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특별히 술을 권하는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면서 혹은 친구들과 만남을 갖을 때마다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말씀은 에베소서 5장 18절입니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어떤 사람은 이 말씀을 보면서 “취하지 말라”고 했지 “마시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취하기 전까지는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허락을 받은 사람처럼 행동을 하고, 어떤 사람은 “취하지 말라”에서 취하는 것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시는 것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은 술을 입에 대는 것 자체를 취하는 것으로 보신다며 술 자체를 방탕한 것으로 단정 짓습니다.

성경의 여러 말씀들이 술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잠 20:1; 31:4; 사 5:11) 술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기가 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술을 멀리하는 것이 나실인(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을 위해 삶을 바친 사람들)에게 요구되었고 경건한 자의 특징으로 묘사되는 것도 사실입니다(삿 13:4; 눅 1:15; 딤전 3:8; 디도서 2:3).

하지만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때 어떻게 불렸는지 생각해보면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말하기를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마 11:19)

물론 예수님을 비방하는 자들의 비약적인 조롱이었지만 예수님은 분명 먹고 마셨습니다. 술 자체가 부정하고 더러운 것이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피해야할 것이라면 예수님의 이 모습은 우리에게 당혹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4장에서 “먹는 것”의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 만물이 다 깨끗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한 것이라 고기도 먹지 아니하고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고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롬 14:20-21)

고린도전서 10장 31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이러한 말씀들을 통해 우리가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술 그 자체가 더러운 것은 아니다(롬 14:14, 20) 술의 지배를 받는 것(술취함)이 문제다

2. 절제함으로 마실 때 술을 마시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양심의 거리낌을 가지고 먹는다(롬 14:22-23)
2) 다른 사람의 양심에 거리낌을 준다(롬 14:13, 15)

3. 절제함으로 마실 때 술을 마시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나와 다른 이의 양심에 거리낌이 되지 않는다(롬 14:21, 22-23)

2)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마신다(롬 14:17-18, 20-21)

성경은 술 자체를 더러운 것이라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이 금하는 것은 술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술 취함”을 피하라고 말합니다. 절제하지 못하는 것, 통제력을 잃은 것, 술의 지배를 받는 것을 분명히 금합니다. 그러나 술 자체를 악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술을 먹는 것이 죄냐”고 묻는 다면 ‘그렇지 않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술이 취하기 쉬운 종류의 음료라는 것을 잘 압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한 잔만 마셔도 취하는 술도 있습니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면 정신과 몸의 통제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특히 한국의 술문화는 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때가 많습니다. 통제력을 잃어버릴때까지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마시는 것이 익숙한 사회입니다. 술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한국의 술문화는 성경이 금하는 술취함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또 술에 대해서 양심에 거리낌이 있다면 마시지 않아야 합니다. 성경은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믿음을 따라서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롬 14:23)라고 말합니다. 당신의 양심이 술 마시는 것에 대해 거리낌이 있다면 술을 마시지 마십시오. 당신의 양심이 죄라고 여기는 것을 무시하면서 거리낌을 가지고 술을 대한다면 술 자체가 악한 것이 아닐지라도 그 행위가 악한 것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다른 이들의 양심의 문제입니다. 특별히 로마서는 다른 형제들의 양심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다른 형제의 양심에 문제를 가져온다면, 나를 정죄하거나 판단하게 만드는 문제를 가져온다면, 그렇다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음식으로 말미암아 네 형제가 근심하게 되면 이는 네가 사랑으로 행하지 아니함이라 그리스도께서 대신하여 죽으신 형제를 네 음식으로 망하게 하지 말라”(롬 14:15). 나로 인해 형제가 자기 양심의 거리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따라 술을 마시게 되는 것도 죄를 행하게 하는 것이며, 나로 인해 그 형제의 양심에 거리낌이 생겨 나를 판단하게 만드는 것도 그 형제를 실족하게 만드는 것이니 죄가 됩니다. 그러므로 내가 술을 마시는 것이 다른 형제 자매에게 거리낌이 된다면 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내 입으로 먹고 마시는 것도 못하냐?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릅니다. 다음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 음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업을 무너지게 하지 말라 만물이 다 깨끗하되 거리낌으로 먹는 사람에게는 악한 것이라 고기도 먹지 아니하고 포도주도 마시지 아니하고 무엇이든지 네 형제로 거리끼게 하는 일을 아니함이 아름다우니라(롬 14:17-21)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원하십니까? 화평과 덕을 세우기 원하십니까? 하나님의 사업을 세우는 자가 되기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도 되는가 마셔도 되는가 보다는 나의 양심과 다른 형제의 양심에 화평을 가져다 주는 일을 더 중히 여기십시오. 만일 당신의 양심에 문제를 가져오고 다른 이의 양심에 거리낌을 가져온다면 마시지 않는 것이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일입니다.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을 이루는 일이며 덕을 세우는 일입니다.

자, 그럼 언제 술을 마셔도 된다는 말입니까? 자연스럽게 다음의 조건이 제시됩니다.

첫째, 당신의 양심에 거리낌이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다른이의 양심에 거리낌이 생기지 않아야 합니다.
셋째,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마셔야 합니다.

첫째, 둘째는 위에서 언급이 되었지만 마지막 세번째가 조금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을까요? 우리는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떡과 잔을 가지고 축사(감사 기도)하시는 것을 봅니다(눅 22:19-20). 음식을 대하시기 전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신 적도 있습니다(마 14:19).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먹고 마시는 것은 그 음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감사함으로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감사함으로 다른 음식을 먹는 것처럼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술을 대할 수 있습니다. 술이 가진 특징인 취하게 만드는 것을 유의하면서 말입니다. 우리가 우리 몸을 통제하고 정신을 제어하며 절제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술을 마실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조건이 반드시 따라옵니다. 나 자신의 양심에도 거리낌이 되지 않고 다른 이에게도 거리낌이 되지 않는다는 조건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회 속에서 이런 경우가 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일단 떡과 잔을 대하는 만찬예배 중에 마시는 포도주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그 누구의 양심에 거리낌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부부가 집에서 식후에 나누는 와인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두 사람의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면,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소문내며 알리지 않는다면 그 일로 양심에 거리낌을 받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두 사람이 절제하며 즐기는 와인이라는 음료를 우리가 악하다고 말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만일 이런 경우를 정죄하고픈 마음이 든다면 그 마음이 옳은 마음인지 혹시 바리새인과 같은 율법주의가 우리 마음에 작용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하나님이 정죄하지 않는 것을 내가 정죄한다면 말입니다.

회식자리에서는 어떨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목회일을 하기 전에 영업사원으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많을때는 서너번, 적을 때는 한두번 회식을 했습니다.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적절하게 술을 즐기며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의 양심에 거리낌이 생겼습니다. 그 자리에서 취하지 않고 감사함으로 술을 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만일 내 형제가 그 자리에서 몸을 제어하지 못하고 취해버린 나를 보면 분명히 양심에 거리낌이 생길 것이라는 마음도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분명히 영광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말을 했고, 그 이후로 한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중에는 그 자리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을 챙기고 집에 잘 돌려보내고 뒷정리도 하면서 제가 내린 결정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술 마시는 것이 죄인가요? 아닙니다.
그러나 술 취하는 것은 죄입니다.
나의 양심의 소리를 무시하는 것도 죄입니다.

다른 이의 양심을 무시하는 것도 죄입니다.

성령께서 원하시는 의와 화평과 희락을 맺는 것이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내가 해야할 일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감사함으로 먹든지 마시든지 하십시오.
나의 양심이 나를 정죄하지 않을 때, 다른 이의 양심에 거리낌을 주지 않을 때 하십시오.
내가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술이 아니라 성령께서 나를 통제하게 하십시오.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