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자와 덩굴”(“The Trellis and the Vine”)의 저자인 콜린 마샬과 토니 페인은 제3장에서 하나님께서 덩굴의 일, 즉 사람을 그리스도께로 접붙이고 생명을 불어넣으며 자라고 열매 맺게 하신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사람의 성장을 일으키신다. 그리고 그 일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신다. 말씀이 전파되고 선포되고 가르쳐질 때, 성경의 표현에 따르면, 말씀의 ‘씨를 뿌리고, 물을 줄 때’, 하나님이 자라게 하신다. 그러면, 누가 말씀의 씨를 뿌려야 하는가? 누가 말씀의 물을 주어야 하는가?
어떤 교회는 이 일을 특별한 소수가 전담해야 한다고 믿는다. 또 어떤 교회는 모든 구성원이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도 목사 등 지도자가 지나치게 중심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구경꾼으로 전락한 적이 있고, 반성직주의를 주장하면서 목사의 역할을 완전히 무시한 때도 있었다. 한편, 종교 개혁자들은 ‘만인 제사장’이라는 성경적 원리를 되찾기 위해 애썼다. 성경은 분명히 “가르치기를 잘하”는 주의 종을 특별히 세우라고 말하고(딤후 2:24), 또한 교회 모든 구성원을 가르켜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복수)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라고 명령한다(골 3:16).
그러면 도대체 누가 덩굴 사역을 하는 것일까?
저자는 이렇게 물으면서, 목사, 교사, 전도자와 같은 소수의 사역과 많은 사람의 사역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성경을 통하여 균형 있게 탐구하려고 한다.
모든 신자는 그리스도의 제자다
‘예수님께 두 종류의 제자가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 예수님께서 부르신 제자에게 요구된 것은 하나였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자기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으면 구원하리라”(막 8:34-5)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 10:32-33).
예수님의 제자는 먼저 1) 세상 앞에서 예수님께 충성을 고백해야 했고, 2)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맡겨진 사명을 다하겠다는 결단을 해야 했다. 승천하시기 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한 가지 사명을 맡기셨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주동사)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그 능력으로 “세상 끝날까지” 그들과 “항상 함께 있”으실 것을 약속하시면서, 그들 모두가 힘써야 할 단 한 가지 일을 맡기셨는데, 그 일이 바로 “제자로 삼”는 일이었다. 그리스도의 제자는 모두 제자를 삼는 일로 부르심을 받았다. 다른 부르심을 받은 제자는 없고, 이 부르심에서 예외가 되는 제자도 없다.
모든 신자는 말씀 사역자다
제자를 삼는 일은 곧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이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맡기신 사명에도 “내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명령이 있다. 그분의 말씀을 서로에게 전달할 책임이 모든 제자에게 부여된 것이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 4장에서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은사들을 나열하면서, 사도, 선지자, 전도자, 목사와 교사 등을 주신 이유를,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라고 밝혔다(엡 4:12). 그러면 소수의 나열된 은사자들만이 말씀 사역에 힘쓰라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이어서 바울은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를 것이라고 말한다(엡 4:13).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하여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말)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 것을 요구한다(엡 4:15). 각자 받은 은사가 다르고 그것을 활용하는 수준과 상황이 다르지만, 모든 지체는 서로에게 참된 말, 즉 진리를 신실하게 전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를 알고 믿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는 진리를 말하는 일로 서로를 세운다.
모든 신자가 말씀 사역자라는 사실은 신약성경 여기저기서 반복하여 드러난다. 먼저, 골로새서 3장 16절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라고 명령한다. 골로새 교회 모든 성도가 이 명령의 대상이고, 그들은 “피차”(서로) 가르치고 권면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말씀 사역자가 되는 것이다.
로마서 15장 14절도 “내 형제들아 너희가 스스로 선함이 가득하고 모든 지식이 차서 능히 서로 권하는 자임을 나도 확신하노라”라고 말한다. “형제들”은 로마 교회의 모든 성도들을 가리킨다. 바울이 확신한 것은 그들 모두가 “모든 지식이 차서 능히 서로 권하는 자”라는 것이다. 로마 교회 모든 성도가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 같은 수준과 분량의 은사를 가졌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들 모두가 말씀으로 서로 권하는 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히브리서를 쓴 저자도 성도들에 관하여 비슷한 기대를 하고 있다: “오직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매일 피차 권면하여 너희 중에 누구든지 죄의 유혹으로 완고하게 되지 않도록 하라”(히 3:13). 성도를 죄의 유혹으로부터 보호하고 경계하기 위하여 누가 말씀으로 권면해야 하는가? “피차.” 즉, 모든 성도다. 히브리서 기자는 이것이 교회가 모이기를 힘써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모이기를 폐하는 사람들의 습관과 같이 하지 말고 오직 권하여 그날이 가까움을 볼수록 더욱 그리하자”(히 10:24-5). 교회가 모이는 이유는 서로에게 말씀 사역을 하기 위함이다.
신자는 말씀으로 교회와 세상에 덕을 끼친다
그러면 모든 성도가 설교해야 한다는 말인가? 주일 예배 시간에 모두가 돌아가면서 말씀을 전하라는 말인가? 모두가 교회 학교 교사나 소그룹 등에서 말씀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
고린도전서 11-14장은 성령께서 교회에게 주신 은사와 질서를 가르친다. 원칙은 분명하다. 하나님은 각 성도에게 당신의 뜻대로 은사를 주셨고, 그 은사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성도를 세우는 일,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유익을 끼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성도가 강단 설교자가 되는 건 아니다. 모든 성도가 교회 학교 교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성도가 사랑 안에서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하는 것은 같다. 서로 다른 은사로, 방식으로 교회를 세우지만, 모든 성도가 교회라는 같은 대상을 세우는 건축자다. 성경은 그래서 우리가 함께 지어져 간다고 말한다(엡 2:22). 서로를 세워주고 도와줄 때, 서로가 세워지고 거룩한 교회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니까 교회에 손님으로 있을 수 없다. 구경꾼으로 있어서도 안 된다. 어떤 은사로 어떻게 섬기고 있든지,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장하도록 진리로 서로를 돕는 일과 분명한 연관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에게 맡기신 덩굴의 일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리스도의 제자는 교회 밖에서도 하나님 말씀 곧 복음의 진리를 말과 삶으로 전한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는 일은 소수의 전도자나 선교사에게 맡겨진 일이 아니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척, 직장 동료,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제자로 삼는 일을 내가 있는 곳에서 무척이나 먼 타지에서 온 선교사가 담당하기를 기다리라고 성경은 권하지 않는다. 내가 그들을 비추는 빛이고, 그들의 부패를 막는 소금이다. 저자는 “가정에서, 직장에서,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교회 모임에서, 소그룹에서, 일상 대화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며 성령께서 그 말씀을 통해 역사하시기를 기도하는 것”이 바로 “덩굴 사역”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모든 그리스도의 제자에게 맡겨진 일이다. 하나님께서 말씀과 성령의 역사로 그리스도의 모든 제자를 통하여 덩굴의 일을 하신다.
저자는 성도가 일대일, 소그룹, 모든 성도를 대상으로 집에서, 교회에서, 이웃과 할 수 있는 일을 각각 표로 정리하여 예를 들었다.
| 가정 | 교회 | 사회 | |
|---|---|---|---|
| 일대일 | – 아이들과 성경 읽기 및 기도 – 배우자와 성경 읽기 및 기도 – 가족들에게 편지하기 – 일상의 대화 중 성경 말하기 | – 새 신자와 성경 공부 – 일대일 성경 읽기 및 기도 모임에 초대하기 – 교회 방문한 손님 또는 새 신자 챙기기 | – 전도 행사에 이웃 초대 – 전도지, 신앙 서적, 설교 등을 전달하기 – 개인 간증 나누기 – 노방 전도하기 – 관계 전도하기 – 일상 대화 속 진리 전하기 |
| 소그룹 | – 가정 예배, 성경 읽기 및 기도 | – 소그룹에서 성경 공부 및 기도 – 교회 학교에서 가르치기 – 형제/자매 모임 참석 | – 소그룹에서 전도하기 – 전도 훈련반 참석 – 학교에서 성경반 운영하기 |
| 더 큰 규모 | – 가족 모임 및 행사에서 기독교 메시지 혹은 성경 구절 넣기, 기도 | – 종종 설교하기 – 간증 또는 격려하기 – 찬양 인도하기 – 성경 낭독 | -간증이나 전도의 메시지 전하기 |
“나는 지금 이 일을 하지 않고 있는데”라는 죄책감이 생기거나, “나는 이 일을 하라고 해도 못 할 것 같은데”라며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면, 5장에서 저자가 하는 말을 들을 준비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