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새 하늘과 새 땅
본문: 요한계시록 21장 1-8절
설교자: 조정의
솔로몬은 이렇게 말했다: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전 1:9-10). 매우 공감되는 말이다. 새 것은 금세 헌 것이 되고, 삶은 이미 있던 것의 재탕, 이미 한 일의 연속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5절). 썩지 않고 더럽지 않고 쇠하지 아니하는 유업을 약속하셨다(벧전 1:4).
미국 CCM 밴드 머시미의 리더 바트 밀라드는 “아이 캔 온리 이매진”이란 잘 알려진 노래로 하나님과 함께할 천국을 단지 상상할 뿐이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영원한 세상을 단지 상상만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성경의 마지막 계시를 통하여 우리가 바라는 천국의 윤곽을 보여주시고, 우리가 사모하는 천국의 기쁨을 미리 맛볼 수 있게 하셨다. 성령께서 말씀을 통해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는 믿음을 견고하게 하시기를 구한다. 천국을 더욱 사모하도록, 그래서 세상에 미련을 두게 만드는 온갖 유혹과 시험을 이기는 자가 되게 하시기를 바란다.
1. 새 하늘과 새 땅의 특징(1-4절)
먼저, 새 하늘과 새 땅 그리고 천국의 수도인 새 예루살렘 도성에 관한 성경의 기록은 모두 성령의 감동을 받은 사도 요한이 직접 본 장면, 직접 들은 음성에 따른 것이다(“또 내가…보니”, “또 내가 보매”, “내가 들으니”, 1, 2, 3절). 세상엔 천국을 보고 들었다는 수많은 거짓 증언이 존재하고 인기를 끌지만, 정작 진실로 천국을 보고 들은 사도의 유일한 증언에 주목하는 자는 드물다. 온전히 신뢰할 수 있고 바랄 수 있는 천국의 비밀이 여기 있다.
천국의 구체적인 특징은 9절부터 다음 장 5절까지 묘사된다. 이를 요약한 본문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천국의 주요한 특징은 바로 ‘새롭다’는 것이다. 하늘, 땅, 예루살렘 등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 그런데 새롭게 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① 완전히 창조한다: 창조를 ’정화’로 보는 사람이 있다. 타락한 피조세계를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고치시는 것이다(불). 또 다른 해석은 ‘새 창조’이다. 옛 세계를 완전히 제거하고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것이다. 본문에서 사용된 “새(new)”의 의미는 ‘가치나 매력에서 우월하다’, ‘옛것보다 낫다’로,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진 상태, 새롭게 창조된 세상에 바다와 해와 달이 없는 것을 볼때(23절), 하나님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실 것이다. 기존과 유사성을 갖지만, 완전히 다른 질서와 체계를 가진다.
② 완전히 아름답다: 천국의 거룩한 성의 이름은 새 예루살렘이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통해 지으신 거룩한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은 죄로 인해 바벨론, 로마에게 차례로 함락당하고, 천년 왕국 때 이 땅에 재건되었다가, 영원한 천국에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영원히 세워진다. 요한은 그 모습이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크고 웅장하고 견고하고 아름답고 정결한 성으로 영원히 있을 것이다(21:9-22:5).
③ 완전히 선하다: 바다는 하나님 백성을 실족시키는 악의 무리가 출몰하는 곳으로 생각되었던 장소다(계 13:1, 짐승). 하나님은 악의 세력을 모두 불못에 영원히 가두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출몰지 자체를 없애버리신다. 악이 발현할 수도 없고, 악을 발견할 수도 없는 선한 세상을 창조하신다. 선한 세상은 죄도 없고 죄의 결과도 찾아볼 수 없다. 처음 하늘과 땅은 죄로 인해 저주받아 고통과 슬픔과 질병과 사망을 낳았다. 하지만, 새롭게 창조하실 세상엔 다시는 사망, 애통하는 것, 곡하는 것, 아픈 것이 있지 않을 것이다.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다(4절).
④ 완전히 친밀하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새로움’은 선하고 아름다운 만물의 새로움이지만, 그리스도인이 가장 큰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바라봐야 할 ‘새로움’은 하나님과 우리의 완전히 친밀한 관계에 있다. 새 하늘과 새 땅의 아름다운 광경에 사로잡힌 요한에게 또렷이 들린 하나님의 말씀, 보좌에서 난 큰 음성이 이를 말해줬다: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3절).
천국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과 함께 거하시는 곳이다. 과거 하나님은 자기 백성 이스라엘과 광야 장막에서 함께 거하셨다. 지금 하나님은 자기 백성 교회와 성령으로 함께 거하신다. 그러나 천국에서 하나님은 완전히 새로운 친밀함으로 자기 백성과 함께 하실 것이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이요 지금은 내가 부분적으로 아나 그 때에는 주께서 나를 아신 것 같이 내가 온전히 알리라”(고전 13:12). “그 날에는 내가 아버지 안에, 너희가 내 안에, 내가 너희 안에 있는 것을 너희가 알리라”(요 14:20).
사실 하나님 없이는 천국도 없다. 하나님이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5절: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나님이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을 준비하시고 하늘에서 내려보내 주신다(2절: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니). 하나님께서 모든 악을 영원히 심판하시고 그동안 선을 위해 수고하며 흘렸던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신다(4절). 천국은 바로 이 하나님께서 현현으로 자기 영광을 나타내시고, 그 백성과 함께 삼위일체 하나님이 누리시는 친밀함을 영원히 공유하시는 선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살면서 아쉬운 것이 있을 때만 천국을 생각한다. 집이 없을 때, 아름다운 처소를 바라고, 아프고 슬플 때, 고통과 슬픔이 없는 천국을 생각한다. 괴로울 때 위로와 안식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죄로 넘어질 때, 악에서 완전히 해방될 것을 기대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다른 종교 신자들도 바라는 것들이 아닌가?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다(히 11:1). 당신이 바라는 것은 하나님이 새롭게 하실 무언가인가? 아니면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 그분 자체인가?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누리고 싶어 천국을 기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다윗처럼 자기 영혼에게 하나님만 바랄 것을 요구하라.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시 62:5).
2. 새 하늘과 새 땅의 임금(5-6절)
영원한 세상에서 무엇이 새롭게 되는지 살펴봤다면 이제 누가 새롭게 하는지 살펴볼 차례다. 앞서 하나님께서 새 예루살렘을 준비하시고 때가 됐을 때 내려주신다고 했다. 백성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분도 하나님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하나님은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임금으로서 자기 백성을 돌보신다.
먼저, 그분은 보좌에 앉으셨다(보좌에 앉으신 이, 5절). 보좌는 다스리고 통치하고 심판하는 모든 권세가 있는 왕의 자리다. 그분은 이미 모든 악을 심판하셨고, 이제는 자기 백성과 함께 만물을 다스리시고 통치하실 것이다. 또한 하나님은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주체시다. 하나님은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라고 선포하셨다. 거기에다가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다고 확증하셨다. 반드시 계획하신 그대로 이루신다는 분명한 열심과 의지가 표명된 것이다. 하나님은 이를 “기록하라”고 명령하심으로 변하지 않는 그분의 계획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증하셨다.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은 성경의 마지막 책에서 처음 드러난 것이 아니다. 본문이 기록되기 800년 전에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서 하나님은 이렇게 예언하셨다: “보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나니 이전 것은 기억되거나 마음에 생각나지 아니할 것이라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기뻐하며 즐거워할지니라”(사 65:17-18). 그러면서 “내가 시초부터 종말을 알리며 아직 이루지 아니한 일을 옛적부터 보이고 이르기를 ‘나의 뜻이 설 것이니 내가 나의 모든 기뻐하는 뜻을 이루리라’ 하였노라”라고 하셨다(사 46:10). 시초부터 종말을 알리신다는 말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다 주관하신다는 말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강조하는 말씀이다. 본문에서는 이를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라고 표현했다(6절). 역사의 시작과 끝, 그 안에 있는 모든 일을 그의 뜻의 결정대로 일하시는 분이 바로 하나님이시다(엡 1:11). 그분이 새 하늘과 새 땅에 관하여 “이루었도다”라고 선언하셨다(직설법 완료). 사람이 하는 일은 아무리 오랜 계획과 많은 노력과 막강한 자원으로 시작해도 쉽게 변경되고 지체되고 폐기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미래에 이루겠다고 선포하신 계획은 이미 완료된 것처럼 정하신 때와 정하신 방식대로 한 치의 오류 없이 성취된다.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믿으면서도 종말을 불신하는 사람이 있다. 베드로는 말세에 하나님의 주권적인 계획을 조롱하며 정욕대로 사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경고했다(벧후 3). 그들은 말씀하신 그대로 천지가 창조되었음을 믿고(창 1), 말씀대로 홍수가 나서 땅이 심판받았음을 믿고(창 6), 지금 보고 있는 하늘과 땅이 말씀으로 붙들려 있다는 것을 믿었지만(히 1:3), 그 말씀대로 처음 만물이 불태워지고 새로운 만물이 창조될 것을 믿지는 않았다.
당신은 믿는가? 하늘과 땅에 관한 하나님의 계획을 진실로 믿는 자는 곧 불타버릴 곳에 삶을 투자하지 않는다. 새롭고 영원한 곳에 삶을 투자한다. 썩고 더럽혀지고 쇠하게 될 유업을 바라지 않는다. 영원하고 변함이 없는 유업을 바란다. 당신도 그러한가?
3. 새 하늘과 새 땅의 백성(7-8절)
마지막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을 받게 될 자가 누구인지 살펴보자. 모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계시록은 하나님 반대편에 선 자들, 마귀를 따르는 자들, 그리스도를 버리고 세상을 사랑하는 자들이 회개하지 않을 때 심판받을 것이며, 끝까지 돌이키지 않는 자의 최종 운명이 둘째 사망이라고 가르쳤다.
본문에서는 그들을 가리켜 두려워하는 자들, 믿지 아니하는 자들, 흉악한 자들, 살인자들, 음행하는 자들, 점술가들, 우상 숭배자들,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이라 했다(8절).
“두려워하는 자들”은 환난과 핍박 등 믿음을 시험하는 일을 만나면 두려워 자기 안위를 위해서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를 가리킨다. “믿지 아니하는 자들”은 어떤 사실을 불신하는 자가 아니라 신실하지 않은 자를 의미한다. 여러 가지 유혹에 빠져 그리스도에 대한 충성을 깨는 자다. “흉악한 자들”은 ‘가증한 자들’을 말하며 뒤에 나오는 우상 숭배자들과 같이 하나님 아닌 다른 대상을 경배하는 자들인데, 특별히 여기와 로마서에서만 사용되는 동사가 사용되어 황제 숭배를 허용한 자들과 관련이 있다. “점술가들” 또한 하나님의 뜻이 아닌 미신적인 뜻을 좇는다는 면에서 일종의 우상숭배자와 같다. “살인자들”은 하나님의 백성을 괴롭히고 죽이는 일에 가담한 자들이고(특별히 대환난 기간에), “음행하는 자들”과 “거짓말하는…자들”은 육신의 정욕을 따라 살아가는 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한 마디로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질 사람들은 하나님만 사랑하고, 하나님만 바라고, 하나님만 믿는 일에 불충한 자들, 하나님의 뜻을 기뻐하지 않고, 충성스럽게 따르지 않는 이들이다.
반대로 새 하늘과 새 땅을 상속으로 받는 백성은 “이기는 자”다(7절). 그들은 하나님만 사랑하고, 바라고, 믿는 일에 반하는 모든 것과 치열하게 싸워 이기는 자다. 그들은 땅의 지체를 죽이고(골 3:5), 마귀를 대적하고(약 4:7),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요일 2:15). 육신의 정욕에 질 때도 있지만, 회개하고 돌이켜 다시 하나님의 선하시고 온전하시고 기뻐하시는 뜻대로 살기 위해 싸운다. 그들은 의로우신 하나님의 뜻을 열렬히 사랑하여 목마른 자다. 그런 자들에게 주님은 생명수 샘물을 값없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6절).
계시록의 저자 요한은 성도에게 편지하면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렇게 소망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요일 3:2). 우리는 그리스도의 참모습을 보기 원한다.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참모습을 본 자들이 그곳에 초막을 짓고 영원히 살기 원했던 것처럼, 그분의 영광스러운 참모습을 보면 우리는 영원히 매료되어 기쁨과 만족을 얻고 친밀한 사랑을 나눌 것이다. 요한은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일 3:3). 새 하늘과 새 땅의 소망이 당신의 삶을 지금 깨끗하게 하는가? 당신은 누구를 사모하고 무엇을 바라며 사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