐정 되기 연습을 먼저 해본 사람으로서 조언을 드리자면 먼저 문장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세요.
위의 본문을 차근 차근 정리해봅시다.
먼저, “사랑하는 자들아”라고 독자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너희를 권한다”라고 말하는데, 너희를 꾸며주는 말로 “거류민과 나그네 같은”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합니다.
권하는 내용으로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라고 말하는데, 육체의 정욕을 꾸며주는 말로 “영혼을 거슬러 싸우는”이 사용되었습니다.
12절은 또 다른 명령인 “행실을 선하게 가지라”로 시작하는데, 영어성경을 보면 “Keep your conduct”로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정표 “so that”이 이러한 명령에 순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데, 아쉽게도 한글성경은 “선하게 가져”라는 말로 그 힌트가 살짝 가려진 것 같습니다.
이방인들에 대한 설명으로 “너희를 악행한다고 비방하는 자들”이 나왔고, 그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는 때는 “오시는 날”이고 그렇게 하는데 사용되는 수단은 “너희의 선행을 보고”에서 알 수 있습니다.
눈에 볼 수 있게 문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만 더 연습해볼까요?
위의 본문은 마태복음 18장 15~17절입니다.
“만일”(if)이라는 말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건문입니다. 이 것에 따라 정리해볼까요?
(만일1) 네 형제가 죄를 범하거든, (명령) 권고하라. 어떤 식으로 권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너와 그 사람만 상대하여”라고 되어 있습니다.
(만일2) 만일 들으면, (결과) 네 형제를 얻은 것이요
(만일3) 만일 듣지 않거든, (명령) 한두 사람을 데리고 가서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증하게 하라
(만일4) 만일 그들의 말도 듣지 않거든, (명령) 교회에 말하고
(만일5) 만일 교회의 말도 듣지 않거든, (명령) 이방인과 세리와 같이 여기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역사서나 복음서 가운데 사건을 서술하는 내용을 관찰할 때에는 위와 같은 관찰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역사적 사건도 예전에 저희가 함께 다루었던 것처럼 말과 행동을 분리하여 정리할 수 있습니다.
역사서의 관찰을 돕기 위해 정리하는 법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어보겠습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자세한 관찰을 위해 본문을 간단하게 정리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문장이 정리되면 본문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보다 명확해집니다. 특히 수식어를 꾸며주는 대상과 분리함으로 의미가 더 명료해집니다.
어떤 분들은 성경을 이렇게 분석하며 읽는 것이 인위적이거나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사실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 자세히 듣기 위한 노력일뿐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대할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읽을 때가 많습니다. 성경 자체가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 하고 있는지 자세히 관찰하지 않고 내가 예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의미대로 성경을 대충 읽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고든은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을 50년 동안 매일 꾸준히 읽었는데도 생각이 조금도 변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많은 것은 부분적으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텍스트는 그들의 견해를 뒤집기는커녕 건드리지도 못한다. 그들은 텍스트를 읽어도 꼼짝도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텍스트는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그들은 텍스트를 자세히 설명하지도 못한다. 다른 사람의 말에서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것만 알아볼 수 있다. C. S. 루이스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텍스트를 “사용”할 뿐 “수용”하지는 않는다.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가?에 귀를 기울이려면 본문을 자세히 관찰해야 합니다.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고 있지 않은지, 결국 말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지, 어떤 수식어와 그 수식어가 꾸며주는 대상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자세히 관찰하십시오. 그것이 성경해석의 명탐정이 되는 첫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