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10):
상담에 아주 좋지 않은 모습인데 상대의 말 중간에 자꾸 끼어들기를 합니다. 내 생각을 중간중간에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연습해도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2013년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 유평교회에서 있었던 제1회 <말씀과 진리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질문입니다.
중복되는 질문을 제하고 25개의 질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사실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항상 싸우는 유혹 중 하나가 바로 말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그것도 상대방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말을 끊으면서까지 말을 하고자 하는 경향입니다.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유혹을 자주 경험합니다. 상담하는 경우에도 많이 듣는 만큼 많이 말해야 하므로 자주 이런 경험을 갖게 될 것입니다. 먼저는 야고보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약 3:1)
야고보가 문제로 삼는 것은 단지 선생의 일을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음 구절에 나오는 것처럼 말의 문제에 있습니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약 3:2)
상대의 말 중간에 자꾸 끼어드는 것은 대화에서 저지르는 실수 혹은 잘못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이것을 경계합니다.
네가 말이 조급한 사람을 보느냐 그보다 미련한 자에게 오히려 희망이 있느니라(잠 29:20)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약 1:19)
듣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잘 듣지 않으면 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상담 시 잘 듣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합당한 대답을 할 수 없어서 오히려 의사소통의 문제나 신뢰의 문제를 가질 수 있습니다. 듣기 평가 문제를 제대로 듣지 않고 풀려는 사람처럼 잘 듣지 않고 상담하는 것은 참으로 미련한 일입니다.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잠 18:13)
둘째, 잘 듣는 모습은 상대로 하여금 신뢰를 가지게 합니다.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겨지고 그의 입술을 닫으면 슬기로운 자로 여겨지느니라(잠 17:28)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좋은 상담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 듣는 사람이 상담을 받는 사람에게 지혜롭고 슬기롭게 보일 수 있고 그래서 더 신뢰하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내놓을 수 있는 상담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자주 끊는 상담가는 잘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별 볼 일 없는 이야기로, 영양소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것처럼 무례하게 보일 수 있고 기분이 상할 수 있습니다.
셋째, 잘 듣지 않으려는 것은 이기심에서 비롯될 수도 있습니다.
미련한 자는 명철을 기뻐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의사를 드러내기만 기뻐하느니라(잠 18:2)
어쩌면 당신은 상대방의 입에서 나오는 지혜와 명철을 과소평가하고 자기의 의사만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준만 옳고 자신이 말하는 것만 명철한 것으로 여기고 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그런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 이기심에서 멀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상담을 받는 이에게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신뢰를 얻는 일일 것입니다.
지혜 없는 자는 그의 이웃을 멸시하나 명철한 자는 잠잠하느니라(잠 11:12)
당신은 혹시 말을 끊으면서 상대방을 멸시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까?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상대방이 계속해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처지에 대해 변명을 한다 해도 그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며 상대방이 당한 고통의 느낌을 공감하고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타적인 마음으로 상대방을 위해 들으려는 마음은 명철하고 지혜로운 마음입니다.
넷째, 말을 절제하는 사람은 지혜롭습니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말을 아끼는 자는 지식이 있고 성품이 냉철한 자는 명철하니라(잠 17:27)
말은 많을 수록 허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선생들에게 더 큰 심판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입술을 제어하는 사람은 지혜가 있습니다.
잠언은 또 이렇게 말합니다.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하느니라(잠 21:23)
곤란한 상황은 혀를 제어하지 못할 때 종종 찾아옵니다. 듣지 않고 말하려는 자세는 환난을 부르는 자세입니다. 화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하기를 절제할 수 있는 지혜를 얻어야 합니다.
다섯째, 당신이 말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4)
상담은 특별히 다른 이의 문제를 듣고 돌보는 일입니다. 혀를 사용하여 말을 할 때 그 목적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말을 빨리 꺼내기도 하고 제대로 듣지 못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들어주는 것도 상대방을 돕는 일에 있어서 필수적인 일입니다. 정말 누군가를 돕기 원한다면 지혜롭게 말할 뿐만 아니라 잘 들어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구주 예수님을 생각해봅시다. 그분은 모든 지혜에 충만하신 분이셨고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조금도 그 지식과 명철을 늘릴 수 있는 유익을 얻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은 가만히 입을 닫고 오직 그분이 하시는 말씀만 들어야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분은 들으셨습니다. 고통 중에 신음하는 이의 말을 들으시고 때로는 종교적인 지식이 있다고 감히 창조주를 가르치려고 한 자들의 말도 들으셨습니다. 그분은 경청하고 그에 맞는 대답으로 듣는 모든 이들을 섬기셨습니다. 돌보셨습니다.
모든 상담가는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모든 형제자매도 마찬가지로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이 세상 최고의 상담가, 기묘자와 모사이신 그분이 최고의 지혜를 가지고도 듣는 분이셨다면 우리도 들어야 합니다. 중간에 말을 하고 싶은 욕구를 절제하며 듣는 지혜를 달라고 구하십시오. 상대방을 불쌍히 여기고 그의 진실한 말에 귀 기울며, 잘 듣는 것으로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지혜롭게 절제된 말들로 상대방을 돌아보고 세우는 일을 합시다.
가까운 친구들에게 자신이 변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계속해서 작은 습관이지만 정말로 중요한 의사소통에서 말을 끊는 문제를 낳지 않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을 구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