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매주 교회에서 사랑을 이루라: 1. 사랑받는 자처럼

본문: 골로새서 3장 12-17절

설교자: 조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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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책에서 ‘교회는 성도의 피를 빨아먹고 산다’라는 충격적인 문장을 봤다. 이 말은 끔찍하게 잘못된 말이지만, 목회자로서 주중에 일터에서(혹은 가사나 육아로) 모든 체력과 정신을 소진한 성도가 주말에 교회에 와서 여기저기 맡은 사역에 헌신하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면서도 짠하고, 감동하면서도 미안하다. 교회에서 하는 거의 대부분의 일이 “열정페이”를 받고 하는 일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준 것이 일의 보수’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이 적은 것도 아니다. 주중에 교회 회의가 있고, 주말은 거의 교회 일하느라 월요일에 배로 피곤한 성도도 있다.

그러면 교회의 모든 일을 보수를 받는 사역자를 세워 맡기고, 그 외의 성도는 편하게 쉬도록 하는 게 좋을까? 성경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목사를 세우신 이유에 관하여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라고 분명히 밝힌다(엡 4:12). 그러니까 성령이 모든 성도에게 은사를 주셨지만, 봉사하지 않는 성도가 많다면, 목사가 자기 역할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교회에서 자기 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성도는 몸을 이루는 지체로서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몰라서 방황하거나 소외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고스러운 봉사가 어떻게 하면 감사의 섬김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교회가 성도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끔찍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리스도 보혈의 능력으로 함께 교회를 세우려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이 결국 사랑을 이루는 일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본문은 성도가 무엇을 하든지 말로 하는 일이든 손으로 하는 이든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함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17절). 그러니까 본문은 교회에서 우리가 무엇으로 섬길지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무엇으로 섬기든지 마땅히 맺어야 할 열매를 가르쳐 준다. 한 마디로 성도의 섬김은 마땅히 사랑을 이루어야 한다. 이는 긍휼, 자비, 겸손, 온유, 오래 참음, 용납용서 등 우리가 무엇으로 서로를 섬기든지 나타내야 하는 사랑의 특성과(12, 13절), 14절에 나온 직접적인 명령,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리가 교회에서 하는 모든 일이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다. 사랑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12-15절) 그리고 어떤 힘으로 그 사랑을 실천할 것인지는(16-17절) 다음에 살펴보기 원한다. 여기선 왜 사랑으로 봉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12절에 성도를 부르는 아름다운 표현을 통해 알아보기 원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12절). 

1. 거룩하게 하시려고 택하신 자

하나님의 택하심, 거룩하게 하심, 사랑하심은 따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주어진다. 주님은 사랑하셔서 미리 정하신 자를 거룩하게 하신다(롬 8:30). 그렇지만 하나님의 충만한 은혜가 어떻게 우리에게 나타났는지 더 자세히 음미하기 위해 각각 살펴보는 것은 유익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세 전에 택하셨다(엡 1:4). 그말은 우리가 나기도 전에,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어떤 봉사를 하기도 전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하시기로 작정하셨다는 말이다. 본문에서는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신 목적에 관하여 1) 거룩하게 하시려고, 2) 사랑하시려고, 이 두 가지를 말한다.

먼저,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택하셨다. 당신은 죄의 짐을 벗어버렸던 때를 기억하는가? 천로역정에 나오는 크리스천이 무거운 죄의 짐을 십자가 아래에서 마침내 벗어버렸을 때, 누렸던 그 자유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주를 만나기 전 우리는 죄로 인하여 완전히 죽었던 자였다(2:13). 악한 본성(옛 사람)을 타고나서 온갖 죄 예를 들어 음란, 부정, 사욕, 악한 정욕, 탐심, 분함, 노여움, 악의, 비방, 거짓말 등을 범하며 무거운 죄책감에 짓눌려 살면서도 거기서 벗어나고 싶은 갈망도 벗어날 능력도 없어 죄에 철저히 종노릇 하는 삶을 살았다(3:5, 8). 우리가 따랐던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은 죄에 얽매이는 삶을 더욱 부추겼다(2:8). 우리는 이러한 악한 행실로 하나님에게서 멀리 떠나 원수가 된 자들이었다(1:21). 누군가가 우리를 이 저주받은 운명에서 끄집어내지 않는 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종말은 하나님의 원수가 영원히 심판받을 지옥뿐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를 택하신 것이다(엡 1:4). 우리를 어둠에서 빛으로 불러내신 것이다(벧전 2:9). 바울은 원수되었던 우리를 하나님이 왜 택하셨는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전에 악한 행실로 멀리 떠나 마음으로 원수가 되었던 너희를 이제는 그의 육체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화목하게 하사 너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그 앞에 세우고자 하셨으니(골 1:21-22). 이것은 과거에 한 번 이루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항상 우리가 믿음과 소망 가운데 거할 때, 하나님이 이루시는 복음의 역사다: 만일 너희가 믿음에 거하고 터 위에 굳게 서서 너희 들은 바 복음의 소망에서 흔들리지 아니하면 그리하리라(23절). 바울은 성도의 거룩을 위해 쉼 없이 기도했다: 주께 합당하게 행하여 범사에 기쁘시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 열매를 맺게 하시며 하나님을 아는 것에 자라게 하시고 그의 영광의 힘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능하게 하시며 기쁨으로 모든 견딤과 오래 참음에 이르시게 하시고(1:9-11). 우리를 택하신 하나님은 그래서 우리에게 옛 사람과 그 행위를 벗어 버리고 새 사람을 입으라고 하신다(골 3:9-10). 거룩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새롭게 하심을 입은 자처럼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고 그리스도를 닮으라고 명령하신다(골 3:5, 10). 교회에서 무엇을 하든지 우리는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사랑을 이루기 위해 뭐든지 하고, 그 사랑을 이루는 일에는 거룩함이 요구된다. 모든 지식과 산을 옮길 만한 믿음, 모든 소유를 드리는 구제, 몸을 불사르게 내어주는 봉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 유익도 없다(고전 13:2-3). 

많은 사람이 교회에서 하는 일에 싫증을 내거나 포기하는 이유가 그 일을 할 때 싸워야 하는 자신과 다른 성도의 죄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상처받기 싫어서, 용납하기 싫어서, 인내하기 싫어서, 더 이상 온유하고 겸손하게 대하고 싶지 않아서, 혹은 나를 더 사랑하려고, 나의 유익을 더 구하기 위해서, 참지 못하고 그만두거나, 옛사람의 행위를 보이고 갈등을 일으킨다. 그런데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이유가 교회에서 무엇을 하든지 우리가 결국 이루어야 할 일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거룩하신 하나님의 형상대로 서로를 섬기게 하시려고 택하셨다. 왜 마르다는 예수님께 책망을 받았나? 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려고 한 것은 좋았지만 많은 일로 인한 염려와 근심에 사로잡혀 그만 거룩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수님을 원망하고 동생에게 불만을 표출했다(눅 10:41). 주님은 그분을 위해 우리가 이룬 업적보다 항상 우리의 거룩함을 더욱 원하신다.

2. 사랑 받는 자로 택하신 자

본문은 우리가 또한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로 택하심을 입었다고 말한다(12절). 이것이 우리가 매주 교회에서 사랑을 이루는 데 얼마나 중요한 이유가 되는지 알기 원한다. 거룩하게 하시려고 택하심을 입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우리는 옛사람을 굴복시키고 하나님 형상에 따라 창조하신 새사람에 합당한 모습으로 서로를 섬겨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런데 그 당위성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실제로 하나님께 충만한 사랑을 받는 자가 아니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만으론 성도를 섬기는 데 턱없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종종 교회에서 성실하게 봉사하는 성도 중에 기쁨과 감사가 사라지고 의무감으로 억지로 하는 사람을 발견한다. 하던 일을 멈추고서라도 회복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우리는 하나님 사랑을 받는 자로 택하심을 받았고 하나님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그 사랑을 충만하게 부어주신다. 그런데 그것을 맛보지 못한 채 사랑을 주기만 하면 금세 탈진 된다.

성경은 그래서 항상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하기에 앞서 주님 사랑을 기억하게 한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 13:34),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일 4:11).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랑을 이루어야 이유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택하셨기 때문이다. 골로새서 전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이 초월적인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한 우리에게 충만하게 부어졌다는 진리를 발견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 만물의 창조자, 주권자이신데, 우리는 그분의 몸된 교회가 되었다(골 2:15-20).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주신 충만한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를 발견한다(2:3).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공급하신 죄 사함과(1:14) 거룩하게 하시는 은혜를 항상 맛본다(1:10-11).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공급함을 받아 거룩하게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는다(2:19). 한 마디로 교회는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받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로 택하심을 받았다.

최근에 나는 하나님 사랑을 헤아려본 적이 있다. “사랑 하시는 너희 하나님을 보라”(사 43:1-7)는 주일 설교를 들으면서, 하나님이 우리를 선택적으로 사랑하시는,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놀라운 그 사랑을 묵상했다. 마치 아버지가 자기 자녀를 특별히 사랑하는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자녀로 삼아 특별한 사랑을 주시려고 우리를 택하셨다. 우리는 이렇게 설명된 사랑을 대강은 이해한다. 부모의 사랑을 받거나 부모로서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사랑은 여기서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영역까지 확장된다. 하나님은 자신의 특별한 사랑의 대상인 독생자를 원수인 우리를 택하여 사랑하시기 위하여 내어주셨다. 그 사랑은 자녀를 향하여 특별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심지어 죄도 없고 뛰어난 지혜와 수많은 경험을 가진 천사조차 살펴보기를 원하는 무한하고 경이로운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실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사랑을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확증한다(롬 8:32). 우리는 그렇게 하나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성도를 사랑하기에 부족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받는 사랑이 너무 감사하고 충만하고 벅차서, 그래서 우리는 사랑으로 섬긴다.

적용

지금 내가 교회에서 섬기는 일이나 돌보는 사람을 적어보라:

  1. 내가 섬길 때 더욱 거룩함을 입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예) 불평, 원망, 자랑 등
  2. 하나님은 그 부분에 있어서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나?
    예) 그리스도는 오래 참고 온유하게 나를 받으신다
  3. 이렇게 기도하기를 그치지 말자!(골 1:9-11)
  • •모든 영적 지혜와 통찰을 주셔서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으로 충만하게 해주세요
  • •모든 일에 주께 합당하게 행하여 주를 기쁘시게 하게 해주세요
  • •모든 선한 일에 열매 맺게 하시고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게 해주세요
  • •하나님의 영광의 권능을 따라 모든 능력으로 힘을 얻어 기쁨으로 모든 것을 참고 견딜 수 있게 해주세요
  • •빛 가운데 있는 성도에게 약속하신 유업의 몫을 받기에 합당한 자격을 주신 아버지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