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의 것을 도둑질 하지 말라
본문: 말라기 3:6-12
설교자: 조정의
하나님과 언약의 백성과의 관계는 마치 내리사랑을 변함없이 베푸시는 아버지와 계속해서 완악하고 패역하게 행동하는 자녀의 관계와 같다(신 21:18). 하나님이 말라기를 통하여 자기 백성에게 계속해서 경고하시는 이유는 그들이 아버지께로 돌아오기를 바라시기 때문이고, 그들을 징계하시고 저주하시는 이유도 그들이 매 맞고 악한 길에서 돌이켜 약속하신 복을 받는 길로 회개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다.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 이스라엘을 향한 애타는 마음은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구구절절이 전달된다:
4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이를 만홀히(경멸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 5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패역(거역)을 거듭하느냐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였으며 6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거늘 그것을 짜며 싸매며 기름으로 부드럽게 함을 받지 못하였도다”(사 1:4-6).
행위가 부패한 자식, 이스라엘의 불성실함은 그들이 하나님 아버지께 가져온 십일조와 봉헌물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다. 하나님은 한 마디로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다고 책망하셨다. 오늘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은 없을까? 그래서 하나님이 주시고자 하는 복을 받지 못하고 대신 징계받고 있지는 않을까? 만군의 여호와,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자. 하나님께로 돌아가서 회복의 은혜를 누리자.
1. 경고: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다(6-9절)
예루살렘으로 귀환하여 성전과 성벽을 재건하고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으로 민족의 회복을 힘쓰던 이스라엘 민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사와 찬양보다는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 찼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왜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가?’ 하나님은 그것이 오롯이 그들의 책임이라고 말씀하신다: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야곱의 자손들아 너희가 소멸되지 아니하느니라(6절). 야곱의 자손들이 지금까지 소멸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변하지 않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호 11:8-9).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에 관하여 이렇게 설명했었다: “네 하나님 여호와는 자비하신 하나님이심이라 그가 너를 버리지 아니하시며 너를 멸하지 아니하며 네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잊지 아니하시리라”(신 4:31). 선지자 예레미야는 이스라엘이 진멸되지 않은 유일한 이유가 바로 하나님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시므로 우리가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애 3:22). 그러면 이스라엘이 지금 괴로움과 수치 가운데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 조상들의 날로부터 너희가 나의 규례를 떠나 지키지 아니하였도다 그런즉 내게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나도 너희에게로 돌아가리라’ 하였더니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어떻게 하여야 돌아가리이까’하는도다”(7절). 가상의 논쟁이 펼쳐진다. 하나님은 조상 대대로 하나님 말씀을 거역한 백성의 죄를 책망하셨다(참, 한결같다). 동시에 변치 않는 사랑의 손을 그들에게 펼치신다. 언제든 돌아오기만 하면 그들을 받아주시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백성들의 태도가 가관이다: ‘도대체 우리가 잘못 한 게 뭐란 말입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구체적으로 밝히신다: “8사람이 어찌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겠느냐 그러나 너희는 나의 것을 도둑질하고도 말하기를 ‘우리가 어떻게 주의 것을 도둑질하였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곧 십일조와 봉헌물이라 9너희 곧 온 나라가 나의 것을 도둑질하였으므로 너희가 저주를 받았느니라”(8-9절). 한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온 나라가 이 죄에 가담했다. 그래서 하나님이 그들을 저주(징계)하신 것이다. 그들의 죄는 바로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강탈) 한 죄다. 그들은 다시 한번 ‘언제 그랬냐?’라며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하나님은 구체적으로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 할 십일조와 봉헌물을 편취한 죄를 지적하신다.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신 때부터 하나님은 십일조를 규례로 요구하셨다. 십일조는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중보자 역할로 평생 수고하는 레위인들을 위한 양식을 지원하고, 성전을 보수하며, 가난한 자(고아, 과부, 나그네)를 구제하는 일에 사용되었다(민 18:21; 신 26:12). 봉헌물은 십일조에 비하여 정기적인 성격이 덜하지만, 거룩한 목적을 위하여(서원 등) 특별히 하나님께 바치는 예물이었다(레 27장; 대하 24장). 그런데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은 언약의 하나님과 언약의 형제자매를 마땅히 물질로 섬겨야 할 의무를 소홀히했던 것이다. 느헤미야가 다시 돌아왔을 때도 그들은 레위 사람들이 받아야 할 몫을 주지 않아서 생존을 위해 각각 자기 밭으로 도망가게 만들었다(느 3:10-11). 하나님은 이것을 도둑질이라고 책망하셨다.
새 언약의 백성인 우리에게 하나님은 십일조와 봉헌물을 규례로 요구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라고 명령하셨고(롬 12:1), 그래서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라고 요구하셨다(고전 10:31). 한 마디로 “사나 죽으나 우리 (전부)가 주의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롬 14:8). 그래서 레이몬드 칼킨스는 우리도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할 수 있다고 이렇게 경고한다: “산발적인 교회 출석, 공 예배 소홀, 교회의 사역과 세상에서의 사명에 대한 무관심, 인색한 헌금, 개인적인 관심과 충성심의 부족: 이것들은 오늘날 성도들이 하나님께 합당한 영광을 도둑질하는 방식입니다”(소선지서의 현대적 메시지, 140p).
우리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시간, 재능, 물질, 몸과 마음, 그 밖의 모든 것이 다 그렇다. 하나님께서 독생자의 고귀한 목숨값을 주고 우리를 영원히 사셨다: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고전 6:19-20).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과 동떨어져 우리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려고 한다면, 하나님과 분리되어 우리의 기쁨과 만족만을 위하여 살아가려고 한다면, 우리도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는 것이다. 그리고 언약에 신실하신 우리 아버지 하나님은 그렇게 불행한 선택을 하는 우리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으신다. 그 선택이 결국 복이 아니라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2. 회유: “나를 시험하여 보라”(10-12절)
하나님은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10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 11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메뚜기를 금하여 너희 토지 소산을 먹어 없애지 못하게 하며 너희 밭의 포도나무 열매가 기한 전에 떨어지지 않게 하리니 12너희 땅이 아름다워지므로 모든 이방인들이 너희를 복되다 하리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10-12절).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라고 말씀하시면서 예수님께서 당신의 확실한 진리를 전달하신 것처럼(요 3:3), 여호와 하나님은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x2),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라는 말씀으로 분명한 약속을 당신의 백성에게 확언하신다. 언약의 하나님은 백성들에게 ‘나를 시험하여 보라’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은 무서운 죄로 엄히 금지되었다(신 6:16; 마 4:7). 그러나 하나님을 불신하고 거역하면서 시험하는 건 죄가 분명하지만,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을 신뢰하여 순종함으로 그 약속하신 것을 얻기 위하여 시험해 보라고 권하신 거다: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엡 5:10).
모세를 통해 언약을 맺으실 때, 하나님은 이미 당신의 백성이 하나님을 사랑하여 그분의 말씀에 순종할 때, 땅의 소산을 복으로 내리실 것이라고 굳게 약속하셨다: “13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하는 내 명령을 너희가 만일 청종하고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여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섬기면 14여호와께서 너희의 땅에 이른 비, 늦은 비를 적당한 때에 내리시리니 너희가 곡식과 포도주와 기름을 얻을 것이요 15또 가축을 위하여 들에 풀이 나게 하시리니 네가 먹고 배부를 것이라”(신 11:13-5).
말라기를 통하여 하나님은 그 약속을 한번 시험해 보라고 하신다. 마음을 다하여 온전한 십일조를 하나님께 바치고, 그 양식을 창고에 들여 언약의 형제자매들이 먹을 수 있도록 사랑을 베풀어 보라고 하신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하늘 문을 열고 적당한 비를 내리시고, 토지 소산을 먹어 치우는 해충을 쫓으시며, 밭의 포도나무 열매를 잃지 않게 하여 풍성한 소출을 거두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래서 마침내 모든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땅이 아름답고 기름지고 풍족해졌다’라고 감탄하고, ‘확실히 그들은 하나님의 복 받은 백성’이라고 칭송하게 하실 것이다(겔 36:15).
그러면 말라기를 통해 경고받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궁핍함은 무엇 때문인가? 그들의 땅이 저주받고 기근과 가뭄이 들며 해충이 곡식을 먹어치우고 포도나무 열매가 일찍 떨어져 죽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을 둘러싼 이방인들이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하나님께 불성실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했기 때문이다. 언약에 신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도 그런 징계를 주께 받을 수 있을까?
새 언약의 백성인 우리에게 하나님은 토지 소산 등 물질적 축복을 이스라엘처럼 분명하게 약속하지는 않으셨다. 그러나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이 모든 것을(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등의 필요)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고 약속하셨다(마 6:33). 특별히 하나님께 드리는 물질에 관하여는 이렇게 복을 약속하셨다(고후 9:7-10): “7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8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 9기록된 바 “그가 흩어 가난한 자들에게 주었으니 그의 의가 영원토록 있느니라”(시 112:9) 함과 같으니라 10심는 자에게 씨와 먹을 양식을 주시는 이가 너희 심을 것을 주사 풍성하게 하시고 너희 의의 열매를 더하게 하시리니.”
모든 은혜를 넘치게 주시고 모든 것이 넉넉하게 하셔서 궁극적으로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도록 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그래서 영원한 의를 얻게 하시고 의의 열매를 거두게 하신다고 약속하셨다. 예수님도 이렇게 분명히 축복하셨다(막 10:29-30): “29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30현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 우리가 주의 것을 주께 바칠 때,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필요를 넘치도록 채우실 것이고, 그것들로 우리의 영적인 생명과 형통, 영원한 상급을 부어주시는 축복을 풍성히 베푸실 것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가 겪는 궁핍함의 원인은 무엇인가? 물질적, 경제적 어려움, 질병이나 인간관계의 문제 등은 우리의 불성실함 때문에 하나님이 내리신 저주인가?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욥이 당한 고난과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받으신 극심한 고통은 본인들이 치러야 할 죄의 대가와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러므로 현재 당하는 일들로 하나님을 불신하고 원망하며 시험하려 들지 말라. 오히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을 믿고 기대하며 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엡 5:10). 온 마음 다해 즐거이 하나님께 하나님의 것을 드려보라. 우리 자신과 우리에게 주신 재능과 물질, 우리에게 주신 시간, 우리의 몸과 마음, 우리 부모와 자녀를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제물로 드리라. 언약의 형제자매들을 위하여 기꺼이 우리의 것을 내어놓아라. 성도를 위해 마음을 쏟고, 그들을 사랑하기 위하여 시간과 재물을 사용하라.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어떻게 축복하시는지 기대하라.
하나님이 지적하신 ‘도둑질’엔 기본적으로 ‘속이’는 죄가 들어있다. 신자로서 하나님을 속인 대표적인 인물로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있는데(행 5장), 그들은 자기 소유를 팔아 얼마를 감추고 사도들의 발 앞에 가져왔다. 그러고는 온전히 하나님께 드렸다고 속였다. 그들은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거짓말을 했고, 성령 하나님을 속이고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했다. 우리는 교회에 나와서 마치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모두 하나님께 바친 것처럼 고백한다. 우리가 더는 우리의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의 것이라고 성도들 앞에서 자백한다.
정말 그런가? 하나님께 거짓말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일상에서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고 하나님께 돌아가자. 그러면 하나님도 우리에게로 돌아오실 것이다. 우리 상처를 싸매시고 우리 마음을 부드럽게 하실 것이다. 우리를 다시 복 받는 백성으로 회복하시고, 우리를 형통하게 하셔서 믿지 않는 이들을 통해서도 영광을 얻으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