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거기서 멈춰라

본문 : 사사기 16장 1-22절

설교자 : 이병권

 

만약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10억이 넘는 최고급 자동차를 주면서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타도 좋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런데 딱 하나 문제가 있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는다고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 여러분은 그 차를 타시겠습니까? 아무리 좋은 차라 하더라도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무리 비싼 차라 하더라도 아무리 성능이 좋다 하더라도 멈출 수 없는 차라면, 그렇게 폭주하는 차라면 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잘 멈추는 것입니다.

신호등의 빨간불을 봤을 때 멈추고 경고표지판을 봤을 때 그 자리에 멈추어 서는 것, 단지 우리가 도로에서 만나는 상황만은 아닙니다. 우리 인생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때로 그러한 경고의 사인을 받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던 일을 그만 두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더 이상 반복하지 말아야 하는 잘못된 습관이 있습니다. 더 이상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 유혹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은 안 돼!’ 거기서 그만 멈추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경고를 무시하고 그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고 내 욕심대로 하면서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면 그 결과를 피할 수 없습니다.

오늘 사사기 16장은 삼손의 마지막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삼손은 잘못된 삶의 태도를 바꾸지 않습니다. 여전히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 자기 눈에 좋은 것을 위해 살던 그대로 삽니다. 딤나의 블레셋 여인과 결혼을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아픔이 그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거나 삶을 돌이키는 계기가 되진 않았습니다. 삼손은 그대로입니다. 여전히 자기 눈에 좋은 것을 좇아갑니다. 좋아진 것은 없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진 것 같습니다. 자신이 좋아해서 결혼했던 여인의 죽음과 그로 인해 벌어진 일들, 그 가운데 하나님이 능력을 허락하신 은혜로운 일들, 하지만 그 일을 통해 삼손이 배운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 가면 안 되는데 거기서 멈추어야 하는데 그 한계선을 넘어갑니다. 삼손은 위험에 자신을 방치하며 결국 비참한 결과를 거두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또 반복되는 삼손의 어리석은 모습을 보면서 우리도 삼손과 같이 유혹에 대해 방심하고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없는지 돌아보길 원합니다. 그래서 유혹의 무서움을 다시 기억하고 유혹을 경계하며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삼손이 두 명의 여인을 만나며 있었던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삼손이 만난 여인을 기준으로 나누어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삼손이 만난 첫 번째 여인입니다.“삼손이 가사에 가서 거기서 한 기생을 보고 그에게로 들어갔더니”(1)

삼손이 가사로 내려갑니다. 블레셋은 주요 성읍이 다섯 개가 있는데 가사는 이 다섯 성읍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곳입니다. 삼손이 블레셋 지역에 이렇게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는 것은 뭔가 큰 사건이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삼손이 무엇 때문에 가사에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삼손의 지금 상황은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삼손 본인은 이 상황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블레셋 사람 천명을 죽인 삼손인데 무엇이 걸리겠습니까? 삼손은 블레셋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닙니다.

그런 삼손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 있습니다. 삼손은 가사에 있는 기생을 보았습니다. 삼손은 또 다시 여자를 보았고 본 것을 자기 좋은 대로 행합니다. 삼손은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 몸을 파는 여인과 함께 합니다. 그래도 이전에 삼손이 딤나의 여인을 좋아했을 때는 결혼이라는 형식을 갖추려 했는데 지금 삼손에게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가사에 있는 기생이 삼손의 눈에 들어왔고 이 여인은 삼손에게 있어서 그저 욕망의 대상일 뿐입니다.

여전히 내 눈에 좋은 것을 좇아서 결정하고 행동하는 충동적인 삼손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사랑이나 로맨스도 없습니다. 그냥 동물적인 본능과 타락한 인간의 본성만이 있을 뿐입니다. 지금 삼손에게는 하나님과 그분의 말씀에 대한 어떤 경각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날의 잘못으로 경험한 것들, 실수를 통해 배운 것이 없습니다. 경험을 통해 반성하거나 돌이키는 것이 없습니다.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워지려는 시도도 없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 있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유혹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실패와 잘못을 통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그런 경험을 통해서 어떤 변화도 이루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말 뼈아픈 일입니다. 그런 경험이 무의미하게 되는 것입니다. 삼손은 정말 바보 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고 다시 잘못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곳에 와서 뭐하고 있는 걸까요? 여긴 삼손이 있을 곳이 아닌데 괜히 와서 기웃거리다가 자신의 약한 부분, 특히 더 유혹이 되는 여자에게 또 걸려 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약한 부분을 알고 그것에 나를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내가 여자에게 약하고 특별히 여자가 나에게 유혹이 된다면 그런 자리를 만들면 안 되는 것입니다. 유혹이 될 만한 자리를 미리 차단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꼭 그런 자리를 찾아다니고, 그런 상황을 만들면서 나는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를 은근히 즐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어리석고 위험한 일입니다.

유혹이 될 만한 것은 미리 없애고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자기 곁에 두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유혹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습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유혹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고 더 집요하고 더 끈질기며 더 달콤합니다. 그 유혹을 내 앞에 두고 자꾸 그 유혹을 보면서 계속 그 유혹을 생각하면서 거절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예 자리를 만들지 말고 피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삼손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약한 것을 다스리지 않고 가사에 까지 가서 거침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블레셋 여인을 보고 그에게 넘어갑니다. 삼손이 가사에 왔다는 소식은 사람들에게 알려집니다. 블레셋의 원수, 삼손이 가사에 제 발로 왔다는 소식은 가사에 있는 사람들을 흥분시켰을 것입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조심할 것은 삼손을 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괜히 섣불리 덤볐다가는 오히려 크게 당할 수 있습니다. 함부로 싸울 수 있는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작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사의 사람들은 조용히 기다립니다. 몰래 숨어서 새벽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삼손이 잠이 들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공격하기로 합니다.

가사 사람들의 이런 음모를 아는지 모르는지 삼손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삼손은 그 밤을 여인과 함께 보내다가 밤중에 일어나 놀라운 일을 합니다. 성 문짝들과 두 문설주와 문빗장을 빼어 가지고 어깨에 메고 갑니다. 성을 닫고 있는 문을 통째로 뽑아다가 어깨에 메고 가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을 내가 가고 싶을 때 간다’ 그런데 성문이 삼손을 막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성문을 뽑아버립니다. 이 얼마나 황당한 모습입니까? 성문이 어느 정도 크기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사람이 들고 다닐 정도의 크기와 무게는 아닙니다.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광경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매복해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했다는 다른 이야기가 없습니다. 성문을 뽑아서 들고 다니는 사람과 싸우고 싶을까요? 이런 사람을 잡는다니! 엄두가 나지 않는 일입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성 문짝을 뽑은 삼손은 그 모든 것을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로 갑니다. 가사에서 헤브론까지의 거리는 60킬로가 넘습니다. 게다가 그 길은 해안에서 산악의 고지대로 올라가는 험한 길입니다. 삼손은 그 무거운 것을 메고 60킬로 이상을 걸어서 산꼭대기에 올라갑니다. 엄청난 일입니다.

그런데 삼손은 왜 성 문짝을 들고 이 험한 길을 걸어갔을까요? 추가적인 언급이나 힌트가 없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삼손이 가사로 간 것 자체가 알 수 없는 일이고 왜 이런 일을 했는지 모릅니다. 의문투성입니다. 다만, 삼손의 의도는 모르지만 그 결과만 두고 짐작해봤을 때, 성문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삼손이 가사의 성문을 뜯어다가 이스라엘 가운데 있는 헤브론에 가져다 놓은 것은 블레셋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일을 통해 다시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삼손이 가지고 있는 힘이 정말 보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이런 엄청난 힘이 있는데, 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여전히 블레셋에게 압제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 엄청난 능력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능력은 엉뚱한 곳에서 낭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되었든 힘자랑을 제대로 한 삼손은 두 번째 여인을 만납니다. 여인들 중에는 유일하게 이름이 언급되는 들릴라입니다. “이 후에 삼손이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사랑하매”(4) 들릴라에 대한 정보는 소렉 골짜기에 살았다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들릴라가 정확히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두 가지 견해가 있는데, 들릴라가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견해와 블레셋 사람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습니다. 첫째, ‘들릴라’ 이름이 이스라엘을 포함한 셈 족이 사용하는 이름입니다. 둘째, 그녀가 살았던 곳이 이스라엘 지역인 소렉 골짜기입니다. 셋째, 그녀는 삼손의 여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이름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세 이유에 대해서 같은 반론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첫째, 당시 블레셋 사람도 셈 족의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둘째, 당시 블레셋 사람도 이미 소렉 골짜기에 들어와 살고 있었습니다. 셋째, 들릴라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는 이스라엘 사람이라기보다 그녀가 이야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요? 만약 들릴라가 이스라엘 사람이라면, 이전에 유다 사람들이 삼손을 블레셋에게 넘겼던 것처럼 들릴라도 동족을 배신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하지만 만약 들릴라가 블레셋 사람이라면, 삼손이 만나는 여인들은 모두 블레셋 여인이 됩니다. 블레셋 여인만 특별하게 좋아하는 삼손의 취향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삼손은 거듭해서 블레셋 여인을 좇으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살았던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블레셋의 방백들의 요청을 받으며 그들과 함께 했다는 점과 삼손이 이스라엘 여인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블레셋 사람으로 보는 것이 좀 더 가능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삼손은 들릴라를 사랑했지만 들릴라는 삼손을 이용합니다. 이전에 삼손은 딤나의 여인과도 이런 관계에 있었는데 다시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딤나의 여인이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내려고 삼손에게 매달렸던 것처럼 들릴라도 삼손의 힘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매달립니다. 삼손에게 이와 같은 일이 또 반복되지만 삼손은 또 넘어갑니다.

삼손은 정말 바보 아닐까요? 학습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우리도 정말 이렇게 바보 같을 때가 많습니다. 정말 바보처럼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또 유혹에 넘어갑니다. 그럴 때 다시금 오늘 제목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거기서 멈춰라” 유혹에 넘어가기 전에 멈추십시오. 죄를 향해 더 나아가지 말고, 더 생각을 키우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지 말고, 더 넘어가지 말고, 거기서 멈추시기 바랍니다.

삼손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겪게 됩니까? 블레셋 방백들, 블레셋의 지도자들이 힘으로 맞서서는 삼손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들릴라를 끌어들입니다. 들릴라를 찾아가서 그녀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합니다. 이전에 블레셋 사람들이 딤나의 여인을 협박해서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이번에는 협박이 아니라 돈으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들릴라에게 삼손의 비밀을 알아내면 각각 은1100개씩을 주겠다고 합니다.

당시 1년 동안 일해서 받는 임금이 일반적으로 은10개였습니다. 바로 다음 장인 사사기 17장을 보면 집안의 제사장을 세우며 임금을 약속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일 년에 임금으로 은10개를 제안합니다. 그런데 들릴라에게 얼마를 약속합니까? 1100입니다. 삼손의 비밀을 알아내면 110년 동안 일한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한 사람에게 그만큼의 금액을 받는 것입니다. 들릴라를 찾아온 방백들이 몇 명인지 알 수 없지만, 블레셋의 다섯 성읍을 생각해서 몸값을 약속한 방백도 다섯 명이었을 거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모든 방백에서 그 돈을 받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금액이 됩니다.

이 엄청난 금액을 약속받은 들릴라는 곧장 작업에 들어갑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되 청하건대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생기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굴복하게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하니”(6)

들릴라는 다른 계획이나 속임수 없이 정면으로 승부를 합니다. 유도심문이나 다른 미끼를 던지지 않습니다. 직접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알고 싶은 것을 물어봅니다. 어떻게 하면 결박하고 굴복하게 할 수 있는지 방법을 말하라고 합니다.

이 도발적이고 위험한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는 것이 정상인 것 같습니까? ‘그걸 왜 당신이 궁금해하냐고?’ 그런 것은 알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삼손은 어떻게 대처합니까? 삼손이 그에게 이르되 만일 마르지 아니한 새 활줄 일곱으로 나를 결박하면 내가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7) 이것이 삼손의 응답입니다. 삼손은 이 위험한 질문을 가지고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재미삼아 거짓말로 대답하며 상대방을 놀리는 것입니다. 세 번이나 이와 같은 장난을 반복하며 즐깁니다. 비슷한 사건이 세 번이나 반복되는데 그러면서 발전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일이 반복될수록 들릴라의 재촉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 그리고 삼손의 거짓말에 대한 불평도 점점 더 강해집니다. 들릴라의 입장에서는 약 오르는 일이죠. 둘째는 일이 반복될수록 삼손의 거짓말이 점점 더 위험해집니다. 세 번째로 거짓말 할 때에는 머리털까지 언급하며 아슬아슬한 과정을 거칩니다. 셋째는 일이 반복될수록 삼손의 경계심은 점점 더 약해집니다. 삼손이 머리털을 언급하고 나서도 아무런 경계 없이 잠을 자고 있습니다.

장난처럼 시작한 일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어떤 선을 넘는 일들은 보통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처음부터 선을 넘지는 않습니다. 처음부터 문제를 일으키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반복되면서,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되면서 점점 더 위험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일이 터지게 되는 것입니다.

삼손은 들릴라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들릴라의 무릎에 누워서 자고 있을 때가 아니었습니다. 들릴라는 삼손이 사랑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삼손은 들릴라에게 빠져서 그녀를 떠나지 않습니다. 거기서 그만 멈추어야 하는데 멈추지 않습니다. 더 이상 나아가면 안 되는데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절제하지 못합니다.

우리 인생에서 멈추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이 선을 넘어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일을 피하기 위해 미리 브레이크를 걸어야 합니다. 내가 있으면 안 되는 자리에 있으면서 계속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과감히 그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그곳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가 보면 안 되는 것을 앞에 두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영혼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을 두고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결단함으로 버려야 합니다. 치워버려야 합니다. 돌이켜야 합니다.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유혹은 내가 멈출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습니다. 내가 멈출 때까지 유혹은 멈추지 않습니다.

들릴라는 멈추지 않습니다. 세 번이나 거짓말에 속은 들릴라는 작정하고 날마다 삼손을 조르기 시작합니다. 삼손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괴로워합니다.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에 이릅니다. 그냥 들릴라를 떠나면 되는데 삼손은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삼손은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삼손이 진심을 드러내어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 위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부터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하니라(17)

여기서 우리는 삼손이 모태에서부터 나실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삼손은 그동안 포도원에 들어가고 동물의 사체를 만지고 성적으로 방탕하게 살며 자신의 신분을 모르는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나실인이 지켜야 하는 다른 규례들을 모두 무시하면서도 단지, 머리를 밀지 않는 것만은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겉으로 가장 잘 드러나는 나실인의 머리는 지켜왔지만 정작 더 중요한 자신의 삶은 지키지 않았습니다. 삶이 엉망이 되어도 머리만 지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머리마저도 들릴라의 재촉에 못 이겨 알려주고 맙니다.

결국 삼손은 머리카락이 잘리고 그의 힘은 사라집니다. 사실 삼손의 힘이 사라진 것은 그의 머리카락이 잘렸기 때문은 아닙니다. 여호와께서 그를 떠나셨기 때문입니다’(20) 삼손의 머리에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긴 머리는 삼손에게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손은 이 상징을 잘려나가도록 했고, 그 결과 하나님은 삼손을 떠나십니다. 그래서 삼손의 힘은 사라졌던 것입니다.

힘을 잃어버린 삼손은 블레셋 사람에게 붙잡힙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그를 붙잡아 그의 눈을 빼고 끌고 가사에 내려가 놋 줄로 매고 그에게 옥에서 맷돌을 돌리게 하였더라(21)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눈을 뽑아버립니다. 딤나 여인을 보고 가사의 기생을 보고 자기 눈에 좋은 대로 행했던 삼손, 내 눈에 좋사오니로 살았던 삼손의 결과가 어떻습니까? 결국 삼손은 그의 눈을 뽑히고 맙니다. 눈에 좋은 대로 행한 결과입니다. 이제 삼손은 더 이상 자기 눈에 좋은 대로 할 수 없습니다. 보는 대로 살았던 삼손은 결국 눈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경고가 되지 않습니까? 눈에 보이는 것을 좇아 눈에 좋은 대로 행하는 인생의 최후가 어떻습니까? 이렇게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전에 멈췄어야 했는데,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기 전에 그만 두었어야 했는데, 두 눈을 뽑히기 전에 정신을 차렸어야 했는데 이미 늦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십시오. 삼손이 한 일이 이게 납득이 되는 일입니까?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에 걸쳐서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들릴라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녀의 목적이 뭔지 뻔히 다 보이는데 거기에 넘어가 자신의 인생을 그냥 내팽개치고 맙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 아닙니까?

그런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삼손처럼 이렇게 사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삼손처럼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사는지 모릅니다. 지금 당장 죄를 즐기는 것이 좋으니까 죄가 주는 즐거움과 만족이 있으니까, 그 죄에 매여서 거짓된 만족과 쾌락에 두 눈이 멀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다 결국 두 눈이 뽑히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두 눈이 뽑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요? 유혹에 넘어가 그 가지고 있는 능력을 한 순간에 다 날려버린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목회자들의 타락, 정치인들의 부패, 가정들이 무너집니다. 유혹이 왔을 때 멈추지 않고 유혹에 넘어가 결국 죄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두 눈이 뽑혀서 비참하게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유혹은 처음부터 우리의 인생을 망칠 거라고 경고하지 않습니다. 유혹은 늘 그래도 내 인생은 괜찮을 거라고 아무 문제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틈을 노려서 유혹은 우리 인생에 죄를 가지고 들어옵니다.

그러니 여러분, 반복되는 유혹에 대해서 단호하게 ‘STOP’버튼을 누르시기 바랍니다.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멈추십시오. 우리는 얼마나 자주 ‘REPLAY’버튼을 반복해서 누르는지 모릅니다. 이제 그 일을 그만두시기 바랍니다. ‘STOP’하십니다.

아무 문제없을 거라고 착각하지 마시고 그만 멈추시기 바랍니다. 지금 빠져있는 죄가 있다면 그만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죄의 여지를 남겨 두지 마십시오. 단호하게 잘라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유혹이 왔을 때, 거기서 멈추고 여러분의 머리에 다른 생각을 채우시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시고 다른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유혹에 넘어 갔을 때 겪게 될 결과를 생각하시고 거절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멈추지 않으면 유혹이 여러분의 인생을 멈출 것입니다.