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화 있도다, 세상이여
본문: 요한계시록 18장
설교자: 조정의
계시록은 교회 시대, 대환난 기간, 천년 왕국, 최후 심판에 이어 영원까지 이르는 하나님의 종말 계획서와 같다. 교회 시대는(1-3장) 오순절을 시작으로 교회가 휴거되는 시점까지를 가리킨다(살전 4장). 하늘에선 천국 예배가 계속될 것이고(4-5장), 땅에는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일곱 인, 일곱 나팔, 일곱 대접과 연결된 심판이 쏟아질 것이다(6-18장).
하나님이 쏟으실 진노는 엄청난 규모와 파괴력을 가진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창세로부터 지금까지 이런 환난이 없었고 후에도 없다(마 24:21).땅, 바다, 하늘 등 결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의 기초가 붕괴된다. 해, 달, 별과 같은 천체가 크게 흔들린다.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기근, 기갈, 전염병, 암흑 등으로 전 세계 사람이 크게 고통받는다. 회복될 수 없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공황이 발생한다. 적그리스도가 통치하는 종교적, 군사적 독재 정부는 전 세계 사람을 더욱 파멸의 길로 인도한다.
마귀는 “자기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줄을” 잘 알고 있다(계 12:12). 그래서 대환난 기간에 하나님께서 허용하신 만큼 최대의 발악을 할 것이다. 마귀는 ‘아무도 회개하기에 이르지 않고 멸망하기를’ 바란다(벧후 3:9).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도 “세상의 임금”(요 14:30) 마귀의 영향력 아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자는 끊임없이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말 것을 요구받는다(요 17:16).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명령받는다(요일 2:15). 세상에 속한 자는 세상과 함께 망할 것이고,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는 만큼 삶을 허비할 것이다.
계시록 18장은 적그리스도가 다스릴 세계정부의 수도, 바벨론의 패망을 다룬다. 1) 세상의 패망에 대한 최종 선포, 2) 그 이유를 각각 살펴보면서, 우리가 땅의 것이 아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고(골 3:2), 우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 두어야 하며(마 6:20), 세상과 벗하지 말고 하나님과 더 가까이 사귐을 가져야 한다는 분명한 교훈을 얻기 원한다(약 4:4). 본문 4절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직접 권면하시는 말씀,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는 경고를 제대로 받기를 원한다.
1. 선포: 세상은 반드시 패망한다
요한은 특별한 사명을 위해 “다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봤다(1절). 천사가 가진 큰 권세, 땅을 환하게 비출만큼 위력 있는 영광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천사가 선포할 말에 하나님의 진중한 위엄과 영광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천사는 온 세상이 들을 수 있도록 “힘찬 음성”으로 외쳤다(2절, 14:8):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적그리스도의 세상이 얼마나 힘 있고 매력적이며 부유한지와 상관없다. 하늘까지 쌓아 올린 바벨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됐던 것처럼, 고대 바벨론 제국이 하룻밤에 멸망한 것처럼 세상은 급히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는 9-19절까지 함락한 바벨론을 바라보며 장송곡을 부르는 동맹자들의 애가를 통해 재차 확인된다.
① 먼저 함께 음행하고 사치하던 땅의 왕들이 “불타는 연기를 보고 위하여 울고 가슴을 치며 그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 견고한 성 바벨론이여 한 시간에 네 심판이 이르렀다’”라고 부르짖는다(9-10절).
② 땅의 상인들이 이어서 부른 노래를 들어보라: “바벨론아 네 영혼이 탐하던 과일에 네게서 떠났으며 맛있는 것들과 빛난 것들이 다 없어졌으니 사람들이 결코 이것들을 다시 보지 못하리로다”(14절). 다시는 보지 못할 풍요로움과 부유함(22-23절).
③ 마지막으로 바벨론을 통하여 부를 쌓던(치부한) 상인들이 “그의 고통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울고 애통하여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큰 성이여, 세마포 옷과 자주 옷과 붉은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민 것인데, 그러한 부가 한 시간에 망하였도다”(15-17절). 상인들이 상품을 매매할 때 사용하던 배의 선장, 선객들, 선원들, 바다에서 일하는 자들도 “멀리 서서…불타는 연기를 보고 외쳐 이르되 ‘이 큰 성과 같은 성이 어디 있느냐’ 하며 티끌을 자기 머리에 뿌리고 울며 애통하여 외쳐 이르되 ‘화 있도다 화 있도다 이 큰 성이여 바다에서 배 부리는 모든 자들이 너의 보배로운 상품으로 치부하였더니 한 시간에 망하였도다”(18-19절). 바벨론의 패망으로 자신의 재물도 사라짐을 한탄.
첫째, 이들은 모두 적그리스도가 다스리는 세상에서 신실한 동업자가 되어 함께 부를 쌓고 함께 악에 가담했다. 둘째, 이들 모두 순식간에 바벨론에 내려진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하루 동안 이를 재앙들: 사망, 애통함, 흉년, 화재, 강하신 주 하나님의 심판, 8절). 바벨론의 풍요로움과 부요함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회복 불능 상태가 되었다(큰 맷돌 바다에, 21절). 셋째, 바벨론의 패망은 곧 함께 손잡은 자들의 패망이기도 했다. 부귀영화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바벨론처럼 무서운 형벌을 받고 싶지 않아 무서워하여 멀리 서서 울고 애통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분명한 사실을 발견한다: 하나님은 반드시 이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 속하여 그 죄에 참여한 자는 반드시 세상이 받을 재앙을 함께 받게 될 것이다. 함께 멸망.
어떤 신자는 계시록의 경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세상에 불타는 연기가 피어오를 때, 자신은 천국 예배를 드리며 원수가 망한 것에 환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계시록은 교회를 위해 쓰여진 예수 그리스도의 편지다. 특별히 예수님은 버가모와 두아디라 교회에게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회개하지 않으면 큰 환난 가운데 그들을 던지고 그 행위대로 갚아주겠다고 하셨다(계 2:22-23). 만일 당신이 이 세상을 사랑하고 있다면, 세상에 속한 것들을 추구하고 있다면, 세상의 죄에 가담하고 있다면, 당신은 마땅히 경고받아야 한다. 귀를 열고 성령이 당신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어야 한다. 만일 당신이 듣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리스도께 속한 자가 아니라 세상에 속하여, 세상이 망할 때 반드시 함께 망하게 될 것이다.
2. 이유: 세상은 주님을 거역한다
하나님께서 적그리스도 왕국을 심판하신 이유는 죄 때문이다(5절): 그의 죄는 하늘에 사무쳤으며 하나님은 그의 불의한 일을 기억하신지라. 하나님은 죗값을 에누리 없이 반드시 찾으시는 공의로우신 분이시다. 그래서 이렇게 선포하셨다: “그가 준 그대로 그에게 주고 그의 행위대로 갑절을 갚아 주고, 그가 섞은 잔에도 갑절이나 섞어 그에게 주라. 그가 얼마나 자기를 영화롭게 하였으며 사치하였든지 그만큼 고통과 애통함으로 갚아주라”(6-7절)
세상에 만연한 죄가 아무렇지 않게 덮여지거나 합당한 값을 치르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라. 하나님은 반드시 죗값을 정당하게 ‘그대로’ 찾으실 것이다. 세상이 영화롭고 풍요롭고 사치스러운 것을 자랑할 때 부러워하지 말라. ‘그만큼’의 고통과 애통함으로 반드시 갚아주실 것이다. 그러면 마귀적 세상의 대표적인 죄는 무엇인가? 신자는 어떤 죄에서 ‘나와 참여하지 말아야’ 하는가?
1. 교만
모든 죄는 교만에서 시작된다. 하나님께 반역하여 그 자리를 자신이 찬탈하려는 태도다. 바벨론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자: “그가 마음에 말하기를 나는 여왕으로 앉은 자요 과부가 아니라 결단코 애통하을 당하지 아니하리라”(7절). 바벨 탑을 쌓아 하늘까지 닿으려 했던 사람들, 하늘에 올라 하나님 자리까지 높아지려 했던 고대 제국 바벨론의 배후에는 마귀가 있었다(창 11장, 사 14장). 마귀는 항상 교만하다. 그래서 마귀적 세상은 교만의 풍조가 가득하고, 그 세상에 속한 자들도 교만하여 반항적이다.
바울은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면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딤후 3:2). 자기 사랑의 또 다른 말이 바로 교만이다. 자기를 너무 사랑해서 하나님 자리에 앉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하나님보다 자기를 사랑하고, 하나님 뜻에 순종하기보다 자기 생각과 감정을 소중하게 여긴다. 그리스도께 속한 자는 교만할 수 없다. 지존자이신 그분이 쓰신 왕관 때문만이 아니다. 그분 손바닥에 새겨진 겸손의 흔적 때문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하늘 보좌를 뒤로하고 십자가에 올라 자기 자신을 내어주신 분을 우리가 구세주로 부른다면, 우리는 감히 그분 앞에 교만한 마음을 내세울 수 없다. 우리가 세상에 속해있고 마귀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 교만이다.
2. 쾌락
또 다른 말세의 풍조는 ‘쾌락 사랑’이다(딤후 3:4,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적그리스도의 수도 바벨론의 범죄로 가장 첫 번째 제시된 것이 바로 “음행”이다(3절). 땅의 왕들도 이 음행의 범죄에 물들었다(3절, “더불어 음행하였으며”). 쾌락 곧 ‘유쾌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것 자체는 복이지 죄가 아니다. 문제는 하나님보다 쾌락을 추구하는 우상숭배에 있다. 우리의 모든 기쁨과 즐거움은 하나님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 아래 정렬되어야 한다. 하지만 마귀적 세상은 그 질서를 깨뜨린다. 우리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면 그걸로 됐다고 말한다. 쾌락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고 나면, 우리는 성경의 하나님을 따를 이유가 없다. 성경의 하나님은 우리의 재미와 만족을 방해하는 잔소리꾼이다. 그래서 적그리스도의 나라는 복술로(주술, 점술) 만국을 미혹했다(23절). 신은 인간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혹시나 있을 저주를 액땜하는 존재에 불과하다. 우리 마음과 육체가 원하는 것을 더 이상 방해하지 않는다. 싫은 소리를 그치고 쾌락을 더욱 즐기는 데 도움되는 말만 해준다.
하지만 그 끝은 분명하다. 음행하는 자들과 점술가들과 우상 숭배자들은 모두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질 것이다(계 21:8). 주님은 버가모 교회와 두아디라 교회의 음행을 꾸짖으시고 반드시 회개하라고 경고하셨다(계 2:14, 21). 당신은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할 수 있다(빌 4:4). 주 안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고 누리게 될 기쁨은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당신의 기쁨이 주 밖에 있는 기쁨이라면, 주 뜻 아래 정렬된 기쁨이 아니라 주의 뜻에서 어긋난 기쁨이라면, 당장 회개하라. 계속해서 그 기쁨을 추구하는 것은 당신이 분명 세상에 속해있고 세상과 함께 망할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3. 재물
말세의 또 다른 세속적 특징은 “돈 사랑”이다(딤후 3:2). 돈을 사랑하는 것은 “일만 악의 뿌리”이다(딤전 6:10). 바벨론의 패망을 애통히 여긴 자들은 그 도시가 자랑했던 재물을 그리워 한다(롯의 처, 창 19:26). 배를 통해 전 세계에서 수입해 온 사치품 목록이 11-13절에 나오고, 과일과 빛난 것들이 14절, 고급 옷과 금과 보석, 진주가 16절, 보배로운 상품이 19절에 나온다. 모두 다 생필품이 아니라 사치품이다. 우리는 돈이 필요하지만(딤전 6:8), 마귀는 필요 이상의 돈을 갖고 싶게 만든다. 돈을 사랑하면 하나님을 미워하게 된다. 주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재물과 하나님을 절대로 겸하여 섬길 수 없다(마 6:24).
예수님은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씀하셨다(마 19:24). 실제로 가난한 나라에 복음이 일반적으로 잘 전파되고, 부유한 나라는 그나마 남아있던 복음의 뿌리마저 말라버리는 것을 본다. 1960~80년대 한국에 일어난 복음의 부흥은 세계 경제 규모 10위를 기록한 지금 얼마나 변질되었는가? 그리스도인은 가진 것을 모두 팔아 밭에 감추인 보화 곧 그리스도를 소유한 자다(마 13:44).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길 줄 아는 자다(빌 3:8). 만일 당신이 더 많이 갖기 위해 그리스도를 팔고 있다면, 더 많이 얻기 위해 그리스도를 보화가 아니라 싸구려 취급하고 있다면, 마귀가 만든 세상 풍조에 빠진 것이다. 주님은 자기 부를 자랑하는 라오디게아 교회에게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똑똑히 현실을 보라’고 말씀하셨다(계 3:18). 그들이 얼마나 영적으로 벌거벗었고 수치스러운지 가련하고 가난한지 제대로 알라고 말씀하셨다(계 3:17).
3. 교훈: 교회는 세상을 거스른다
주님은 자기 백성이 세상의 죄에 참여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 자기 백성이 세상과 함께 재앙들을 받기를 기뻐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말씀하신다: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4절). 참 교회는 세상을 거스른다. 마귀적 세상 풍조를 거스른다. 그래서 교회는 세상의 패망을 기뻐한다(20절): 하늘과 성도들과 선지자들아, 그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라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그에게 심판을 행하셨음이라. 세상도 교회를 미워한다. 죽이기까지 미워한다(24절): 선지자들과 사도들과 및 땅 위에서 죽임을 당한 모든 자의 피가 그 성 중에서 발견되었느니라.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명령에 절대로 순종할 수 없다고 손사래 치면서도, 진짜 우리가 미워하고 싸워야 할 원수는 사랑한다. 제발 정신 차리자. 세상은 교회의 터가 된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죽이고, 수많은 성도의 피를 흘린 우리의 원수다. 세상을 따르는 삶은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삶이다(빌 3:18). 세상을 사랑하는 삶은 하나님의 원수로 사는 삶이다(약 4:4). 그러므로 세상에 살되 세상에 속하지 말라. 거기서 나오라. 세상 죄에 참여하지 말라. 땅이 아니라 위의 것을 생각하고, 당신의 보물을 땅이 아니라 하늘에 쌓아두라. 그리스도께 속한 자 그리스도와 함께 반드시 승리할 것이고, 세상에 속한 자 마귀와 함께 반드시 패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