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에 저는 “남자, 가정을 품다”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보디 바우컴 목사님이 저술하셨고 예수전도단 출판사에서 2014년에 나왔습니다. 저자를 처음 본 것은 제가 있었던 학교에서 열린 ‘목회자 컨퍼런스'(Shepherds’ Conference)였습니다. 강사로 오신 바우컴 목사님은 자신과 아내 쪽의 모든 스물 다섯쌍의 커플 가운데 이혼하지 않은 부부가 세 커플 뿐이었다고 비극적인 가정의 배경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자기 자신 조차 불교신자였던 십대 미혼모 밑에서 자라 한번도 참된 ‘아버지’상을 본적도 경험한 적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학교 들어갈 때까지 복음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가 교회를 사랑하신 완벽한 본을 보여 주셨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비롯한 그 누구도 핑계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선포하셨습니다(영어설교영상: https://youtu.be/JcNUQduNiII)
바우컴 목사님이 쓴 “남자, 가정을 품다”는 총 5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부에서는 남편이 가정의 목자가 되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성경은 가정에서 제자를 훈련하도록 명령하고 있다는 것을 구약과 신약의 원리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위한 세 가지 방법으로 1) 경건하고 성숙한 남자와 여자, 2) 경건한 남성 장로들, 3) 성경 말씀을 따르는 가정을 세우는 일을 제시합니다.
2부에서는 가정의 목자로서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 교리문답으로 신앙을 교육하는 것, 마지막으로 가정 예배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3부에서는 결혼의 목적과 중요성을 인식한 가정의 목자는 아내를 진실로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특별히 자녀보다 아내와의 관계가 우선시 되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것이 자녀를 더 안정감있고 행복하게 자라도록 만들어 준다고 말합니다.
4부는 아이의 죄성을 인정하고, 그 죄를 훈계하며 교정하기 위해 사랑이 담긴 권위를 사용하라고 촉구합니다. 특별히 체벌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아이를 위해서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대 문화나 추세를 좇지말고 성경의 권위를 따르라고 말합니다. 부모가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과 일치하는 성경의 원리만 인정한다면 자녀는 성경적으로 양육될 수 없다고 경고합니다.
200페이지에 다르는 남편의 여러 가지 책임과 의무에 대한 성경적인 설명 이후, 바우컴 목사님은 가정의 목자와 인도자로서 가정을 그리스도의 복음과 말씀으로 제자화 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를 수 있겠냐고 5부에서 질문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삶을 평가해보라고 권합니다. 그것이 오늘 제가 다루기 원하는 “남자의 라이프스타일 평가”입니다. 모든 남편 그리고 아버지는 이 평가 목록으로 자기 스스로를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1. 교회에 소속되어 있는가?
나는 가정의 목자가 가족을 잘 이끌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할 때, 건강한 교회에 소속된 건강한 교인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 사람의 재정 상태, 시간 사용, 오락에 대한 관점, 사는 곳, 모는 차, 그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와 교육 방식, 그 외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평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이중 어느 것도 교회에 소속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202페이지)
바우컴 목사님은 좋은 교회에 소속되는 일이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이유를 설명합니다.
1)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한 동일시: 가족 역시 교회의 지체이며 가족이 서로를 사랑하는 것을 나타내는 주된 방법 중 하나가 교회의 지체로 활동하는 것이다(요 13:34-35). “공동체에서 함께 삶을 나눔으로써 우리는 함께 찬양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고통을 겪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타낸다”(205페이지)
2) 덕을 세우는 것(골 3:12-16; 엡 4:11-16): “가정의 목자가 가족들에게 건강한 교회의 일원이 되도록 권면하지 않는다면, 그는 사실상 가족들에게서 큰 복을 빼앗는 것이다. 그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건강과 성장과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은혜를 얻기 위한 수단들을 가족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207페이지)
3) 협력: “우리가 교회 안에서 하나가 될 때, 어떤 사람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성취할 수 있다…목자의 인도를 받고 있는 여러 가정들이 함께할 때 생기는 시너지는 그야말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놀라운 것이다”(209페이지)
4) 책임(마 18:15-17): “교회에 소속되는 것이 주는 유익 중 사람들이 가장 꺼리는 것은 아마 교인으로서의 ‘책임’일 것이다. 그럼에도, 교인으로서의 책임은 가정의 목자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할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210페이지)
바우컴 목사님은 이렇게 첫 번째 평가 항목을 정리합니다.
건강한 교회는 우리에게 정기적인 가르침, 설교, 독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된 찬양을 접하게 해주고, 이를 통해 삶을 대하는 우리 사고방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또한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진실한 관계를 맺게 됨으로써 우리가 삶의 태도 가운데 균형을 잡도록 도와줄 것이다. 우리가 버럭 화를 내면 교회 안의 성숙한 사람들이 부드럽게 우리를 타일러 줄 것이다. 성경적으로 제 역할을 담당하는 장로들이 우리와 우리 가족들을 알게 되고, 우리 가족의 강점과 약점, 소망, 꿈, 필요들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212페이지)
바우컴 목사님은 다시 한 번 “건강한 교회에 소속된 건강한 교인이 되는 것보다 가족들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것을 가볍게 여긴 사람들은 자녀가 독립할 나이에 교회를 떠나 “아, 내 자녀가 가족과 함께 교회에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탄식하게 된다고 말합니다(206페이지).
2.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바우컴 목사님은 남편이 가장으로서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시간 사용에 대한 문제는 그리스도인 남성들에게 이야기하기 무척 어려운 주제다. 그들은 대부분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힘들게 일하는 나머지, 그 가운데 시간을 조금 더 내어 중요한 일에 투자하자고 하면 발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스케줄이라는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남자들을 효과적으로 가정의 목자들로 준비시킬 수 없다(214페이지)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 5:15-16)
일주일이라는 시간의 개념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만드신 개념입니다(창 2:1-3; 출 20:8-11). 일주일에 육일은 일하지만 하루는 쉽니다. 바우컴 목사님은 ‘일주일에 하루를 주님께 드릴 수 있는가?’라고 묻습니다.
물론 나는 여기서 당신이 위와 같은 주장(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기 위해 만든 히브리인들의 규례)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주일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그리고 그날의 삶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지 생각해 보기를 원한다(218페이지)
물론 일주일의 6일이 하나님께 속하지 않았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가정의 목자는 평일이든 주일이든 “가족에게 본을 보이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방법으로 가정을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바우컴 목사님은 생계를 꾸리기 위해 택하는 직업 역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방법으로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마 6:25-32).
더 나아가 휴식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라고 권면합니다. 미식축구의 열렬한 팬이었던 빌의 예시를 들면서 빌의 중심이 자신의 취미와 오락인 미식축구에서 가정으로 옮겨진 모습을 설명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빌은 가정의 목자가 되는 것에 관해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가정에서 정기적으로 가정 예배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책임지고 아들들을 훈련시켰고, 무턱대고 위로만 해주거나 헌금만 강요하는 교회가 아니라 더 많은 건강한 일을 하는 좋은 지역 교회를 찾았다. 또한 빌은 성경적인 삶의 속도가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그에게 풋볼에 빠져 사는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사는 가운데, 가족을 하나님께 제대로 이끄는 일이나 교회 활동에 온전히 참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일이었다(223페이지)
바우컴 목사님이 이 장을 마무리 하면서 한 이 말은 마음을 찌릅니다.
어느 날 눈을 떠 보면 우리 아이들은 떠나고 없을 것이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때 시간을 좀 더 잘 활용했더라면…’이라는 후회뿐이다(224페이지)
세상에 수많은 즐길거리를 마땅히 즐길 수 있지만 “여호와의 영예와 그의 능력과 그가 행하신 기이한 사적을 후대에 전하”는(시 78:4) 특권과 의무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며 이 장을 마무리합니다.
3. 이중 시민권을 기억하라!
바우컴 목사님은 리들바거가 제시한 여섯 가지 원리를 통해 가족들이 두 나라 시민으로 살때 기억해야 할 사실을 말해줍니다.
1) 그리스도가 두 나라의 주인이시다
2) 모든 그리스도인은 동시에 두 나라의 시민이다(빌 3:20; 롬 13:1-7)
3) 국가는 타락 이후 정의를 이루고 악을 저지하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보편적 은혜의 기관이다(롬 13:1-7)
4) 비그리스도인은 국가보다 높은 그리스도의 주권을 받아들이지도 인정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이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원인이다.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인정하지 않으면 하나님 앞에 죄인이 된다(롬 1:18-25). 그러나 그렇다고 인간의 나라나 그 안에 있는 비그리스도인의 자리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5) 바울은 로마 제국을 하나님의 사역자라고 불렀지만(롬 13:4), 한 세대가 지난 후 요한은 똑같은 제국을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기 위해 용에게 능력을 받은 짐승으로 묘사했다(계 13장). “예수가 주”라는 그리스도인의 고백은, 가이사는 주가 아니라는 고백과 같은 것이다
6)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부터 하나님은 세상 나라 한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나라(교회)가 세워지고 발전하도록 계획하셨다. 이것은 공상적 이상주의(지나치게 현실화된 종말신학)이나 현실 도피(예를 들면 수도원주의 같은)에 대한 대비책일 뿐만 아니라 교회가 선교에 힘써야 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참된 가정의 목자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 우리가 속해 있지만, 동시에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양극단에 빠져 이 세상이 전부인것처럼 살거나, 미래의 하나님 나라만 생각하고 현실을 부정하며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참된 가정의 목자는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대리인으로서 살아야 한다고 바우컴 목사님은 강조합니다(벧전 2:9-10). 우리의 직업, 이웃, 자녀 교육, 금전, 여가 시간, 재능 등에 대한 관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교회를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져 사교클럽 수준이 아니라 은사를 가진 지체들이 모여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에 선포하는 일에 힘쓰게 될 것이라 주장합니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가정의 목자는 가족을 인도하면서 정부에 대해 복종하는 자세를 가르칠 것입니다. 먼저, 정부에 대해 알고 기도하며 정부의 일에 참여하고(투표, 청원, 공직 입후보), 정부에 도전(반항과 비방의 모습이 아닌 권위를 인정하는 모습으로)할 것입니다.
고용인들은 고용주에게 정직한 노동을 해주고 정직한 대가를 받아야 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성실하게 일해야 합니다(골 3:23; 전 9:10; 엡 6:5-8; 딛 2:9-10). 고용주라면 그는 공평과 의를 베풀어야 합니다(골 4:1; 엡 6:9; 벧전 4:7-11).
세 번째 평가 항목을 요약하면 가정의 목자는 아내와 자녀를 돌보고 인도하면서 가정이 그리스도의 나라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주어야 합니다. 동시에 현재 속해 있는 세상 속에서 그 사실을 확신시켜 주어야 합니다. 정부에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왕이신 하나님을 경외하기 때문이고, 회사에 충성하는 것은 그 안에 두신 상전 되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사회의 여러 가지 규칙과 조직 안에서 합당한 태도와 자세로 하나님 나라를 말과 행동으로 전파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정의 목자인 남자는 그 모든 것에 가족들에게 본이 되야 하고 그렇게 살도록 권면해야 합니다.
자녀가 학교나 직장에서 잘 적응하고 좋은 간증을 보이기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내가 합당한 태도로 자녀가 겪는 모든 상황에서 지혜로운 조언과 유익한 도움을 주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가정의 목자는 이 일을 가능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지혜에 따라 가정의 필요를 공급해야 합니다. 자녀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도록, 이 세상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하고, 아내 역시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필요한 지혜와 힘을 채워줘야 합니다.
성경은 남자가 가정의 머리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권위입니다. 그리고 그 권위에는 항상 책임과 의무가 따릅니다. 아내와 자녀의 영적 책임은 남편에게 있습니다. 아주 높고 진지한 자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많이 필요한 자리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보십시오. 당신은 지역교회 소속되어 신실한 성도로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까? 당신의 취미생활은 어떻습니까? 돌이켜볼때 후회할 만한 시간 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당신은 가족의 구성원들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그 나라의 뜻과 의를 따라 속해 있는 세상속에서 빛을 나타내도록 살게 돕고 있습니까?
오늘날 기독교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우리는 가정의 위기를 함께 겪고 있습니다. 성경적으로 바로 세워진 가정을 일으킬 남성들이 일어서기를 기도합니다. 곳곳에서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며 가정을 영적으로 인도하겠다고 결단하는 남자들이 담대하게 선포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능력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신실하게 하겠다고, 가정의 목자로 부르신 그 소명에 충성하겠다고 외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