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경해석 시간에는 대명사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대명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대신 나타내는 말 또는 그런 말들을 지칭하는 품사. 인칭대명사와 지시대명사로 나뉘는데, 인칭대명사는 ‘저’, ‘너’, ‘우리’, ‘너희’, ‘자네’, ‘누구’ 따위이고, 지시대명사는 ‘거기’, ‘무엇’, ‘그것’, ‘이것’, ‘저기’ 따위이다.
성경에는 대명사가 아주 많이 나옵니다. 특히 신약의 서신서는 관계대명사로 이어 길게 한 문장으로 쓴 구절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예로 에베소서 1장 3~14절(한 문장)과 베드로전서 1장 3~12절(역시 한 문장)이 있습니다. 대명사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하는 것은 이렇게 긴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필수적입니다. 물론, 길지 않더라도 대명사가 가리키는 대상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 16장 18절을 보십시오.
예수님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문제는 “이”(this)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 대명사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베드로를 초대교황으로, 그 뒤에 세운 교황들을 중심으로 교회를 세워왔습니다. 헬라어 원어로 “이것”은 여성형이라서 베드로를 가리킨다고 보기 어렵지만 말입니다.
여러 예시들을 보면서 대명사가 가리키는 것을 파악하는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1. 대명사가 가리키는 대상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벧전 1:3)
보통 대명사는 바로 앞에 있는 내용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일단 가까이에서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그”는 선행하는 명사 “하나님”을 지칭합니다. 계속 반복되어 사용되는 일인칭 복수 대명사 “우리”는 편지를 쓴 베드로와 받는 대상인 소아시아 교회의 성도들을 가리킵니다.
2. 때로는 영어성경이 도움이 됩니다.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 2:20~22)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상은 “그리스도 예수”입니다. 하지만 “사도들과 선지자들”이나 “성령”, “하나님”이 “그”가 가리키는 대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특히 성령님도 “안에서”라는 표현이 사용되어 혼동이 될 수 있는데요. 때론 영어성경이 도움이 됩니다.
built on the foundation of the apostles and prophets, Christ Jesus himself being the cornerstone, in whom the whole structure, being joined together, grows into a holy temple in the Lord. In him you also are being built together into a dwelling place for God by the Spirit(NIV).
영어성경은 보다 분명하게 “예수 안에서”를 강조합니다. “성령 안에서”는 성령을 통하여(by the Spirit), “하나님”은 하나님을 위하여(for God)으로 해석되어서 대명사가 가리키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보다 명확해집니다. 영어는 한글보다 관계대명사나 대명사의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도움을 얻을 때가 많습니다. 한글성경에서는 “이”라고 되어 있지만 영어로는 his라고 되어 있어서 누구를 가리키는지 더 확실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문장이 복잡할 때는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의 신기한 능력으로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으니 이는 자기의 영광과 덕으로써 우리를 부르신 이를 앎으로 말미암음이라 이로써 그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사 이 약속으로 말미암아 너희가 정욕 때문에 세상에서 썩어질 것을 피하여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 하셨느니라(벧후 1:3~4)
다이어그램을 어떻게 그리는지에 대한 책도 있지만, 경험상 결국 자신에게 가장 편한 대로 그리는 방식이 생깁니다. 위의 다이어그램은 빠른 시간에 문장을 정리해본 다이어그램입니다. 사실 다이어그램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오히려 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문장에서 주가 되는 주어와 동사, 목적어 등을 남기고 나머지 수식하는 것들을 그 아래로 배열한 형식입니다. 그래서 이 다이어그램을 보면
그분의 능력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었는데, 그분을 아는 지식을 통해서 그렇게 하셨다는 것.
그분은 약속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 목적은 썩어질 것을 피하고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는 자가 되게 하려는 것.
이런 식으로 요약이 됩니다. 다양한 표현 “그,” “그분”, “이”는 결국 한 분을 가리키는데 바로 1,2절에 등장하는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입니다. 중간에 등장하는 “이로써”(by which)는 선행하는 “자기의(his) 영광과 덕”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분의 영광과 덕으로 그분의 보배롭고 지극히 큰 약속을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이처럼 다이어그램은 문장의 구조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대명사들이 각각 무엇을 가리키는지 찾기 용이합니다.
어떤 분들은 ‘대명사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그것이 무엇이 중요한가?’라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베드로후서 말씀을 자세히 살펴보십시오. 하나님의 신기한 능력이 우리에게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무엇을 통해서 말입니까? 바로 그분에 대한 지식(앎)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지식, 바로 성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지식에 대하여 “바른 말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딤전 6:3)이라고 말합니다.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것은 곧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지식을 갖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과 경건에 관한 교훈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변하지 않는 일점 일획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그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나를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도록, 세상의 썩어질 것을 피하도록 약속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덕을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