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주의 만찬에 담긴 은혜를 기억하며

최종혁 · 2024.06.12 · 고린도전서 11: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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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에게 유월절은 매우 중요한 절기였습니다. 유월절은 그들 민족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출애굽을 기념하는 절기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크신 능력과 은혜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고, 유월절을 통해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구원과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기념하고 기억했습니다. 또한 거기에 더해 현재를 축복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요소가 유월절 식사 예식에는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앞두시고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으로 이 유월절 식사를 함께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유월절의 종료를 선언하셨습니다. 유월절 식사에서 기대했던 미래는 바로 메시아가 가져올 미래였는데, 이제 예수님께서 메시아로서 그 미래를 시작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서 궁극의 유월절 양이 되어 죽으실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계획하셨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을 통하여 출애굽과 비교할 수 없는 궁극의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구원을 기억하게 하시려고 주의 만찬을 제정하여 제자들에게 지키게 하셨습니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매 주 행하고 있는 주의 만찬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주의 만찬은 말 그대로 만찬이어서 실제 식사를 하면서 예수님을 기념했지만, 지금은 그 모습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원리와 정신은 동일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을 통해 구원 받은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된 자들로서 하나의 떡과 잔에 참여하는 것으로 하나됨을 나타내고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기억하며 기념합니다. 또한 그렇게 하는 자체가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이 됩니다. 유월절을 통해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고 이방인들에 하나님을 나타냈던 것처럼 교회도 주의 만찬을 통해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유월절은 1년에 한 번이었지만 주의 만찬은 그렇지 않습니다. 주의 만찬은 정해진 날짜나 주기가 있지 않습니다. “이 떡을 먹으며 이 잔을 마실 때마다”라고 하셨으니, 우리가 주의 만찬을 행할 때마다 주를 기억하고 선포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주의 만찬을 행하느냐가 아니라, 주의 만찬을 행할 때 얼마나 이 말씀에 순종하여 바르게 주를 기억하고 선포하느냐인 것입니다.

우리는 매주 주의 만찬을 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주’ 행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구원 받은 형제가 주의 만찬에서 자유롭게 기도 등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 좋은 것이지만, 그것이 주의 만찬의 근본 정신이나 원리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것은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입니다. 정말 제대로 기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대로 기념하는 것’은 형식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 시대의 유월절 식사를 그대로 재현한다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 예수님을 기념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각 성도의 마음입니다. 나의 마음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에 푹 젖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죄악됨에 대한 회개와 하나님의 용서하시는 은혜에 대한 감사가 있어야 합니다. 떡을 떼고 잔을 마시는 행위가 예수님을 기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통해서 예수님을 기념하고 선포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의 만찬은 정말로 중요하고 귀한 예식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 예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이것이 형식만 남은 의미 없는 전통이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나부터 더욱 이 예식의 의미를 마음에 품고 나를 구원하신 그리스도를 더욱 높이고 영화롭게 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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