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주님의 손에 들린 말씀의 도구

최종혁 · 2024.06.27 · 고린도후서 2:1-17

본문 글자 크기 100%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참 놀랍습니다. 일 자체가 놀랍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참 놀라운 것은 (그래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혼자 일하시면 가장 잘하실 수 있으십니다. 무궁한 지혜와 능력으로 완벽하게 일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은 피조물을 통하여 일하기를 좋아하십니다. 때로는 피조물이 협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피조물을 통해 일하려고 하십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을 위해 모세를 부르실 때 하나님의 모습이 그러했습니다. 정말 죽어도 하기 싫다고 버티는 모세를 하나님은 설득하고 위협(?)하고 달래서 겨우 그 일을 하게 하셨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매달리시는 것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때로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이런 착각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아니면 안될거라는 착각입니다. 정말로 모세가 아니었으면 하나님은 출애굽의 기적을 이룰 수 없으셨을까요? 모세가 바로 앞에 나서지 않았으면 안됐을까요? 모세가 지팡이를 들지 않았으면 홍해는 갈라지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모세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모세에게 하나님이 필요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일하시기로 선택하셨을 뿐이지 모세가 아니면 안됐던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이 필요한 것이지 하나님께 우리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입니다. 바울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고난 중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그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은 어떤 순간이라도 감사할 일이지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쓰임 받을 수 있다는 감사함으로 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하게 하신 것도 생각할수록 놀랍고 그래서 감사가 됩니다. 또 같은 이유로 두렵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혹 잘못 전할까 두렵습니다. 혹 나의 사심을 가지고 전할까 두렵습니다. 고린도에는 그런 사람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날에도 많습니다. 성경을 읽고 하나님을 말하고 있지만 하나님과 관계없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사탄의 말을 하나님의 말인 것처럼 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혹 내가 조금이라도 그러할까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항상 기도하는 것은 정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손에 들려진 도구로서 끝까지 사용될 수 있기를 구합니다. 그보다 더한 특권이 없습니다.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이 없습니다.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답게 말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어서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