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매일 일터에서 구원을 이루라: 1. 일은 어떻게 구원을 이루는가?

본문: 에베소서 6장 5-9절

설교자: 조정의

일터는 일하는 장소다. 일은 한자로 “사”(事)라고 하는데, 가사는 가정, 사업과 사무는 직장에서 이루어진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에 눈 뜨면 일하러 가기에 바쁘고 마치고 돌아와서 뭔가 하고 싶어도 눈 깜짝할 사이에 내일을 맞이하는, 직장생활을 그래서 쳇바퀴 도는 삶에 비유한다. 한 자리에서 계속 바퀴를 굴리는 일을 하는 것처럼 큰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다만 먹고 살기 위해서 반복적으로 인내하며 하는 일로 취급한다.  

하지만, 멀리서 우리가 하는 일을 보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그냥 혼자 돌아가는 쳇바퀴가 아니라 하나님의 거대한 역사(事)를 이루는 중요한 톱니바퀴와 같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실제로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을 이룬다. 두 가지 근거를 본문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먼저 본문은 종과 상전의 관계에서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행해야 할 하나님의 뜻을 가르친다(엡 6:5-9). 여기서 우리는 오늘날 직장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많은 교훈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에베소서 전체 구조를 생각해 보면 이것은 단순히 슬기로운 직장생활 비법을 말하기보다 1-3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룬 복음에 합당한 삶을 말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일터는 분명히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내는—구원을 이루는—터전이다. 또한 본문은 “그리스도께/주께 하듯”, “그리스도의 종들처럼” 등 모든 명령을 그리스도와 신자의 관계를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이 하는 모든 일은 그리스도와 그분이 하시는 일을(구원) 위하는 일이다(엡 5:22-33).

문제는 우리가 성경의 관점을 갖추지 못한 채, 매일 일터에 나간다는 것이다. 출근해서 당장 해야 할 일에 급히 뛰어들고, 정신없이 일을 마친 후에는 똑같은 내일을 맞이한다. 우리에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조율이 필요하다. 연주 후에는 현이 늘어져 새로운 연주를 할 때마다 조율이 필요한 현악기처럼, 매일 일을 시작하기 전 당신은 당신의 일을 통해 하나님이 이루시는 일이 무엇인지 그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 연주하시는 구원의 노래에 당신이 하는 일이 바른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를 창조-타락-구원-영원으로 보는데, 이 네 가지 항목으로(4) 당신이 매일 일하러 가기 전에(혹은 일하는 도중이나 마친 후에) 하나님이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에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맞출 수 있도록 돕기 원한다. 

1. 창조: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존재한다

생각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일을 하나님의 저주라고 생각한다. 아담의 범죄로 인해 하나님께 “평생에 수고”하는 저주,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먹”는 심판을 받았다고 여긴다(창 3:17, 19).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을 따라 사람을 만드신 목적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땅을 정복하”며 모든 만물을 “다스리”는 일을 맡기시기 위함이었다(창 1:26-28).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창설하시고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노동하다; 일하다) 지키게” 하셨다(창 2:15). 아담과 하와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배고플 때마다 임의로 과실 열매나 따 먹도록 창조된 것이 아니다.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대신하여 그분의 영광을 위하여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고 보호하고 번성하게 하는 일에 종사하도록 특별히 창조하신 하나님의 대리인이었다.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이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평가하셨다(창 1:31). ‘좋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토브의 또 다른 뜻은 ‘선하다’이다. 그래서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선하고 좋은 일이다.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높이는지, 만물을 번성하게 하고 보호하는 일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 웨인 그루뎀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비즈니스>라는 책에서 이를 자세히 다룬다(CUP, 2017).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은 하나님 형상을 닮은 다음 세대를 길러내고, 가사는 가족 구성원의 건강과 유익을 추구하며, 당신이 만드는 제품은 누군가의 필요를 채우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 명백히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악한 일이 아니라면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란 것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나님 영광을 위한 일은 그 어떤 것도 사소하거나 무가치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마 10:42).

2. 타락: 죄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방해한다

아담의 죄는 일터와 일꾼 모두를 타락시켜 일의 순기능을 파괴했다. 농경사회에서 일터인 땅이 저주를 받아 전에 없던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어 불필요한 수고를 가져왔고(창 3:18), 자녀를 잉태하고 양육하는 고통 또한 크게 더해졌다(창 3:16). 일꾼인 아담과 하와도 타락하여 동역하기보다 대적하는 관계가 됐고(창 3:16).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도 죄로 인하여 단절됐다(창 3:22-24).

우리는 지금도 타락한 일터에서 타락한 일꾼과 함께 일한다. 불합리한 과정이나 불필요한 비용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가? 악하고 게으른 일꾼이 왜 이렇게 많은가? 왜 이렇게 경쟁과 시기와 다툼 및 갈등이 함께 일하는 사람 사이에 자주 일어나는가? 죄가 가져온 결과다. 죄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여러 가지 면에서 적극적으로 방해한다(우리 안에서도 발견됨).

믿지 않는 사람도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 감사하거나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일에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선하지 않다. 그래서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히 11:6). 그러면 믿음이 있는 자는 무엇이 다른가? 똑같이 타락한 일터에서 타락한 일꾼과 함께 일하는 신자는 무슨 힘이 있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을 일터에서 행할 수 있는가? 주가 하신 일이 가능하게 한다!

3. 구원: 구원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내어주실 때, 믿는 자의 모든 불법의 대가를 치르셨고 또 그 죄가 일으킨 오염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하셨다고 말한다(딛 2:14). 그리고 그렇게 하신 목적은 믿는 우리가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또한 우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확신”한다(빌 1:6).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모든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먼저 하신 일 곧 구원의 역사 때문이다. 구원은 우리에게서 하나님 영광을 위하여 일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악을 없애고, 하나님 영광을 위하여 일하는 모든 선한 일을 열심히 할 수 있게 만든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구원은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을 입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제 우리 신자는 자기의 영광과 유익을 구하지 않고 오직 우리를 대신하여 죽었다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모시고 그분의 영광과 유익을 위하여 일한다.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구원을 이루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을 제거하고 통제하며,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하여 선한 일을 이루시도록 부지런히 우리 몸을 그분의 도구로 내어드린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곧 우리의 일터에서 분명히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다. 신자는 사람에게 보이려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하여 일하기 때문에 남들과 다르다. 신자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기 위하여 일하고, 그리스도의 일꾼으로서 일한다.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충성심과 성실함과 순수함은 죄로 타락한 일터에서 일하는 타락한 일꾼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는 그들에게 신자 안에서 역사하시는 분에 관한 궁금증을 강력하게 유발한다. 이렇게 신자 안에서 이루어지는 구원은 하나님께서 세상 죄인을 구원하시는 역사에 일조한다(벧전 2:12; 3:15).

4. 영원: 우리는 영원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할 것이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일하는 사람들은 주말의 안식을 기대한다. 평생 일하며 수고한 신자는 종말의 안식을 왜 기다릴까? 어떤 사람은 노동이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종말엔 노동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모든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존재하는 선하고 좋은 것이고, 구원의 결국 영원한 생명을 온전히 누리게 될 그날에 우리 신자는 선하고 좋은 일을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하게 될 것이다. 

요한계시록 22장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엿볼 수 있다. 거기서 하나님과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보좌로부터 생명수가 흐르고 그 좌우에 열두 가지 열매를 맺는 나무가 심겨있다. 왕성한 생명력과 순전함으로 하나님의 종들이 “그를 섬기”게 될 것이다(계 22:3, ‘예배하다’, ‘노동하다’). 다시 저주가 없을 것인데, 이는 우리의 섬김을 방해하는 내면과 외부의 모든 방해 요소가 완벽하게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진정한 기쁨과 감사를 가지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을 충성스럽게 세세토록 행하게 될 것이다. 죄에서 완벽하게 해방되어 하나님을 위하여 온전히 일하는 삶이 우리가 기대하는 영원한 안식이다.

매일 일터에 갈 때, 이 네 가지 항목으로 당신의 삶을 하나님이 이루시는 구원의 역사에 조율하라:

  1. 내가 하는 일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선하고 좋은 일이다
  2. 죄는 오늘도 하나님 영광을 위하여 일하지 못하도록 나를 안팎에서 방해할 것이다
  3. 그러나 하나님은 내가 하나님 영광을 위하여 일할 수 있도록 오늘도 내 안에서 구원을 이루실 것이다
  4. 마침내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히 그분을 위하여 일하게 될 날을 사모하며 오늘도 일터에서 주님을 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