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자
본문: 창세기 35장 1~15절
설교자: 이병권

 

야곱은 자신의 모든 가족과 재산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라반과의 대결에서 승리했고 에서와의 갈등도 원만하게 해결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대로 무사히 가나안 땅에 도착했고,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목표가 달성되었고 약속이 성취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일을 경험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가 달성되거나 만족을 얻었을 때, 간절한 필요가 채워졌을 때, 오히려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 나면 긴장에서 벗어나고 마음이 풀리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해왔던 약속이나 다짐을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각오나 결심에서 벗어나기 쉬워지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불순종이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점차 더 인생에서 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야곱도 그러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에 살펴본 것처럼 야곱은 세겜에서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비극적인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야곱의 딸 디나는 큰 상처를 입었고, 야곱의 아들들은 복수를 하기 위해 언약의 징표를 이용해서 무자비한 살인과 약탈을 감행했습니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입니까?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야곱은 무엇을 했습니까? 그는 침묵했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큰 실패를 경험합니다. 자신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했고, 지금도 주변의 적들이 함께 공격해올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가장으로서 그의 권위는 바닥에 떨어졌고, 아버지로서 그는 실패자가 되었습니다. 세겜에서 벌어진 일은 야곱을 추락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야곱의 실패를 통해 우리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실패나 실수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부족한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서로에게 실수할 수 있고, 계획대로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실패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연약하여서 유혹에 넘어갈 때도 있고 죄를 지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런 실패로 인해 좌절할 때도 있고, 정말 다시 되돌리고 싶다는 자책과 죄책감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나를 깊은 웅덩이로 잡아끌며 계속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할지 몰라 그냥 손을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되어서 살아가는 기쁨과 만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영적으로 침체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를 못하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는 왜? 라고 질문합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지? 내가 무엇을 한 건가? 늦은 후회를 합니다. 그때 세겜이 아니라 다른 곳에 머물렀어야 했는데, 그때 디나가 세겜의 여자들을 만나는 것을 막았어야 했는데, 그때 침묵하는 것이 아닌데, 세겜의 일을 제대로 처리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이럴 때 정말 필요한 질문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그런데 야곱은 자신이 해야 할 일, 가장 필요한 일을 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일은 야곱이 가나안 땅에 와서 먼저 해야 했고, 그의 삶의 중심에 있어야 했던 일입니다. 하지만 야곱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옛적에 하나님을 만났을 때 그렇게 하겠다고 서원했었는데, 하나님이 신실하게 약속을 지키시는 동안 자신은 이것을 잊은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이 야곱에게 찾아오셔서 야곱을 일깨워주십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1)

야곱이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공격을 받을까 하여 두려움 속에 있을 때,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조치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우선적으로 야곱이 해야 했던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제단을 쌓아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하나님이 알려주신 해결책입니다.

그럼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정말 벧엘로 올라가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고 뭔가 달라집니까? 하나님은 왜 이런 명령을 하셨을까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데, 제단을 쌓는 장소와 대상에 대한 것입니다. 장소가 어디인가요? 제단을 쌓으라고 명령하신 장소는 벧엘입니다. 대상은 누구인가요? 제단을 쌓아 예배드리는 대상은 하나님입니다.

이 두 가지를 따라가면 결국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벧엘은 세겜보다 해발 300미터정도 더 높은 지역입니다. 그래서 벧엘로 올라간다고 말하는데, 벧엘이 어떤 곳입니까? 하나님이 야곱을 찾아오셔서 그에게 약속하셨던 곳입니다. 하나님이 야곱을 떠나지 않겠다고,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던 곳입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예배드렸던 곳, 그리고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시면 여호와를 자신의 하나님으로 섬기며 예배하겠다고 서원했던 곳입니다. 하나님은 그 벧엘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벧엘을 통해서 야곱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기억할 수 있습니다. 약속에 신실하신 분, 자신을 혼자두지 아니하시고 함께 하시며 인도하신 분, 그리고 야곱은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야곱이 제단을 쌓는 대상, 하나님이 야곱에게 어떤 분이신지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나님에 대해서 긴 수식어를 붙여서 하나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1절에는 어떤 하나님입니까?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1) 3절에는 어떤 하나님입니까?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서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3) 야곱과 함께 하셔서 그를 지키시고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를 이곳까지 안전하게 인도하신 하나님,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 그 하나님을 기억하고 제단을 쌓아 예배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적들의 공격으로부터 너를 지킬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제단을 쌓아라. 다른 것은 내가 해결해주겠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야곱의 현재 상황을 공감해주면서 하나님이 가지고 계신 계획을 설명해주고, 야곱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다리며 설득하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나님은 먼저 나를 예배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누구냐? 나는 벧엘의 하나님이다. 지금까지 네가 경험한 것이 무엇이냐? 너는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느냐? 내가 너에게 약속한 것이 무엇이냐? 너는 왜 아직 거기에 머물러 있느냐? 너는 나를 기억하고 신뢰하라,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나를 예배하여라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삶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입니다. 지금까지 야곱의 삶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벧엘의 하나님이 지금까지 야곱과 함께 하셔서 여기까지 인도하셨고 지키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이 앞으로도 그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비록 야곱이 실패를 경험했고, 낙심할 수 있지만, 생명의 위협으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러할지라도 지금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나님을 만나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입니다. 벧엘의 하나님을 기억하며, 벧엘로 올라가는 것이 그가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던 적,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경험했던 적, 하나님이 정말 약속에 신실하시구나! 나의 삶에 함께 하시는 구나! 경험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에게도 야곱이 벧엘을 경험했던 것과 같은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비록 매일매일 벧엘을 경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특별한 벧엘에서의 경험, 그 한 번의 경험이 다른 모든 날을 벧엘처럼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벧엘을 기억하며 또 다른 벧엘을 기대하며 사는 것입니다. 내가 거하는 곳이 어디든지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함으로,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경험하는 벧엘로 만들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날마다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는 하나님께 맡깁니다. 야곱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길을 떠날 때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들이 떠났으나 하나님이 그 사면 고을들로 크게 두려워하게 하셨으므로 야곱의 아들들을 추격하는 자가 없었더라(5) 나머지는 하나님이 책임지십니다.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야곱이 두려워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야곱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곱이 제단을 쌓고 하나님을 예배했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셔서 다시 한 번 약속을 확인시켜 주십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의 대상이 야곱임을 다시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11)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하나님이 전능하시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말이 되는 것은 하나님이 능치 못함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 우리가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따르는 하나님이 전능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분의 약속을 믿고, 그분을 신뢰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분이 전능하시기에 우리가 그분을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는 것, 다시 말하면, 우리가 할 일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어떤 일을 하셨는지 기억하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입니다. 내가 있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며 그분을 위해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야곱이 제단을 쌓기 전에 무엇을 먼저 했습니까? 그가 한 일을 보겠습니다. 야곱이 자기 집안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을 모아두고 말합니다. 야곱이 이에 자기 집안 사람과 자기와 함께 한 모든 자에게 이르되 너희 중에 있는 이방 신상들을 버리고 자신을 정결하게 하고 너희들의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2) 야곱은 세 가지를 명령합니다. 첫째 이방 신상들을 버리라. 둘째 자신을 정결하게 하라. 셋째 의복을 바꾸어 입으라.

첫째, 야곱은 집안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우상을 버리도록 했습니다. 야곱은 여호와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 섬기겠다고 서원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의 집안에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우상들을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서 야곱은 먼저 이것을 모두 없애야 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은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기로 결정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아닌 다른 모든 것은 예배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상입니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 하나님보다 더 우선순위에 있는 것, 하나님보다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 모든 것은 우상입니다. 우리는 그 모든 우상을 버리고 하나님만을 사랑하며 하나님만을 예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둘째와 셋째는 함께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정결하게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합당한 자세를 갖추는 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따로 목욕을 하거나 옷을 입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분께 예배드리고 그분을 높이는 일에는 그에 합당한 자세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함부로 할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지극히 거룩하신 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거룩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데 여러분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하나님께 나아가는데 걸림이 되는 죄가 있습니까?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무언가가 있습니까?

야곱과 그의 가족들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정결하게 해야 했습니다. 그들의 모든 거짓 우상을 버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모든 것을 땅에 묻었습니다.

우리도 그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경쟁자를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또 다른 예배의 대상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에 대한 온전한 사랑과 충성을 요구하십니다. 하나님께 나아가 그분을 예배할 때 우상을 제거하고 자신을 깨끗하게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빼앗아가는 우상을 버리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죄에서 돌이키시기 바랍니다.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예배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내 삶의 어려움과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입니다.

벧엘로 올라가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일. 어떤 어려움,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그 일은 내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벧엘의 하나님, 지금까지 나를 인도하시고 보호하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그 뜻에 합당하게 역사하실 것입니다. 나에게 말씀하신 모든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험했던 기억, 그 때의 감격을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내 삶에 이루신 역사를 기억하십시오. 그 벧엘의 하나님을 예배하시기 바랍니다. 옛 추억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하나님이 지금도 벧엘의 하나님으로 역사하고 계십니다.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십시오. 지금 있는 곳이 아니라 내가 있어야 할 곳으로 가십시오. 내 환난 날에 내게 응답하시며, 내가 가는 길에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내 모든 삶 가운데 역사하시며 인도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께 나아가 모든 지혜의 하나님으로부터 위로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능력의 하나님으로부터 힘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모든 자비의 하나님으로부터 은혜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 예수님의 공로를 의지함으로 내 삶에 합당치 않은 것들을 버리고, 내 마음에 있는 죄악을 떨쳐버리고, 회개함으로 다시금 하나님 앞에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지금 세겜에 있든지, 아니면 세겜과 벧엘 사이 어딘가에 있든지 상관없습니다. 세겜에서 엄청난 비극을 경험했든지, 아님 그 중간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든지 관계없습니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하나님의 집, 벧엘입니다. 일어나 하나님이 하신 약속을 신뢰하며 하나님을 예배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곳에서 하나님을 높이는 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내가 어디에 있든지 그곳이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고 나의 예배를 받으시는 벧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