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당신 입에서 나오는 열매 Part.1 “심는 대로 거둔다”
본문: 잠언
설교자: 조정의
잠언에는 말과 관련된 말씀이 많이 나온다. 마스터스 신학교 리차드 메이휴 교수는 저서 <잠언 실천하기: Practicing Provervs>에서 언어, 말과 관련된 잠언 구절을 목록으로 제시했는데, 145구절이나 된다. ‘말’, ‘입’, ‘입술’, ‘혀’, ‘듣는 것’에 관련된 구절을 세어보니 140구절 이상이 되었다. 그만큼 언어는 하나님의 관심 대상이다.
사실 잠언의 모든 말씀은 말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가 그가 행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 나아가 형성된 성품, 인격 전체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떻게 행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말하는지 지대한 관심을 가지신다(시 19:14, “내 입의 말…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잠언의 저자는 솔로몬이다. 시작부터 “다윗의 아들 이스라엘 왕 솔로몬의 잠언이라”(1:1)로 시작하여 1/3 지점인 10장 1절에서 “솔로몬의 잠언이라”, 25장 1절에서도 “이것도 솔로몬의 잠언이요 유다 왕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편집한 것이니라”라고 잠언에서 발견하는 온갖 지혜의 출처가 솔로몬임을 여러 번 밝힌다(왕상 3:12, “내게 네 말대로 하여 네게 지혜롭고 총명한 마음을 주노니 네 앞에도 너와 같은 자가 없었거니와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자가 일어남이 없으리라”, ‘삼천 가지 잠언’(915구절), 왕상 4:32, 10:23). 참고로 마지막 30장은 야게의 아들 아굴(30:1), 31장은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그를 훈계한 잠언이다(31:1).
중요한 것은 잠언이 하나님께서 성령의 감동으로 계시한 하나님의 지혜의 말씀이란 사실이다. 이것이 유대인의 탈무드를 비롯하여 고대 근동에서 발견된 모든 지혜 문학과 잠언이 갖는 분명한 차이점이다. 잠언은 절대적이고 무궁한 하나님의 지혜를 담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이다(시 147:5). 우리는 잠언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직접 가르쳐주시는 ‘스피치 컨설팅’, ‘스피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 그 전에 먼저, 말 자체에 관하여 깊이 생각해보자.
시리즈 제목이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열매”이다. 잠언에서 우리가 하는 말을 가리켜 “입의 열매”(잠 12:14, 13:2), “입에서 나오는 열매”(잠 18:20), “혀의 열매”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혀의 열매를 먹으리라”(잠 18:21). 각각의 구절에서 열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단어는 פְּרִי(페리)인데 실제로 식물이 맺는 과실, 소산을 가리킬 때 주로 사용되었고(창 3:2, “동산 나무의 열매”) 파생된 의미로 ‘어떤 행위에 따른 결과’를 나타낼 때도 사용됐다(잠 1:31,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으며”).
1. 말은 열매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정의하신 ‘말’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 첫째로, 말은 ‘열매’다. 우리가 심은 것을 거두는 것이 곧 말이다. 이것의 의미를 예수님이 직접 설명하셨다(마 15:18-20).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입에서 나오는 말은 아무런 생각 없이 나오는 게 아니다. 반드시 ‘마음’ 곧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생각이 맺은 열매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 중에 “거짓 증언”, “비방”은 실제로 말로 표현되고, 나머지 악한 생각, 살인, 간음, 음란, 도둑질 등도 충분히 말로 표현될 수 있다(음란한 말, 살인과 같은 뿌리를 갖는 분노의 말, 엡 4:29, “더러운 말”).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어조(억양), 어투(그에 따른 어감)에서도 마음과 생각이 드러난다. 가령 ‘당신은 항상 ~하더라’(과장하는 말투), ‘참 잘~한다’(비꼬는 억양). 사람은 말의 내용, 어조, 어투 그리고 표정까지 충분히 활용하면서 자기 마음의 열매를 맺는다. 하루에도 수없이 당신의 마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를 맺고 있다.
거칠고 험한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을 가리켜 ‘걸레를 입에 문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성경적으로 정확하게 말하면 그는 ‘걸레를 마음에 둔 사람’이다. 스피치의 문제는 스피릿의 문제다. 언어의 문제는 영혼의 문제다. 왜냐하면 말이란 마음이 맺는 열매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보는 것과 듣는 것을 대단히 주의해야 한다. 보고 들은 것이 내 생각을 빚고 그 생각대로 입에서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음에 심는 대로 거둔다.
요컨대 입을 슬기롭게 하고 그 입에 지식을 더하려면 마음이 지혜로워야 한다(잠 16:23). 지킬 만한 모든 것 중에 더욱 ‘마음’을 지켜야 한다(잠 4:23, “생명의 근원”). 잠언에서 계속해서 ‘지혜가 하는 말을 들어라’, ‘아비의 훈계, 어미의 법을 따르라’라고 외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음에 하나님의 지혜를 심는 자, 하나님의 선한 뜻을 새기는 자는 그것을 삶에서 맺는다. 기억하라. 말은 마음이 맺는 열매라는 진리를.
2. 말은 치명적이다
두 번째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말에 관한 진리는 말에 치명적인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음식이 우리 몸에 직접적이고 확실한 영향을 주는 것처럼(독버섯), 우리 입에서 나오는 열매도 그것을 먹는 이들(듣는 이들)에게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
의인의 입에서 나온 지혜로운 말에 관하여 잠언은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생명의 샘”(10:11), “순은 같음”(10:20), “성읍을 진흥하게 함”(11:11), “양약”(12:18), “지식을 선히 베풂”(15:2), “생명 나무”(15:4), “꿀송이 같아서 마음에 달고 뼈에 양약이 됨”(16:24), “깊은 물과 같고 지혜의 샘은 솟구쳐 흐르는 내와 같음”(18:4), “금과 진주보다 더욱 귀한 보배”(20:15),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25:11), “금 고리와 정금 장식”(25:12).
반대로 악한 자의 입에서 나온 더러운 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독을 머금음”(10:11), “가치가 적음”(10:20), “칼로 찌름 같음”(12:18), “미련한 것을 쏟음”(15:2), “마음을 상하게 함”(15:4), “입술에는 맹렬한 불같은 것이 있음”(16:27, 약 3:6, “혀는 곧 불이요…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 “다툼을 일으키고 친한 벗을 이간함”(16:28), “방망이, 칼, 뾰족한 화살”(25:18), “술 취한 자가 손에 든 가시나무”(26:9).
요약하면 우리 입에서 나온 말이 지혜롭고 선하면 사람을 구원하고 생명에 이르게 하고 온 성읍을 기쁘게 하지만, 우리 입이 맺은 열매가 악하면 패망과 분열과 다툼과 멸망을 가져온다.
잘 생각해보면, 힘들 때 큰 위로와 격려가 된 말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어떤 말은 쉽게 잊히지 않고 계속해서 마음에 남아 쓴 뿌리를 만들고 좌절과 고통을 겪게 한다. 흔히 하는 말처럼 몸에 난 상처는 아물고 흉터도 사라지지만, 어떤 말이 준 상처는 여간해선 아물지 않고 흉터도 정말 오래간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왜 그런가? 많은 경우 그 사람 입에서 나오는 열매, 말 때문이다. 상처를 주는 거친 말, 억누르는 말, 조롱하는 말, 더러운 말, 죄로 유혹하는 말(호리는 말), 다른 사람과 사이를 가르는 말, 분노를 일으키는 말. 그런 열매가 가득한 사람 가까이 가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하다.
반대로 가까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곰곰이 생각해볼 때 그가 참 선하고 아름다운 말을 맺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나를 세워주는 말, 격려하는 말, 거짓이 아니라 진실한 말로 높여주는 말, 위로하는 말, 선하고 아름다운 말, 온유하고 겸손한 말, 사랑이 가득한 말. 그런 사람은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음식이 가득 차려진 곳에 가는 것처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만나고 싶다.
당신의 입에서 나오는 열매는 어떤가? 기억하라. 마음이 맺은 열매인 말은 나와 내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3. 말은 심판 대상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시는 말에 관한 진리 세 번째는 바로 ‘말은 평가대상’ 다시 말해 하나님이 심판하시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잠언의 저자 솔로몬은 전도서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다.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4)
모든 행위 속에는 우리의 모든 말도 포함된다. 은밀한 일 가운데는 우리 입술로 조용히 속삭인 모든 말이 포함된다(시 139:4). 당신의 말은 마음이 맺는 열매이고, 당신과 다른 사람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당신 영혼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추수 때에 말의 열매에 대해서도 선악 간에 심판하실 것이다.
사실 말에 관한 심판은 이 땅에서도 결과로서 주어진다. 잠언은 지혜로운 말의 결과 “생명의 해가 길어지고”(4:10), “입의 열매로 말미암아 복록에 족하며”(12:14), “배부르게 되고 만족하게 되며”(18:20), “여호와의 기뻐하심을 받고”(12:22), “자기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하고”(21:23), “여호와께서 지키신다”(22:12).
반대로 악한 말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고”(6:16, 12:22), “여호와께서 패하게 하신다”(22:12). 악한 자의 말에 대한 심판은 이 땅에서 끝나지 않고 영원히 계속된다. 지옥 불에서 나는 불같이 말하는 악한 자는 결국 지옥 불에서 영원히 멸망할 것이다.
결론: 우리는 하나님의 무궁한 지혜가 담긴 잠언을 통해 우리 입에서 나오는 열매, ‘말’이 무엇인지 기초적인 가르침을 배웠다. 첫째, 말은 마음의 열매다. 둘째, 그 열매는 선하거나 악하여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셋째, 하나님은 그 열매를 결산하신다.
이런 가르침은 우리로 좌절하게 한다. 신약의 잠언이라 불리는 야고보서는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 죽이는 독이 가득한 것이라”라고 말했다(약 3:8). 그러니 그 입에 거짓이 조금도 없으신 분 앞에 한없이 부정한 입술을 가진 우리가 어떻게 설 수 있겠는가? 허나 우리에게 소망이 있다.
선지자 이사야는 자기 입술이 부정하다고 고백했지만, 하나님은 스랍 중 하나를 보내 제단에서 집은 핀 숯을 그의 입술에 대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사 6:7). 이것이 자격 없는 우리에게 미친 하나님의 크신 은혜의 소리 곧 복음이다.
우리는 다 실수가 많고 우리 중 말에 실수가 없는 온전한 사람도 없다. 하지만 하나님은 십자가라는 제단에서 가져온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우리의 부정한 입술을 씻으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졌고 네 죄가 사하여졌느니라.’ 신약 성경의 표현을 따르면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이다(고후 5:17).
우리에게 더 나은 언어생활을 위한 정보(information)가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에겐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초자연적인 변화(transformation)가 필요하다(겔 36:26).
당신의 마음(심령)은 하나님의 진리로 새롭게 되었다(엡 4:23). 무궁한 하나님의 지혜를 계시해주시는 영, 성령께서 당신 안에 계신다. 육체의 소욕을 따르지 않고 성령을 따라 말하면 당신은 성령의 열매를 말로써 맺는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하고 아름답고 지혜로운 말이 당신의 입에서 나온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으면 당신은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말을 할 수 있다(엡 4:15).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히 거하면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할 수 있다(골 3:16). 화평하게 하는 자들이 되어 의의 열매를 거둘 수 있고(약 3:18), 말을 통해 영혼을 살리는 자가 될 수 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당신에게 결코 정죄함이 없다. 온전하지 못한 입술에 관한 책임은 그리스도께서 모두 지셨다. 이제 십자가에 당신 대신 달리신 그리스도의 공로와 이를 통해 확증된 하나님의 사랑, 당신 안에서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입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열매를 맺자.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하는 것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대로 말하는 것일까? 다음 시간에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