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해리스 교수(Gregory Harris)가 자신이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한 내용을 정리한 “I Pray This for My Children”이라는 제목의 글을 토대로 제가 생각한 것을 정리했습니다. 원문은 이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의 제목과 관련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 부모라면 누구나 이 질문에 대해 “네, 당연히 기도해야 합니다.”라고 답할 것입니다. “당연히”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이렇게 묻는 것이 좀 그렇지만, 그래도 묻겠습니다.
“왜 자녀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까?”
생각해 보시면 몇 가지 이유가 떠오르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지혜가 필요합니다. 자녀 양육은 결국 하나님께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외에도 다른 이유들이 많을 줄 압니다.
‘기도’라는 것 자체가 그렇지만, 자녀를 위한 기도가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기도는 누군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에 꼭 무언가를 구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그런 의미로 사용하겠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면, 즉 내가 완전해서 내 상황을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굳이 기도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자녀에 대해서 완벽하게 알고 있고 그의 필요를 완벽하게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굳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구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로 도우심을 구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많은 부모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지만 잘못된 대상에게 기도합니다. 잘못된 대상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말입니다. 자녀 양육은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신 책임입니다(엡 6:1~4). 그렇기 때문에 자녀 양육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도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서 자녀 양육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위험합니다. 물론 세상의 ‘전문가’들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도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통해 많은 것을 관찰하고 연구하여 결과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분별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그럼, 다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자녀를 위해 무엇을 기도하시겠습니까? 무엇을 구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해리스 교수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저는 내 자녀들의 아버지로서 기도하기에 앞서, 내 하늘 아버지의 자녀로서 기도합니다. 자녀들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 기도하기에 앞서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서 먼저 기도합니다. 그들보다 제가 먼저입니다.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어떤 부모들은 마치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이 생각합니다. 어린 자녀의 부족함을 보다 보니 자신의 부족함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가 되었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완벽한 사람이 되지 않습니다. 나를 위한 기도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혹 어떤 부모들은 “난 이미 틀렸어. 너라도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약 교회의 리더가 “저는 이미 틀렸으니, 여러분이라도 잘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말씀대로 살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말씀에 순종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힘을 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그 말을 듣는 성도들이 말씀에 순종하며 살 수 있을까요? 어려울 것입니다. 자녀 양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자녀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 기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아이가 그렇게 되기를 기도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자녀를 위해 기도하기에 앞서 나를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기를, 내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되기를, 내가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 가운데 거할 수 있기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아내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또한 남편과 아내로서의 우리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이것이 해리스 교수가 언급한 두 번째 기도 제목입니다. 나를 위한 기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나와 가장 가까운 이웃인 ‘아내’를 위한 기도입니다. 부모로서의 우리가 아닌 ‘부부로서의 우리’를 위한 기도가 먼저 필요합니다. 부부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서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남편과 순종하지 않는 아내가 자녀를 바로 양육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럼 부부이자 부모인 우리를 위해서는 어떤 기도가 필요할까요?
- 결혼 생활을 위해서
- 자녀 양육을 위해서
- 이런 부분에 있어 지혜와 분별력을 위해서(약 1:5~6; 벧전 5:5~9)
- 무엇을 말하고 말하지 말아야 할지 알도록
- 자녀를 노엽게 하지 않고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할 수 있도록(엡 6:4)
- 우리는 부족하고 제한적이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자녀에게 넘치는 은혜를 주시도록
우리를 위해서 계속해서 이런 기도를 해야 합니다. 나의 연약함과 한계를 안다면 이런 기도를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자녀를 위한 기도입니다. 목록이 좀 길지만 차근차근 머릿속에 담아두시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구원을 위해
- 어릴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은혜를 맛보도록(삼상 3:7)
- 그들의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도록(대하 34:27; 약 4:6)
- 그들의 마음이 언제나 하나님을 향하도록(수 24:23)
-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나도록(욥 1:8)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
- 하나님과 말씀을 향한 끊이지 않는 목마름을 가질 수 있길(벧전 2:1~2)
- 언제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들이 되길(요 4:23~24)
삶을 위해
- 주님의 다시 오심을 바라는 자로서 깨끗한 삶을 살길(요일 3:1~3)
- 영원을 바라보며 이 땅에서의 삶을 살길(빌 3:20~21)
-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그들 안에서 역사하시길(빌 2:13)
-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안목을 주시길(살전 4:1, 10; 고전 10:31; 고후 1:20)
- 하나님 만이 모든 영광, 존귀,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임을 경험적으로 알고, 그에 따라 살 수 있도록(계 4:11; 5:1~11)
- 세상을 본받지 않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고(롬 12:1~1), 말씀으로 깨끗한 삶이 되길(엡 5:26)
-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과 은혜 안에서 자라길(벧후 3:18)
- 하나님과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길(눅 2:52)
죄의 문제에 대해
- 자신으로부터, 포악한 자들로부터, 악한 자로부터 보호해 주시길
- 그들의 죄에 대한 성령의 강한 책망을 알고(시 51)
- 하나님(요일 1:9)과 다른 사람(약 5:16)에게 자신의 죄를 자백할 수 있기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 다른 사람을 위한 복의 통로가 되길(몬 1:7)
- 하나님과 다른 사람에게 감사하는 자들이 되길(눅 17:11~18; 골 3:15)
-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또한 그들이 또한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 경건한 친구를 만나며 경건한 친구가 되도록
- 지혜이신 그리스도께서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되시길(잠 1~9; 고전 1:22~24, 30)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자녀의 배우자를 위해
- 앞서 언급한 경건한 모습들이 그들 안에도 있도록
- 적절한 때에 그들을 만나게 하시도록
- 연애할 때 하나님 앞에서 순결하고 그분을 경외할 수 있도록
- 하나님께서 그들 가정의 중심이 되시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분명히 드러나도록
- 그들이 개인적으로 또한 함께 주님과 동행하며 성장할 수 있는 성경 중심의 경건한 교회를 만날 수 있도록
-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잠언 31장의 여인과 같은 여인이 되고 에베소서 5장과 같은 남자가 될 수 있도록
포괄적으로
- 그들의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길(삿 2:7; 삼상 1:11; 시 23:6)
- 주님의 보좌 앞에 설 때 주님과 동행한 삶의 열매를 볼 수 있게 되길(계 4:9~11)
여기서 언급한 기도 제목이 자녀를 위한 기도 제목의 전부를 망라하지는 못합니다. 특별히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구체적으로 기도해야 할 부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기도 제목들이 그러한 때에 어떻게 무엇을 기도해야 하는지를 알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자녀를 성경적으로 잘 양육하고 싶은 마음은 모든 그리스도인 부모의 공통점일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그렇다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그분께서 말씀을 통해 비춰주신 빛을 바라보며 구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그리고 중요한 양육의 일입니다.
저는 질문으로 이 칼럼을 시작했었습니다. 이제 질문을 하면서 마치려고 합니다.
“지금 자녀를 위해서 기도하고 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