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 시리즈는 매트 챈들러와 제라드 윌슨이 쓴 The Mingling of Souls(“결혼, 하고 싶다”, 두란노)의 첫 번째 부분인 “연애, 하고 싶다: 첫 끌림에서 영혼의 어우러짐까지” 부분을 정리하여 쓴 것입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합니다.

구애(愛:Courtship)

 구애는 결혼을 하기 위한 연애 혹은 교제를 말합니다. 데이트와 비슷하지만 더 깊은 관계 안에 들어온 데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챈들러는 이 단계를 ‘연애하는 수준을 넘어 중요한 문제들을 정리하는 단계’라고 말합니다.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 단계를 설명합니다.

이 단계는 단순히 서로에게 끌려서 데이트만 하는 단계가 아니라 결혼에 관한 비전으로 만나는 단계다. 아직 결혼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결혼할 가능성이 있고 이 점에 대해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한 상태다. 주변 사람들도 두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만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이제는 서로를 ‘알기’ 위한 대화보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대화가 잦아진다. 이 단계는 공식적인 약혼 전이지만 단순한 연애보다는 더 진지한 관계다. 이것이 내가 ‘구혼’으로 부르는 단계다(79p).

구혼의 단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더 이해하기 위해 여러 범주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서로에게 하라고 권합니다.

*과거에 대한 질문: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가? 어떤 큰 사건들을 겪었는가? 어떤 사건이 삶에 영향을 끼치고 성장을 돕거나 방해했는가? 어떤 죄를 회개하기가 가장 힘들었는가?)

*현재에 대한 질문: 현재 어떤 문제가 있는가? 매일의 고난을 어떻게 다루는가? 영적 성장을 위해 서로 격려하고 질책해 주는 친구들이 있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희망에 대한 질문: 자신이나 배우자, 가족에 대해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가?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과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어떤 식으로 보고 있는가?

*꿈에 대한 질문: 무엇에서 성취감을 느끼는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당신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비전을 품고 있는가?

*상처에 대한 질문: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가? 어떤 사건으로 인한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는가? 누가 어떻게 상처를 주었는가? 어떤 사건의 기억이 지금도 그 사람을 괴롭히고 있는가?

과거를 나누라

서로의 삶을 열어 보이는 것은 관계가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자라나는 과정 중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대화가 더 깊고 풍성해져야 합니다. 챈들러는 자신을 열어 보이는 것에 방어적이고 불편해하는 상대방을 오래 참고 사랑으로 부드럽게 다가가라고 말합니다. 

구혼 단계에서는 남은 평생을 이 사람과 함께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람 안에 우리 관계를 위한 헌신과 성실함이 있는지, 굳은 의지가 있는지 이 과정을 통해 확인해 나가야 합니다. 지혜로운 조언자의 도움을 얻는 것도 좋습니다.

저자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아가씨가 구혼 관계에서 솔직하게 자신을 열어 결국 관계를 정리하게 된 예시를 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혼 단계에서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녀의 문제를 잘 알고 그 문제를 함께 안고 가려는 의지와 신념의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문제를 알리지 않았는데 후에 그것을 성실하게 다룰 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일 것입니다.

도망가지 말고 문제를 함께 다루라

다음의 이야기를 잘 들어보십시오.

관계가 깊어지면 약점과 마음 깊은 곳의 문제점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럴 때 문제가 없는 척하는 커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감추고, 관계가 점점 진지해져 가는 현실을 부인하기 위해 뭔가에 의존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성이라는 약물을 의존한다. 결국 진정한 대화를 더 이상 하지 않을 지경이 되도록 육체적으로만 치닫는다. 혹은 만나면 수동적인 활동만을 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차분하게 대화할 틈이 없이 정신없이 이루어지는 야외 활동이나 영화 같은 실내 활동에 몰두 한다. 육체적인 관계에 열중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면 친밀해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착각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성경이 정한 울타리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진정한 친밀함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에 관해 진정으로 알 수 없다. 그저 서로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결혼하지도 않고서 부부의 특권을 누리려고 하면 그 결과는 실로 참혹하다(92-93pp).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육체적으로 친밀한 사랑이 친밀감의 모든 것처럼 묘사됩니다.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면 친밀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저자의 말처럼 서로의 문제를 알고 그 문제를 함께 다루려는 노력 없이 육체적 관계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 자체에 열중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서로의 약점이나 문제들을 전혀 다루지 않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혹 이 관계가 나중에 결혼까지 가더라도 그때 그들은 서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되며 그때 서로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신뢰와 의지의 사랑은 서로의 육체를 잘 알거나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약점과 문제를 알고 그것을 함께 다루려는 노력에서 자랍니다. 

점점 강해지는 성욕을 다루라

저자는 “성경에서 기다리라고 말할 때는 우리에게서 뭔가를 빼앗기 위함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좋은 경험을 빼앗으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 좋은 경험으로 이끌려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라 말합니다. 세상은 속궁합을 봐야 결혼해서 행복하다고 말하지만 저자는 그것은 세상이 심어준 거짓에 불과하다고 지적합니다. 

성은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고 선한 것이지만 “결혼의 언약 안에 있는 남녀가 계속해서 새롭게 연합되기 위한 행위”로서 작용할 때만 건강하고 아름다운 성이 됩니다. 그러니 구혼의 관계 속에서도 사단이 주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결혼한 거나 다름없다”라는 거짓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지 마십시오.

저자 챈들러는 자신도 연약하고 실수가 많았던 사람이라는 것을 책 초반에 밝힙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그렇다고 해도 주 앞에 나와 회개하고 경건한 방식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을 다짐하십시오. 저자는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새로워지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말합니다.

구혼의 단계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많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에게 나를 알리기 위해 담대함과 용기가 필요하고, 상대방의 문제와 약점을 담당하기 위해 오래 참음과 온유함이 필요합니다. 성욕을 다루기 위해 절제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온전하지 못한 우리를 강하게 붙들고 계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자비가 필요합니다. 그분에 대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구혼의 단계에서 더 간절히 자주 기도하십시오. 서로를 위해, 두 사람의 관계를 위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기도를 드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모든 지혜와 능력이 두 사람의 관계 속에 풍성히 거하여 하나님이 짝 지어주신 부부의 관계를 맺는 과정 속에 두 사람의 영혼을 더 친밀하게 어우러지게 하시고 서로를 성실과 의지로 사랑할 수 있게 힘을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