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코로나 사태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는 지속적으로 자기 건강을 점검한다는 것이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한다. 손을 깨끗이 씻는다. 세정제를 사용한다. 거리 두기를 실천한다. 이제는 일상이 된 수칙은 자기 건강을 지키고 가족의 건강을 보호하며 나아가 이웃의 건강을 생각하는 사랑의 방침이다.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무시하는 이들이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시민은 자발적으로 수칙을 준수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돌볼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인정한다. 모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복잡하고 다양한 의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코로나 사태가 교회 안에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도 이와 유사하다. 가정을 돌볼 책임이 가장에게 있다는 것, 특별히 영적으로 인도하고 가르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코로나로 인해 교회학교 기능이 약해지면서 가장 그리고 부모 역할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최근에 학생들의 교육 수준 차이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똑같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더라도 부모가 얼마나 아이 교육에 신경쓰고 돌보는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학교 교육이 제공하는 교육의 질은 모든 학생에게 같지만, 학생을 지도하는 부모에 따라 얻는 교육 수준이 달라진다.

교회 학교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심지어 오프라인)으로 제공하는 영의 양식은 같다. 하지만 부모가 그 양식을 자녀에게 어떻게 먹이느냐에 따라 자녀의 영적 성장이 달라진다. 코로나 이전에도 교회 학교는 보조 수단, 가정은 주요 수단으로 자녀의 영적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역할이 더욱 분명해졌다. 가정에서 영적 돌봄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자녀가 영적 교훈과 훈계를 얻는 수준이 달라진다. 보통 ‘책임’을 강조하면 ‘탓’을 하는 것처럼 오해할 때도 있다. 부모 책임이니 교회 탓하지 말라는 식으로. 하지만 오해하지 말라. 가정과 교회는 함께 믿음의 다음 세대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주 역할과 보조 역할에 맞게 협력할 때 그 일은 가능하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무를 다하는 것처럼, 우리는 자신의 영적 건강과 가족의 영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맡겨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 성경은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라고 경고한다(딤전 5:8). 이 말씀은 경제적인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돌봄의 범위는 물질적인 영역에 제한되지 않는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남편은 아내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해야 하는데, 주님은 자기 신부를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다(엡 5:26). 성경을 아는 지식이나 신앙의 깊이에 상관없이 아내에게 말씀을 공급하고 말씀으로 인도하고 보호해야 할 책임이 남편(가장)에게 있다.

가정의 영적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할 신앙지침이 있다면 무엇일까?

1. 믿음의 호흡을 보호하는 기도를 항상 착용하자
마스크는 우리 안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준다. 그래서 항상 착용한다. 이처럼 우리 믿음이 건강한 숨을 쉬려면, 신앙에 이물질이 침투하는 것을 막으려면 우리는 항상 기도해야 한다. 특별히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매일 갖는 것이 좋다. 우리에게 음식을 비롯한 여러 필요를 때에 따라 공급하시는 하나님을 기도로 기억하라. 매일 벌어지는 일과 해야 할 일을 기도로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에 맡기라. 일과를 마치고 그 모든 일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 하나님께 기도로 감사하라.

2. 영의 양식을 제때제때 챙겨 먹자
건강한 식습관은 제때 정량을 먹는 것이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영의 양식…을 먹을 때 과식이란 없고, 영의 만찬에 있어 자제라는 미덕은 없다”라는 말을 했다. 실제로 영의 양식을 너무 많이 먹거나 자제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먹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적어도 제때 정량을 먹어야 건강할 수 있다. 교회에서 공적인 가르침이 있다면 빼먹지 말고 찾아 먹자. 교회 학교가 자녀에게 제공한 가르침을 제때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챙겨주자. 매일 성경 읽기나 큐티를 함께 하는 것도 좋다. 듣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나눠야 한다. “오늘 들은 말씀 통해서 무얼 배웠니?” “어떤 생각을 했니?”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나눔은 먹은 양식을 잘 소화하여 삶에 양분을 제공하도록 돕는다.

3. 영적 건강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를 차단하자
코로나 사태에 유행한 문구 중 하나는 “Stay Healthy at Home”이다. ‘건강하게 집에 있어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영적 건강을 위협하는 바이러스는 안타깝게도 집 안으로 쉽게 침투한다. 스마트폰으로 보는 기사나 영상을 통해서, TV를 통해 접하는 미디어를 통해서, 심지어 가족 구성원의 말과 삶을 통해서 영적 건강을 위협하는 유혹과 악을 맞닥뜨릴 수 있다. 빌립보서 4장 8절을 당신과 가족이 접하는 모든 것을 걸러내는 체로 활용하라. 참되고, 경건하고, 옳고, 정결하고, 사랑받을 만하고, 칭찬받을 만하고, 덕과 기림이 있는 것. “이것을 하나님도 기뻐하실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대하라.

코로나는 여러 방면에서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위협하고 나태하게 만든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 코로나 덕분에 우리는 영적 건강을 지킬 책임감을 더 강하게 느낀다. 누가 해줄 수 있는 영역이 있지만 누가 해줄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자녀의 건강을 책임지신다는 걸 믿는다. 하나님께서 나를 그리고 내 가족을 자라게 하신다. 그렇게 하시려고 교회에 세우신 말씀의 씨뿌리는 이와 물 주는 이가 있다. 하나님은 가정에도 말씀의 씨뿌리는 자와 물 주는 이를 세우셨다. 그것이 바로 당신이다.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당신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는 하나님, 그분을 신뢰하며 항상 그분께 복종하여 당신의 구원을 이루라(빌 2:12-13). 자녀의 입에 제때 정량의 떡을 먹이는 것처럼 자녀의 영혼에 제때 정량의 말씀을 먹이는 것에 신경 써라. 자신과 가족과 모두의 건강을 위해 우리에게 맡기신 의무를 다할 때, 하나님은 시냇가에 심겨진 건강한 나무처럼 우리 삶을 형통하게 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