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진실로 사랑하는 방법은 곧 하나님께서 가정 안에 두신 남편의 역할에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충성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하나님께서 남편에게 요구하신 첫 번째 역할, 배우는 자(LEARNER)에 관해 다루었고(벧전 3:7), 이번에는 인도자(LEADER)에 관해 살펴보기 원합니다.

“남편은 집안의 가장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 가정의 “인도자” 혹은 “리더”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리더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먼저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로 리더가 독재자나 지배자처럼 권위를 남용하여 군림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반항으로써 “리더”의 역할만 남기고 그 권위를 무시하여 마땅히 순응하고 따라야 할 의무와 책임을 간과하는 문제가 오늘날 대두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적인 “리더”는 이 두 가지 극단에 치우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위임하신 “권위”를 인정하고 그 권위를 하나님이 주신 역할에 충성하는 것에만 사용하는 것이 성경적인 리더십입니다. 부부관계 속에서 하나님은 분명 남편에게 “권위”를 주셨습니다.

이는 남편이 아내의 머리 됨이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그가 바로 몸의 구주시니라. 그러므로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하듯 아내들도 범사에 자기 남편에게 복종할지니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엡 5:23-35)

최근에 성경학자들 가운데 “머리”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권위’가 아닌 다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바로 따라오는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 됨과 같음이니” 때문에 그렇게 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 되신다는 말의 의미에는 분명히 ‘권위’가 포함됩니다.

교회가 그리스도에게 ‘복종’해야 하는 것처럼 “아내들도 범사에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명령한 것을 보면, 확실히 바울은 이 말씀을 통해 가정을 이끌어 가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그 권위를 부여한 대상이 남편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하여 분명히 밝히신 대로 남편은 가장으로서 가정을 잘 이끌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계속된 바울의 기록을 통해 남편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이 독선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이 아니라 “오직 양육하여 보호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에게 함과 같이”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씀해주셨습니다(엡 5:29).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셨고, 물로 씻어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사 거룩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사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셨습니다(엡 5:25-26).

여기서 우리는 남편이 마땅히 가져야 할 리더십에 관하여 적어도 두 가지 진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남편이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두 가지 진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장이 가진 권위는 목적이 뚜렷하다

첫째, 남편의 리더십은 목적이 아주 뚜렷합니다. 남편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혹은 세상이 좋다고 말하는 대로 가정을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남편에게 주신 권위는 그런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물로 씻고 말씀으로 깨끗하게 하시고 자기 앞에 영광스러운 교회로 세우시기 위해 자기를 주신 것처럼, 남편은 바로 이 목적을 가지고 가정을 이끌어야 합니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 구성원(자녀들)의 성화를 목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물론 성화는 전적인 하나님의 사역으로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를 거룩하게 하십니다(살후 2:13).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도구로서 사람을 사용하시는데, 교회의 몸을 이루는 각 지체가 서로의 성화를 돕는 성화의 도구가 되는 것처럼, 가정 안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성화를 돕는 성화의 도구가 됩니다. 특별히 남편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티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거룩하고 흠이 없게 되어가고 있는지 점검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사용하여 그들을 삶 가운데 하나님께서 성화의 역사를 이루시도록 이끌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말씀을 가르치고 돌보는 은사를 가진 일꾼을 세우시는 것처럼, 가족 안에 말씀을 가르치고 돌보는 역할은 일차적으로 남편에게 주어졌습니다. 옛 언약의 백성인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은 자녀가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말씀을 강론하라고 부모에게 명령하셨습니다(신 11:19). 솔로몬은 여러 번 자기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내 아들아 여호와의 징계를 경히 여기지 말라 그 꾸지람을 싫어하지 말라(잠 3:11)
내 아들아 지식의 말씀에서 떠나게 하는 교훈을 듣지 말지니라(잠 19:27)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와 같지 않습니다만, 남편의 이 역할은 아내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영적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하게 여기라는 명령에 순종하는 것은 아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자라나고 있는지 살펴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그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나도록 힘써 돕는 것을 포함합니다(벧전 3:7).

존 바넷은 그의 책 “말씀 충만한 가족의 기쁨”에서 남편이 아내를 진리로 인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소개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142-62페이지).

*경건의 시간을 함께 하라
*매일 15분씩 성경을 함께 읽어 일 년에 일독하라
*좋은 신앙 서적을 함께 읽고 나누라
*교회 집회에 모이기를 힘쓰도록 인도하라
*성경 공부나 세미나 등에 함께 참여하라
*식사 시간에 내가 배운 것들, 읽는 것들, 들은 것들에 대해 나누어 주라
*아내의 여러 가지 질문들에 성경적으로 잘 대답해주라
*아내가 영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좋은 사람을 만나게 도와주라

남편들이여, 꼭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가정을 인도하는 자입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나님은 우리에게 책임과 권위를 주셨습니다. 가장의 권위는 아무런 방향 없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의 권위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가정을 하나님께 더 가까이 인도하기 위해,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닮도록 가장인 우리는 권위를 사용해야 합니다.

잠든 아내와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영혼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지요. 우리는 그들을 어디로 이끌고 있습니까?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가 그들을 그리스도 예수께로 확실히 이끌어가는 가장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가장이 가진 권위는 희생적인 사랑으로 발휘된다

남편이 마땅히 가져야 할 리더십에 관한 진리 그 두 번째는 권위가 발휘되는 모습에 관한 것입니다. 가장이 가진 권위는 독선과 고집, 무력과 분노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희생적인 사랑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리스도는 교회를 이끌어 가시기 위해 “자기를 주”셨습니다(엡 5:25). 목숨을 내어 주셨다는 말입니다.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요 15:13). 가장 큰 사랑으로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남편이 아내에게 보여야 할 사랑이며, 이 희생적인 사랑이 남편이 발휘해야 할 리더십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베드로는 교회를 인도하는 장로에게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고 권면했습니다(벧전 5:2-3). 마찬가지로 가장은 가정을 인도할 때 주장하는 자세가 아니라 본이 되어 인도해야 합니다. 여기엔 많은 희생과 사랑이 요구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인도하시면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 11:29). 온유와 겸손은 사랑의 특징입니다(고전 13:4). 남편은 예수님께 희생적인 사랑의 본을 배워야 합니다. 가장으로서 가정을 이끌어갈 때 사랑으로 이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희생적인 사랑’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말이 아내의 죄를 간과하거나 아내에게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오로지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대로 가장은 가정의 영적 필요를 보고 분명한 목적지를 향하여 가정을 이끌어갈 책임이 있습니다. 때로 아내가 그리스도를 더 닮도록 돕기 위해서 아내를 경책하고 바로잡아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때 가장이 발휘하는 권위가 희생적인 사랑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아내가 범죄한 일이 드러나거든 “온유한 심령으로” 자기 자신을 겸손히 돌아보며 바로잡아야 합니다(갈 6:1). 불만이 있더라도 용납하고 주께서 우리를 용서하신 것 같이 조건 없이 용서해야 합니다(골 3:13). 무엇보다도 뜨겁게 아내를 사랑하여 허다한 죄를 덮을 수 있어야 합니다(벧전 4:8).

그리고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일에 있어서 아내가 보고 배울 수 있는 본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정의 재정 예산을 균형 있게 세우고, 지혜롭게 돈을 사용하며, 신실하게 헌금하고, 시간을 규모 있게 사용해야 합니다. 아내를 영적으로 인도하는 자로서 남편은 영적인 면에서도 본이 되어야 합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권면한 것이 남편에게 적용될 것 같습니다.

오직 말과 행실과 사랑과 믿음과 정절에 있어서 믿는 자에게 본이 되어…읽는 것과 권하는 것과 가르치는 것에 전념하라…이 모든 일에 전심 전력하여 너의 성숙함을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딤전 4:12, 15)

아내에게 나타나게 하십시오. 당신이 그리스도 안에서 점점 더 성숙하고 있음을 보여주십시오. 말뿐이 아니라 행실에서도 경건한 삶과 믿음을 확실히 드러내는 본이 되어 주십시오.

남편들이여, 우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성품으로 쉽게 분노하며 거친 말로 아내를 이끌 때가 많지 않습니까? 이제 그렇게 인도하는 것을 그만둡시다. 가장이 가진 권위는 희생적인 사랑으로 발휘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겸손과 온유의 법을 배웁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신랑으로서 우리를 인도하시면서 아버지 하나님께 중보 기도하시는 것처럼, 우리도 아내를 인도하며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더 많은 말로 아내를 다그쳐 끌고 가려 하지 말고 말을 줄이고 더 많은 기도로 아내의 삶 속에 주님의 은혜와 진리가 더욱 풍성하게 더해지기를 그래서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모습으로 아내를 변화 시켜 주시기를 전심으로 기도합시다.

존 바넷은 그의 책 “말씀 충만한 가족의 기쁨”에서 남편이 아내를 위해 기도하려면 1) 아내의 필요를 잘 알고 있어야 하고, 2) 아내의 영적 상태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3) 아내의 현재 겪는 상황과 관계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4) 아내가 평소에 하는 말을 주의 깊게 잘 들어야 하며, 5) 잘 모를 경우 무엇을 위한 기도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6) 아내와 함께 기도하며, 7) 기도하는 시간을 매일 가지라고 권면합니다.

아내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가정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당신이 발휘하는 리더십이 희생적인 사랑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같이 기도하십시오. 그리스도와 교회의 그 아름다운 관계를 남편과 아내가 이 세상에 왜곡되지 않고 온전한 모습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모든 필요한 지혜와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구하십시오. 특별히 남편이 가장으로서 가정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분명한 목적을 위해 희생적인 사랑의 모습으로 권위를 힘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신랑 되신 예수님의 은혜가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하는 모든 남편의 심령에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