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도행전의 시작

본문: 사도행전 1장 1-2절

설교자: 조정의

오늘부터 사도행전 강해를 시작하려 한다. 우리는 2015년 3월 22일 누가복음 1장 1~4절 설교를 시작으로 2019년 6월까지 약 4년 3개월 정도 누가복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일을 자세히 살펴봤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 그분이 하신 일, 나아가 그분이 명령하신 일이 무엇인지 배웠다. 예수님이 참으로 누구신지 배웠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이 이 땅을 떠나시는 시점부터 시작되는 신약 성경의 유일한 역사서, 사도행전 말씀을 나누려 한다. 누가복음과 함께 사도행전은 신약성경의 1/4을 차지한다. 

사도행전은 영화로 치면 스케일이 매우 큰 영화다. 유럽, 아시아, 중동 등에 위치한 30개 이상의 나라 50개 이상의 도시와 마을 올로케 촬영. 신약성경 다른 곳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은 60명을 포함한 100명의 인물 등장. 1세기 지리, 지역, 정치, 종교, 관습, 항해 등 다양한 문화와 정보 풍부. 신약 다른 성경에서 사용된 적 없는 단어 400개 이상 사용.

단순히 스케일만 큰 것이 아니다. 사도행전엔 분명한 교훈이 담겨있다. 사도행전의 1/5이 사도의 가르침으로 채워졌다. 거의 대부분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이다. 사도의 가르침은 지금 우리가 나누고 있는 강해 설교 형식이다. 그들의 성경이었던 70인역 성경(BC 4세기경, 구약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한 LXX라고도 부름)을 대부분 그대로 인용하여 그리스도를 증언한다(시편 10, 출 5, 이사야 3, 소선지서 4, 직간접 인용, 암시, 반영, 어투 사용).

역사서로서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승천 이후 약 30년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고, 특별히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무리와 그들이 전파한 복음이 어떻게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유대와 사마리아, 땅끝 로마까지 이르게 되었는지를 서술한다.

오늘은 1-2절을 통해 이 책을 쓴 사람(저자)과 대상(수신자), 그리고 줄거리를 살펴보기 원한다. ① 누가 썼는가? ② 누구를 대상으로 썼는가? ③ 무슨 내용인가? 사도행전의 시작(행 1:1-2).

1절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2절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1. 저자: 누가 썼는가?

본문 1절에 저자에 대한 정보가 있다. “내가 먼저 쓴 글에는(나).” 여기서 저자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그가 사도행전에 앞서 한 편의 글을 썼다는 것이다. 받는 사람인 데오빌로의 이름이 매우 익숙한데, 누가복음 1장 3절에 누가복음의 저자가 그 이름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데오빌로 각하에게 차례대로 써 보내는 것이 좋은 줄 알았노니.”

그러므로 우리는 누가복음을 쓴 저자와 사도행전을 쓴 저자가 같다는 걸 알 수 있고, 그가 먼저 쓴 글이 누가복음, 나중에 쓴 글이 사도행전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를 알 수 있는 다음 힌트는 사도행전 본문에 종종 등장하는 “우리”라는 표현이다. 바울의 2차, 3차 전도 여행과 로마로 호송하는 여정을 기록할 때 “우리”라는 표현이 계속 등장한다(행 16, 20-21, 27-28). 그러므로 저자는 바울의 복음 동역자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다.

바울이 쓴 서신서에는 동역한 일꾼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사도행전에 바울의 동역자로 등장한 인물과 겹친다. 하지만 누가의 이름은 서신서에 나오지만(골 4:14), 사도행전엔 나오지 않는다. 가장 합리적인 설명은 누가가 저자이기 때문에 자기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우리”라고 기록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의 저자가 누가라는 사실은 대표적으로 AD 180년 이레니우스가 증언했고 3세기 초부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강력한 외적 증거가 있다는 말이다. 누가는 아마도 바울의 가택 연금 시기 즉 60년대 초반이나 늦어도 바울이 순교 당하기 전(67년)에  사도행전을 기록했을 것이다.

저자가 누가란 걸 알았으니, 우리는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누가가 누가복음과 마찬가지로 사도행전을 사실적이고 상세하며 체계적으로 기록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그는 또한 사도행전의 역사의 관찰자일 뿐만 아니라 산증인이 아닌가. 우리는 생생한 성령의 역사를 누가를 통해 들을 수 있다.

2. 수신자: 누구를 대상으로 썼는가?

1절데오빌로여…

본문의 시작부터 누가는(원어는 1절 중반) 독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밝혔다. 데오빌로. 누가복음에선 “데오빌로 각하”(눅 1:3). 그 이름의 뜻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θεόφιλος 떼오+필로스). 사회적 위치는 ‘각하’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높은 지위 아마도 로마 정부 관료 내지 지방 관료였을 것이다. 데오빌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알거나 믿고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며(“각하가 알고 있는 바”, 눅 1:3), 어쩌면 그는 누가복음과 함께 사도행전을 기록할 수 있도록 재정적 후원을 해줬을지도 모른다.

사도행전이 누가복음과 같은 대상을 염두에 두고 쓴 책이라면 독자는 단지 데오빌로 뿐만 아니라 기독교에 이제 막 들어온 흩어져 있는 여러 신자를 포함한다.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그분의 가르침과 사역을 설명하며 그들의 믿음을 더 굳건하게 하기 위해 누가복음이 기록된 것처럼, 사도행전 역시 같은 대상을 위해 그들의 믿음을 더 굳건히 하고 그리스도의 명령에 신실하게 순종하도록 격려하고 권면하기 위해 기록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더 굳건해지기를 소원한다. 확실한 믿음에 사로잡힌 초대 교회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명령에 순종했는지 보고 배우기 원한다. 수많은 박해와 장애물을 뛰어넘는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오늘 우리 교회 안에서 보게 되기를 간절히 구한다. 사도행전이 전파되는 기간 동안 우리가 말씀으로 도전과 권면을 받고 철저히 하나님께 구하며 의지하게 되기를, 성령이 주시는 위로와 능력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3. 줄거리: 무슨 내용인가?

1절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2절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오늘 본문엔 누가가 데오빌로에게 쓴 글의 요약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사도행전이 아니라 누가가 먼저 쓴 글 즉 누가복음의 내용이 요약되어 있다. 사도행전의 내용은 앞으로 우리가 차근차근 살펴보며 파악하겠지만 우리는 저자가 직접 요약한 누가복음의 줄거리를 통해 후속편 사도행전의 줄거리를 예측할 수 있다.

누가는 먼저 쓴 글에 대하여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라고 소개한다. 무릇은 ‘각각’, ‘모든’이란 뜻을 가졌으며 그래서 첫째, 예수님이 행하신 일과 둘째, 그분이 가르치신 내용이(사역+설교) 그분의 공적 사역 시작부터 2절에 나오는 “승천하신 날까지” 각각, 모두 상세히 기록됐다는 걸 의미한다.

누가는 먼저 쓴 글 누가복음에서 매우 강조한 그리스도가 행하신 일, 곧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무덤에서 부활하신 일을 여기서 말하고 있지 않다. 물론 그 중대한 사건이 전제되어 있긴 하다(‘승천하신 날’, 2절). 누가는 오히려 누가복음의 마지막 열 구절의 내용을 요약하여 두 번째 책 서론에 과감히 기록했다: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사도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성령의 능력으로 그들을 통해 자신을 증언하게 하실 것이라 말씀하신 내용이다. 예수님은 그 후 제자들 앞에서 그들을 축복하시고 하늘로 올려지셨다(눅 24:44-53).

1)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44절또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바 곧 모세의 율법과 선지자의 글과 시편에 나를 가리켜 기록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하리라 한 말이 이것이라” 하시고 45절이에 그들의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시고 

예수님의 제자들, 그가 택하신 사도들은 예수님이 하신 모든 일이 구약 성경에 기록된 모든 것의 성취라는 걸 깨달았다.

46절또 이르시되 “이같이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과 47절또 그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으니 48절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라”

아버지 하나님의 기록된 예언의 말씀에 따라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모든 일은 단지 그분이 고난을 받고 제삼일에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것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다. 47절부터 기록된 것처럼 예수님의 이름으로 죄 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에서 시작하여 모든 족속에게 전파될 것이 기록되었다. 그리고 그 기록된 대로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룰 사람은 바로 48절에 나오는 “너희” 곧 예수님이 택하신 사도들이었다.

49절”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으로 입혀질 때까지 이 성에 머물라 하시니라”

예수님은 이 중대한 사명을 성령을 약속하며 사도들에게 내리셨다. 성령은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으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께 구하여 보내주신 능력의 영이다. 그 영으로 입혀질 때까지 사도들은 예루살렘 성에서 머물러야 했다.

누가복음의 이 내용을 두 번째 책에선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2절)”라고 요약했다.

2)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

누가복음의 마지막 50-53절 내용은 사도행전에서 “승천하시는 날까지의 일(2절)”로 요약되었다. 

50절예수께서 그들을 데리고 베다니 앞까지 나가사 손을 들어 그들에게 축복하시더니 51절축복하실 때에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 52절그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 53절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하니라

사도들은 예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베다니 앞까지 나갔고, 예수님의 축복을 받았으며,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눈으로 보고 그분께 경배했다. 그들은 슬픔이나 두려움, 걱정과 염려에 휩싸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큰 기쁨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가 늘 성전에서 하나님을 찬송했다. 

잡히시던 날 밤 거처를 예비하러 그들을 떠나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두려워하며 방황했던 제자들(요 14),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요 6) 이렇게 고백했던 제자들이 어떻게 예수님이 눈앞에서 사라졌는데도 크게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송할 수 있었을까? 목자가 있을 때도 방황했던 제자들이 목자가 떠나고 어떻게 확고한 믿음을 가질 수 있었는가?

첫째, 그들이 하나님의 기록된 성경 말씀대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룰 사명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마음을 열어 성경을 깨닫게 하셨을 때 이 사명을 확실히 알았고 붙잡았다. 

둘째, 그 사명을 담당할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 곧 그들에게 능력의 영, 성령님을 보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사도행전 1장 14절을 보면 그들은 예수님의 승천 직후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여러 제자들과 함께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다. 성령의 능력으로 입혀지기를 간절히 구하며 사모했던 것이다.

사도행전의 내용은 이렇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책의 제목처럼 “사도”들이 주님께 받은 사명에 어떻게 충성했는지, 어떻게 행했는지 기록한 내용이다. 그들은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땅끝까지 목숨을 다하기까지 증인이 되었다.

다른 측면에서 사도행전의 진짜 제목은 성령행전이다. 사도들이 자기 힘으로 이 사명을 이룬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령이 하셨다. 성령이 그들을 담대하게 하셨고 복음을 선포하게 하셨다. 예루살렘에 교회를 세우시고 유대와 사마리아까지 믿는 무리를 굳게 세우신 분, 바울과 바나바를 세워 복음을 세계 여러 지방까지 폭발적으로 전달하신 분은 바로 성령님이다.

물론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 여러 가지 중대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 어떻게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세우셨는지, 초대교회가 어떻게 믿지 않는 세상 속에서 새 언약의 백성 역할을 충성스럽게 행했는지, 구원이 어떻게 유대인에게서 이방인에게로 흘러가게 되었는지, 구약의 복음이 어떻게 그리스도를 통해 신약 시대 완성되었는지, 교회 안에 직분을 세우고 징계를 내리며 회의를 하는 장면을 통해 하나님이 교회를 어떻게 조직하고 지키셨는지 배울 수 있다. 또한 선교에 관한 열정을 얻을 수 있고, 복음에 헌신한 그리스도인의 분명한 사명을 되새길 수 있다.

누가가 쓴 사도행전은 28장까지 있다. 하지만 성령님은 오늘날 교회를 통해 여전히 그리스도가 명령하신 사명을 이루고 계신다. 우리 교회를 통해 사도행전 29장이 지금 기록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도행전 강해를 통해 우리가 이 땅에 그냥 살아가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깨닫기 원한다. 예수님께서 성경을 통해 사도들의 마음을 열어 하나님이 기록하신 사명을 분명히 깨닫게 하신 것처럼, 사도행전 말씀을 통해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을 여러 성경 전체 말씀을 통해 오늘날 새 언약의 백성인 우리가 이 땅에서 분명히 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하시기를 구한다.

하나님이 약속하신 구원자는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뿐이시며 그리스도는 지금도 오직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사명을 이루신다.

또한 우리는 성령 하나님을 가까이 두고 그분의 능력을 간절히 구하며 온전히 그분을 의지함으로 성령께서 우리를 통해 큰일을 이루시기를 갈망하기 원한다. 물론 초대교회 처음 성령이 임하셨을 때 강력하게 나타난 이적과 기사를 오늘날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성령이 소멸되시거나 힘을 잃어버리신 건 결코 아니다.

성령께서 우리가 당하는 시험을 능히 이기게 하시기를, 잠들어 있다면 우리 영혼을 흔들어 깨우시기를, 사명을 잊었다면 또렷이 기억나게 하시기를, 소극적으로 사명에 임하고 있다면 그리스도의 영광과 함께 고난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하시기를,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삶이 종교 생활이나 개인과 가족의 복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잃어버린 영혼을 불 속에서 구하고 비방이나 핍박 심지어 순교의 칼이 목에 들어와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명령하신, 가장 중요한 우리의 정체성임을 늘 잊지 않게 하시기를,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데 필요한 모든 능력과 지혜를 더하시기를 간절히 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