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강함을 드러내는 약함

최종혁 · 2026.10.30 · 고린도후서 12: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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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후 12:7–10 7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8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9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10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

바울을 생각하면 부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났고, 예수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성령님의 능력으로 많은 이적도 행했고, 많은 사람들이 구원 받고 주께로 돌아오는 역사에 크게 쓰임을 받았습니다. 또한 바울은 많은 계시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기록한 서신들이 신약 성경에 가장 많이 포함되었고, 오늘 본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그 외에도 더 많은 계시를 받은 것도 알 수 있습니다(7절; cf. 1-4절).

하지만 반대로 부럽지 않은 부분들도 많습니다. 그가 경험했던 그 많고 다양한 고난들이 그렇습니다. 바울처럼 받은 것이 많으면 고난도 견딜만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고난은 어쨌든 고난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본문에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그의 육체에 주셨던 “가시 곧 사탄의 사자”에 대해서 말합니다(7절). 이것이 무엇이었는지는 바울이 명확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도 추측할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든 바울에게는 큰 괴로움이었고 그를 겸손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이것이 그에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해 세 번 주님께 간구했습니다(8절). 그냥 3번 기도했다는 의미보다는 그것을 위해 특별히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 3차례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단순히 괴로워서 그렇게 기도했던 것도 아닐 것입니다. 바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아마도 그 가시가 그의 사명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 간절한 기도에 주님은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 답하셨습니다(9절). 그의 육체에 가시를 주신 것도 은혜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능력이 온전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바울의 간절한 기도에 주님은 ‘안된다’고 답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바울의 반응이 놀랍습니다. 실망하거나 낙심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뻐하며 그의 약한 것을 자랑한다고 말합니다. 그의 가시가 그리스도의 능력이 그에게 머물게 한다면, 오히려 그것은 자랑거리라는 것입니다(9절). 그의 약함이 그리스도의 강함을 드러낸다면 그것으로 기뻐하겠다는 것이 바울의 반응이었습니다(10절).

앞서 말한 것들도 바울을 생각할 때 부러운 부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바울의 태도가 가장 부럽습니다. 가장 닮고 싶습니다. 내 생각과 감정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도 주님의 영광이 드러난다면, 그것이 정말로 나의 기쁨과 만족이 되는 것입니다. 내 삶에 주님의 은혜는 이미 충분함을 잊지 않고, 그 은혜에 기뻐하고 감사하여 주님을 높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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