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 혐의를 다룬 내용으로 TV와 OTT 통틀어 화제성 1위로 선정되고 여러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연일 언급되고 있다. 정명석은 강간, 성추행 등의 혐의를 인정받아 2018년까지 10년형의 실형을 살았다.
30년간 JMS 간부로 활동한 김경천 목사의 말에 따르면 JMS는 “정명석을 재림예수라고 믿는 사이비·이단 집단에 불과”하다. 실제로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 통합, 합동),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정통 기독교 단체에서는 모두 JMS를 이단으로 결의했다. 그럼에도 JMS는 전국에 200~300여 개의 교회를 가지고(현재는 통폐합이 되었다고 한다), 적지 않은 신도 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엔 JMS 외에도 안상홍 교주를 재림예수로 믿는 하나님의 교회, 이만희 교주를 신으로 섬기는 신천지 등 ‘나는 신이다’라고 주장하는 이들과 그들을 따르는 수많은 무리가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이들은 ‘기독교’를 사칭하는 것일까?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기에 속을 수 있나?
1. 왜 기독교인가?
“기독교복음선교회”, 이 명칭만 보면 이단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총재 정명석을 목사라 부르고, 그들이 모인 곳을 교회라 부르며, 함께 모여 하는 종교 활동을 예배라고 한다. 성경을 사용하고 찬송가를 부른다. 그러니 어떻게 이곳을 사이비라고 쉽게 분별할 수 있겠는가?(보통 ‘주OO 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인다고 한다).
그런데, 왜 대다수의 이단이 기독교를 가장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성경이 이것을 미리 경고하고 있다.
아이들아 지금은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오리라는 말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마지막 때인 줄 아노라(요일 1:18)
그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이니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니라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니라 사탄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 그러므로 사탄의 일꾼들도 자기를 의의 일꾼으로 가장하는 것이 또한 대단한 일이 아니니라 그들의 마지막은 그 행위대로 되리라(고후 11:13-15)
성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지막 때(보통 예수 그리스도의 초림부터 재림까지의 기간을 가리켜 말세라고 한다), 참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인물인 적그리스도가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할 것이라고 경고한다(요이 1:7). 그들은 자기를 그리스도(재림예수) 혹은 그리스도가 보낸 일꾼(특별한 선지자)으로 가장하고 속인다. 자기 배를 불리기 위해, 더러운 이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을 거짓 교리로 억압하고 착취한다.
이것은 마귀의 전략이다. 거짓의 아비 마귀는 사람들이 진리를 찾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참 그리스도를 만날 수 없도록 방해한다. 거짓에 미혹되어 빠져나올 수 없게 하든지, 아니면 진리를 사칭한 거짓을 통해(광명의 천사로 가장하여) 진리와 거짓 모두 혐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모든 이단은 이런 측면에서 마귀적이다.
기독교는 또한 다른 종교와 달리 창조부터 종말까지, 하나님, 천사, 사람, 죄와 구원 등 체계적이고 풍부한 교리를 성경을 통해 제공한다. 또한 성경이 절대적인 하나님의 권위가 담긴 책이라 믿는다. 참된 기독교는 그래서 성경의 능력과 지혜를 가지고 사람을 죄에서 해방하고 하나님 구원의 은혜 가운데 살게 한다.
하지만 마귀는 진리를 왜곡하고 자기 입맛에 맞게 이용한다. 참 진리는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데, 마귀는 거짓을 통해 성경의 막강한 권위를 훔쳐 와 진리를 사칭한 거짓으로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벗겨 먹는다. JMS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가 올바른 성경 해석법을 따르지 않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건전한 교리를 부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기독교는 전도와 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있다.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고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이다. 그러나 마귀는 이를 악용한다. 거짓을 퍼뜨려 교세를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불법과 범죄에 해당하는 방법까지 동원하여 포교 활동에 힘쓴다.
마귀는 창조자가 아니라 파괴자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을 왜곡할 뿐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답고 고귀한 만물의 순기능을 역기능하도록 파괴한다. 천사가 타락하고, 사람이 부패하며, 만물이 그 폐해를 입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을 우상숭배로 미혹하고, 교회를 사칭한 이단과 사이비를 통해 지금도 파괴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사칭 이단을 바라볼 때 참으로 안타깝고 거룩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까지 하지만, 진짜 성경이 말하는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우리는 마귀가 죽기 살기로 거짓과 속임수 가득한 불법복제물을 대량 생산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우리는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세상의 권세가 하나님의 사역자가 되어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가지고 범죄단체인 이단과 사이비를 공정하고 엄중하게 처벌하기를. 동시에 우리는 힘써야 한다. 순전한 기독교를 선포하는 참된 교회가 성경의 그리스도를 올바르게 선포하고 성경의 교리를 바르고 건전하게 가르쳐서 천하보다 귀한 영혼들이 이처럼 쉽게 거짓에 속지 않도록 보호하고 사랑해야 한다.
2. 왜 자신을 신이라 믿는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JMS의 만행을 보고 충격을 받은 이들 중에서 ‘어떻게 저런 거짓에 속을 수 있냐?’고 묻는 이들이 있다. 사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저런 거짓으로 속일 수 있느냐?’일 것이다. 사기꾼이 사용하는 미끼는 목표로 삼은 대상에게 반드시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고 유혹이 될만한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속이는 자의 죄가 조금이라도 희석돼서는 안 된다. 그 책임이 조금이라도 줄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들의 마지막은 그 행위대로 되리라”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속이는 자의 죄를 반드시 물으실 것이다. 땅에 세우신 대리인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친히 그에 상응하는 형벌을 영원히 맛보게 하실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우리 모두가 속기 쉬운 존재라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말세에 사람이 자기를 하나님보다, 돈을 하나님보다, 쾌락을 하나님보다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딤후 3:1-5). 우리는 모두 신이 되고 싶어 한다.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 하나님이 금하신 열매를 먹고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려 했던 처음 사람의 죄는 오늘날까지 대물림 되었다.
마귀가 우리에게 내밀고 있는 열매는 돈, 쾌락, 명예, 인정, 권력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하나님을 하나님 자리에 모시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사용할 때 그 모든 것은 유익하고 선한 것이다. 하지만 마귀는 하나님만 주실 수 있는 온갖 좋은 은사와 선물을 자기 것인 양 우리에게 원하는 대로 주겠다고 허풍을 치면서, 덤으로 하나님이 아닌 우리가 신의 자리에 앉아 자기 인생을 다스리게 될 것이라고 속삭인다.
바로 이것이 사람의 욕망을 자극한다. 참되고 유일하신 하나님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앉고 싶은 욕구. 그 욕구는 절대로 만족을 얻을 수 없다. 정명석, 이만희, 안상홍이 신도의 삶을 기쁨과 만족과 평안으로 인도한 것이 아니라 파멸과 슬픔과 고통으로 내몰았던 것처럼, 참되고 유일하신 하나님이 아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이끌어 가지 않는다(또한 이끌어갈 수도 없다). 하나님이 아닌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신으로 삼는다면(자신을 포함하여) 우리는 반드시 그 신으로부터 배신을 당할 것이다.
기독교 사칭 이단의 기승을 볼 때, 오늘날 참된 기독교가 무엇에 힘쓰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오늘날 정통 기독교가 하나님의 자리에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두는 것을 너무도 쉽게 허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나아가 교회가 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의 욕구를 억제하는 대신 그 욕구를 단지 기독교의 이름으로 채워주려고 애쓰고 있지는 않은가? 종교활동만 열심히 하면 그들이 원하는 돈과 쾌락을 신의 자리에 앉혀도 된다고,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해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는 기독교의 메시지를 변질시켜 자신이 신이 되는 인생을 살도록 권장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중심적인 성향에서 돌이켜 하나님 중심적인 삶으로 거듭나게 하는 복음의 능력이 교회에서 매주 강조되고 있는가?
결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라고 말씀하셨다(마 5:13). 기독교 사칭 이단과 사이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부패한 사람의 냄새를 고약하게 풍길 것이다. 교회가 주님께서 말씀하신 세상의 소금이 되려면, 세상과 다른 맛, 분명히 구별된 맛을 내야 한다. 현실은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히고 있는 것만 같아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다. 하지만, 영적 암흑기에도 하나님은 자기에게 충성스러운 일꾼을 남겨두셨다. ‘나는 신이다’라는 거짓으로 많은 사람이 속고 속이는 말세에, 누가 참된 신인지, 그 신을 따르는 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인지, 분명한 복음을 선포하고 살아내는 교회는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