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본문: 잠언 22장 6절
설교자: 조정의
잠언은 기본적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친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내 아들아”라고 부르는 것만 25번 이상 나오고(1:8; 31:2), “아들들아”라고도 부른다(4:1; 5:7; 7:24; 8:32). 잠언의 대부분을 쓴 솔로몬은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아버지 다윗에게 전수받았다: “1아들들아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명철을 얻기에 주의하라 2내가 선한 도리를 너희에게 전하노니 내 법을 떠나지 말라 3나도 내 아버지에게 아들이었으며 내 어머니 보기에 유약한 외아들이었노라 4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이르기를 ‘내 말을 네 마음에 두라 내 명령을 지키라 그리하면 살리라 5지혜를 얻으며 명철을 얻으라 내 입의 말을 잊지 말며 어기지 말라 6지혜를 버리지 말라 그가 너를 보호하리라 그를 사랑하라 그가 너를 지키리라 7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네가 얻은 모든 것을 가지고 명철을 얻을지니라 8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 만일 그를 품으면 그가 너를 영화롭게 하리라 9그가 아름다운 관을 네 머리에 두겠고 영화로운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 하셨느니라”(잠 4:1-9). 솔로몬이 받은 자녀 양육의 지혜는 하나님께로 온 것이고, 그는 모든 부모가 자녀를 하나님의 지혜로 가르칠 것을 잠언 22장에서 이렇게 권한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נַּעַר) 가르치라(잠 22:6)
아이의(נַּעַר)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잠 22:15)
먼저, 아이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 나아르는 다양한 연령층 자녀를 포함한다: 아기(출 2:6), 소년(창 19:4), 소녀(창 24:14), 청년들(출 24:5). 자녀가 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때까지, 부모는 자녀의 삶을 지도할 책임이 있다. 부모는 “마땅히 행할 길을” 자녀에게 가르쳐야 하고, 아이의 마음에 미련한 것이 얽혀 부모가 가르치는 옳은 길로 가지 않을 때, 반드시 징계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잘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지금도 미국 정치, 경제 분야와 학계에 탁월한 인물이 유대인이 많다는 사실에 유대인 교육법을 배우려는 부모가 많다. 여기 참 유대인 교육법이 있다. 성령 하나님의 감동과 지혜로 가장 탁월했던 솔로몬을 통하여 직접 전수받는 교육법이다. 잠언 전체를 살펴보면 좋겠지만, 22장에서 찾을 수 있는 몇 가지 자녀 양육 핵심 원칙을 배워보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한 자녀들이 지혜와 명철을 얻고 영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배운 것을 부지런히 가르치자.
1. 최고 순위: 여호와를 경외함
솔로몬은 많은 재물을 가진 왕이었다. 그런 그가 그 많은 재물보다 우선순위에 두라고 자녀에게 가르친 것은 바로 명예다(1절). ‘이름’, ‘명성’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명예는 잠언의 대구법에 따라 뒤에 상응하는 은총과 함께 분명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자녀에게 은혜받은 자로서 이름이 날 것을 추구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면 어떻게 은혜로운 명성을 얻을 수 있을까? 잠언은 시작부터 그 비결을 가르친다. 아비의 훈계를 듣고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고 하면서(1:8), 그렇게 할 때 머리의 아름다운(은총) 관처럼 은혜로운 명성이 주어질 것이라고 약속한다(1:9).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가르치는 모든 지혜와 훈계와 지식의 근본은 바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다(1:7). 솔로몬은 모든 소유물을 가지고 지혜와 명철을 얻으라고 권했다(4:7). 그러면 높아지고 영화롭게 될 것이라고 가르쳤다(4:8). 아름다운 관, 영화로운 면류관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했다(4:9).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란 사실을 자녀는 꼭 배워야 한다.
하나님 경외하기를 배운 사람은 잠언에서 슬기로운 자로,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리석은 자로 불린다(3절). 자녀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 자란다면 하나님의 지혜와 명철에 따라 살면서 하나님이 악하다고 판단하시고 심판하시는 재앙을 보면 숨고 피할 것이다(“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 창 39:9). 반대로 자녀가 하나님 경외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란다면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악에 수시로 휘말려 결국 해를 받게 될 것이다(3절, “엘리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하더라”, 삼상 2:12). 요셉은 높이셨고, 엘리 아들들은 치셨다.
어리석은 자의 삶을 가리켜 5절에서 패역한 자의 길이라 부르는데, ‘굽은 길’, ‘그릇된 길’ 등 6절에서 아이에게 가르치라고 명령한 “마땅히 행할 길”에서 벗어난 삶의 방식을 말한다. 정도에서 벗어난 자녀는 인생에서 가시와 올무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단지 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는다는 말이 아니다. 계속해서 그들을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영원한 멸망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장애물과 덫에 걸리게 될 것이란 말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자녀의 영혼이 안전할 수 있을까? 자녀가 자기 영혼을 스스로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정직한 길, 선한 길을, 지혜로운 길, 생명의 평탄한 길, 명철의 길(2:8, 9; 4:11; 5:6; 9:6), 다시 말해 여호와를 경외하는 삶을 벗어나지 않게 해서 가시와 올무를 스스로 멀리하도록(5절). 그러려면 항상 자녀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면 늙어서도 그 길을 떠나지 않고 스스로 지킬 것이다.
그리고 여기 여호와를 경외하는 우선순위가 가져오는 축복이 있다: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4절). 이 말씀은 절대적인 약속은 아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면 무조건 재물이 생기고, 영광을 얻고, 장수하게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이 약속은 참된 보상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녀는 하나님께서 현세에 많은 복을 주실 것이고, 내세에 영생을 주실 것이다(막 10:30). 이 땅에서 많은 것을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 주신 것 안에서 만족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반대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녀는 하나님보다 학벌, 재물, 지위, 명예 등을 좇으며 살게 될 것이다. 혹 그들이 추구하는 것을 많이 누린다 해도, 그들은 하나님을 멸시하고 결국엔 영원히 하나님의 심판 받는 길을 고집할 것이다.
당신은 자녀에게 하나님 경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가르치고 있는가? 자녀의 시험 성적보다, 입시 결과보다, 직급이나 월급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말해주고 있는가? 먼저는 부모가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기쁘고 만족스러운지. 그리고 자녀가 그 복된 삶을 떠나지 않도록, 나중에 부모가 그들 곁에 없어도, 그들이 늙을 때까지 떠나지 않도록, 부지런히 가르치고 훈련해야 한다.
2. 필수 덕목: 겸손
솔로몬이 재물보다 더욱 택할 것으로 꼽은 은총은 하나님이 주신다(1절). 하나님은 자기를 경외하는 자에게 은총을 주신다.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반드시 이 덕목을 가지고 있다. 바로 겸손이다. 잠언은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34진실로 그는(하나님은) 거만한 자를 비웃으시며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은총) 베푸시나니 35지혜로운 자는 영광을 기업으로 받거니와 미련한 자의 영달함은 수치가 되느니라”(잠 3:34-35). 앞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가 지혜로운 자고, 그렇지 못한 자는 미련한 자라고 했다. 지혜로운 자는 영광을 얻지만, 미련한 자는 수치를 당한다. 34절에서는 지혜로운 자와 미련한 자의 대조를 거만한 자와 겸손한 자의 대조로 바꾸었다. 지혜로운 자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는 그래서 겸손한 자다. 거꾸로 뒤집어도 말이 되는데, 겸손한 자만이 하나님을 진실로 경외할 수 있다. 잠언 22장 4절에서는 그래서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의 보상은 재물과 영광과 생명이니라라고 겸손과 여호와를 경외함을 함께 나란히 두고 말한다.
잠언 15장 33절에서도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과 겸손을 같이 두고 말하는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지혜의 훈계라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라고 했다. 우리말 성경은 어감이 더욱 살아 있는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 있는 훈계이며 겸손함이 있어야 영광이 따른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잠언의 모든 지혜는 자녀의 근본정신을 분명한 방향으로 이끌도록 훈계한다. 바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길이다. 그런데 겸손한 자만이 그 훈계를 따른다. 그리고 그 보상으로 영광을 얻는다. 스바냐는 그래서 “여호와의 규례를 지키는 세상의 모든 겸손한 자들아”라고 불렀다(습 2:3).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자는 그분 앞에 겸손한 마음을 갖는다. 그리고 겸손히 그 말씀을 청종한다.
모든 죄인은 본성적으로 교만의 DNA를 타고 난다. 그리스도인 부모라고 해서 옛 본성인 교만과의 싸움이 없는 게 아니다. 그들은 성령의 지혜와 능력으로 새롭게 태어난 본성을 가지고 교만과 날마다 치열하게 싸운다. 그런데 거듭나지 않은 자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본문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의 마음에는 미련한 것이 얽혔으나 징계하는 채찍이 이를 멀리 쫓아내리라”(22:15). 아이의 마음 곧 생각과 정서와 의지의 본부에 미련한 것이 수시로 침투한다. ‘얽히다’로 번역된 동사는 ‘매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됐다(신 6:8). 말씀을 마음에 각인시키기 위해 손목에 매는 것처럼, 미련함이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미련함’은 단순히 어리석고 지혜 없는 모습이 아니라 악하고 반항적인 태도, 교만하고 거만한 마음을 말한다. 교만은 하나님을 미워하고 그분을 따르는 길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무서운 죄로 패망의 선봉, 넘어짐의 앞잡이다(16:18).
잠언 19장 3절에서는 “사람이 미련하므로 자기 길을 굽게 하고 마음으로 여호와를 원망하느니라”라고 말하고, 잠언 24장 9절에서는 “미련한 자의 생각은 죄요 거만한 자는 사람에게 미움을 받느니라”라고 말했다. 미련함과 거만을 같이 두고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칠 때, 그들 마음에 있는 교만의 문제를 반드시 다루어야 한다. 겸손한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나님과 그분이 세우신 권세를 존중하고 순종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하나님이 가정, 학교, 직장, 교회에 각각 세우신 권세가 있다: 부모, 교사, 상사, 목사. 왜 부모에게 반항적이고 무례하게 행하는 교만한 자녀가 불행할까? 세상에서 자기를 가장 많이 희생적이고 이타적으로 사랑하는 부모에게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대적하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 말씀을 겸손히 따른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그래서 부모에게 징계하는 채찍을 주셨다. 마음껏 분 풀릴 때까지 휘두르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아이의 교만함을 멀리 쫓아내기 위해서 주신 것이다. 부모는 자녀를 거듭나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자녀를 거듭나게 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구원의 은혜 받기 합당한 자세인 겸손을 갖추도록 훈육할 수는 있다. 자녀의 기를 꺾지 않는 것은 좋다. 그러나 자녀의 교만은 반드시 꺾어야 한다.
3. 필수 수단: 말씀
그러면 자녀에게 하나님 경외함과 겸손을 가르쳐 줄 수 있는 필수 교재는 무엇인가? 17-21절을 보라: 17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18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 위에 함께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 19내가 네게 여호와를 의뢰하게 하려 하여 이것을 오늘 특별히 네게 알게 하였노니 20내가 모략과 지식의 아름다운 것을 너를 위해 기록하여 21네가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며 또 너를 보내는 자에게 진리의 말씀으로 화답하게 하려 함이 아니냐. 지혜가 무궁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시 147:5). 하나님께서 중력의 법칙을 만드시고 그것을 땅의 분명한 원칙으로 적용하시는 것처럼, 지혜롭고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하나님이 정하셨고 그 법칙대로 열매를 맺게 하신다. 하나님은 솔로몬을 감동하여 그에게 지혜를 주셨고 먼저는 자기 자녀들을 위하여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자녀들을 위하여 하나님의 모략과 지식을 기록하게 하셨다. 그래서 부모의 가르침과 성령의 역사로 진리의 확실한 말씀을 깨닫게 하시고, 또 그 진리의 말씀을 마음에 간직하고 입술로 고백하고 또 그 말씀대로 마땅히 행할 길을 가게 하신다. 부모의 책임은 솔로몬이 말한 대로 자녀가 모든 사람의 본분을 따라 살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전 12:13). 시편 119편 38절은 “주를 경외하게 하는 주의 말씀”, 4절은 “주께서 명령하사 주의 법도를 잘 지키게 하셨나이다”라고 고백한다. 하나님 말씀이 주를 경외하게 하는 필수 수단이고, 주의 법도를 지키게 하는 필수 도구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자녀의 상태가 부모가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여준다는 말이다. 그래서 자녀 양육 관련 말씀은 죄책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하나님 앞에서 올바른 회개는 필요하다. 하지만, 죄책감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하나님은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하신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부모에게 은총 내리기를 기뻐하신다. 부모가 먼저 범사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겸손히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말씀을 가까이 두고 사랑해야 한다. 그러면 자녀는 부모의 입술이 아니라 삶에서 보이는 ‘마땅히 행할 길’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부모를 거울삼아 자기 인생을 가장 복 받는 길로 옮기게 될 것이다. 자녀는 성인이 되면 독립하지만, 부모의 역할은 죽을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아직 기회가 있다. 자녀에게 마땅히 행할 길을 가르치라. 그들이 늙어서도 그 복된 길을 떠나지 않고 영생에 도달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