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 시리즈는 매트 챈들러와 제라드 윌슨이 쓴 The Mingling of Souls(“결혼, 하고 싶다”, 두란노)의 첫 번째 부분인 “연애, 하고 싶다: 첫 끌림에서 영혼의 어우러짐까지” 부분을 정리하여 쓴 것입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원합니다.
때가 될 때까지 사랑을 키우지 마라
뭔가 이상한 조언입니다. ‘사랑은 안되더라도 끝까지 다 내어주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세상에서 때가 될 때까지 사랑을 키우지 말라니요. 특별히 “끌림”에서 다룬 내용처럼 여러 가지 인격에 대한 평판을 확인하고 확실한 사람이라는 믿음이 생겼는데 사랑을 키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매트 챈들러는 이 시대 연애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합니다.
요즘 연애는 마치 중고차를 파는 것과도 같다. 많은 중고차업자는 판매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은 숨기고 판매에 도움이 되는 부분은 과장광고를 한다. 그렇다면 요즘 연애에서 판매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성(性)이다. 요즘 연애는 자신의 흠 많은 진짜 모습을 숨기고, 배우자를 위해 끝까지 남겨 둬야 할 것을 선전하는 판매 행위처럼 변질되었다. 몇 십 년 사이에 상황이 크게 변했다. 인간들의 못 말리는 정욕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요즘 연애에서는 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 졌다. 심지어 성이 목적이 되어버렸다(54p).
바른 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은 연애를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해야 합니다(마 10:16). 그래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1. 자신의 감정에만 사로잡히지 말라
연애는 상호적이어야 합니다. 상대방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껴야 합니다. 저자는 여자를 불안하게 하거나 압박하지 말고 싫다고 하면 더는 집적대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언제나 정중하게 대해야 합니다. 여자 역시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한 남자를 위협하거나 유혹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의 감정이 다른데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로 억지로 상대방을 얻는다 해도 결국 후회, 분노, 상처를 남깁니다.
내가 상대방에게 느끼는 감정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상대방이 나와 같은 감정인지,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사람인지 생각하면서 만나야 합니다.
2. 서로를 세워주는 관계인가?
연애 중에 스스로 물을 수 있는 질문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세워주는 관계인가?’
저자는 이렇게 자문하라고 권합니다.
지금 마음을 준 사람과의 관계가 당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있는가?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당신의 진을 빼놓고 있는가? 그 사람을 만날 때마다 혼란스럽고 눈물이 쏟아지는가?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관계를 정리하는 편이 현명하다…이런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나빠질 뿐이다. 익숙해진다고 해서 더 좋은 행동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편해져서 긴장이 풀리면 오히려 나쁜 행동이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처음 사귀기 시작할 때는 누구나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최선의 행동을 보인다. 따라서 서로 마음을 열기 시작할 단계의 ‘최선의 행동’이 엉망이라면 최악의 행동은 어느 정도일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60-61pp).
3. 경건한 친구들이 인정하는 관계인가?
미련한 자는 자기 행위를 바른 줄로 여기나 지혜로운 자는 권고를 듣느니라(잠 12:15)
나를 잘 알고 영적으로 경건한 친구들이 내가 맺고 있는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희노애락을 함께 해온 사람들, 당신을 위해 늘 기도하는 사람들, 당신을 격려하고 소중한 조언을 해 주는 사람들, 그들이 당신의 연애 관계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가? 그들이 기뻐하는가? 아니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쳐다보는가?”라고 묻습니다.
우리는 내가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사람을 찾아 그들의 조언을 들으려는 이상하고 나쁜 습성이 있습니다. 경건한 친구들, 가족들, 교회의 목회자, 영적 리더들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 보지 않으려고 하는 부분을 보고 귀중한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그들이 내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어떤 문제점을 보는지, 어떤 발전 가능성과 유익을 보는지 물어 유익을 구할 수 있습니다.
4. 상대방을 얼마나 생각하는가?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사람과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사랑은 한 방향으로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건강한 관계가 될 수 없습니다. 만일 내가 그 관계 속에서 미지근하고 큰 감흥 없이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친구 관계로 돌아가라고 저자는 조언합니다.
5. 안전과 순결한 관계인가?
저자는 여러 번 성을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며 성이나 성욕 그 자체가 죄는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만 그것이 순기능을 하며 하나님의 뜻 안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데이트는 안전한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남자가 알아서 여자의 순결을 지켜 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자들이여, 여자 친구가 당신의 손을 뿌리치거나 성에 관한 하나님의 계획을 장황하게 설명해야 할 때 얼마나 괴롭겠는가. 여자에게 그런 부담을 주지 마라. 성적 유혹에 빠질 만한 상황을 알아서 피하라(68p).
6. 미래의 약속이 있는 관계인가?
저자는 조금 충격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상대방이 당신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사실상 연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그는 당신을 갖고 놀고 있을 뿐이다. 결국 마음에 큰 상처만 입게 될 것이다(71p).
연애는 하나님이 계획하신 결혼으로 가는 과정이며 그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야 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에 목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그리고 공적으로 어느 시점에 그 목표가 알려지지 않으면 불안하고 위험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특별히 성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연애의 관계는 결혼이라는 관계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유익과 즐거움을 미리 다 빼내 먹고 책임은 지지 않는, 언제든 헤어져서 관계를 쉽게 정리할 수 있는 불안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후회, 죄책감, 쓴뿌리, 상처 등을 남길 수 있는 엄청난 위험을 안고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미래의 약속 아래 신실하게 관계를 안전하고 순결하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연애의 과정이 결혼을 향하고 있음을 서로가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하며 그 여정을 함께 가지 못하게 되는 결정을 할 때도 친구 관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아름답고 순전한 만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랑의 감정은 참 복잡하고 강렬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입니다. 우리가 그 감정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기도 하고 이웃을 사랑하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배우자를 내 몸처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연애는 그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입니다.
오직 자기감정에만 충실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로를 세워주는 관계로 발전해 가야 합니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경건한 사람들의 격려와 기도 안에 세워져야 합니다. 안전과 순결을 지키며 결혼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결혼”의 때가 이르기까지 연애라는 항해를 안전하고 신중하게 그리고 건강하고 아름답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