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2
본문 : 누가복음 1:26~38
설교자 : 이  병  권

26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28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29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가 생각하매
30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31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32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35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36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37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
38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저는 오늘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라는 제목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전체구조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오늘 본문은 “여섯째 달”이라는 시간적인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이것은 엘리사벳이 임신한지 여섯 달이 지났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어서 공간적인 배경인 갈릴리 나사렛이 소개됩니다. 그리고 사건의 중심인물인 천사와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 두 인물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대화는 세 번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먼저 천사가 세 번 말합니다. 28절에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다음으로 30절에 “천사가 이르되” 마지막으로 35절에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그리고 천사의 말에 대한 마리아의 반응이 세 번 기록됩니다. 마리아가 29절에는 놀람으로, 34절에는 질문으로, 38절에는 순종으로 반응합니다.

우리가 본문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잊지 말고 생각해두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오늘 본문이 바로 앞에 나오는 이야기와 병행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과 요한의 출생에 대한 두 이야기가 서로 비교됩니다. 누가는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엘리사벳이 경험한 기적과 마리아가 경험할 기적을 비교하면서 오늘 본문의 사건을 더욱 부각시키며 돋보이게 합니다. 요한과 예수님이 출생에 있어서 비슷하지만, 확실히 다름을 보여주면서 예수님의 출생이 가지는 놀라움과 그 신비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늘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조연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있기에 주인공이 더 주목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그런 것처럼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에 대해서, 그 절정의 시작을 알리는 요한은 그의 출생에서부터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의 무대, 그 중심에 서계시는 예수님을 주인공으로 소개하며, 자신은 조연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입니다.

이제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의 주인공, 그분의 등장이 어떠한지,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에 대해서 세 가지 질문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What?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는 무엇입니까?

첫 번째로 살펴볼 것은 역사가 무엇이냐 하는 질문입니다.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31).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아들의 이름은 물론, 그 아이가 어떤 자인지, 지위와 역할에 대해서도 알려줍니다.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32). 여기서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 하나님의 아들(35)이란 표현을 통해서 예수님과 요한이 구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76절에는 요한을 가리켜,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선지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에 대해서는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요한은 “주 앞에 큰 자”(15절) 이지만, 예수님은 그냥 “큰 자”입니다. 예수님은 다른 대상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예수님이 세례 요한보다 더욱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32절 하반절부터 다시 보시면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33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하셨던 약속에 대한 것입니다. 사무엘하 7장에 기록되어 있는데, 천사는 그 약속이 예수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마리아가 낳게 될 아들, 예수가 다윗의 왕위를 이을 것이며, 왕으로서 영원히 다스릴 것이라고 말합니다. 천사의 이 선언은 태어날 아이의 위대함을 말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이 성취됨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왕으로서 그 나라를 다스릴 수 있는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십니다. 그의 나라는 영원하고, 그 분의 통치는 끝이 없습니다. 아무것도, 그 누구도 예수님을 막을 수 없고, 그 어떤 것도 예수님의 통치를 멈추게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천사가 마리아에게 전하고 있는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태어날 이 아이가 메시아라는 것입니다. 메시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던 약속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지금,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되어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말씀, 그 약속이 성취된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입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는 하나님이 하신 말씀의 결과입니다. 그 분이 말씀하신 약속의 성취입니다. 하나님이 말씀하심으로 모든 것이 창조되었고, 그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말씀하신대로 하나님은 메시아,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여자에게서 나게 하셨고,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하나님의 말씀은 완벽하게 성취될 것이고, 말씀의 결과로 역사는 이루어질 것이고, 또 영원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말씀하신대로, 그대로 역사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시간에, 그분의 방식으로 역사를 이루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약속은 정확하게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말씀을 이루시기 위해서 하신 일을 생각해보십시오. 역사위에 초월해계시고, 역사를 만드시며, 역사를 주관하시고, 역사의 주인 되시는 분께서, 이제는 그 역사 속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자신이 만드신 피조물의 몸 안으로, 한 여자의 태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자신이 만드신 피조물과 같이 되셨습니다. 창조주이신 예수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태아가 되셨습니다. 태아가 처음에 어느 정도 크기인지 아십니까? 3mm 정도 된다고 합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예수님은 온 우주를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참으로 광대하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 분이 한낱 점과 같은 크기가 되어서 여자의 몸 안에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온 우주를 다스리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 분이 엄마의 손길이 없으면 안 되는 연약한 존재, 의존적인 존재가 되셨습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그 하신 말씀을 온전히 성취하기 위해, 그 역사를 이루시기 위해 그렇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보기에 어떻든지, 도무지 알 수 없고,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하더라도 관계없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됩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이 하신 말씀의 결과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그 말씀을 어떻게 이루어가실까요?두 번째로 살펴볼 것은 역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1.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How? 역사는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오늘 본문의 마리아도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34). 임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임신을 하게 되는 기적, 어떻게 가능할까요? 오늘 본문 앞에 임신할 수 없는 상태인 엘리사벳이 임신하게 되는 놀라운 기적이 먼저 소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도우셔서 임신하게 된 여인들을 구약에서 더러 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그러했었고, 리브가, 라헬, 삼손의 어머니, 그리고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어떠합니까? 이것은 도대체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입니다. 요한의 출생은 임신할 수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기적적인 사건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출생은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초월적인 사건입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아는 누군가가 정말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임신했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고개를 끄덕이며, 뭔가 특별한 일이 있었구나!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아는 누군가가 결혼하기 전에 임신했다고 하면, 어떻겠습니까? 고개를 가로저으며, 뭔가 잘못된 일이 있었구나!할 것입니다. 처녀의 임신은 생각할 수 없는, 조금의 가능성도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의 말씀은 이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처녀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27). 여러분, 제가 27절과 비슷하게 한 여자를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경상도 대구 출신인 이병권하고 결혼해서 세 명의 딸을 낳은 여자가 있는데 그 세 명의 딸을 낳은 여자의 이름은 김현선이다” 여러분, 이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그 정체를 아시겠습니까? 세 명의 딸을 둔 여자입니다. 제가 한 말에서 무엇이 강조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오늘 본문은 마리아가 처녀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4절에서도 마리아가 스스로 자신이 처녀인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이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마리아는 이제까지 성적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해서 천사에게 질문했던 것입니다. 사가랴도 천사에게 비슷한 질문을 했었는데 그 내용은 좀 다릅니다. 사가랴는 천사에게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라고 질문했습니다. 이것은 천사에게 표적을 요구하는 말입니다. 천사가 말한 불가능한 일에 대해서,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를 요구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천사가 전한 메시지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단지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 물었던 것입니다. 사가랴의 경우와는 달리 마리아는 어떤 표적도, 증거도 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처럼 상상도 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 천사가 대답합니다. “천사가 대답하여 이르되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35). 천사는 하나님이 이 일에 직접 관여하신다고 선언합니다. 여기 “너를 덮으시리니”에서 “덮다”라는 말은, 자신의 백성을 보호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입니다. 성령이 마리아에게 임하십니다. 하나님이 그녀와 함께 하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능력이 마리아를 감싸게 될 것입니다. 그 하나님의 능력으로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잉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믿는 기독교의 근본 진리 중에 하나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는다고 하는 사람조차도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부인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생각은 잘못되었습니다. 틀렸습니다. 하나님은 불가능이 없으십니다.

이 놀라운 일에 마리아는 표적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천사는 마리아를 격려하기 위해 한 가지 표적을 전달합니다. 그것은 마리아의 친척으로서 오랫동안 불임이었던 엘리사벳, 그녀가 임신한지 여섯 달이 되었다는 소식입니다. 하나님의 계획안에서 기적적으로 아이를 낳게 되는 두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서로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성령에 의해서 잉태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세례 요한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여기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이렇게 요약됩니다.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37). 엘리사벳이 임신하게 된 것과 마리아가 임신하게 된 것은 하나님께 불가능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요한과 예수의 출생을 가능케 하는 절대적인 능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역사,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그 약속의 성취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이와 같은 능력이 누구에게 나타납니까? 세 번째로 살펴볼 것은 능력이 누구에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III.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Who? 누가 역사를 이룹니까?

하나님의 역사는 하나님이 이루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사람을 통해서 이루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그 중심에 마리아가 있습니다. 마리아가 어떤 사람입니까?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26). 오늘 본문의 배경은 앞서 기록된 요한의 출생 예고 때와 완전히 다릅니다.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 그 중심에 있는 성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리아는 지금 한적한 시골 한 동네에서 천사를 만납니다. 이 동네의 이름은 갈릴리 나사렛입니다. 예루살렘과 멀리 떨어진 변두리 갈릴리, 그것도 이름 없는 나사렛에 하나님의 천사가 방문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누군가를 보내신다고는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지역입니다.

천사가 방문한 장소도 장소지만, 천사가 만난 사람은 더욱 차이가 큽니다. 하나님 앞에 의인이며,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했던 사가랴, 그는 또한 하나님을 예배하는 아주 중요한 일을 담당했던 제사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너무 대조적으로, 마리아는 사회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어린 여자입니다. 그녀의 신앙적인 배경이나 특별한 설명도 없습니다.

이와 같이 누가는 요한의 출생을 예고했던 장엄한 분위기와 예수의 출생을 예고하는 단순한 분위기를 서로 대조시킵니다. 이러한 대조는 예수님이 하실 일과 잘 어울립니다.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평화롭고 소박한 분위기 속에서 구원의 역사, 그 문을 열고 계십니다. 그러면 왜 이 마리아를 통해서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걸까요? 하나님이 이렇게 하신 것 무엇 때문입니까? 그녀가 잘 한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것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천사가 말합니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28).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30).

하나님의 역사는 은혜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특별할 것이 없는 마리아로 인해서 오히려 예수님의 위대하심이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 당시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한 상태였습니다. 이를 통해서 마리아가 열두 살에서 열세 살 정도 되었음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이나 이제 중학생이 된 학생입니다. 우리 교회에 하은이나 다은이, 서은이 정도 됩니다. 제가 왜 굳이 이 학생들의 이름을 언급하겠습니까? 그것은 은혜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학생들 이름에 모두 이름에 “은”자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처럼 어린 아이였던 마리아에게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가, 놀라운 구원의 역사가, 그 서막이 오른 것입니다. 특별히 30절에 ‘은혜를 입었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어떤 사람이 은혜로 선택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님이 그 사람을 통해서 일하신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자신의 은혜를 입은 사람을 통해 역사를 이루십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노아는 홍수로부터 구원함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기드온은 사사로서 이스라엘을 구원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한나에게 하나님은 사무엘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기 위해 마리아를 선택하셨습니다. 마리아에게 은혜를 입혀주셨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를 통해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하나님이 은혜로 선택한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에 근거해서 사람들에게 먼저 은혜를 베푸는 분이십니다. 아무런 공로 없이 마리아는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를 받은 것입니다. 은혜를 받은 자로서 마리아는 어떻게 반응합니까?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38).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대해서 기꺼이 순종으로 반응합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의지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하나님의 종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겸손히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약속을 성취하기 위해 사람을 택하시고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는 귀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리아를 생각할 때, 양극단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한 쪽 끝에는 마리아를 경배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서 무죄설을 주장하고, 영속적인 처녀로 믿으며, 승천했다고 말합니다. 아닙니다. 마리아는 단지 하나님이 은혜로 택하신 사람일 뿐입니다. 반면, 다른 반대편 끝에는 마리아를 너무 무시함으로 그녀의 믿음과 순종을 보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하는 모습에서 마리아는 우리에게 본이 되어줍니다. 마리아가 이 일로 인해 개인적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마리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인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처녀로서 아이가 생깁니다. 마리아에게 일어날 일들을 생각해보십시오. 아무리 열심히 그 기적을 설명하려고 애를 써도 그 진실을 믿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수군거림, 비웃음, 조롱이 그녀를 힘들게 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들은 약혼자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약혼자인 요셉이 오해하지 않도록, 천사가 마리아를 안심시키면서 “요셉은 걱정 마! 내가 가서 이 사실을 자세히 알려줄게” 이러지 않았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분이 이끄시는 길을 기꺼이 따라갑니다. 그것이 은혜를 입은 자의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여러분은 어떠하십니까? 하나님의 은혜에 어떻게 반응하고 계십니까? 여러분,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에게 했던 말을 생각해보십시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어떻게 들리십니까? 천사가 마치 우리에게 하는 말로 들리지 않으십니까? 그렇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이 이루신 그 역사로 인해서 이 말씀이 지금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여러분, 누군가가 “은혜 받은 자”라고 말하면, 눈을 크게 뜨시고 “어? 누가 내 이야기를 하네!” 이렇게 하셔야 합니다. 누군가가 “은혜 받은 사람”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네!” 하고 손들며 “제가 은혜 받은 사람입니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받은 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에 대해서 세 가지로 살펴봤습니다. 첫째로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는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약속의 성취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의 역사는 불가능이 없으신 하나님이 이루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셋째로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는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을 통해서 이루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 그 역사하심이 있는 그곳에 마리아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잘했던 것이 있어서도 아니고, 특별한 것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고, 하나님의 능력이 그 일을 이루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 그 약속이 성취되었습니다. 그 능력의 하나님께서, 은혜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셨습니다. 은혜를 부어주시기 위해서, 그 은혜를 입게 하시려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능력으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통해서 그 분의 역사를 이루어 가십니다. 하나님이 이루시는 역사에 “감히” 우리가 동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자신의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그 능력으로, 자신의 약속을 성취하신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입니다. 그 결과가 바로 여기에 모인 구원받은 우리들입니다. 그러면 이 놀라운 은혜를 받은 자로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겠습니까? 마리아가 하나님 앞에 종으로서 겸손히 반응했던 것처럼, 마리아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며 순종으로 반응했던 것처럼, 우리도 그러한 태도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 말씀 앞에 겸손히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내 삶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그분이 말씀하신 대로 행하며, 그분이 인도하시는 대로 따라가며, 그분이 원하시는 대로 순종하며, 그분이 뜻하신 대로 살아가길 바랍니다. 나의 삶이, 나의 인생이, 나의 모든 것이 그분의 손 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함으로, 그분께 나를 맡기며, 그분을 위해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