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선 줄로 생각할 때 더욱 깨어 있기

최종혁 · 2024.06.07 · 고린도전서 1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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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어떤 우월감을 느낄 때가 있는데, 하나는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에 대한 말씀을 읽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광야의 이스라엘이 계속해서 죄를 범하는 것에 대한 말씀을 읽을 때입니다. 다른 믿음의 선진들, 특히 욥이나 다니엘에 대한 말씀을 읽을 때면 절로 겸손해 지는데 비해, 이런 말씀을 읽으면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말씀들이 우리의 ‘자신감’을 위해서 기록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합니다. 이 말씀들은 ‘본보기’로서 우리를 깨우치기 위해 기록되었습니다. 이 말씀들을 보면서 ‘나는 이렇지 않지’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이렇지’라고 생각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스라엘이 그런 죄에 빠진 이유는 그들이 “선 줄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12절). 하나님은 광야에서 그들에게 많은 은혜를 주셨고 그런 은혜를 누리면서 그들은 우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들이 마치 본래부터 자신들의 것이었던 것처럼, 마치 당연히 누려야할 것처럼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진노나 심판은 하나님의 백성인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주어진 자유를 마음대로 사용했습니다. 우상을 숭배하고 음행했습니다. 하나님을 시험하고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선 줄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인 것입니다.

교회에서 가르치는 일을 주로 하다보니 생긴 나쁜 버릇 중에 하나는 자꾸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누구에게 꼭 필요한 말씀인 것 같고, 이 말씀은 또 누구에게 적용되겠구나라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나는 괜찮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선 줄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은 그런 목적으로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말씀은 나에게 먼저 적용되어야 합니다. 말씀에 따라 바로 서는 것은 중요하지만 “선 줄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넘어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외줄 위에 서 있으면서 균형을 잡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외줄 위에 있으면 계속해서 균형을 잡으려고 해야 합니다. 그것을 멈추는 순간 넘어집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남을 많이, 심지어 잘 가르쳐도 상관없습니다. 선 줄로 생각하면 넘어집니다. 그래서 바울도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라고 고백한 것입니다(고전 9:27). 계속해서 말씀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바로 서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계속해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은혜로 누리는 것에 교만해지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며 나 자신이 계속해서 그런 은혜가 필요한 자임을 기억하길 원합니다. 선 줄로 생각하지 않고 넘어질까 조심하며 겸손히 나에게 맡겨진 일들에 충성하는 자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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