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어린양의 증언
본문: 요한계시록 11장 1-14절
설교자: 조정의
어린양의 진노, 여섯째 나팔 심판과 일곱째 나팔 심판 사이, 막간을 살펴보고 있다(10:1-11:14). 계시록은 과거주의, 미래주의, 상징주의, 문자주의 등 해석하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진다. 우리는 말씀을 근거로 우리 해석에 확신을 가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을 함부로 이단 취급하지 않는다. 윌리엄 맥도날드 그래서 “장래 사건들의 개관”을 근본적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문제들로 분류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장차 될 일을 바르게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형제자매를 거짓 교사, 가짜 신자로 판단하는 근본적인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천국에서 우리는 언약주의 신자와 세대주의 신자 모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문자적, 미래적 관점에서 계시록을 해석하며, 대환난 전 교회가 하늘로 이끌림을 받고(휴거) 천국 예배에 동참하게 될 것을 믿는다(4-5장). 이후에, 땅에 사는 자들에게 어린양의 진노가 쏟아질 것인데(6-11장), 창세로부터 지금까지 없었고 후에도 없을 큰 환난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역사가 강력하게 일어날 것이다.
동시에 어린양은 종들을 택하여 환난 중에 그들을 보호하시며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는 역사를 이루실 것이다(7, 10:1-11:14, 막간의 내용).
계시록의 또 다른 과제는 하나님이 장차 이루실 일이 지금 있는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답을 찾는 것이다. 성령께서는 계시록 말씀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귀 있는 자가 되어 그 말씀을 들을 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면 본문에 나타난 하나님의 종말 계획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것을 지금 우리에게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1. 장차 될 일: 막간의 의미
① 택함 받음(1-2절)
요한은 힘센 천사의 손에 들린 달고 쓴 두루마리를 먹었고, ‘많은 백성과 나라와 방언과 임금에게 다시 예언하라’는 명령을 재차 받았다(10:11). 그리고 “일어나서 하나님의 성전과 제단과 그 안에서 경배하는 자들을 측량하”라는 명령과 함께 측량 도구인 지팡이 같은 갈대를 받았다(11:1, 겔 40:3, “측량하는 장대”).
‘측량’은 대상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데, 성전, 제단, 예배자를 측량/계수하는 행위는 하나님께서 자기 소유로 삼으신다는 의미다. 요한이 이 환상을 기록하기 25년 전 예루살렘 성전은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파괴됐다. 그런데 그 폐허 된 곳에 세워질 성전을 측량하라는 말씀은 물리적인 성전(성소) 건물이 회복되어 보호받을 것을 말하고, 제단 곧 예배가 살아나고, 경배하는 자들 곧 예배자들이 일어날 것을 약속한다(겔 40장, 성전의 회복). 하나님께서 대환난 기간에 택하시고 일으키실 예배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2절에서 더 명확히 알게 된다.
성전 바깥 마당은 측량하지 말고 그냥 두라 이것은 이방인에게 주었은즉 그들이 거룩한 성을 마흔두 달 동안 짓밟으리라(2절)
먼저, 예배자들은 거룩한 성의 사람들이다. 구약과 신약에서 거룩한 성은 거룩한 성전이 있어 하나님께서 그 이름과 임재를 두신 도시, 예루살렘을 가리키는데(느 11:1; 마 27:53), 8절에 보면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라고 분명히 밝힌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일으키실 예배자들의 정체는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유대인 그리스도인이다(이방인과 구분). 그들은 재건된 성전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참된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계속된 예언을 보면 이들은 일정 기간 짓밟힘을 당한다. 이들의 대적은 “이방인”으로, 측량하지 말고 그냥 둔 성전 바깥마당이 이들의 정체를 분명히 밝힌다. 성전 밖엔 이방인의 뜰이 있어 성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담으로 막고 넘어올 경우 목숨을 잃는다는 무서운 경고문을 써놨다. 이방인 무리는 예루살렘과 그곳에 재건된 성전을 마흔두 달 동안 박해할 것이다. 주님은 유대인 제자들에게 세상 끝에 그들이 겪을 일을 이렇게 예고하셨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그 때에 많은 사람이 실족하게 되어 서로 잡아 주고 서로 미워하겠으며 거짓 선지자가 많이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겠으며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마 24:9-13)
선지자 스가랴가 여호와의 날에 이스라엘에게 일어날 일을 예언한 것도 의미심장하다(우리말 성경): “내가 다윗의 백성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 위에 은혜와 용서를 구하는 마음을 부어줄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찔러서 상처를 입은 나를 보고 슬피 울 것이다”(12:10), “그날에 다윗의 백성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의 죄와 더러움이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샘이 열릴 것이다”(13:1), “내가 모든 나라들을 예루살렘에 불러 모아 예루살렘과 싸우게 할 것이다. 그 성읍은 함락되고 집은 약탈당하며 여자들은 겁탈당할 것이다. 그 성읍 백성의 2분의 1이나 포로로 사로잡혀 갈 것이다. 나머지 백성들은 죽임당하지 않고 그 성읍에 남아 있을 것이다”(14:2)
우리가 이미 첫 번째 막간에서 보았듯(계 7장), 하나님은 이마에 인치신 유대인 전도자들 144,000을 통해 수많은 민족과 나라의 사람들을 구원하실 것이다. 특별히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유대인 그리스도인이 재건된 성전에서 예배하며 모이게 될 것이고(제4성전), 그들을 박해하는 많은 민족이 일어날 것이다.
② 보호 받음(3-6절)
마흔두 달, 택하신 백성이 짓밟힘을 당할 때, 어린양은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보호하신다. 이를 위해 특별히 세운 자들이 있는데, 주님은 그 종들을 가리켜 “나의 두 증인”이라고 하셨고, 그들에게 권세를 주시겠다고 하셨다(3절). 그들이 사역하는 기간은 천이백육십 일(30일로 계산하면 마흔두 달). 굵은 베옷을 입고 예언하는 일을 할 것이다(선지자, 10절).
예언은 하나님께서 장차 하실 일(심판과 구원)에 관한 것이지만, 굵은 베옷을 입었다는 건 그에 합당한 반응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메시지라는 걸 말해준다.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어린양의 두 증인은 회개를 가르치는 자가 아니라 회개를 부르짖는 자다.
어린양의 증인들이 선포한 메시지는 대상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데, 먼저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회복과 구원을 일으킨다. 4절에서 그들은 이 땅의 주 앞에(새번역이 땅을 다스리시는) 서 있는 두 감람나무와 두 촛대로 묘사되었다. 스가랴 4장에 기록된 두 감람나무와 순금 등잔대를 연상시킨다. 스가랴가 가리킨 두 인물은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지도자 스룹바벨로, 성전을 재건하고 예배를 회복하는 일을 이루는데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종들이었다. 특별히 감람나무(올리브 기름)와 등잔대(등불 일곱, 계 4:5)는 성령과 연관되어 있는데, 실제로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영으로 지혜와 능력이 채워져 하나님이 뜻하신 바를 이루었다. 어린양의 두 증인도 성령의 지혜와 능력으로 하나님 백성이 회복되고 예배하는 일을 하도록 가르치고 인도할 것이다.
한편 어린양의 증인들이 선포한 메시지는 땅에 사는 자들, 하나님의 원수들에게는 심판의 메시지다. 5-6절을 보라. 만일 누구든지 그들을 해하고자 하면 그들의 입에서 불이 나와서 그들의 원수를 삼켜 버릴 것이요 누구든지 그들을 해하고자 하면 반드시 그와 같이 죽임을 당하리라 그들이 권능을 가지고 하늘을 닫아 그 예언을 하는 동안 비가 오지 못하게 하고 또 권능을 가지고 물을 피로 변하게 하고 아무 때든지 원하는 대로 여러 가지 재앙으로 땅을 치리로다.
엘리야가 기도할 때,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고 비가 오지 않았다. 모세가 기도할 때, 물이 피로 변하는 등 여러 가지 재앙이 애굽 땅에 임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두 증인을 모세와 엘리야가 아닐까 추측한다(변화산에 나타난 두 사람, 마 17:3). 가장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를 통해 자기 백성을 회복 및 구원하시고 대적들을 심판하신 것처럼, 대환난의 기간에 모세와 엘리야 같은 두 증인을 세워 같은 일을 하게 하실 것이다. 얼마동안? 천이백육십 일 동안(마흔두 달).
③ 고난 받음(7-10절)
하나님께서 정하신 시간이 되면, 7절에 기록된 것처럼 그들이 그 증언을 마칠 때에, 하나님은 두 증인에게 수치스러운 죽음을 허락하신다. 누구에게 죽임당하는가?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오는 짐승. 처음으로 짐승이 등장한다. 짐승은 ‘포식자’, ‘맹수’를 뜻하는데, 계시록에 36번 나오며, 사탄이 주는 권세와 능력을 가지고(무저갱으로부터 올라오는) 성도를 대적하는 지상 통치자를 의미한다. 스스로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면서 참 그리스도와 그분의 백성을 대적하기 때문에 적그리스도라 부른다.
그들과 더불어 전쟁을 일으켜 그들을 이기고 그들을 죽일 터인즉(7절). 하나님의 권세를 가지고 특별한 역할을 했던 두 증인은 적그리스도와 치열하게 싸우다가 죽임을 당하는데, 그 죽음은 참으로 수치스럽다. 그들의 시체가 큰 성 길에 있으리니 그 성은 영적으로 하면 소돔이라고도 하고 애굽이라고도 하니 곧 그들의 주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곳이라(8절). 장사지내지 않고 길에 버려진 시체는 죽은 사람에게 배로 모욕적이며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다. 두 증인의 시체는 큰 성 길에 버려졌는데, 그 성은 예루살렘이고, 그 성의 영적 상태는 옛 소돔, 애굽과 같았다(렘 23:14; 겔 23:3).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핍박하는 백성들, 사람들이 가득했다. 9절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백성들과 족속과 방언과 나라 중에서 사람들”이라 말하고(이방인), 10절에선 “땅에 사는 자들”이라고 말한다(영적 소속).
이들은 두 증인의 시체를 사흘 반 동안 보며 무덤에 장사하지 못하게 막는다. 두 증인이 사역한 삼 년 반에 상응하는 기간이다. 이들은 나아가 두 증인의 죽음을 즐거워하고 기뻐하여 서로 예물을 보낼 것이다(10절). 두 선지자를 통해 많은 괴로움을 당했기 때문이다. 마치 유대인이 이방인의 괴롭힘에서 벗어나 복수한 날을 기뻐하며 예물을 주고받았던 부림절 처럼, 이방인은 유대인의 두 선지자를 죽인 것을 축제로 기념하며 즐거워할 것이다.
④ 승리 얻음(11-14절)
삼일 반, 시체가 땅에 여전히 버려져 있고, 땅에 사는 자들이 기뻐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최종 승리자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보여주실 것이다. 하늘의 하나님께 속한 자는 땅의 적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를 반드시 이긴다. 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삼 일 반 후에 하나님께로부터 생기가 그들 속에 들어가매 그들이 발로 일어서니 구경하는 자들이 크게 두려워하더라 하늘로부터 큰 음성이 있어 이리로 올라오라 함을 그들이 듣고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니 그들의 원수들도 구경하더라(11-12절)
두 증인은 부활-승천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생기를 주어 그들을 죽음에서 일으키실 것이고(부활), 하늘에 있는 구름 속으로 그들을 이끌어가셔서 받아주실 것이다(승천). 구경하고 있는 원수들에게 이는 매우 두렵고 공포스러운 선포다. 최종 승리자는 하나님이고, 짐승 편에 속한 자에겐 심판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하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심판의 메시지는 물리적인 방법으로도 분명히 원수들에게 전달된다.
그 때에 큰 지진이 나서 성 십분의 일이 무너지고 지진에 죽은 사람이 칠천이라 그 남은 자들이 두려워하여 영광을 하늘의 하나님께 돌리더라(13절)
이 물리적인 심판의 결과, 남은 자들이 하늘의 하나님께 두려워하여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참 예배인가 아니면 공포심에 따른 거짓 예배인가에 관한 논쟁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양께 속한 자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직접 체험한 자들 중에는 진정으로 회개하여 그분께 돌이킨 자도 있을 것이고, 공포심에 떨며 마지못해 영광을 돌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여섯째와 일곱째 나팔 심판 사이의 막간은 끝났다. 막간을 통해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반드시 이기게 하실 것이란 확신을 주셨다. 이제 원수들에게 다시 진노를 쏟으실 차례다. 둘째 화는 지나갔으나 보라 셋째 화가 속히 이르는도다(14절). 이제 빠르게 끝을 향해 간다. 하나님 백성의 최종적이고 영구적인 승리와 하나님 원수의 최종적이고 영구적인 패배를 향하여.
2. 지금 할 일: 막간의 교훈
우리는 하늘의 하나님을 예배하는 적은 무리이다. 많은 땅의 백성들이 우리를 짓밟으려 한다. 그때 어린양이 세운 증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우리에겐 모세와 엘리야 같이 지혜와 권세를 받은 설교자들(예언자들)이 있고, 또 모세오경, 선지서로 구성된 책,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한 성경의 증언이 있다(히 4:12).
세상은 돈이 많으면, 명예가 있으면, 유명해지면, 많은 쾌락을 누리면, 원하는 것을 이루면, 인기가 많으면 승리하는 거라고 끊임없이 우리를 설득한다. 하지만 세상이 말하는 승리를 따르다 보면 어느새 어린양을 따르는 길에서 멀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매일의 삶은 치열한 전쟁과 같다. 적그리스도의 주된 공격무기는 미혹이다. 어린양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고 죽도록 그분께 충성하는 것은 나의 행복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거짓을 속삭인다.
지금까지 하나님이 세우신 증인들과 앞으로 세워질 증인들, 그리고 그들의 증언이 기록된 성경은 뭐라고 말하는가? 어린양을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말한다. 그분 앞에 기쁨과 영원한 즐거움이 있다고 말한다. 어린양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는 것, 죽도록 그분께 충성하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매순간 당신은 어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가? 무엇을 선택하는가? 인생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선택(사르트르). 매일의 선택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그것이 당신이 최종 승리자인지 패배자인지를 매일 조금씩 더 분명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