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입니다. 자녀들도 학교를 쉬고, 가족들도 방학 계획을 짭니다. 일상을 탈피하여 심신의 안정과 쉼을 누리기 위해 떠나기도 하지요. 교회도 방학이 있습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해오던 사역이나 가르침 일부를 잠시 멈추고, 신선하고 새로운 말씀이나 활동을 통하여 성도들을 영적으로 충만하게 채우려는 시도를 합니다. 교회학교 여름 캠프도 그 일환입니다. 저는 개인이 방학을 통해 영적 유익을 얻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로 독서를 추천합니다. 청교도 목회자인 리처드 로저스는 “경건한 삶을 위한 거룩한 도움들” 가운데 개인이 훈련할 수 있는 것으로 ‘독서’를 꼽았습니다. 독서가 주는 유익에 관하여 그는 “누구든지 독서를 통해 양심이 얼마나 많은 방식으로 평안을 얻는지, 판단력이 얼마나 밝아지고 넓어지는지, 마음이 어떻게 설득되는지, 기억이 어떻게 도움을 받는지,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한마디로 말해 읽는 내용을 통해 사람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이끌림을 받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다른 여러 도움들과 함께 독서가 배우기를 원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얼마나 큰 유익이 되는지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261p).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만한 청교도의 책들을 몇 권 추천하기를 원합니다.
1. 내 마음을 지키고 싶은 이에게 – 존 플라벨 <성도다운 삶의 제1의무>
존 플라벨(1627-1691)은 청교도 시대를 대표하는 목회자입니다. 옥중에서 순교한 비국교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다트머스에서 평생 목회하였고, 말씀에 대한 열정과 마음에 대한 성찰을 강조한 성경강해가였습니다. 조지 윗필드와 로버트 맥체인과 같은 목회자들도 플라벨의 글을 높이 평가하고 사랑했습니다. 그가 쓴 책인 “내 마음 다스리기”(“A Saint Indeed”, 미션월드, 2016)에서 중요 부분을 선별하고 편집한 책이 바로 “성도다운 삶의 제1의무”이며, 이 책이 다루고 있는 핵심 주제가 바로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플라벨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공부 가운데 무엇보다도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연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을 더 이상 사소하고 생명력 없는 논쟁에 낭비하지 마십시오…자신의 삶을 신중하게 살피고 모든 길에서 정확하게 행하며, 생명의 말씀을 밝히 드러내시기 바랍니다. 거룩하고 엄격한 삶을 통해 여러분 스스로를 대적들의 양심 속에 단단히 세우십시오”(24-6pp), “사람의 마음은 거듭나기 전에는 가장 악한 부분이며, 거듭난 이후에는 가장 선한 부분입니다. 마음은 원리의 자리이며, 행위의 샘입니다. 하나님의 눈이 거기에 머무르고, 그리스도인의 눈도 마땅히 그곳에 고정되어야 합니다”(33p).
저자는 1) 하나님 말씀을 간직하고, 2) 매일 마음과 대화하고 마음을 점검하며, 3) 세상일에 대한 지나친 열광을 조심하고, 4) 하나님과 멀어지기 시작하는 초기에 마음을 잘 살피고 진압하며, 5) 하나님과 교제의 단맛을 잃지 말고 항상 누리고, 6) 영적인 묵상을 일상화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마음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필요한 위로를 건넵니다. 성경은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라”라고 말씀합니다(잠 4:23). 또한 성경은 “너희 마음과 생각을”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지키시리라”라고 약속합니다(빌 4:7). 마음 지키기의 중요성과 마음을 지키시는 분께 우리가 믿음으로 어떻게 달려나가야 할지를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세요.
2. 경건한 삶을 훈련하고 싶은 이에게 – 리처드 로저스 <경건한 삶을 위한 거룩한 도움들>
리처드 로저스(1551-1618)는 영국의 청교도 목사입니다. 케임브리지에서 수학하고 웨더스필드에서 40년 동안 사역하며 강해 설교자로서 섬겼습니다. 비국교도적 입장으로 두 차례 정직 처분을 받았지만, “이 시대의 에녹”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끝까지 경건한 남편이자 아버지, 목회자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는 “경건의 어떤 한 부분이라도, 내 평생의 기쁨이 되게 하는 것”을 소망하며(13p) 자신을 괴롭힌 네 가지 죄를 특정하여(예: “가벼운 생각”, “재정적 이득을 탐하는 마음”)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습니다. 로저스가 쓴 가장 영향력 있는 저술 가운데 하나는 “일곱 논문들”인데, 그중 제3 논문을 “현대 독자를 위해 축약하고 현대어로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 <경건한 삶을 위한 거룩한 도움들>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신자의 삶을 경건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도움들을 두 부류로 나눕니다: 1) 공적 방편, 2) 사적 방편. 공적 방편은 교회가 함께 드리는 예배와 관련되어 있으며, “말씀 사역”, “성례”(만찬, 침례), “공적 기도”가 있습니다. 사적 방편은 “깨어 있음”, “묵상”, “그리스도인의 갑주”, “영적 경험과 교제”, “개인기도”, “독서”, “극적 감사와 금식” 등입니다. 이 책의 백미는 공적 방편과 사적 방편의 연결고리를 강조한 점인데, 로저스는 공예배를 하찮게 여길 때, 개인 예배에 힘을 얻지 못하게 되고, 개인이 드리는 예배가 무시될 때, 함께 드리는 예배가 형식적이고 의무적으로 변질된다고 경고합니다. 한마디로 신자는 홀로 있을 때나 함께 있을 때 모두 하나님을 진심으로 예배해야 합니다.
청교도인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도 교리적, 실천적 오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본받을만한 중요한 영적 태도가 있으니, 그들은 매우 진심으로 하나님을 갈망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교회는 단순히 일주일에 몇 번 참석하는 곳이 아니었고, 일상도 그저 먹고 살기 위해 열심히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경건을 훈련하는 도구로 삼았습니다. 혼자 있을 때나 같이 있을 때나 하나님과 동행하기를 원했고, 하나님을 조금이라도 닮기를 원했습니다. 로저스는 개인을 얽매는 네 가지 죄와(예: 가벼운 생각) 치열하게 싸우며 경건의 작은 조각을 얻는 것에 무한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에게 그런 열정과 진중함이 필요합니다. 투쟁이 필요합니다. 올해의 후반기를 더 힘차게, 경건을 위한 싸움을 하려면, 로저스가 말하는 거룩한 도움들이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읽어보는 것이 큰 유익이 될 것입니다.
3. 공예배의 유익을 풍성히 누리고 싶은 이에게 – 데이비드 클락슨 <공예배를 귀히 여기라>
데이비드 클락슨(1622-1686)은 케임브리지에서 교육받고, 1662년 영국 의회가 통과시킨 ‘통일령’에 반대하여 강단에서 쫓겨나 비국교도로서 오랜 세월을 보낸 끝에, 마침내 1681년 존 오웬의 동역 목사가 되었습니다. 1년 후 오웬이 별세하고 그는 단독 목회자로 섬겼는데, 짧은 공적 사역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고 명료한 정신, 광범위한 학식, 하나님의 영광과 연혼의 유익을 향한 뜨거운 열정”으로 잘 알려진 주목할 만한 청교도 인물이 되었습니다(11p). <공예배를 귀히 여기라>는 세 편의 설교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편 87편 2절을 바탕으로 공예배의 우선성을 첫 번째 설교에서 다루고, 두 번째 설교는 역대상 29장 18절을 근간으로 공예배에서 유익을 얻는 법을 가르칩니다. 마지막 설교에서는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어떻게 실질적인 유익을 얻을 수 있을지 구체적인 지침을 풍성하게 제시합니다.
지난 코로나 사태는 교회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왜 모여야 하는가?” 안타깝게도 어떤 사람은 공예배가 비필수적이며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감사하게도 많은 사람이 공예배를 진실로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사실 공예배는 교회가 많은 부분을 계획하고 결정하지만, 근본적으로 교회가 만들어낸 예식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르치시고 요구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디에나 계시지만 자기 백성이 함께 예배하러 모이는 시온에 이름과 임재를 두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영과 진리로 예배하는 우리와 항상 함께하시지만, 우리가 함께 모인 예배의 자리에 이름과 임재를 두기를 기뻐하십니다. 이 사실 하나 만으로도 우리는 공예배를 사모하고 기뻐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클락슨은 이 책에서 개인 예배를 선호하는 이들의 잘못된 생각, 특별히 그들의 경험이 잘못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공예배를 멀리하는 원인을 진단하고, 그것이 핑계가 될 수 없음을 하나하나 밝힙니다. 마지막 3부에서 말씀 듣기에 도움이 될 지침을 제안하면서, 그는 교회 여러 방침이나 목회자에 관한 편견 때문에 듣는 것이 어렵다고 여기는 문제를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핑계로 삼지 말라고 경책합니다. 오늘날 소위 가나안 성도나 여러 형태의 교회를 추구하면서 성경이 말하는 공적 예배의 모습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이는 문제를 그는 진지하게 다룹니다. 성도는 교회가 제공하는 예배를 소비하는 고객이 아닙니다. 교회로서 함께 예배드리는 예배자입니다. 그래서 클락슨의 여러 교훈은 독자인 나에게 직접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집에서 그 아름다운 영광을 사모하는 자가 되기를 평생 바라는 마음을 얻기 원한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4. 먹고 마시는 것과 오락 속에서 경건을 찾기 원하는 이에게 – 조지 스윈녹 <의식주, 오락, 직업 속의 경건>
조지 스윈녹은 영국 청교도 목사입니다. 그는 “따뜻하고 목회적인 문체로, 신앙을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하도록 이끄는 글을 남겼다”고 알려졌습니다. 스윈녹의 삶과 사역은 “외적인 성공보다 내면의 진실함으로 평가”되며 “논쟁보다는 사랑으로, 교권보다는 말씀과 기도로 성도들을 이끌”었던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의식주, 오락, 직업 속의 경건>에서 그는 1장 “먹고 마시는 일에 관하여”, 2장 “의복에 관하여”, 3장 “잠에 관하여”, 4장 “오락에 관하여”, 5장 “직업에 관하여” 각각 경건을 훈련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저는 종종 본문 설교가 아니라 주제 설교를 준비합니다. 성도의 일상에 경건을 심어 주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씀을 적용할 것인지 연구할 때, 지혜가 많이 요구됩니다. 그때 청교도의 글을 많이 참고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먼저 이런 고민을 충분히 해봤기 때문입니다. 스윈녹은 먹는 것과 입는 것, 즐기는 것과 일하는 것에 관한 성경의 가르침을 깊이 묵상하고 탐구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삶에 적용하는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인지 독자에게 제시합니다. 종종 청교도인은 즐거운 삶을 제한하고, 매우 형식적이며 무미건조한 신앙을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오해받습니다. 물론, 청교도인 중에는 그런 부류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참 경건을 추구한 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의식주, 오락, 직업에서 경건을 추구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사실 그 가운데 하나님으로 인하여 가장 기뻐하며 즐거워하기를 추구합니다.
여름 방학, 쉼을 누리며 우리는 때로 하나님을 잊어버리거나 심지어 멀리 떠나는 것을 쉼이라고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욥은 가족과 함께 쉼을 누리고 나서 하나님께 예배드렸습니다. 혹시라도 그 쉼 가운데 하나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없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과 즐기는 모든 것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특별히 방학 때는 그 선물을 짧지만, 더 풍성하게 누립니다. 그때 우리는 경건의 허리띠를 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굳게 매야 합니다. 그래야 무엇을 먹든지 마시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의 참된 기쁨과 유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짧지만,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을 통하여 경건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결론
이상으로 청교도 책의 추천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사실 청교도인은 오랜 묵상과 연구 끝에 방대한 내용의 책을 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표적으로 윌리엄 거널은 그리스도인의 전신갑주에 관한 2권의 책을 썼는데, 약 2,000페이지에 이릅니다. 그래서 이번에 추천한 책은 비교적 짧은 책으로 한정했습니다. 다소 장황하거나 끝없이 파고 들어가는 그들의 열정에 지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청교도의 책이 좋은 이유는 1) 성경적이며, 2) 하나님을 향한 그들의 진심과 열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학에 청교도인의 책을 통하여 여러 모양으로 유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방학을 마치고 나서, 우리 마음이 더 하나님을 향하고, 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삶에 헌신하려는 열정과 각오를 가진 모습을 서로에게서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