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보다 이웃의 기쁨을 구하는 교회

최종혁 · 2024.05.16 · 로마서 1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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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어떤 성경의 명령은 참 비상식적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명령들은, 예를 들어 거짓말 하지 말라거나 살인하지 말라는 명령은 세상에서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할만한 것인데, 어떤 명령들은 정말 세상의 상식과는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기쁘게 하지 말고 이웃을 기쁘게 하라는 이 명령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지향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바로 자기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행복을 위해서라면 남자가 여자가 될 수도 있고 여자가 남자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입니다. 아무리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해도 그것으로 행복하다고 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입니다.

그렇게 극단적으로까지 가지 않아도, 어쨌든 사람이 자기에게 좋은 것을 원하고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본능 중에 본능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성경은 자기를 기쁘게 하지 말고 이웃을 기쁘게 하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냐 틀리냐를 떠나서 이것이 정말 가능하긴 한 것인지 의문부터 생기는 그런 명령입니다.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않고 이웃을 기쁘게 하는 것’은 전혀 이해(동의)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하나님 말씀이니 노력은 해봐야지라고 생각하게 되는 명령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안될 줄 알았어라며 금세 포기하게 되는 명령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 명령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합니다. 바로 그렇게 했을 때 우리가 예수님을 본받아 서로 뜻이 같아지고 한 마음과 한 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우리의 행복이 같은 방향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자기를 기쁘게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자기를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교회의 하나됨의 열쇠도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가 하나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는지 없는지는 성도 각자가 누구의 기쁨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모두가 내가 아닌 남의 기쁨을 추구하고 있다면 교회는 하나되어 기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입니다. 반대로 모두가 자기 기쁨을 추구하고 있다면 교회 안에는 다툼과 갈등 만이 있게 되고 하나님의 영광은 물론 나의 행복도 있을 자리가 없어집니다.

교회 안에서는 세상의 상식이 무너져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수 있고, 결국 그것이 나에게도 기쁜 일이 됩니다. 나의 기쁨을 추구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의 기쁨을 추구할 때 우리는 함께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이해할 때, 우리는 억지로 어떻게든 순종은 해보자는 태도가 아니라 정말 기꺼이 순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먼저 그렇게 해서 우리가 모두 이 성경이 진리임을 경험하며 또한 세상 가운데 선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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