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멸망으로 들어갈 자

본문: 요한계시록 17장

설교자: 조정의

한 주석가는 말했다. “이 본문은 일반적인 주일에 설교하기에는 거북할 수 있다”(패닝, 471p). 기이하고 모호한 상징이 많아 정확한 의미를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음녀, 음행, 벌거벗게 함, 살을 먹음, 불로 사름 등 표현이 적나라하고 거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성경은 영감받아 하나님의 사람을 이롭게 한다.

본문은 큰 바벨론이라 불린 적그리스도 나라의 특징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 나라가 하나님의 주권적인 뜻에 따라 영원히 멸망하게 될 것을 선포한다. 타락한 인간은 그 옛날 바벨에 탑을 쌓을 때부터 하나님께 맞서는 단 하나의 정치, 경제, 종교 시스템을 세우기 원했다. 인간은 바벨론이나 로마처럼 강력한 제국을 세우면 어김없이 자기 백성과 피지배 민족을 부추겨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섬기게 하고, 하나님께 충성하는 자들을 핍박했다.

사람이 세운 모든 나라가 적그리스도의 특징을 갖는다. 마귀의 권세 아래 하나님께 반역한다. 종말에 마귀는 바벨의 꿈을 이루어 세계 정부를 세우고 자기 종 적그리스도를 통치자로 내세워 온 세상이 하나님께 등 돌리게 하고 하나님의 백성을 가장 극단적으로 핍박할 것이다. 하지만 마귀도 세상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이용되는 도구에 불과하다. 하나님은 그 나라를 끝으로 세상 나라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마침내 그리스도께서 친히 다스리실 지상 왕국을 세우실 것이다. 

세상 끝에 세워질 적그리스도 왕국의 특징을 살펴보며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실체를 바로 알자. 그리고 결국 최후 심판을 내리실 ‘멸망 도시’에 미련을 두지 않기를, 요한이 경고한 대로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고(요일 2:15), 온전히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며 살기를 원한다(벧후 3:13).

1. 세상은 우상 숭배를 강요한다

무자비한 일곱 대접 심판이 땅에 모두 쏟아진 후,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하나가 요한에게 와서 이렇게 했다: 이리로 오라 많은 물 위에 앉은 큰 음녀가 받을 심판을 네게 보이리라(1절). 천사가 보여줄 환상은 세상의 ‘심판’에 관한 것이었다. 

물 위에 앉은 큰 음녀가 가리키는 대상은 큰 바벨론이다(5절). 바벨론은 B.C. 600년경, 유프라테스 강 주변에 세워진 고대 제국으로 하나님의 도구가 되어 남유다를 심판하고 또 보호했다. 바벨론은 하나님의 백성을 우상숭배의 길로 인도하고 하나님께 신실한 자들을(다니엘) 핍박했는데, 구약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바벨론을 반드시 무너뜨릴 것이라고 예언했다(렘 50장).

계시록에서 큰 바벨론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최종 지상 왕국인 적그리스도의 나라를 가리킨다(14:8; 16:19; 18:2). 큰 음녀(포르네, 창녀)의 이미지는 그 나라가 얼마나 영적으로 악한지 생생하게 묘사한다. 구약 선지자들은 니느웨, 두로, 바벨론, 예루살렘 등을 ‘음녀’라 부르며 그들이 참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숭배에 빠진 죄를 영적 간음, ‘음행’이라고 고발했다(겔 16:17-9; 호 2:5). 

온 세상의 권력이 적그리스도 한 사람에게 집중되고(18절), 적그리스도가 모든 사람이 숭배하는 종교적 우상이 될 것이다. 이같은 적그리스도 왕국의 우상 숭배적 특징은 사람이 세운 모든 나라에서 발견된다. 계시록을 기록할 때, 영적 바벨론은 로마였다. 로마의 권력은 황제에게 쏠렸고, 황제는 그리스-로마 종교를 이용하여 자칭 신의 아들이라 말하며 황제 숭배를 강요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은 특정 정치인을 신처럼 경배하도록 요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하나님이 아닌 다른 대상을 우상으로 섬기도록 만드는 강력한 풍조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을 사랑할 것을 요구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 풍조에 휩쓸려 살다 보면 우리는 예수님을 미워할 수밖에 없다. 예수님은 우리 자신보다 주님을 더 사랑할 것을 요구하시기 때문이다(눅 14:26). 우리는 돈이 최고인 세상에 살고 있다. 그 풍조를 따르면 재물을 섬기기 위해 하나님을 버리게 된다(눅 16:13). 우리는 쾌락이 최고 우선순위를 차지한 세상에 살고 있다. 개인의 감정이 객관적 사실을 무시하고 진리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최종 권위를 갖는다. 하지만 주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진리라고 말씀하셨다(요 17:17). 세상 풍조에 따라 감정의 손을 들어주려면 당신은 반드시 반대편에 있는 하나님 말씀을 왜곡하거나 무시해야 한다.

세상은 본래 창조주 하나님의 신성과 능력을 나타내어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분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 하지만 타락한 세상은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좇게 하여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도록 강요한다. 항상 깨어서 경계 하라. 

2. 세상은 죄를 짓도록 부추긴다

적그리스도는 온 세상을 죄로 물들인다. 음녀가 앉은 곳은 많은 물 위였는데(1절), 이는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들을 상징한다(15절). 온 세상은 적그리스도가 좌정한 통치 영역이고, 모든 사람이 큰 음녀 적그리스도의 음행 대상이 되어 함께 죄를 짓는다.땅의 임금들도 그와 더불어 음행하였고 땅에 사는 자들도 그 음행의 포도주에 취하였다(2절). 적그리스도는 권세자들이나 평민이나 가릴 것 없이 하나님을 반역하는 죄의 공범이 되게 한다. ‘더불어 음행하다’와 ‘포도주에 취하다’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죄악의 참상을 상상해보라.

마귀는 정직하게 사람을 죄짓게 하지 않는다. 첫 사람을 범죄하게 할 때 사용한 계략대로 먹음직스럽고 보암직도 하고 탐스러운 것을 내밀어 미혹한다. 요한은 성령이 데리고 가신 광야에서 음녀의 화려하고 매혹적인 모습을 봤다(3절): 그 여자는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 잔을 가졌는데(4절). 가장 호화롭고 화려한 옷을 입은 부와 권력과 영예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처럼 다가와 빛나는 금 잔을 함께 마시자고 유혹한다(잠 7장). 하지만 그 속엔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다(4절). 하나님 미워하시는 죄악들.

큰 음녀, 큰 바벨론의 또 다른 이름은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이다(5절). 이는 적그리스도가 다스리는 마귀적 세상이 계속해서 세상 모든 죄를 낳는 모태가 될 것이란 말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악한 세상도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랑엔 차별이 없다’는 아름다운 구호를 외치면서 하나님이 가증하다고 말씀하신 동성애를 즐긴다. 여성의 권리를 지킨다는 고귀한 목적 아래 역사상 가장 많은 유아 살인이 이루어지고 있다(4,200만/연).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간통죄를 폐지하고, 성적 차별을 막는다는 이유로 하나님이 창조하신 남자와 여자의 정체성을 말하는 것 자체를 범죄로 규정한다.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부모나 선생의 합당한 권위까지 빼앗고,  기술과 문명을 발전시킨 과학을 자랑하면서 하나님을 깨끗이 지워버렸다. 세상은 발전하는 것 같지만 도덕적으로 퇴보하고 있다. 살기 좋아지는 것 같지만 갈수록 악해지고 있다.

언젠가 악이 사라지고 선한 세상이 될 것을 소망하는가? 강력한 통치자가 일어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하는가?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실 것이다. 사람이 세운 모든 나라를 무너뜨리고 그리스도의 나라를 세우실 때, 마침내 악이 그치고 공의와 정의로 다스리는 선한 나라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께, 인간 통치자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께 소망을 두라. 지금부터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주권을 따르라.

3. 세상은 참된 신자를 핍박한다

적그리스도 왕국의 세 번째 특징은 6절에 나온다. 또 내가 보매 이 여자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한지라. 세상은 예수와 그분께 속한 성도들을 미워한다. 가장 극단적이고 전체적인 핍박이 적그리스도의 왕국에서 일어날 것이다. 사람이 술에 완전히 취하기까지 갈급하며 끊임없이 술을 찾는 것처럼, 세상은 그리스도인 핍박을 갈망하며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비방하고 박해한다. 그리스도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 세상은 조직적으로 연합하고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친다.

3절에서 요한이 본 환상 속 음녀는 붉은 빛 짐승을 탔다(계 13:1). 이는 적그리스도를 상징하는데, 그의 몸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었다(3절). 하나님을 비방하고 대적하는 성격을 강하게 띤 적그리스도는 혼자가 아니라 일곱 머리, 열 뿔과 함께 있다.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면서 또 일곱 왕이다(9-10절). 요한이 계시록을 받아적은 시점에 이미 다섯 나라(애굽, 앗수르, 바벨론, 페르시아, 그리스), 하나 있던 로마, 아직 이르지 않았으나 이르면 반드시 잠시 동안 머무를 적그리스도의 나라가 이에 해당한다(10절). 마귀는 역사적으로 여러 제국과 함께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을 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적그리스도는 거의 죽은 것처럼 되었다가 다시 살아나 온 세상을 경이롭게 할 것이다(8절). 이로써 짐승은 마귀적인 권능을 얻어(무저갱) 땅의 백성들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요한은 그래서 이 짐승이 여덟째 왕이자 일곱 중에 속한 자라고 말한다(11절). 또한 짐승의 열 뿔은 열 왕을 가리키는데, 짐승과 더불어 한동안 왕처럼 권세를 갖는 연합 세력을 가리킨다(12절). 이들은 잠시 모든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는데 오로지 한 가지 뜻을 이루기 위해서다(13절). 그 뜻은 바로 어린 양과 싸우는 것이다(14절).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원수이기 때문에  어린양과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 또한 세상의 원수가 된다. 이것이 적그리스도 나라 그리고 모든 세상 나라가 유독 그리스도인을 미워하는 이유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에서 환난을 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요 16:33). 세상이 우리 주를 미워했기 때문에 주의 택하심과 부르심을 받고 신실하게 주를 따르는 자는 세상의 미움을 받기 마련이다(요 7:7; 15:18-9). 자기 죄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이유로 핍박받을 때, 이를 이상히 여기지 말라(벧전 4:12). 오히려 크게 기뻐하고 즐거워하라(마 5:11-12). 우리가 땅의 백성이 아니라 천국 백성이라는 확실한 증거이고, 하늘에서 우리에게 큰 상을 주실 거라고 주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본향을 기다리며 믿음을 지킨 선배들은 모두 이런 삶을 살았다(히 11장).

4. 세상은 결국 심판을 받게된다

적그리스도의 왕국은 결국 심판을 받을 것이다(1절). 적그리스도는 무저갱으로부터 올라와 막강한 악의 권능을 휘두를 것이나 그는 결국 멸망으로 들어갈 자로 전락할 것이다(8절). 천사는 짐승이 멸망으로 들어가리라라고 확실히 선포했다(11절).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고 아무리 덤벼도 만주의 주, 만왕의 왕은 어린 양이시다(14절). 예수님은 세상을 이기셨고 최종적으로 원수를 이기실 것이다. 예수님의 부르심과 택하심을 입은 자들은 세상의 모진 박해 속에서도 신실하게 그분만을 따라야 할 이유가 있다. 예수님이 최종 승리자가 되실 것이기 때문이다(19장).

16-17절을 보면 적그리스도 연합군의 멸망은 심한 내전으로 시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통치자인 짐승과 짐승을 우상화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종교적, 정치적 권세(음녀)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고, 그 결과 아주 잔인한 보복이 이뤄진다: 망하게 하고 벌거벗게 하고 그의 살을 먹고 불로 아주 사르리라(16절).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자기 뜻대로 하신 것이다(17절). 하나님의 말씀이 응하기까지 그들은 한뜻을 가지고 적그리스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지만, 하나님이 정하신 때가 되면, 스스로 무너지고 서로 파괴하는 것으로 마지막 세상 왕국은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가나안 땅 정복을 마치고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모든 지파를 세겜에 모았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통해 그들을 택하셨고 애굽에서 불러내어 자기 백성으로 삼으셨으며, 약속의 땅을 차지하기까지 얼마나 은혜로운 손길로 인도하시고 보호하셨는지 말했다. 그리고는 그들에게 간청했다:너희가 섬길 자를 오늘 택하라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 연거푸 우리도 여호와를 섬기겠다고 대답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수아는 그러면 너희 중에 있는 우상을 버리고 오직 여호와만을 섬기라고 요청했다. 당신을 택하고 부르신 하나님만 섬기고 그의 나라만을 구하라. 세상은 우상을 섬기게 하고, 세상은 죄를 부추기며, 신실한 그리스도인을 핍박하고, 결국 망할 것이다. 왜 세상을 돌아보는가? 왜 세상에 미련을 갖는가? 결코 돌아서지 말고 오직 하나님을 사랑하며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을 철저히 미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