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겨우 모세는 바로의 앞에 나아가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내 백성을 보내라”는 명을 전했지만, 바로는 전혀 듣지 않았습니다. 바로의 말처럼 그에게 하나님은 “누구?”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출 5:2). 오히려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노역을 더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백성들은 오히려 모세를 원망했고(출 5:21), 모세도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출 5:23).
하지만 하나님께 이 모든 상황은 놀랄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바로가 그렇게 반응할 것을 알고 계셨고, 이제부터 그와 애굽을 심판하심으로써 자신을 나타내셔서 자신이 언약을 지키는 여호와 하나님임을 나타내실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알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이 말씀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했지만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었습니다. 이미 마음이 상했고 가혹한 노역으로 몸도 지쳐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모세에게도 기운 빠지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다시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을 때, 모세는 이스라엘 자손도 자기 말을 듣지 않는데 바로라고 듣겠느냐며 그 상심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결국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실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약속이고 하나님은 약속을 반드시 이루시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어려움과 연약함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의 약속과는 너무 달라 보이는 현실을 마주할 때, 하나님의 약속은 너무나 멀리 느껴져서 그 약속에 따라 지금을 살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모세는 바로의 반응이야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를 믿어 주고 그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을 때 그는 상심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더 나빠진 상황이 약속의 성취를 기대하기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모세나 이스라엘 백성이나, 최소한이라고 생각했던 기대가 무너졌을 때, 약속을 바라보며 담대하게 순종하며 살기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쉽지 않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인 것이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언제나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기에 언제나 약속의 성취는 어제보다 오늘 더 가깝습니다. 상황이 나에게 어떻게 보이든 상관 없이 하나님은 언제나 그 상황을 바꿀 수 있으십니다. 그리니 우리의 믿음은 좋아져 가는 상황이 아니라 언제나 성실하신 하나님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의 한 구절: “너희를 내 백성으로 삼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리니 나는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낸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지라”(출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