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잘못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지 하나님을 생각할 때는 항상 오래참음, 용서, 긍휼 혹은 은혜와 같은 것이 먼저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모세에게 드러내실 때 선포하셨던 속성도 이런 것들이었습니다(출 34:6). 우리는 그만큼 죄인들이어서 하나님의 선하심이 아니면 감히 하나님 앞에 설 생각도 할 수 없는 자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는 우리가 그런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조금씩 생긴다는 점입니다. 죄에 대해서는 어차피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실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도 가볍게 생각하고 용서도 가볍게 생각합니다. 어차피 용서 받을 것을 생각하니 죄를 범하기가 더 쉽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용서도 하나님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셔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용서 받은 것에 대해 마음으로 감사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지나치게 쉽게, 혹은 편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말씀은 정신이 번쩍 들게 합니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믿음의 선한 싸움을 끝까지 싸워야할 것을 강조하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유일한 주권자이시며 만왕의 왕이시며 만주의 주”이십니다(15절). 하나님은 감히 사람이 가까이할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누구도 하나님을 보지 못했고 볼 수 없었습니다(16절).
우리는 결국 이런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런 하나님께서 우리 삶을 심판하시는 그 자리에 서게 될 것입니다. 그 때 세운 공적이 있으면 상을 받을 것이고 공적이 불타면 해를 받을 것입니다(고전 3:15). 마치 불 가운데서 구원 받은 자처럼 벌거벗은 자로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기억하고 지금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죄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용서와는 별개로 하나님 앞에서 죄를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죄에서 멀어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를 범했다면 용서하시는 하나님께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서 용서하신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합니다. 용서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고 수없이 반복해서 용서하시는 하나님께 진정한 감사를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리는 사랑의 아버지이신 하나님 뿐 아니라 만왕의 왕이며 만주의 주이신 유일한 주권자 하나님을 섬기고 있기도 합니다. 이 둘 사이의 긴장이 있음을 알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 삶을 결산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믿음의 선한 싸움을 치열하게 싸울 또 다른 동기가 되어야합니다. 끝까지 싸웁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고 하루를 충성스럽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