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성경해석ONE-TO-ONE 시간에는
최근에 번역된 책, 데이비드 헬름의 “강해설교”(Expositional Preaching)에서 언급한
상황화에 집착한 성경읽기의 문제를 다루려 합니다.

헬름은 상황화(Contextualization)에 대해
”복음 메시지를 청중의 문화적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라 말합니다(17).

책에 대해서 알기 원하신다면: 원서(Amazon), 번역본(부흥과 개혁사)

 

사실 이 문제는 이 칼럼 시리즈에서 몇 번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특히 <(18) 계시에 대한 오해>를 다루면서 분명히 이야기 했었습니다.

사실 성경을 공부할 때, 연구할 때
우리는 여러 가지 해석의 원리를 따라 성경을 대합니다.

그러나 일상 생활 속에서 하나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시간에
우리는 이 모든 원리들을 뒤로 하고
말씀 앞에 나와 그 말씀이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음성에 귀 기울이기 원합니다.

성경 읽기에도 해석의 원리가 자연스럽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지난번 칼럼에 저는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참고: (12) 성경 읽기)

데이비드 헬름도 동일한 결론을 내리면서
먼저, 영감 받기 위해 성경을 읽는 문제점을
오래된 베네딕트회 수사들의 성경 해석 관행인 렉티오 디비나(Lectio Divina)를 들어 설명합니다.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성경은 언제나 하나님의 권위와 영감을 지닌 말씀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설교자들이 본문을 주관적으로 읽는 것을 영감 받은 성경 읽기로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으면서 감동받은 것을 공개적으로 선포하면서, 하나님의 영이 원하신다고 말하는 성경 교사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성경 읽기 전략의 한 예로서 오랜 역사를 지닌 것이 있다. ‘렉티오 디비나’(lectio divina, 우리말로 ‘거룩한 독서’를 듯한다-옮긴이)가 바로 그것이다. 베네딕트회 수사들의 이 전통적인 해석 관행은 하나님과의 교제를, 혹은 성경과의 친밀성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여기에서 성경 본문은 연구 대상인 기록된 말씀보다는 “살아 있는 말씀”으로 생각된다. 이 관행의 전통적인 형태는 개인적인 성경 읽기를 위한 네 단계인 읽기, 묵상, 기도, 명상도 포함한다.

먼저 평안한 마음으로 본문을 간단히 읽는다.

그 다음에 묵상하되, 본문 속의 한 단어나 문구를 묵상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분석적인” 접근을 의도적으로 피하게 된다. 본질적으로 여기에서 목표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의 조명을 기다리는 것이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기다리는 것이다.

일단 말씀이 주어지면 계속해서 기도로 이어진다. 결국,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통해 말씀하시고, 사람은 기도를 통해 아뢴다.

결과적으로 이 기도는 명상적인 기도가 되며, 더 깊은 신학적인 진리를 이해하는 능력을 제공해 준다(35~36pp).

헬름이 말한 렉티오 디비나와 같은 성경 읽기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익숙한 방법입니다.

성경을 룰렛 게임처럼 펼쳐서 나온 아무 구절이나 잡아서 오늘의 말씀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우리는 보통 성경 자체가 말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기 보다는
성경을 이용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어떤 느낌이나 “살아있는” 혹은 “감동적인” 경험을 추구합니다.

헬름은 이런 성경 읽기에 대하여 “체계적이며 이성적인 탐구보다 기분과 정서를 선호하는 것”이라 말합니다(36).

헬름은 이렇게 말합니다.

많은 젊은 설교자들이 그것과 유사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성령이 말씀하시기를 기다리면서 경건하고 조용히 성경을 읽는다. 조용한 순간에 하나님이 어떤 본문을 통해 우리 마음에 임하게 하신 것을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사용하실 것이라고 그들은 확신한다(37)

이렇게 성령님을 의지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성령님을 덜 의지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묻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헬름 역시 성령의 사역을 축소하기 위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힙니다.

나는 강해 설교에서 성령의 역할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성령의 역할이 없다면 끔찍한 실패일 것이다. 사람들이 강해 설교를 통해 회심하며 성숙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죄에 대한 자각, 중생, 회개와 믿음, 그리고 평생 동안의 견인을 위해서는 복음의 말씀이 반드시 성령의 사역과 연합되어야 한다(39)

문제는 “살아있고 감동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렉티오 디비나와 같은 성경 읽기는
결국 성경 자체가 말씀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느낀 주관적 이해와 경험에 따라 성경을 해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렉티오 디비나는 성령을 더욱 의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 성령께서 주관적으로 기록하시고 조명하시는
말씀의 참 의미를 간과하는 성경 읽기 방식입니다.

헬름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은 완전히 주관적이다. 성령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이해하려는 힘든 노력을 우리가 중단할 때, 우리 자신이 최종적인 권위자가 된다……우리는 “주의 말씀”과 “내 말”을 혼동한다(38).

결국 성령께서 기록하신 목적과 의도대로 성경을 읽지 않고
내가 읽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그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을 성령님께서 주신 것이라 말하는 것의 문제입니다.

매일의 성경 읽기 시간에도 우리는 “성경이 무엇을 말하는가?”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 자체가 주는 살아 있고 능력 있는 진리를 경험해야 합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 성경을 매일 읽고 묵상하기 위해 시간을 내는
주님을 사랑하며 주의 말씀을 사모하는 많은 성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와야 할 것은,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입니다.
하나님을 깊이 사모하는 사람은 그분의 말씀을 사모합니다.

사랑의 하나님께 구하십시오. 말씀의 뜻을 분명히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께서 조명해달라고, 맑은 정신과 지혜를 달라고 구하십시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시간을 내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 없이 급하게 읽기 위한 성경 읽기를 하면
조용히 묵상하고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습니다.

영적인 성장을 위해, 하나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를 위해,
그분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기 위해, 말세에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기 위해
시간을 내십시오.

세 번째로 성경을 여러 번 읽으십시오.
천천히 소리 내어 읽어보십시오.
눈으로 읽으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소리 내어 읽으면 꼼꼼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 번 읽는 것은 본문의 가락과 강조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네 번째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십시오

1) 본문을 통해 저자는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

2) 당시 독자들은 어떤 상황에서 이 말씀을 접했을까?

3) 그 독자들은 어떤 것을 배웠을까?

4) 이 말씀은 하나님에 대해서 무엇을 말해주는가?(하나님의 속성과 사역)

5) 본문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순종/불순종)

6) 본문이 말하고 있는 하나님의 변치 않는 이 속성은 오늘 나에게 어떤 의미가 될까?

7) 주의 백성에게 요구된 이 명령들에 나는 순종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일까?

다섯째로 기도함으로 말씀의 의미를 기억하고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하십시오

우리가 말씀을 부지런히 연구하고 묵상하고 해석해야 하지만
조명하시는 분도, 깨닫게 하시고 순종할 수 있는 힘을 주시는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그분께 구하십시오.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오늘을 살아갈 때 기억나게 해달라고, 그리고 순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감사함으로 순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십시오.

 

베드로는 소아시아 성도들에게 아기가 신령한 젖을 사모하듯 성경을 사모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그 간절함을 가지고 처음에는 서툴겠지만 계속해서 말씀을 진지하게 사모하며
성령께서 기록하신 목적대로 그 의미를 성경에서 찾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리고 묵상하고 그것을 적용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진리의 말씀이 우리 삶의 길과 빛이 되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