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샬과 페인이 쓴 <격자와 덩굴>의 구체적인 적용 부분에 들어왔다. 건강한 교회의 목자는 모든 성도가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 격자를 세우는 일꾼이 아니라 덩굴처럼 복음으로 자라나는 일꾼이 되기를 원한다. 다른 말로 하면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목회 현장에서는 설교, 회의 준비, 행사 및 운영 관리, 가정과 목회적 위기관리 등 그 밖의 일들로 허덕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주에 돌아볼 수 있는 성도의 수가 제한적이고,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잘 버틸 것이라고 가정하며 긴급한 돌봄이 필요한 사람 위주로 돌보면서 다른 사람은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목사가 맡은 양들은 목자장이신 그리스도의 돌봄 아래 있다. 그것이 얼마나 목자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는가! 그러나 시간과 체력을 지혜롭게 사용하여 성도 전체가 복음으로 성장하도록 최대한 노력해야 할 책임이 맡겨졌다는 측면에서, 목사는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을 먼저 돌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그들로 긴급한 돌봄이 필요한 성도를 돕도록, 즉 제자를 훈련하는 제자로 훈련하는 것이 옳다. 물론, 목회적 응급 상황과 문제들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만 돌보느라 급급한 목회가 장기화되면 결국 건강하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다른 사람을 섬기도록 훈련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실패한다. 그렇게 덩굴 전체가 시들어가는 것이다.
바울과 동역자들
바울은 기독교 사역이 팀 사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신약 성경에서 바울과 관련된 이름은 100명에 이르며, 그 중 36명은 가까운 동역자들(συνεργοὶ)과 사역자들(διάκονοι)이다. 먼저, 이 두 가지 칭호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1) 동역자들(συνεργοὶ)
바울은 자신을 복음의 일꾼으로 소개하면서(고전 3:8-9; 빌 1:22; 골 1:29), 같은 일에 동역하는 일꾼을 가리켜 “동역자들”이라고 부른다: 브리스가와 아굴라(롬 16:3), 우르바노(롬 16:9), 디모데(롬 16:21), 에바브로디도(빌 2:25), 유오디아와 순두게(빌 4:2-3). 이들은 하나님이 맡기신 일에 헌신하는 하나님의 일꾼이자,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 동참하는 하나님의 동역자였고, 형제 사랑으로 연합된 관계 안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였다.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복음 사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일로 함께 수고했다(고전 3:5-9).
2) 사역자들(διάκονοι)
바울은 그의 대리자 역할을 한 동역자들을 가리켜 “사역자”라고도 불렀다: 아볼로(고전 3:5), 스데바나의 집(고전 16:15-18), 에바브라(골 1:7; 4:12), 두기고(엡 6:21; 골 4:7), 아킵보(골 4:17), 디모데(딤전 1:18). 그들은 바울을 대신하여 그가 맡긴 일을 수행했지만, 그 일은 궁극적으로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복음 사역이었다. 그들은 단순히 심부름만 한 것이 아니라 말씀의 확장,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사역을 맡았다.
결론적으로, 바울에겐 제자가 없었지만, 수많은 동역자들과 사역자들이 있었다. 그는 복음 사역이 팀 사역이라는 걸 잘 알았고, 자신과 함께 일하는 성도의 은사를 귀하게 여겨 그들에게 설교자, 전달자, 교회를 돌보고 세우는 일꾼 등의 역할을 기쁨으로 맡겼다. 물론, 바울의 사역은 순회 사역이었고, 그와 동역한 이들의 일부는 각 지역교회 장로이기도 했지만,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가 모든 사역을 혼자 한 것이 아니라 팀으로 함께 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복수 목회를 추구하는 교회에서조차 바울이 보여준 협동 사역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다. 전임 목회자가 도저히 홀로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지느라 전전긍긍하는 교회가 너무 많다. 개인 전도 및 전도자 훈련, 소그룹 인도 및 감독, 새신자 양육 및 양육자 훈련, 청년부 인도, 다음 세대 지도자 훈련, 일대일 상담 및 상담자 훈련 등을 목회자 홀로 책임지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마샬과 페인은 제자를 만드는 제자들로 가득 찬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수고할 동역자를 모으고 훈련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동역자를 훈련하기 위한 팁들
만일 여러분이 단지 열 명의 잠재적인 동역자들을 모으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어떨까? 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함께 사역할 수 있는 가능성들에 대해 그들을 훈련하고 마음을 뜨겁게 한다면 어떨까? 어쩌면 여러분은 1년 동안 다른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주 그 동역자들을 거실에 모아 함께 성도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연구하며, 신학을 토론하고, 서로에게 죄를 고백하고, 사역의 여러 측면에 관하여 훈련하는 일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1년이 끝날 무렵이면, 여러분은 복음 안에서 한마음이 된 긴밀한 팀, 여러분과 함께 사역할 준비가 되어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는 복음의 동역자들을 얻게 될 것이다.
먼저, 동역자 훈련에 참여하는 모든 성도에게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설명해야 한다. 자신의 삶을 바칠만한 가치 있는 대의, 즉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제자를 삼는 일에 헌신하는, 영광스럽고 장엄한 일을 맡게 되는 것임을 충분히 알게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1) 어느 정도의 시간 헌신이 필요한지, 2)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3) 어떤 훈련을 받게 될 것인지, 4) 어떤 사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 마샬과 페인은 실제적인 동역자 훈련 시간을 다음과 같이 인도할 것을 제안한다:
활동 시간 성경 공부: 그룹 성경 공부를 인도하는 방법 훈련, 본을 보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줌 30분 기도: 말씀에 대한 반응으로 기도하고, 사역의 여러 측면을 위해 기도 10분 목회: 특정 회중의 목회적 필요와 상황 나누고, 현재 섬기고 있거나 앞으로 섬길 수 있는 사람들에 관하여 논의, 비밀 유지 원칙을 지키면서 어떻게 성도가 성장하도록 도울지 논의 15분 기도: 회중 가운데 있는 특정 사람을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 10분 사역 활동 검토: 지난 주일 예배, 행사, 프로그램을 평가, 무엇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어떻게 팀으로 사역할 수 있을지 논의 15분 훈련: 확신, 인격, 역량에 관한 구체적 훈련. 신학적 주제를 강의로 다루거나, 경건한 인품과 성품을 어떻게 훈련할 것인지에 관한 토론이 될 수도 있다 30분
이렇게 시간을 운영하면서, 동역자들이 1년 간 모든 동역자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도록, 매주 적어도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숙제 및 준비하도록, 1년이 다 되면 적어도 한 사람과 일대일로 만나서 제자를 훈련할 수 있도록, 그리고 1년간 확신, 인격, 역량에 관하여 개인적인 진보를 보이도록 강력하게 권면하라고 저자들은 요구한다. 마지막 진보의 부분에 관한 예시로 확신(conviction)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삼위일체, 교회의 목적에 관하여 더 깊이 이해하기, 인격(character) 부분에서는 기도와 성경 읽기로 경건의 훈련을 확립하기, 역량(competence)에선 누군가와 일대일로 만나 성경 읽는 방법을 훈련받기 등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로는 인격 부분은 성품과 관련하여 단순히 기도와 성경 읽기가 아니라 인내, 용서, 온유, 자비 등의 성품을, 특별히 문제가 되는 부분을 다듬고 거룩하게 변화되기 위한 목적으로, 빚어가는 한 해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동역자들, 덩굴 일꾼들, 그리고 더 큰 그림
마샬과 페인은 지금까지 1-8장까지 설명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필자의 요약 및 정리가 반영되었다):
- 하나님은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계신가?
하나님은 성령께서 뒷받침하시는 복음 선포를 통해 사람들을 그의 나라로 부르고 계신다. 그분은 그리스도와 그분과 연합한 성도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우주적 덩굴을 자라게 하고 계신다- 하나님의 은혜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된 모든 사람은 단지 그 덩굴의 일부가 아니라 덩굴 일꾼이다. 제자를 만드는 사람, 복음의 동역자다. 직분을 가진 사람도 있고 직분을 갖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모두가 말씀을 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면에서 같다
- 훈련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덩굴 일꾼을 길러내는 과정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기도 가운데 다른 성도를 하나님의 진리로 이끌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프로그램이나 체계를 말하는 게 아니다. 성경에 관한 이해와, 인격의 성숙, 그리고 실제로 다른 성도를 양육하는 역량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일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사역이다.
- 그래서 훈련은 복음 성장의 엔진이다. 성장은 비신자에서 새신자로, 새신자에서 성숙한 신자로, 성숙한 신자에서 복음의 동역자로 일어난다. 그리고 복음의 동역자는 훈련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누군가를 훈련하는 사람이 된다.
- 교회 전체를 복음으로 성장시키려면, 먼저는 소수의 동역자 모임을 만들고 그들을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백 명의 성도를 한꺼번에 훈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열 명은 가능하다. 그렇게 점차 복음의 동역자들이 세워지도록 일하는 것이 성경적인 복음 성장, 교회 성장의 원리다.
만일 목회자 혼자 또는 목회자와 교역자들만 성도를 돌아본다면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동역자들을 택하여 제자 삼는 일로 그들을 고무시키고, 함께 성도를 돌보기 시작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이런 그림이 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성도가 성장하여 제자를 훈련하는 제자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주님께서 교회에 명령하신 사명이 아닌가?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마 28:19-20). 모든 그리스도인이 덩굴 일꾼이 되는 것, 그 사역에 동역할 수 있는 신념과 인격과 역량을 갖춘 자로 자라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고 또한 주님이 원하시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렇게 할 때, 교회엔 일꾼의 수가 증가한다(직분과 상관없이), 사역의 양도 늘어난다. 더 많은 사람이 기도하며 성경의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일대일로 돌보기 시작한다. 그러면 점점 동역자가 되는 성도가 늘어나게 될 것이다. 다음과 같이:

마샬과 페인은 마지막으로 “사역은 언제나 실제 사람들을 다루기 때문에 복잡하다”라고 말하면서, 세 가지 그림과 단순화한 훈련 과정을 깔끔하고 정돈된 방식으로만 보지 말 것을 권한다. 동역자 중에서는 중도하차 하는 사람도 있고,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하는 이들도 생기며, 처음엔 동역자로 보이지 않던 사람이 영적으로 빠르게 성장하여 핵심 일원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동역자와 덩굴 일꾼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많은 성도가 누군가에게 훈련받거나 누군가를 훈련하는 성도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주도적으로 나서며,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마치 덩굴이 사방으로 뻗으며 격자를 넘어 자라는 것처럼 자라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성장의 핵심은 자라나게 하시는 하나님께 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으신 주님께서 교회와 항상 함께하시면서 복음이 성장하도록 일하신다. 그 고귀하고 영광스러운 일에 우리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가. 그리고 그 일에 성도를 참여하도록 권하고 훈련하는 것은 얼마나 필수적인가? 그것이 교회가 건강하게 자라는 성경적인 방법이다. 이것이 옳다고 여겨진다면, 먼저 소수의 동역자 그룹을 선발하고 훈련하는 것을 시작해 보라. 그것이 저자들이 말한 복음 성장의 첫 단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