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함께 지어져 가는 교회 Part 1

본문: 에베소서 4장 11-16절

설교자: 조정의

<성경적 교회 살리기>의 저자 브라이언 크로프트는 매우 절망적인 통계 자료를 공개했다(생명의말씀사, 2023): ‘북미에서 지난 20년간 해마다 평균 3,500개의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 남아 있는 교회 중 대략 88~91%에 이르는 교회가 점차 죽어가고 있다.’ 고작 10% 교회만 건강하다는 말이다. 성도 숫자만 감안한 결과다. 교회의 교리적 순수성, 영적 건강 상태, 성경적 기능의 역동성을 고려하면 건강한 교회 찾기는 더더욱 힘들 것이다.

많은 교회가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다. 컨설팅 전문가를 통해 교회의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여 건강을 되찾으려고 애쓴다. 경력과 실력이 있는 리더를 영입하고, 획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건물과 사역을 확장하며, 여러 봉사와 섬김 시스템을 구축하고, 엄청난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각종 보상/처벌 제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건강한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사람이 기획하고 고안한 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설계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소위 교회 전문가라는 사람의 컨설팅이 아니라 교회의 창시자이자 설계자이신 하나님의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그분은 성경을 통해 건강한 교회의 청사진을 분명히 보여주셨다: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그에게서 온 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엡 4:15-6).

각 마디, 각 지체가 모두 제 기능을 하여 스스로 세워지고 자라는 건강한 몸을 비유로 건강한 교회를 무척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성도가 하나로 연결되고 결합된 교회. 그리스도가 각 성도에게 주신 은사의 분량대로 사랑으로 서로 세워줌으로 자라는 교회가 성경적으로 건강한 교회다. 그러면 어떻게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을까?

1. 하나님은 건강한 교회를 위하여 일꾼을 세우신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온전히 세우시기 위해 항상 일꾼을 택하셨다. 구약시대엔 선지자, 왕, 제사장을 각각 세우셨고, 신약시대엔 11절에 기록된 것처럼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 그리고 목사와 교사를 택하여 세우셨다: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사도선지자는 오늘날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목격한 증인이거나 하나님께 직접 받은 말씀을 선포하여 그리스도와 그분의 가르침의 기반을 놓은 초기 일꾼들이다. 그래서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은 자라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엡 2:20). 예수님만이 교회의 터가 되신다(고전 3:11). 그런데 왜 “사도들과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우심을 입”었다고 했는가? 사도와 선지자는 교회의 터가 되시는 예수님을 분명하게 증언하기 위해 하나님이 특별히 택하신 일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도와 선지자와 다른 증언을 배척한다. 그들만이 진짜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그분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고, 그것이 신약성경에 온전히(정확, 충분) 기록되었다.

오늘날 존재하는 일꾼은 복음 전하는 자와 목사와 교사다. 그들은 모두 사도와 선지자가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 복음 전하는 자는 모든 민족에게 그리스도를 전하여 교회의 지체가 되게 한다. 목사와 교사는(동일 인물), 예수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교회의 지체에게 가르쳐 지키게 한다. 복음 전하는 일과 목사-교사의 일은 범접할 수 없는 고유 업무가 아니다. 한 가지 일에 특화된 일꾼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경우 하나님이 교회에 세우신 일꾼은 전도와 목회, 가르치는 일을 모두 담당한다(“전도자의 일을 하며 네 직무를 다하라”, 딤후 4:5).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하나님이 교회에 일꾼을 택하여 세우신 목적이다(12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so that)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세 가지 목적처럼 보이지만, 사실 마지막에 나오는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가 목적에 해당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를 세우기 위해 일꾼을 세우신다. 사도 요한은 아시아 일곱 교회에 편지하라고 명령하시는 예수님을 환상 중에 봤다. 그분은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계셨는데, 그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 교회의 인도자라고 말씀하셨다(계 1:20). 그리스도께서 일꾼을 전능하신 오른손으로 붙들고 계신다. 그를 통하여 자기 몸인 교회를 세우시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건강한 교회에서 경건하고 충성된 일꾼을 발견하고, 죽어가는 교회에서 자격과 은사가 없는 일꾼을 발견한다.

이 말씀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두렵고 떨리는 말씀이다. 교회의 건강이 온전히 하나님 손에 달렸다는 것을 믿지만, 하나님께서 그 일을 일꾼을 통해 이루신다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중압감을 받는다. 교회는 정말로 많고 다양한 일이 있다. 공적인 설교 및 가르침 사역, 수백 명의 영혼을 돌보는 일, 교회 전반적인 행정 업무, 건물 및 시설 관리, 문제 및 갈등 해결, 여러 가지 기타 사역과 행사 등 셀 수 없이 많은 일의 책임이 온통 일꾼에게 있다고 생각하면 사실 목회는 불가능한 소명이 분명하다.

하지만 하나님은 본문에서 일꾼에게 맡기신 두 가지 책무를 분명히 밝히셨다. ① 성도를 온전하게 하는 것과 ② 봉사의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교회를 위하여 어떤 사람을 일꾼으로 삼으시는데, 그를 통해 성도를 온전하게 하시고 또 그를 통해 성도가 봉사의 일을 하게 하셔서 결국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건강하게 세우신다.

2. 하나님은 능력의 말씀을 통하여 성도를 세우신다

그러면 ‘성도를 온전하게 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13절에 그 해답이 있다: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성도가 온전하게 된다는 것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그리스도께서 충만하신 정도에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우리말성경) 이르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성에 이를 수 없다(전지, 전능).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그리스도의 충만하심은 죄에서 자유롭고 온전한 성품을 지니신 그분의 인성을 말한다(온유, 겸손, 사랑, 자비). 이것은 또한 성도가 내주하신 성령의 뜻대로 순종할 때 맺는 열매이기도 하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갈 5:22-23).

본문에서 바울은 교회가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려면 반드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힘써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다(엡 4:2-3).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성도가 연결되고 결합되려면(하나 되려면) 각 성도가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은 온전한 사람으로 자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를 자라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고전 3:6). 그러면 일꾼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 13절을 다시 보라: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성도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꾼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성도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돕는 일, 그분을 더욱 알게 하는 일. 바울은 “하나가 되어”라는 말을 통해 모든 성도가 이 두 가지 일에 힘쓰는 것이 성도 개개인이 온전한 사람으로 세워지고 교회 전체가 건강하게 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성도는 반드시 예수님을 알고 믿는 일에 하나가 되어 힘써야 하고, 이를 위해 일꾼은 가르치고 돌본다.

교회의 하나 됨을 말할 때 바울은 그 하나 됨의 근거(기초)가 바로 한 성령, 한 소망, 한 주님, 한 세례, 한 하나님, 한 믿음이라고 했다. 사도와 선지자의 가르침에 기반한 건강한 교리를 모든 성도가 공유하고 그 교리가 가르치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같은 믿음을 두게 하는 것이 바로 일꾼이 해야 하는 일이다. 바로 그 일을 위해 일꾼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공적(설교)으로 또는 사적으로(상담) 선포한다.

세상엔 노골적으로 거짓 가르침을 퍼뜨리는 거짓 교사가 셀 수 없이 많다. 어떤 거짓 교사는 교묘하게 사람을 속인다. 성경을 이용하여 자기 생각을 주입한다. 맞는 말 같아서 마음이 요동하는데, 그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진리에서 멀어진다. 사도와 선지자가 말한 그리스도의 교훈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교훈을 따르게 된다. 그래서 바울은 14절에 이렇게 말했다: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진리로 자라는 장성한 자는 거짓에 쉽게 요동하지 않는다.

공적인 영역에서, 일꾼은 성도에게 바른 교훈을 지속적으로 선포해야 한다. 사도와 선지자가 증언한 예수 그리스도를, 기록된 증거, 성경을 통해 계속해서 제시해야 한다. 예수께서 분부한 모든 것을 말씀을 통해 옳게 분별하여 가르쳐야 한다. 이것은 모든 교회의 일꾼에게 맡겨진 가장 엄중한 책무이고(딤후 4:1-2), 사도들은 그래서 수천 명의 성도가 더해져 과중한 사역 현장에서 “오로지 기도하는 일과 말씀 사역에 힘쓰리라” 결단했다(행 6:4). 말씀 사역의 책무는 교회 일꾼의 몫이지만, 말씀 사역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다. 듣는 성도의 몫도 있다는 말이다. 먼저, 말씀 듣는 자리 앞에 나와야 한다. 겸손히 말씀 듣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베뢰아 사람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아야 한다. 과연 하나님 뜻이 그러한가 성경을 날마다 상고해야 한다(행 17:11).

유평교회는 지난 20년간 전 성도 교리 교육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아는 일에 하나 되기 위해 힘썼다. 그것이 지금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 가장 큰 몫을 했다고 본다. 계속해서 신령한 말씀의 공급이 필요하다. 특별히 규모가 커질수록 다양한 성장 배경과 교회 경험, 특별히 교리적 차이를 가진 성도들이 서로 연결되고 하나로 결합 되려면 같은 성경적 교리 위에 같은 믿음을 두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공적인 말씀 사역을 더욱 강조할 것이다. 설교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교리 교육을 통하여 모든 성도가 그리스도를 아는 일에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 적극적으로 함께 하자.

일꾼은 공적인 말씀 사역뿐만 아니라 사적인 말씀 사역에도 힘써야 한다. 사적인 영역이라 함은 보통 일대일 상담의 경우를 말한다(목회, 돌봄). 상담은 단순히 성도가 겪고 있는 문제를 들어주고 그 마음을 공감해주는 것이 아니다. 상황을 성경의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바른 지식을 근거로 그분께 믿음을 두도록 돕는 일이다. 

어려운 환경을 만날 때 모든 성도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욥이 모든 재산과 자녀와 건강을 잃었을 때, 욥의 아내도 거의 같은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욥은 그 모든 일에 입술로 범죄하지 않았고, 그의 아내는 자기의 온전함을 굳게 지키는 욥을 비난하며 하나님을 욕하고 죽으라고 조언했다(욥 2:9-10).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욥은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자기 믿음을 두었고, 욥의 아내는 상황에 압도되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자기 믿음을 두지 못한 것이다. 고난받는 성도 역시 둘 중 하나의 반응을 보인다. 고난 중에 인내하며 믿음을 하나님께 두거나, 고난에 휩쓸려 믿지 못하는 것이다. 베드로는 주께 믿음을 두고 바다 위를 걷다가, 바람과 파도를 보고 두려워 믿음을 잃고 의심했을 때 바다에 빠졌다(마 14:30-31).

믿음을 잃고 시험에 빠진 성도를 돌보는 일은 쉽지 않다. 결국 주님께 믿음을 두고 일어선다면 그만큼 기쁘고 보람된 일이 없지만, 수많은 격려와 권면과 충고와 돌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굳게 믿게 하려고 애썼지만, 수개월 심지어 수년을 불신과 의심의 상태에 머무르는 성도를 보면 진이 다 빠지고 무력감과 자괴감이 든다. ‘나 때문인가’라는 죄책감에 속이 쓰리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하나님이 맡기신 책무, 하나님의 아들을 믿게 하는 일에 힘쓸 수 있는 이유는, 첫째, 일꾼 또한 시험에 빠지고 유혹에 넘어지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 성도의 고충을 동정하고 공감할 수 있다. 둘째, 결국 성도에게 믿음을 주시고 시험을 능히 감당하게 하시며 피할 길을 내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믿기 때문에(고전 10:13), 더 간절히 기도하게 하시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게 하신다. 셋째, 성도에게 믿음을 더하는 수단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뿐이라는 것, 그래서 오해받고 미움받고 거절 받는 두려움을 감수하면서 계속해서 사랑으로 진리를 말할 수 있다.

바울은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라고 말했다. 이 일은 일꾼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다 하나 되어 힘써야 할 일이다. 하나님은 일꾼을 통해 모든 성도가 봉사의 일을 하게 하신다(12절). 이 부분에 관하여는 다음 주에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