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갈렙’은 어쩌면 2인자라고 불릴만한 사람입니다. 그는 처음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왔던 12명의 정탐꾼 중 한 명이었고, 여호수아와 함께 유일하게 믿음을 선택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광야에서 멸망했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은혜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여호수아가 약속의 땅 정복의 지도자로 세워진 반면 갈렙은 특별히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그냥 역사 속에서 사라진 것 같았던 갈렙이 제대로 다시 등장한 것이 바로 오늘 본문입니다.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나와서 자기 몫의 기업을 요구합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자신에게 주셨던 언약을 기억하며, 자신의 요구가 정당함을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요구는 권리 주장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멍에를 메는 것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가 요구한 땅은 헤브론 산지로서 장대한 아낙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람들이 거하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싸움을 갈렙이 자기 ‘권리’로 자청하며 나섰던 것입니다.
이런 갈렙에 대한 평가는 이렇습니다.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라”(14절). 가나안 땅을 정탐했을 때 갈렙은 40세였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그 땅을 정복하러 올라가자는 그에게 어쩌면 사람들은 “젊은 사람이 아직 세상을 모르네”라고 말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그는 85세가 되어서 똑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내리이다”(12절). 그 때나 지금이나 몰라서가 아니라 알기 때문에 갈렙은 사람들이 보기에 무모해 보이는 말을 했던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알았고 믿고 온전히 따랐습니다. 그의 평생을 그렇게 했습니다.
이런 갈렙의 모습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대하셨던 모습일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약속의 땅으로 올라가는 사람. 하나님을 믿고 약속의 땅을 차지하는 사람. 어느 한 순간이 아니라 평생을 그렇게 하나님을 믿고 온전히 따르는 사람입니다. 이것이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순간의 감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묵묵히 평생을 그 믿음을 따라 사는 삶입니다. 무슨 대단한 업적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 부르시며 기뻐하실 것입니다. 이것이 믿는 자의 삶이고 면류관입니다.
오늘의 한 구절: “헤브론이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어 오늘까지 이르렀으니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온전히 좇았음이라”(수 1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