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몇 주 전 누가복음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으신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리라”(눅 5:24)

“인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호칭일까요? 영어로는 “Son of Man”이며 직역하자면 ‘사람의 아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에서 “인자”는 89번이나 등장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싱클레어 퍼거슨이 말한 것처럼 “예수님을 인자라고 부르는 이가 오직 예수님 자신밖에 없다”는 것입니다(싱클레어 퍼거슨,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 115p).

복음서에서 종종 “인자”라는 호칭을 발견할때마다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어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인자”라는 말은 이보다 더 풍부한 의미를 갖습니다. 퍼거슨은 “인자”가 “예수님이 스스로를 지칭하실 때 가장 즐겨 쓰시는 표현”이라고 하면서 이 칭호의 풍부한 의미는 “예수님의 정체, 활동, 사역의 의미를 가장 포괄적으로 묘사하는 표현”이라고 말합니다(115-116pp).

장차 다스리실 하나님
“인자”라는 칭호의 기원이 될만한 구절은 바로 다니엘서 7장입니다.

내가 또 밤 환상 중에 보니 인자(son of man)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와서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에게 나아가 그 앞으로 인도되매 그에게 권세와 영광과 나라를 주고 모든 백성과 나라들과 다른 언어를 말하는 모든 자들이 그를 섬기게 하였으니 그의 권세는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요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아니할 것이니라(단 7:13-14)

다니엘이 묘사하는 “인자”는 단지 인성이 강조된 겸손한 하나님이 아니라 모든 권세와 영광을 가지고 모든 백성과 나라와 민족을 다스리시는 왕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멸되지 아니하는 영원한 권세”와 영원한 나라를 다스리실 분이십니다. 계속된 다니엘 7장 말씀은 그 왕께서 모든 악을 심판하시고 멸망시키실 것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분의 권세와 왕권의 영원함을 찬양합니다.

나라와 권세와 온 천하 나라들의 위세가 지극히 높으신 이의 거룩한 백성에게 붙인 바 되리니 그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라 모든 권세 있는 자들이 다 그를 섬기며 복종하리라(단 7:27)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가 장차 성령의 능력으로 잉태할 아기에 대해 이렇게 예언했던 것을 기억하십니까?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2-33)

예수님이 왜 스스로를 “인자”라 하셨는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그분은 지극히 높으신 이로서 영원한 왕권을 가지고 무궁한 나라를 다스리실 것입니다. 퍼거슨은 그래서 “인자”라는 호칭은 “단순히 신성과 구분되는 인성을 강조하려는 것 이상의 의도가 있다”고 말하면서 “비할 데 없는 승리와 장엄, 영광을 드러낸다”고 말합니다.

참 인간
하지만 성경에 “인자”가 참 사람으로서 인간을 가리킨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에스겔서에서 하나님께서 선지자 에스겔을 부르실때 93번이나 사용되었습니다(“인자야,” 예: 2:1; 3:1; 4:1; 5:1; 8:5; 12:2; 39:1; 47:6). 다른 인간들과 구별하여 에스겔을 사랑으로 부르신 호칭이 “인자”였습니다. 또한 시편 8편에서도 다윗이 하나님의 위엄과 능력을 찬양하면서 “인자가 무엇이관대”라고 노래하는 것을 봅니다(시 8:4). 이는 참 인간을 가리키며 퍼거슨의 말에 따르면 창조주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의 순기능인 “하나님의 말씀을 모든 피조물에게 전하는 선지자,”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이 드려야 할 예배를 지성적으로 표현해 내는 제사장,” “예배자”의 역할을 하도록 지음받은 참 인간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예수께서 스스로를 “인자”라고 칭하실때, 하나님께서 원래 의도하신 인간으로서의 역할, 아담이 실패한 그것을 두번째 아담으로서 예수님께서 참 사람으로서 이루실 것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퍼거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자가 의미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성취해 하나님의 동산인 세상을 땅 끝에 이르기까지 질서정연하고 완전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고, 하나님과 생명의 교제를 나누고, 하나님의 사랑과 친밀함을 경험하고, 영광스러운 사명을 받는 것 모두 예수님이 말씀하신 “인자”라는 표현으로 요약된다. 예수님은 이 일을 다 이루실 분이다(125-6pp)

퍼거슨은 복음서에 사용된 “인자”가 세가지 범주에서 쓰였다고 말합니다. 그 범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예수님이 스스로를 “인자”라 부르실때 이 세 범주 중 하나의 의미를 갖습니다.

1. 예수님은 성육신하신 인자로 천국을 세우신다(복음 전파)
2. 예수님은 고난받는 인자로 천국을 사신다(희생)
3. 예수님은 승리하신 인자로 천국을 완성하실 것이다(장차 왕으로 오실 것)

 

1. 예수님은 성육신하신 인자로 천국을 세우신다(복음 전파)

“그러나 인자가 땅에서 죄를 사하는 권세가 있는 줄을 너희로 알게 하리라”(눅 5:24)

예수님은 침례 받으시면서 하나님의 특별히 택하심을 받은 사랑받는 자라 부르심을 입었습니다(마 3:17). 둘째 아담으로서 사탄의 유혹을 이기셨습니다(마 4:1-11).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 4:17)고 선포하셨습니다. 또한 당신의 권세와 능력을 보여주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말에만 있지 않고 능력에 있다는 것을 보이셨습니다(마 4:23-25; 참고: 고전 4:20). 마태복음 5-7장에서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에 대한 가르침이 이어집니다.

2. 예수님은 고난받는 인자로 천국을 사신다(희생)
예수님은 단지 천국을 선포하시고 능력으로 증명하신 것이 아니라 고난받으심으로 그것을 이루셨습니다. 참 사람 “인자”로서 예수님은 모든 사람의 죄를 대신 지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막 10:45)

퍼거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비록 타락한 피조물일지라도 우리에게 하나님의 형상이 남아있다고 역설한다. 그것은 흉하게 일그러졌거나 뒤틀렸을 수도 있다. 아니면 본래 하나님의 형상을 비췄던 거울은 산산조각이 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간으로, 우리가 본래 유지해야 했던 존재의 그림자나마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회복되려면 예수님은 소위 밑바닥까지 내려가셔서 끔찍한 분열을 경험하셔야 했다. 새로운 조화와 새로운 인류를 만들기 위해 죄로 취급받고(고후 5:21), 저주를 감당하고(갈 3:13), “인간이 아닌 벌레”가 되셔야 했다(139p)

3. 예수님은 승리하신 인자로 천국을 완성하실 것이다(장차 왕으로 오실 것)
죽기까지 고난 받으심으로 천국을 사신 예수님은 장차 그것을 완성시키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인자가 하나님의 권능의 우편에 앉아 있으리라 하시니(눅 23:69)

예수님은 부활하신 후에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마 28:18-19)라고 명령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분의 백성들 안에 이미 시작되었으며 보내주신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의 헌신과 순종을 통해 이땅에 확장되어 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니엘의 예언처럼 인자가 오셔서 그분의 나라를 대항하는 모든 세력을 물리치고 심판하시며 모든 민족과 나라와 백성들을 굴복시키고 영원한 왕으로 영원한 나라를 통치하실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해봅시다. 참 인자시요 참 하나님이신 예수께서는 만물을 아버지께 돌려 드릴 것입니다.

만물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실 때에는 아들 자신도 그 때에 만물을 자기에게 복종하게 하신 이에게 복종하게 되리니 이는 하나님이 만유의 주로서 만유 안에 계시려 하심이라(고전 15:28)

빌립보서 2장에서는 아버지께서 아들을 지극히 높이셨음을 말하면서 그 궁극적인 이유를 분명히 말합니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 2:9-11)

퍼거슨의 마지막 설명을 들어보십시오.

성육신하신 예수님은 우리의 대표자며 중재자, 대속자, 구원자, 왕이시다. 예수님은 찬양 가운데 우리를 하나님의 보좌로 이끄신다. 예수님은 다시 아버지께 “오셔서,” “아버지, 이 모두가 아버지의 것입니다. 제가 아버지께서 구속하신 백성들을 대표해 하나님이 우리의 전부가 되시길 원한다고 고백합니다”라고 말하실 것이다.

머릿속에 이 장면을 그려 보라. 인자가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의 보좌로 와서, 우리를 대신해 우리의 머리로서 그 보좌 앞에 무릎을 꿇으시는 모습을 바라보라. 그리고 영광스러운 순간에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 앞에 모든 무릎이 굴복하고 모든 입이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게 된다.

우리가 그 때 그 자리에 있기를!
성부께서 성자를 영화롭게 하는 모습을 보기를!
“아버지, 나의 전부가 되시옵소서”라고 말하게 되기를!
그리고 물론 하나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은 영원한 세상에서 언제까지나 예수님의 소유가 될 것이다(148p).

인자의 의미는 이렇게 풍부합니다. 참 사람으로서 망가진 사람들을 대신하여 고난 받으시고 그들에게 참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될 수 있는 길을 진리의 말씀과 능력의 말씀으로 선포하시고 장차 그 나라의 왕으로서 그 나라를 완성시키어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실 참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는 아름답고 놀라운 호칭이 바로 “인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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