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사와 용 : 승리의 싸움
본문: 요한계시록 12장 7-12절
설교자: 조정의
당신은 귀신이 있다고 믿는가? 영적 세계의 존재를 믿는가? 최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한 인류는 지구 밖으로 우주선을 쏘아올리고, 현미경으로 겨우 볼수 있는 미생물에 관한 지식을 끝없이 찾아내면서, 알지 못하는 신에게 복을 빌고, 운세를 묻고, 죽은 자의 영혼이 안식할 영적 세계를 바란다. 역사상 가장 지혜로웠던 왕 솔로몬은 그 이유를 밝혀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고 말했다(전 3:11).
그렇다. 사람은 진심으로 소멸을 믿지 않는다. 사람 외의 지적 생명체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육신이 늙고 죽는다는 걸 아는 것처럼 영혼은 영원히 살거라 믿는다. 영적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안다. 세상엔 영적 세계에 관한 끝없는 추측과 많은 신화가 있다. 하지만 진짜 영적 세계를 조금의 과장이나 거짓 없이 밝혀주는 것은 바로 성경이다. 성경은 모든 물적, 영적 세계의 창조자,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쓰셨기 때문이다.
성경은 원한을 풀 때까지 세상을 못 떠나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귀신이라 하지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귀신은 천사다. 천사는 생육, 번성, 노후, 죽음이 없는 영적 존재로(막 12:25), 하지만 지혜와 능력은 인간보다 한 차원 높은 존재로 하나님의 메신저(사역자, 종) 역할을 위해 창조됐다. 하지만 계급이 아주 높은 천사 중 하나가(천사장, 유 1:9) 하나님께 반역했고, 천사들 중 1/3을 미혹하여 함께 반역 세력을 형성했다(사 14:12-15; 계 12:4). 하나님의 원수인 그를 가리켜 성경은 마귀라 하고, 함께 타락한 천사를 귀신이라 한다. 그들은 태초부터 종말까지 계속해서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을 대적하는 전쟁을 일으킨다.
계시록의 권위 있는 주석가 중 한 사람인 그레고리 비일은 이렇게 말했다. “땅에서 성도들과 세상 간에 전쟁이 있으면, 이에 상응하는 하늘 차원의 전쟁이 있다”(NIGTC, 1103p). 본문은 하늘 차원의 전쟁에서 마귀가 크게 패배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다. 이 승리의 싸움은 언제 어떻게 일어나는가? 이 싸움이 땅에서 세상과 싸우는 성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1. 승리의 싸움(7-9절)
전쟁이 일어난 곳은 분명 “하늘”이다(영적 싸움). 싸움의 한 쪽엔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 반대쪽엔 용과 그의 사자들이 있다.
우리는 이미 용과 그의 사자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3절에 기록된 큰 붉은 용의 정체는 9절에 드러난 것처럼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다. 옛날에(태초) 처음 사람을 미혹한 뱀의 배후에 있던 자(창 3:1), 마귀(헬: 디아볼로, 원수, 적대자, 반역자, 참소자, 중상자, 10절, “밤낮 참소하던 자”), 사탄(히, ‘마귀’와 같은 뜻).
마귀는 지상 세력을 통해 하나님 백성을 미혹하고 괴롭히는데, 구약 시대엔 애굽(라합, 시 89:10), 앗수르(리워야단, 사 27:1), 바벨론(용, 렘 51:34) 등을 통해서. 이후엔 그리스, 로마를 통해서(“일곱 왕관”, 12:3) 그랬다면, 종말엔 적그리스도 왕국을 통해서(“열 뿔”, 12:3) 그렇게 할 것이다.
마귀는 또한 영적 세력을 통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데, 함께 타락한 천사(“하늘의 별 삼분의 일”, 12:4)가 바로 그의 사자들이다(귀신, 데몬, 프뉴마). 귀신은 특별히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신 동안 아주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뜻을 방해하고 대적하는 일을 했다.
마귀의 주요 공격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① 미혹: 온 천하를 꾀는 자(9절). “거짓의 아비”, “거짓말쟁이” 마귀는 온갖 속임수로 사람을 유혹하여 거짓에 속게 하고 파멸에 이르게 한다(요 8:44). 대표적인 사례는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께서 금하신 열매를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고 속인 일이다(창 3장).
② 참소: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10절). 대표적 사례는 하나님 앞에서 욥이 하나님을 그냥 섬길 리 없다며 그에게 주신 복을 거둬가시면 하나님을 욕할 것이라고 고소했던 일이다(욥 1-2장). 마귀는 이처럼 밤낮 성도를 고발하여 수치심과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하고, 죄를 사하는 하나님께 회개하는 것을 막고, 오히려 멀리 떨어져 고립되게 한다(창 3장, 중상모략-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불신으로 단절).
마귀가 일으킨 하늘의 영적 전쟁에 맞선 세력은 미가엘과 그의 사자들이다. 미가엘은 천사장으로(유 1:9), 가브리엘과 더불어 이름이 언급된 유일한 천사다(참고. 천사장 루시퍼—계명성, 사 14:12, 아바돈, 계 9:11). 미가엘은 마귀와 다투어 모세가 묻힌 곳을 지켰고(유 1:9), 구약의 이스라엘 민족을 원수로부터 지켜낸 “군주”라 불렸다(vs. 바사, 헬라 군주, 단 10:21). 선지자 다니엘은 종말에 이스라엘 민족을 호위하는 “큰 군주 미가엘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단 12:1), 바로 본문의 시점 곧 대환난의 때를 말한다.
천사장 미가엘은 그가 통솔하는 천사들과 더불어 하나님의 지휘에 따라 마귀 세력과 싸워 대환난 기간에 하나님께서 양육하기로 예비하신 이스라엘 민족을 지켜낼 것이다(“또 환난이 있으리니 이는 개국 이래로 그 때까지 없던 환난일 것이며 그 때에 네 백성 중 책에 기록된 모든 자가 구원을 받을 것이라”, 단 12:1).
영적 전쟁의 결과는 명백하다: 하나님의 군대 승, 마귀의 군대 패(8절). 마귀는 이기지 못한다. 그동안 하늘에 진을 치고 있던 마귀 세력은 이제 완전히 퇴각하여 땅으로 내쫓긴다(9절). 다시 하늘에서 그들이 있을 곳을 얻지 못한지라(참고. 욥 1:6). 하늘 전쟁의 승리를 다룬 본문을 바르게 해석하려면 가장 중요한 이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 이 승리의 싸움은 언제 일어나는가?
① 어떤 사람은 땅의 만물이 창조되기 전, 마귀가 그의 사자들과 반역을 일으키고 하나님의 군대에게 패배한 때라고 말한다. ② 또 어떤 사람은 예수님이 세상에 오셔서 모집한 제자들을 통해 하나님 나라 권세로 귀신을 이기셨을 때라고 말한다(눅 10:18). 특별히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셨을 때,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그들을 이기셨다(골 2:15).
③ 사탄은 분명 창세 그리고 예수님 공생애 때도 패배했다. 하지만 본문의 시점은 미래다. 그리스도는 승천하여 하나님 보좌 앞으로 올려가셨고(5절), 삼 년 반(천이백육십 일 동안)의 기간이 언급되는 데, 대환난 후반기를 말한다. 그때 하나님께서 양육하기 위하여 택하신 백성들은(유대인) 예비하신 광야로 도망할 것이다(6절). 13-17절은 땅으로 내쫓긴 마귀가 독이 바짝 올라 가혹하게 그 백성들을 핍박하는 장면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전쟁은 교회가 휴거된 직후로부터 7년의 대환난의 중반까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환난 기간에 하나님은 마귀와 그의 사자들을 미가엘과 천군을 통해 제압하고 마귀에게 속한 땅의 백성들에게 진노를 쏟으실 것이다.
2. 승리의 노래(10-12절)
10-12절은 마귀의 패배와 함께 하늘에서 들린 큰 음성, 승리의 노래다. 음성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나와있지 않지만, 11절에서 순교하기까지 마귀와 싸워 이긴 성도를 가리켜 “우리 형제들”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십중팔구 거룩함을 입고 하늘 성전에서 예배하는 성도들의 기쁨에 찬 승리의 음성이 분명하다(우리).
먼저, 그들은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승리를 찬양했다: 이제 우리 하나님의 구원과 능력과 나라와 또 그의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으니 우리 형제들을 참소하던 자 곧 우리 하나님 앞에서 밤낮 참소하던 자가 쫓겨났고(10절). (이제) 마귀의 패배는 그 손에서 자기 백성을 건지시는 하나님의 구원이 더욱 나타나는 승리다. 마귀를 압도하는 하나님의 능력이 더욱 나타나는 승리다. 마귀의 통치력이 제한되고 하나님의 통치력은 확장된다는 측면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리스도의 권세가 더욱 나타나는 승리다.
여기서 ‘하늘 차원의 승리’가 땅에 있는 성도의 승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어지는 찬양에 귀 기울여 보라: 또 우리 형제들이 어린 양의 피와 자기들이 증언하는 말씀으로써 그를 이겼으니 그들은 죽기까지 자기들의 생명을 아끼지 아니하였도다(11절). 땅에 있는 형제들도 끝내 마귀를 이겼다(미래적 과거형, 최종적이고 영원한 승리). 하늘 승리가 땅의 승리를 반드시 가져온다!
무엇으로 이겼나? ① 어린 양의 피. 마귀의 주요 무기는 참소다. 하지만 어린 양의 피는 마귀의 모든 참소와 중상을 무력화한다. “누가 능히 하나님께서 택하신 자를 고발하리요 의롭다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 누가 정죄하리요 죽으실 뿐 아니라 다시 살아나신 이는 그리스도 예수시니 그는 하나님 우편에 계신 자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시는 자시니라”(롬 8:33-34).
그리스도인은 진정으로 죄를 미워하고 죄를 범했을 때 상한 심령으로 통회한다. 하지만 마귀가 이를 틈 타 죄책감과 수치심으로 넘어뜨리려 할 때, 어린 양의 피를 의지하여 다시 일어난다(복음). 하나님의 전신 갑주(엡 6장), 구원의 투구와 복음의 신, 의의 호심경, 믿음의 방패로 무장하고 다시 마귀를 대적한다(약 4:7).
② 증언하는 말씀. 마귀의 또 다른 주요 무기는 거짓이다. 하지만 성도에겐 성령의 검,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 하나님 말씀엔 실질적인 능력이 있다. 바울은 이 능력을 가리켜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능력”,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고후 10:4-5). 하나님의 군사에겐 마귀의 온갖 거짓을 능히 파괴하는 무기가 있다. 살아 있고 활력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이다(히 4:12, 예수님의 승리, 마 4장).
요한은 계속해서 성도를 가리켜 “이기는 자”라고 부른다(계 2:11, 26, 3:5, 12, 21:7, 요일 5:4). 그것이 십자가 군병의 이름이자 사명이다. 하나님과 그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으니 우리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마귀의 주요 무기는 완전히 무력화됐다. 그의 참소는 어린 양의 피가, 그의 거짓은 그리스도의 말씀이 압도적으로 이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계속해서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무장하고 그리스도의 말씀을 뽑아 들어 끝까지 싸워야 한다.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우리 형제들은 죽기까지 자기들의 생명을 아끼지 않으며 끝까지 싸웠다. 우리도 그들처럼 끝까지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 마귀가 간절히 원하는 건 우리가 싸움을 포기하는 것이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강력하게 요구하시는 것은 우리가 최후 승리를 얻기까지 충성스럽게 싸우는 것이다. 절대로 그냥 살지 말라. ‘이기는 자’로 살라. 지는게 당연하다고 여기지 말라.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라. 영생을 취하라(딤전 6:12).
대환난 때의 성도든지 오늘날의 성도든지, 최후 승리를 거둘 자들은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12절을 보면 “그러므로 하늘과 그 가운데에 거하는 자들은 즐거워하라”라고 노래한다. 하나님께 속한 자들, 그분의 임재 안에 거하는(성막) 자들은 반드시 승리의 기쁨을 맛볼 것이다.
“그러나” 땅과 바다(두 짐승, 13장). 땅에 속한 자들에게 마귀의 패배는 무서운 저주다(화 있을진저). 이는 마귀가 자기의 때가 얼마 남지 않은 줄을 알므로 크게 분내어 너희에게 내려갔음이라. 약이 빠짝 오른 마귀는 자기의 지위를 상실했기 때문에(하늘에서 쫓겨남) 또 얼마 남지 않은 때가 지나면 불못에 던져질 것을 알기 때문에 맹렬한 분노로 최후의 발악을 할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나님 편에 서기를 거절한 자들이 받는다.
오늘날 이단, 사이비 교주가 하는 짓은 정확히 그 배후에 있는 마귀가 하는 짓과 같다. 마귀는 자기를 따르는 신도를 사랑하지 않는다. 온갖 거짓과 감언이설로 속일 뿐이다. 그들의 행복이나 잘됨에 관심이 없다. 자기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라면 자기를 따르는 자들의 영혼까지 다 빼먹고 자기가 멸망할 때, 모두가 멸망받기 원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사랑하신다. 너무 사랑하셔서 그들이 원수 편에 있을 때 자기 아들을 희생시켜 자기 편으로 옮기셨다. 하나님의 바람은 자기를 따르는 자들이 모두 마귀와 세상을 이기고 승리한 나라의 유업을 함께 누리며 다스리는 것이다.
당신은 둘 중 하나의 편에 서 있다. 왜 하나님 편에 서기보다 이단의 끝판왕 마귀 편에 서려는 것인가? 이단에 빠진 이들을 안타깝게 여기거나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는 당신은, 왜 모든 이단의 대장 사탄을 따르고 있는가?
하나님 편에 있는 당신은 왜 더 적극적으로 마귀와 싸우지 않는가? 왜 이편과 저편에서 갈팡질팡하는가? 왜 세상 풍조를 좇는가? 주 위해 일어나 담대히 싸워라. 복음의 갑주를 입고 말씀에 숙련된 군사가 되어 충성스럽게 싸워라. 승리의 노래를 부를 그날이 가까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