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그리스도인과 정치

본문 : 베드로전서 2장 16-17절

설교자 : 조정의

벧전 2:16-17 [16] 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 [17] 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

그리스도인들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균형’이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베드로가 말한 것과 같이 ‘나그네’와 ‘행인’으로서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임했지만 또 ‘아직’ 오지 않은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삽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여러 가지 면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과 정치를 말할 때도 그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늘나라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것 역시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가지지 않거나 하는 것은 그저 개인차일 뿐입니다.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른 것이지요. 어떤 사람은 교회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교회가 사회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데 힘써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것은, 교회는 그런 목적으로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내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셨고 교회의 터가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가 모인 이유는 다름 아닌 예수님과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우리로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라고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또 어떤 사람은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지 대한민국 국가의 백성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국가의 법을 무시합니다. 자신은 국가의 법과 제도에 해당사항이 없다는 태도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학생신분으로 공부할 때 저는 영주권도 시민권도 없는 상태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과속으로 경찰에게 잡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미국경찰이 저에게 와서 “너는 한국인이니까 그냥 가라”고 했을까요?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당시 40만원 정도의 벌금을 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해도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은 정치적인 조직 시스템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균형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적인 발언이나 참여를 할 수 있습니다. 교회로서가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말입니다. 그 때 우리에게 적용되는 원리가 다음과 같습니다. “인간의 모든 제도를 주를 위하여 순종하라” 그 이유는 그 순종으로 어리석은 자들의 무식한 말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권세자들에게 순종해야 한다면 그들이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것들도 그저 따르기만 해야 할까요?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나요?

“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16). 여러분에게는 정치적인 자유가 있습니다. 투표권이 있고 의사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언제든 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권위자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세울 수 있습니다. 불편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에 대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자유가 우리에게 주어져있습니다. 베드로가 이 편지를 쓸 때에도 이러한 법들이 있었습니다. 로마 의회에서 투표할 수 있는 권리, 시민권 관련 또는 공적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권리, 법적 계약을 체결하거나 자산을 소유할 수 있는 권리, 로마 시민과 결혼할 때 로마 시민권을 획득 할 수 있는 권리, 면세나 지방 법규 속박으로부터 면책 받는 권리, 재판정에서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권리, 판사의 판결에 항소하여 가이사 황제까지 갈 수 있는 권리, 죄가 완전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고문 받거나 채찍질 받거나 사형선고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실제로 위와 같은 권리들을 사용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이러한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많은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권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너희는 자유가 있으나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 데 쓰지 말고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16). 이것은 무슨 말입니까? 우리의 악을 감추기 위해 자유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유라고 생각하는 많은 기회들이 사실 우리의 죄성을 드러내는 일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사회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으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할 수도 있지만 단순 비방이나 누군가를 헐뜯고 싶어서 말하기도 합니다. 정확한 사실이 아닌데 그저 소문으로만 듣고 어떤 대상에 대해 비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만행위는 우리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남을 비방하고 그의 의견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때, 나도 그럴 수 있는 연약한 사람이라는 겸손한 마음은 없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라며 외식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말에는 누군가가 가진 부와 명예 등에 대한 시기심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방, 외식, 기만, 분노 등은 자유로 악을 가리는 것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에 대하여 “너희들은 고철덩어리다”라고 말할 때 그 안에 겸손이 들어있나요?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마음이 자유와 함께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라”(벧전 2:1). 우리에게는 자유가 있지만 그 자유로 악을 가리는데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자유는 죄로부터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다시 죄의 노예가 되어서 그 죄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마땅치 않은 것입니다. “너희는 자유의 율법대로 심판 받을 자처럼 말도 하고 행하기도 하라”(약 2:12). 여러분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시거나 행동을 하실 때,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사용하실 때, 동네 이장에게 한 마디 해야 할 상황이 되었을 때, 나는 하나님이 주신 권위를 인정하는 자세로 그를 대하는가, 그 사람의 연약함도 예수님이 담당하셨다는 것을 인정하는가, 나도 수많은 죄에 넘어지는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는가, 나의 말과 행동이 사회에서 선행으로 작용하는가 악행으로 작용하는가, 나는 그가 돌이켜 선한 정치를 하도록 인도하고 있는가 단순히 헐뜯고 있는가. 이것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의 직장 상사 중 하나는 회식 때 ‘술을 먹지 않으면 불판에 손을 올려놓으라’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족구를 하는데 제가 공을 잘못 차자 공위에 엎드리게 하고 공을 찼습니다. 저를 놀림거리로 만들고 괴롭혔습니다. 저는 마음으로부터 욕하고 싶은 마음, ‘이렇게 인간 이하의 사람이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자들에게도 순종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오직 하나님의 종과 같이 하라”(16). 우리의 신분은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죄와 사망으로부터 놓임을 받은 하나님의 종입니다. 이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대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르려거든 자기를 부인하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내 욕망과 내 욕구를 채우지 않는 사람, 하나님이 원하시면 그것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달라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피로 사셨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주인의 말에 순종해야 하는 것입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일주년이 되었습니다. 당시 미비한 정부의 대처에 대해 비난하는 말들이 참 많았습니다. 참 슬프고 비통한 일이었지만 그 사건을 대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언어로 정부를 비난하고 기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은 어디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디 있는가,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무엇이 다른가, 하나님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세우신 사람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 모든 비방을 멈추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지금 울고 있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그리스도인은 과연 어디 있는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진실로 하나님의 종처럼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사는 그리스도인이 필요합니다.

“뭇 사람을 공경하며 형제를 사랑하며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왕을 존대하라”(17). 이제 베드로는 사회 안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때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일반적인 원리를 말합니다. “뭇 사람을 공경”하라고 말합니다. 지위, 성별,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 없이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지음 받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에게는 뭇 사람을 공경할 이유가 있습니다. “이것으로(혀)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니 한 입에서 찬송가 저주가 나오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약 3:9-10).

또한 베드로는 “형제를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을 공경하라고 명령했다면 이제는 그들 중 그리스도인들을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거듭나면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흘러나옵니다. “그의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에 있고 또 어둠에 행하며 갈 곳을 알지 못하나니”(요일 2:11). 이것은 한편으론 그가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방법이 됩니다. “내 계명은 이것이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또한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하나님뿐입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3-14). 사도들은 세상 권세자들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오직 하나님만 두려워하는 사람들입니다.

베드로는 이 일반적인 명령을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명령으로 마무리합니다. “왕을 존대하라” 여기서 ‘존대하다’는 예수님이 하나님 아버지에 대해 공경한다고 할 때 사용한 단어입니다. 우리 위에 세워진 권위들, 총독들, 인간이 세운 모든 제도들에 대해 그 권위에 순종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들을 비방하는 자들의 입을 막기 위해서이고 그들이 우리의 선행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구원받은 자의 합당한 모습입니다. 어떤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부르심을 받았는지 아는 사람의 합당한 자세입니다. 인간이 세운 모든 제도에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죄를 지속적으로 짓는 사람을 축복하실 수 없습니다.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소서”(시 51:12) 죄를 지면 구원의 즐거움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10) 죄는 양심을 파괴시킵니다.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 죄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 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사 59:2) 죄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갈라놓아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듣지 않으시도록 막습니다. 그러니 죄를 짓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복된 삶이 아닙니다. 구원의 즐거움도 양심도 잃어버리고, 하나님과 우리의 사이도 멀어지게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반복적으로 죄를 짓는 일을 버려야 합니다. 교회도 그러하고 개인도 그러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시 1). 지와 멀어진 삶이 복된 삶입니다. 오늘 말씀에 순종하지 않는 것은 죄입니다. 이것이 지속적으로 계속될 때 하나님의 축복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죄악을 버리고 육체의 정욕을 제어할 수 있는 힘에 대해 베드로는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2:2)고 말합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진리의 말씀 가운데 거하면 그 말씀이 우리로 죄와 멀어지게 하고 하나님께 나아가게 합니다.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너희가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2:3).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동기는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복음과 구원을 생각하면 이렇게 순종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나는 정치지도자들이 싫지만, 내 위에 있는 권세자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리스도를 사랑함으로 그들에게 순종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과 관련하여 본이 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자기 위에 있는 권세로부터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는 국가적인 영웅이었고 충성스러운 사람이었지만 자신을 미워하는 왕 때문에 오랜 세월 도망을 다녔고 미친 척하고 살기도 했으며, 자신이 전장에 나가 싸웠던 나라 블레셋에 들어가 살기도 했습니다. 자신을 숨겨둔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왕에게 반항하거나 악을 악으로 갚거나 구테타를 일으키지 않았고, 왕을 죽일 기회가 있어도 죽이지 않았습니다.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누구보다 슬퍼하였습니다. 그는 다윗입니다. 〔여호와의 종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여호와께서 다윗을 그 모든 원수들의 손에서와 사울의 손에서 건져 주신 날에 다윗이 이 노래의 말로 여호와께 아뢰어 이르되〕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내가 그 안에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 내가 찬송 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얻으리로다”(시 18:1-3). 다윗은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삶 가운데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 다윗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권세 아래 굴복했습니다. 예수님도 빌라도 위에 세우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의 판결에 따라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