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심판 뒤에도 다시 기회를 주시는 자비

최종혁 · 2026.01.12 · 창세기 9: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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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홍수가 끝난 이후의 상황은 여러모로 처음 창조의 날들을 연상케 합니다. 물이 물러가고 뭍이 드러났습니다(창 1:9-10 참고). 하나님은 사람에게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을 주셨고(창 1:28 참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언급되는 것도 유사합니다(창 1:27 참고).

흥미로운 것은 또 다시 하나님께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을 구분하셨다는 사실입니다(창 1:29; 2:16-17 참고). 창조 때에는 모든 식물을 먹을 수 있었지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을 수 없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은 식물 뿐 아니라 동물도 사람이 먹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다만 생명 되는 피째로 먹지는 말라고 하십니다. 동물을 먹는 것은 허락하셨지만, 여전히 그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기억하게 하신 것입니다.

창조 때와 비슷한 이 말씀들은 이후에 어떻게 역사가 진행될지를 궁금하게 만듭니다. 하나님은 무지개를 보여주시면서 다시는 물로 사람을 심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셨는데, 그럼 사람은 더 이상 죄를 범하지 않을 것인지, 만약 다시 사람의 죄가 세상에 가득해지면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실 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그 이전에 우리는 이 말씀에서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셨지만, 결국 또 한번의 기회를 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홍수는 세상을 마치 창조 이전의 상태로 돌려 놓았지만, 하나님은 다시 창조의 모습으로 세상을 회복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은 홍수로 세상을 완전히 끝내실 수도 있으셨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반드시 심판하시는 분이시지만, 그 이전에 오래 참으시는 자비하신 분이십니다. 진노 중에도 긍휼을 잊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언약의 무지개를 보게 된다면,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두려우심과 함께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한 구절: “내가 너희와 언약을 세우리니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로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 땅을 멸할 홍수가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창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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