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 주말 “킹 오브 킹스”와 “이집트 왕자”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어 이슈가 된 기독교 영화 “다윗”이 7월 15일 국내 개봉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필 커닝햄과 브렌트 도스 감독은 미학적으로는 “엄청난 스케일과 속도, 웅장하고 압도적인 사운드로 퀄리티를 높”이고, 교훈적으로는 “다윗이 어떻게 거인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미국 개봉 당시 관객 중에서 “디즈니 급의 강력한 애니메이션이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담겨 있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영감을 준다”라고 평가한 이가 있었던 것을 보면 감독의 의도가 잘 담긴 작품이 나온 것 같다(기사). 실제로 어떤지 알고 싶어서 조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았다. 그리고 이것이 솔직한 개인적 감상평이다. 이 평가가 누군가에게 영화를 선택하고 감상하는 데 유익한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

1. 성경적으로 옳은가?

기독교 영화는 항상 그리고 가장 먼저 이 기준 앞에 선다. 아무리 거대한 스케일과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해도, 성경의 기록과 크게 다르면 영화에 대한 평가가 나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노아와 엑소더스다. 영화 “위키드”는 원작, “오즈의 마법사”를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내용을 담고 있으면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성경 이야기는 왜 안 되는가? 성경은 항상 진실하시고 오류가 조금도 없으신 하나님이 기록하신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을 해석하는 방식은 새로울 수가 없다. 독자 또는 시대가 원하는 대로 각색할 수 없다. 성경은 언제나 원저자의 의도를 바르게 파악하는 방식으로만 읽힌다. 그래서 성경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그 기준을 벗어날 수 없다. 벗어난다면, ‘성경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말하면 안 되고, ‘성경을 이용하여 작가가 만든 이야기’라고 해야 된다. “다윗”은 시작부터 영화가 사무엘상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알린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윗이 기름 부음 받는 것에서 시작해서 왕으로 세워지기 직전까지를 다룬다. 파란만장한 다윗의 삶 전체를 어른과 아이 모두가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편집한 여러 성경의 장면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약간의 과장이나 상상력이 추가되는 것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한 가지 명백히 다른 점은, 다윗이 사울과 그 군대를 피해 무리를 이끌고 블레셋으로 피했을 때, 그가 가드 왕 아기스와 함께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 시글락에서 올라온 장면을 성경과 다른 모습으로 묘사한 것이다. 성경은 다윗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지만, 영화는 다윗이 마치 블레셋 군으로 위장하여 이스라엘과 치르는 전쟁 중에 블레셋 내부에서 그들을 공격할 계획이었던 것처럼 그려냈다. 이 부분에 관한 바른 이해를 갖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 되었다.

앞서 언급한 부분을 제외하고, 영화는 여러 가지 성경의 배경을 실제적으로 묘사한다. 이스라엘 외곽 지역과 수도, 성막과 왕궁, 광야와 사막 등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역사적 배경과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농기구 외에는 무기가 없었던 이스라엘 상황과 각종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한 수많은 블레셋 군대의 전쟁 장면은 정말 그들이 가졌을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한다. 사울이 악신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장면, 다윗을 핍박하고 추격하는 장면, 다윗이 도망 다니면서 그에게 사람이 몰려드는 장면 또한 성경에 짧게 언급한 내용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낸 장면이지만 이것이 실제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을 기억할 때, 성경의 실화를 영화로 경험하는 것의 큰 장점이 있다.

2. 영화적으로 흥미로운가?

기독교 영화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솔직히 영화적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아나 엑소더스처럼 영화적 요소가 최상급이면서도 내용이 성경에 충실하지 않을 때 나쁜 평가를 받는 것과 반대로, 내용이 성경에 충실하더라도 영화적 요소가 너무 떨어지면 관객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다윗의 감독은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려고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고 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수고에 부합하는 작품이 나온 것 같다. 물론, 상업 영화의 수준을 완벽하게 따라갈 수는 없지만, “다윗”은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한, 영화적으로도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먼저, 감독이 말한 것처럼 스케일도 크고, 이야기의 전개 속도도 빠르며, 등장인물의 개성도 두드러진다. 블레셋과의 전투 장면은 매우 흥미롭고, 특별히 영화에 삽입된 노래가 정말 좋다. 음악적으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가사에도 분명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필자는 원작을 자막과 함께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더빙이 주는 어색함을 좋아하지 않아서다), 조카들과 함께 보느라고 한국어 더빙을 감상했다. 그런데 다윗의 아역 배우를 시작으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의 목소리 배역들이 정말 최고의 실력을 뽐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색함이 조금도 없었다. 특별히 “다윗”에 수록된 곡들이 정말로 어려운 수준의 노래인데, 그 노래까지도 훌륭히 소화했다. 다윗이 성인이 되었을 때 목소리를 배우 박보검이 담당했다고 하는데, 대사부터 노래까지 첫 더빙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다. 결과적으로 감독이 신경 쓴 웅장하고 압도적인 사운드가 영화의 효과음, 배경음악, 그리고 삽입곡들을 통하여 더빙 버전에서도 충분히 드러났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로 함께 영화를 본 어린 조카들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3. 교훈적으로 유익한가?

마지막으로 평가할 항목이자 이 칼럼이 주로 다룰 내용은 영화가 주는 교훈에 관한 것이다. 이 항목은 지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느낀 교훈이기 때문이다. 먼저, 제작진이 의도한 것처럼 영화는 다윗의 위대함이 아니라 다윗이 의지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분명히 보여준다. 절정은 다윗이 골리앗 앞에 설 때, 고백했던 믿음에서 나타난다. 수많은 블레셋 군대 앞에 갑옷도 입지 않고 물매와 돌만 가지고 선 다윗의 모습에서, 우리는 단순히 리더란 저렇게 담대하고 용감해야 한다는 교훈 그 이상을 발견한다. 왜냐하면 그 상황은 진실로 무모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빼고 얘기하면,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은 용감한 왕이 아니라 지독하게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왕이다. 자존심만 세서 무리한 싸움에 휘말리고, 급기야 나라 전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주인공이시다. 하나님이 당신의 이름을 위하여 자기 백성과 함께 실제로 싸우시기 때문에, 정말 영화 속 대사처럼 골리앗과 블레셋은 무기도 변변치 못한 이스라엘 그리고 소년 목동과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맞서 싸우려는 교만하고 무모한 무리가 되는 것이다.

한편, 다윗이 홀로 전장에 서 있는 장면을 보면서, 믿음은, 보이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이기 마련이라는 교훈도 얻었다. 하나님께 둔 믿음은 내 마음속에 아무리 넘치도록 있다고 주장해도 그걸로 입증되는 게 아니다. 여러 가지 시험을 통해 믿음은 연단되고 또 증명된다.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만 붙드는 믿음이 발견된다는 말이다. 믿음이 필요없는 삶을 사는 이는 아무도 없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기 백성을 믿음 없이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믿음이 없이는 그분을 기쁘시게 할 수 없지 않은가?(히 11:6). 지금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 어려움들, 기도 밖에는 할 수 없는 그런 일들 가운데 바로 믿음이 요구된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믿음을 보기를 원하시고, 아무리 작더라도 그 믿음을 통하여 큰 일을 이루신다.

목회자로서 백성의 리더였던 다윗을 바라볼 때, 얻은 교훈이 또 하나 있다. 사울 왕이 세워진 시점에서 차기 왕으로 기름 부음 받았을 때도, 쫓겨 다니며 모여든 사람들을 이끄는 중에도, 다윗은 항상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자”라는 건, 하나님 마음에 드는 생각과 행동만을 했다는 뜻이 아니다. 오뚝이처럼, 다른 곳으로 넘어졌다가도 다시 하나님 마음 쪽으로 되돌아왔다는 걸 의미한다. 그 마음 중심에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셨고, 자기 의견과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섰다. 밤낮 눈물로 보내던 시절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갈 때도, 다윗은 뒤로 도망치지 않았고, 편법을 쓰거나, 불평불만을 터뜨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항상 하나님 앞으로 나왔다. 그것이 바로 리더의 자질이다. 리더는 이성적이거나 감정적일 수 있고,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의식할 수도 있으며, 넘어지고 심지어 죄에 빠질 수도 있다. 한마디로 똑같은 사람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리더는 결국 하나님을 바라본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바라보게 한다. 어떤 면에서 리더는 하나님을 더 꽉 붙들고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이 맡기신 백성이 그를 통해 하나님을 붙들 수 있도록. 하나님이 사울을 버리신 것은 한 번의 불순종 때문이 아니라 그가 붙드는 대상을 하나님이 아닌 사람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그런 왕에게 하나님의 백성을 모두 맡길 수는 없었다.

결론

결론적으로 필자는 영화 “다윗”을 추천한다. 한두 가지 성경 본문으로 바로 잡아야 할 사실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성경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적인 매력도 충분하다.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 음향과 노래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교훈적인 영화다. 특별히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 하나님을 더 신뢰하고 붙들고 의지할 수 있도록 이끈다. 성경에서 다윗이 특별한 이유는 사실 다윗의 후손으로 나신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다. 이 영화는 골리앗에서 골고다까지 가지는 않지만, 그것은 조카의 손을 잡고 극장에 간 삼촌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믿음의 가정에서 자라는 자녀들에게 이 영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고 그들이 성경의 다윗과 함께하신 하나님을 만나도록 힘껏 돕자. 다윗이 믿음을 둔 하나님께 믿음을 두도록 가족을 위하여 기도하자. 이 영화의 주제곡 “빛을 따라”의 가사, “우린 미련 없어 어둠이 와도 물러서지 않아 모두 다 빛을 따라”처럼 참 빛이신 예수님을 따라서 이 어둔 세상을 능히 살도록 힘과 위로를 주는 영화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