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아내와 갈등 속에 마귀가 하는 말
이상한 논리, 궤변, 좁은 관점과 극단적인 사고, 끓어오르는 분노,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대방의 말과 생각, 그리고 용납할 수 없는 행동, 지난날 모든 기억의 왜곡과 자기에게 유리하게 조합되는 사건들, 그래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자기합리화, 자기 정당화…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고, 나는 할 수 있는 만큼 했어…문제는 당신이야!
남편이 아내와 다툴 때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모든 남편은 이와 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히 아내와 심각한 언쟁이나 싸움을 벌일 때, 남편의 생각은 마치 무언가에 뒤집어 쓰인 것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합니다.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하거나 아내의 심정을 헤아리는 것은 고사하고, 자기 자신을 정직하고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합니다. 마치 마귀가 그 생각을 사로잡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아내에게 요구한 것은 지극히 작고 어렵지 않고 합당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것을 요구할 때 아주 정중하게 예의를 다하여 부탁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구한 것을 들어주지 않았을 때, 그 동기나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너무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배려나 관심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이런 대우 이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수고하고 노력한 것을 회상하며 억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배려하고 섬겨준 것에 대한 대가가 이것인가 배신감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옳고 아내가 틀렸습니다. 백번 양보해도 아내가 먼저 잘못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충분히 흐르고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 생각과 판단이 마치 무언가 쓰인 것처럼 좁고 편협하고 이기적이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 순간에 나는 누구의 말과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일까요?
참된 그리스도인은 마귀의 제물로 희생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능히 그를 악한 자로부터 보호하실 것입니다(마 6:13). 하지만 베드로가 경고하듯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기 때문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근신하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벧전 5:8). 뿐만 아니라 성경은 그리스도인에게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7), “마귀의 간계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으라”(엡 6:11), “마귀의 올무에 빠질까 염려하라”(딤전 3:7),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약 4:7) 등 마귀에게 속지 말고 대적하여 싸울 것을 명령합니다.
마귀는 처음부터 살인한 자요 진리가 그 속에 없으므로 진리에 서지 못하고 거짓을 말할 때마다 제 것으로 말합니다(요 8:44). 예수님은 마귀를 가리켜 “거짓말쟁이”, “거짓의 아비”라 부르셨습니다(요 8:44). 태초에 여자에게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는 거짓을 말한 마귀는 그 이후에도 인류를 거짓으로 속여왔습니다(창 3:4). 특히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가 여러 가지 말로 속이려는 장면은 마귀가 얼마나 거짓을 사랑하는지 또한 그 거짓으로 상대방이 잘못된 것을 택하고 그로 인해 멸망하는 것을 얼마나 기뻐하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마 4:1-11).
그러면 부부관계 속에서 마귀가 하는 거짓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초의 부부에게 마귀가 한 거짓말을 통해 살펴봅시다.
1. 내가 죄를 지은 건 내 아내의 죄 때문이다
마귀에게 속은 아담은 흥미롭게도 그 죄의 모든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깁니다. “(아내)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창 3:12). 아내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 열매를 먹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지난번 칼럼에서 다루었지만, 이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기고 자기는 책임이 없는 것처럼, 한 몸을 이룬 아내와 자신을 분리하여 자기의 유익만을 추구하는 것의 문제입니다. 정말 남편은 아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죄를 지은 것일까요?
태초에 하나님이 아담을 만드시고 그에게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 2:15-17). 그 후 하나님은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해 하와를 만드시고 그녀를 아담의 아내로, 두 사람을 한 몸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창 2:20-25).
그러므로 아내에게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잘 가르치고 인도해야 할 책임이 가장인 아담에게 있었고, 아내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실패했을 때, 아담은 아내가 주는 열매를 받아먹을 것이 아니라 아내를 바른길로 인도해야 했습니다.
아내가 죄를 범할지라도(하나님의 뜻에 반하여 선악과를 먹는 것), 남편은 죄로 반응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아내가 주는 선악과를 받아먹은 것). 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선택한 죄에 대하여 순전히 아내의 잘못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내가 먹긴 했지만, 아내가 주지 않았다면 먹지 않았을 것이란 말입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악에 대하여 악으로 반응하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롬 12:17)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살전 5:15)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벧전 3:9)
아내가 명백히 죄를 저질렀을 때라도 남편은 그에 대해 악으로 반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내가 남편이 죄를 짓는 데 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지만, 남편이 지은 죄는 남편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누구도 아내 때문에 죄를 지었다고 핑계 댈 수 없습니다. 남편은 악에 대해 오히려 선을 도모해야 하고,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을 것이 아니라 항상 선을 따라 도리어 복을 빌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남편에게 부르신 복 받는 삶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남편 아담의 죄를 추궁하시자 아담은 곧바로 아내의 탓을 합니다. 자기가 저지른 죄의 원인제공이 아내에게 있고, 그래서 아내가 잘못한 것이며 자신은 어쩔 수 없이 아내 때문에 죄를 지은 것 뿐이라고 말합니다. 누가 아담에게 이런 거짓말을 심어놓은 것일까요? 누가 하나님 앞에서 아담이 이런 좁고 편협한 논리를 가지고 변명을 하도록 만든 것일까요? 마귀입니다. 마귀는 남편이 자기 죄를 돌이키고 회개하지 못하도록, 아내의 죄를 탓하며 아내에게 원인을 찾고 모든 죄의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기도록 거짓의 올무로 아담을 옭아맨 것입니다.
2. 내 아내는 나에게 부적합한 사람이다
아담은 아내만 원망한 것이 아닙니다. 아내를 주신 하나님을 원망합니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신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내가 먹었나이다”(창 3:12).
이 원망의 목소리는 결국 하나님을 향합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이 여자를 주시지 않았더라면, 나는 그 나무 열매를 먹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있게 하셔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최초의 남편 아담의 사고방식에 하나님이 아내를 자기와 짝지어주신 것이 실수였다는 생각이 들어있습니다. 하나님이 잘못된 사람을 자기 곁에 있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절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민 23:19; 롬 11:29). 하나님이 어떻게 아담의 아내를 그에게 보내주셨는지 생각해봅시다.
하나님은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창 2:18). 그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고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셨습니다. 아담의 몸에서 취하여 만드신 여인이 바로 아담의 아내였습니다(창 2:21). 이만큼 자기와 딱 들어맞는 존재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와는 창조 때부터 아담의 돕는 배필로 지음 받았습니다(창 2:20). 남편 아담과 함께 서로 상호보완할 수 있는 존재, 서로의 딱 들어맞는 짝으로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맞춤 제작을 한 것입니다.
아담은 하와를 보고 하나님의 솜씨와 섭리에 감탄했습니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창 2:23). 아담은 하와가 자기와 한 몸을 이루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한 쌍, 짝이 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두 사람은 자기 몸을 대하듯 서로의 벌거벗은 것을 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창 2:25). 한 몸을 이룬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부부관계가 죄로 인해 단절되었을 때, 아담이 한 말은 ‘하나님께서 내게 맞지 않는 아내를 주셨다’라는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어떻게 꼭 맞는 아내를 주셨는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여기 예수님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그런즉 이제 둘이 아니요 한 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
하나님이 짝지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실수하지 않으십니다. 엉뚱한 사람과 말도 안 되는 조합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에게 주신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을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잘못된 사람, 부적합한 사람 때문에 내가 고통받고 죄를 짓는 것이라 말하는 건 누구의 생각이겠습니까? 누가 주는 사상일까요? 하나님의 생각을 거스르고 대항하는 마귀의 생각입니다. 마귀가 주는 거짓말입니다.
3. 하나님은 악하다
가장 간교했던 뱀이 여자에게 한 거짓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귀는 결국 하나님을 선하고 인자하고 은혜로운 분이 아닌 악하고 이기적이고 거짓된 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 3:1)
이 질문은 하나님이 동산 나무의 모든 열매를 금하신 분처럼(사실 선악과를 제외한 모든 나무의 열매를 마음껏 먹도록 하셨는데)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하나님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못하게 한 이유에 대해 의심하고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 3:4-5)
여기서 마귀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창 2:17)과 정반대의 말을 합니다. 명백한 거짓입니다. 더 나아가 마귀는 하나님이 선악과를 금한 이유를 설명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과 같이 될 것을 염려하셨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며 그분을 경외하는 참으로 복된 삶을 살도록 창조되었는데,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처럼 되어 스스로 선악을 판단하고 참 자유를 얻으라고 유혹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너희에게 더 좋고 더 자유롭고 진정 참된 삶이 있는데도 그것을 막고 계신다고 말한 것입니다.
아담이 범죄하고 하와를 탓하고 하나님을 탓한 이유 역시 마귀의 거짓에 속아 하나님을 불신하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영원히 선하고 인자하고 노하기를 더디 하시는 하나님을 악하고 거짓되고 이기적인 분으로 여긴 것입니다.
남편과 아내의 갈등 속에서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폭풍과 전쟁 같은 이 순간에 남편은 과연 하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하나님이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나님은 이때도 선하신가? 하나님은 이 모든 과정 가운데 나와 아내를 빚어가시는가? 하나님은 이 모든 순간에도 인자하고 노하기를 더디 하며 은혜로우신 아버지이신가?
당신은 어쩌면 남편과 아내의 관계에 하나님이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과 아내를 한 몸으로 만드셔서 둘의 관계를 통해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세상에 드러내고, 이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아내가 남편에게 행하는 것이 곧 하나님께 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남편과 아내의 심각한 갈등 속에서도 가장 중요한 계명은 주 너의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웃을(배우자)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입니다. 마귀는 그 모든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미워하고 배우자를 대적하도록 우리를 거짓으로 속입니다.
태초에 죄 없던 남편 아담과 아내 하와를 무너뜨린 마귀를 무슨 수로 우리가 대적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아버지를 알았음이요 아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태초부터 계신 이를 알았음이요 청년들아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강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너희 안에 거하시며 너희가 흉악한 자를 이기었음이라(요일 2:14)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가운데 거하실 때, 귀신을 내어쫓고 마귀와 그 권세를 십자가에서 끊으시고(눅 10:18), 온전한 승리를 선포하신 살아계신 말씀, 태초부터 하나님과 함께하셨던 말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와 함께하시기 때문에, 능히 마귀를 대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흉악한 마귀를 이긴 자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승리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편들이여, 아내를 진실로 사랑하려 할 때, 마귀에게 속지 맙시다.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마귀를 대적하며 싸웁시다.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시며 우리로 강하고 담대하게 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